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55화 (455/657)
  • < --  [투자는 태풍으로]  -- >“각하, 9월 초부터는 제품이 출시될 겁니다.”이진수 대통령은 일본의 고베 시에도 대규모로 전자공단이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 떠올라 은근히 걱정되었다. 과학부 장관에게 그런 사실에 대해 물었다.“장관, 일본도 고베에 대규모로 전자공단을 지었다고 하는데 앞으로 수출에 지장이 없습니까?”대통령의 물음에 장관은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르며 답했다.“각하, 사실 그 문제가 걱정됩니다. 일본과 대만도 대규모로 반도체 생산 공장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앞으로 반도체 수출 단가가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도체 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아 걱정입니다.”국가전략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다. 두 사람은 모두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진수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앞으로 불안한 전자산업 시장을 위해 뭔가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2.04 00:08조회 : 3148/3164추천 : 85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장관은 거기에 대해 따로 마련한 대책이 있습니까?”“각하, 가격 경쟁보다는 불량품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 신제품을 먼저 개발해야 됩니다.”장관이라는 사람이 대책이라고 볼 수 없는 원론적인 답을 하고 있었다.이진수 대통령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전자와 반도체 산업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었다. 한국은 이미 방산무기 생산이나 민간인들의 가전제품에도 첨단 산업인 반도체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더구나 신형 함정, 헬기, 전차, 화포 등에서 반도체를 이용한 첨단 전자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반도체의 수요가 대폭 늘어나고 있어 성공을 장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전자 회사들도 전자나 반도체 생산 공장을 대폭 증설한다니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장관, 국내 소비는 한정된 수이니 해외수출을 목표로 해야 하는데. 앞으로 공급과잉으로 반도체 단가가 내려가면 적자를 볼까 그게 걱정이군요.”“각하, 아직은 인건비가 일본과 대만에 비해 싸니 경쟁력은 있습니다.”이진수 대통령은 정부에서 해줄 수 있는 대책이라고 판단해 지시했다.2/13 쪽

    “전자나 통신 산업 부분으로 진출하는 회사들에 대해 정부에서 최대한 지원금을 늘리도록 조치하세요. 은행에서 특별이 저리자금을 지원해 주도록 조치하고요.”“넷!”아직은 SG 필립스 전자회사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신형컴퓨터 물량이 너무 많아 견디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세계의 수출 시장에서 한국제품들과 치열하게 경쟁하자 마음이 편치 않았다.“장관, 내가 듣기에 태공이 미국의 재력가들에서 일본의 전자회사로 투자를 권한다니 도대체 왜 그러는지 장관은 알고 있소?”“모릅니다. 아무튼 무슨 이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이상한 사태가 벌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혹시 태공이 나를 오해해서 그러는 것은 아닌지 몰라 걱정입니다. 장소희 회장의 삼촌을 내가 홀대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소.”장소희 삼촌이 이사로 있는 HT 조선소는 호위함인 3천톤급 해군함정을 건조해 납품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른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되었다. 3/13 쪽

    목포에 있는 HT 조선소의 기술력이 다른 조선소에 미치지 못해 불가피하게 계약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각하, 그런 점으로 생각한다면 태공이 조금 서운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태공이 그런 사소한 일로 나를 오해하거나 조국에 불리한 행동을 할리는 없고 너무 이상하군요.”“각하, 사소한 문제로 오해가 깊어지는 것이 인간사니 혹시 모릅니다.”“그렇겠군요.”그동안 일방적으로 한국이 유리하게 행동하던 최태욱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경쟁 상대자인 일본으로 투자를 권하고 있으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최태욱은 미국의 LA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행동들을 벌이고 있었다. 나이가 많으면 혹시 치매라도 걸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너무 이상해. 진짜 마음이 떠났나?’4/13 쪽

    이진수 대통령은 도무지 그가 왜 그런 일들을 벌이는지 의문만 생기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아 이진수는 장관에게 지시했다. “장관이 미국으로 태공을 한번 찾아가 만나보세요. 도대체 뭐가 섭섭한지요.”“알겠습니다. 가서 확인하겠습니다.”“뭐든 나에게 요구할 것이 있으면 말해 보라고 하세요. 내가 가능하면 모두 들어 주겠다고 전하고요.”“알겠습니다.”그동안은 그저 한국 출신이니 한국에게 일방적으로 잘해주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게 급변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자칫 어긋나면 한국은 큰 타격을 보게 되니 조금은 다급한 심정이다.‘오해가 있다면 빨리 해소해야 해.’이천의 전자단지를 방문한 이진수는 시호크 헬기를 타고 멀리 남쪽에 있는 SG 우주항공사로 떠나고 있었다. 대통령이 측근들과 타고 가는 시호크 헬기는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었다.5/13 쪽

    이진수 대통령은 창원 지역에 있는 SG 그룹의 계열사 공장들을 돌아보고 나서 다시 광양으로 가게 되었다. 직접 SG 그룹의 계열사들을 돌아보면서 이진수는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태공이 없었다면 한국은 발전을 이룰 수 없었어.’SG 그룹은 국가에서 하지 못하던 첨단산업 분야에 진출해 한국의 고도경제성장을 이끌고 있었다. 최태욱은 비록 먼 타국으로 떠나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 애착심이 강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었다. 일본이라면 이를 갈던 최태욱이 사소한 일로 조국을 배신하는 행동을 할 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어쩌면 태공이 일본을 상대로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이 확실해.’이런 생각이 들자 이진수는 과학부 장관에게 지시했다.“장관, 아무래도 장관이 가서 만나는 것은 이상할 것 같으니 미국으로 가지 마세요. 만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이는 군요.”“예? 만나지 말라고요?”6/13 쪽

    “그렇소. 태공이 하는 일에는 간섭안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봅니다. 일단 목포의 TH 조선소를 찾아가 우리가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있는지 알아봅시다.”이진수 대통령의 말에 장관이 급하게 물었다.“각하, 혹시 해경에서 요구하는 대형 경비정들을 TH 조선소에 맡기실 생각인지?”“그렇소. 해경에서도 이제 3천톤급 경비정이 필요하다니 지금부터 건조해야 되지 않았소?”“알겠습니다. TH 조선소도 전보다는 기술력이 많이 좋아진 상태니 그런 정도의 경비정은 충분히 건조할 능력이 된다고 봅니다.”“우리 목포를 들렸다가 서울로 올라가며 태공의 부모님이 사시는 강경을 찾아갑시다. 가서 고맙다고 인사나 하는 것이 좋겠어요.”“알겠습니다.”이진수 대통령은 최태욱의 가족들에게 잘 챙겨주다 보면 설사 어떤 오해가 있더라도 풀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판단해 이런 지시를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이진수 대통령이 이런 행보를 보이는 동안. 일본에서는 경기가 회복되자 연일 신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7/13 쪽

    동경의 증권시장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계속해서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예탁금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증권시장의 관계자들은 다들 신이 났다.“오늘도 1억불이 들어왔어.”“이런 식이면 우리는 완전히 회복하게 돼.”“당연하지. 우리나라의 전자 제품들은 아직도 세계 최고라고.”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자제품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자 그것이 약간 걱정되고 있었다. 사업에서 자금력이 주는 효과는 매우 크다. 특히 주식회사의 경우 회사의 주식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깊은 것이다.해외에서 유입된 자금들은 한 결 같이 고베 시에 건설되는 국가전자 산업 단지에 생산 공장을 보유한 회사의 주식을 매입하기위해 들어오고 있었다. 물론 꼭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대부분 그쪽 지역을 선호하고 있었다.해외에서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증권회사의 한쪽에서는 한숨을 토하는 직원이 있었다.8/13 쪽

    “어라, 내가 관리하는 투자자들은 모두 매각한다고 하네.”“그런가? 자네는 돈을 많이 벌었잖아.”“그야 그렇지만 오르는 주식 시세인데 모조리 매각한다니 이상해서 하는 말이야.”매일 같이 수많은 매도 매수가 벌어지는 증권회사다. 하지만 전에는 계속 사겠다고 하던 고객들이 언제부터 인지 차츰 매각하고 자금들이 해외로 다시 빠져 나가고 있었다.증권회사 직원은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이상해, 너무 자금 규모가 크지만 꼭 내가 전에 작전을 펼치던 것과 똑같이 자금이 움직이고 있어.’자신이 만지던 자금에서 0이 1만개는 더 붙은 규모다. 하지만 움직임은 분명히 주가조작을 하는 것과 똑 같았다. 동경에서 증권시장의 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더니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자 그곳에서 돈들이 다시 증권시장으로 들어왔었다.이런 흐름은 2년 전부터 감지되고 있었다.     일본은 거대해전 이후 해외 자금이 모조리 빠져 나가 버렸었다. 그러자 일본인인 소액 투자자들도 모조리 증권시장을 떠나고 있었다. 9/13 쪽

    그로인해 동경의 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급격하게 폭락하고 경기가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었다. 더구나 침략국으로 낙인이 찍혀 유엔에서 무역 제재조치로 당해 수출 길도 완전히 막혔었다.증권사 직원은 자기에게 큰돈을 벌게 해준 큰 자금들이 증권 시장으로 유입된 시기를 떠올리고 있었다.‘그래, 그때부터 내가 관리하는 증권 계좌들로 이상한 돈들이 유입되었어.’일본은 그 무렵 급하게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서 한국과의 전쟁에 대한 보상 문제를 해결했다. 그 후에 일본정부는 해외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융이나 부동산 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어떤 자금이 마음대로 일본으로 들어와 투자할 길을 완전히 개방한 것이다. ‘그때 매입한 주식을 이제 파는 거야. 돈을 충분히 벌었다고 판단해 회수하고 있어.’  그때를 기해 들어온 자금은 대부분 돈세탁으로 유명한 카리브 해의 작은 소국들에 있는 은행들에서 보내졌다. 그런 돈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머물다가 다시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어 왔다. 당시 바닥시세인 주식들을 매입했었다. 이제 증권시장이 호황으로 돌아 주가가 오르자 매각하고 일본을 완전히 떠나고 있었다.10/13 쪽

    수수료를 많이 챙기게 된 증권회사라 담당직원은 특별 보너스를 받아 돈이야 많이 벌었다. 그러나 증권회사 직원은 이상하다고 판단했지만 자신이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하긴 증권시장에서 그런 투자자들이 한 둘인가? 우연히 이렇게 되는 거지. 아무튼 단타 투자에는 귀신인 투자가가 틀림없어.”단타 투자에서 살아남으려면 사는 시기와 매각 시기를 잘 결정해야 한다. 절대로 너무 이르거나 늦어서는 단타 투자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리고 장타와는 달리 단타는 그만큼 시장 흐름을 잘 아는 감각을 지녀야 하고 순발력도 있어야 한다.“이야아~! 너무 기가 막히는군. 1년 만에 150퍼센트의 수익을 올리고 손을 탈탈 털다니. 이건 투자의 신이 농간이 분명해.”“자네가 관리하는 전자 분야는 그런 정도지만 내가 관리하는 정밀기계 주식에서는 무려 200퍼센트 수익을 보고 매각하고 떠났다고.”“그런가? 그럼 자네도 특별 보너스 받겠군.”“당연하지. 거래 수수료로 회사에서 벌어들인 돈이 얼마인데.”11/13 쪽

    동경에 있는 증권회사들에서 대부분 1-2억불을 관리하던 직원 1-2명이 수수료 실적이 좋다고 해서 특별보너스를 받는 행운을 맛보고 있었다. 하나의 증권회사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큰 자금이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나 또는 증권시장을 돌아다니다 슬며시 사라진지 전체 윤곽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외환은행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막대한 자금이 해외로 소리 없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유출 자금에 비해 더 많은 자금이 매일 같이 들어오고 있었다.“이제 정상적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거야.”“당연하지. 하지만 엔화 가치가 너무 빨리 올라 수출에는 차질이 있겠어.”“그야 회사들의 주가가 오르니 별로 손해가 아니야. 약간 손해보고 수출해도 충분하다고.”거액의 자금이 일본에서 완전히 사라질 무렵·······. 사라져 버린 자금 규모 정도를 신경을 쓸 겨를 없이 많은 자금들이 해외에서 속속 들12/13 쪽

    어오고 있었다. 해외에서 유입된 자금들은 처음에는 전자회사나 정밀기계 회사의 주식들을 중점적으로 매입했다. 증권회사 직원들이 신이 나서 말했다.“오늘은 2억불이 늘어났어.”“무디스에서 신용 평가를 올린다고 하더군.”나중에 들어온 자금들은 고베의 중공업이나 오사카의 자동차 회사들에 투자하고 있었다.일본의 증권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은 이제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자 조심스럽게 관망하던 일본의 수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모두 증권시장으로 몰려오고 있었다.증권시장으로 몰려온 소액 투자자들은 다들 눈치껏 선호하는 회사들의 주식을 급하게 매입하고 있었다.“자네는 아파트를 담보해서 투자한다고?”“어떤 식으로라도 해야지. 주식이 계속 오르니 은행이자 충분히 감당이 가능해.”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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