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51화 (451/657)

< --  [어둠의 집행자]  --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벌어진 일본인 관광객들이 떼로 죽은 대형 화재로 인한 여파는 필리핀 경제에 심한 타격을 주었다. 다른 분야 보다 빠르게 반응이 나타난 것은 국제관광업계다. 필리핀으로 끝없이 찾아오던 일본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끓어져 버린 것이다. 그 이유는 필리핀소방대에 대한 악성 루머가 일본 전역으로 퍼졌기 때문이다.나이가 들어 공무원에서 은퇴하고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계약하러온 두 남자가 창구에서 기다리며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어디로 여행을 떠나려고요?”“필리핀을 시작으로 동남아를 한 달간 다녀올 생각입니다. 전에 가보지 못한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도 이번에 가보고 싶고요.”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난다가 하자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답해 주었다.“필리핀은 안 가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회1/13 쪽등록일 : 13.02.02 13:28조회 : 3324/3338추천 : 97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왜요? 거긴 숙박비도 싸고 여행을 가면 좋다고 하던데요.”“필리핀으로 여행하다가 자칫 죽을 수도 있어요. 필리핀은 여행을 갈만한 못이 못됩니다. 그 예로 지난번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 때 필리핀 소방대가 일본인들이 불에 타죽는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늦장을 부려 화재현장으로 출동했다고 하네요.”이런 말을 들은 노인은 화들짝 놀라며 반문했다.“뭐요? 그게 정말입니까?”“저도 남들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화재가 나자 필리핀 소방대원들이 일본인들만 불속에서 죽게 되자 그냥 구경만하고 방치했다는 소문이 있어요.”이런 말에 노인은 얼굴이 벌게져서 크게 화를 냈다. “죽일 놈들·······. 사람이 불에 타서 죽어 가는데 그런 짓을 하다니.”어디서 시작된 소문인지는 모르나 시간이 지날수록 널리 퍼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필리핀 여행은 모조리 취소되고 있었다. 그 대신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또는 중국으로 여행지를 바꾸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2/13 쪽

34명의 일본인들이 몰살당한 화재사건이라 여파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각종 유언비어가 일본에서 급격하게 퍼지나 필리핀 정부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번 이상한 쪽으로 소문이 나자 줄어든 관광객이 늘어날리 만무했다.일본에서 찾아온 관리가 필리핀 경찰청을 찾아가 항의하고 있었다.“우리가 판단하기에는 야마토 식당의 화재는 단순한 가스폭발에 의한 사고가 아니요. 분명히 누군가의 테러에 의한 방화사건이요.”“무슨 소리입니까? 우리 경찰 조사를 믿지 못한다는 거요?”“그렇소. 우리 일본경찰에서 보기에는 화재사건은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소.”일본의 이런 항의에 필리핀 경찰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일본의 이의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의혹을 해소해 일본관광객의 발길을 돌려봐야 했다.“좋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경찰이 와서 같이 조사합니다.”3/13 쪽

“그럽시다.”수많은 자국민이 죽은 화재 사건이라 일본 경찰은 자국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여러 가지를 감안해 재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재조사가 결정된 이유는 당초 화재로 인해 망했다고 하던 야마토 식당의 여주인 때문이다.미국 국적을 가진 여주인은 실제로 신분을 확인하니 홍콩 출신으로 밝혀졌다. 본명이 진소정인 그녀는 해외에서도 영업하는 일본의 오사카 보험회사 마닐라 지부에 거액의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거액의 사망보험금과 기타 재산 손실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하게 생긴 오사카 보험회사다. 그들은 여주인이 방화를 사주한 혐의가 있다고 일본과 필리핀 경찰에 진정서를 냈던 것이다. 오사카 보험회사에서도 별도로 조사팀을 구성해 마닐라에서 화재사건의 재조사를 하고 있었다. 보험금을 받아 다시 건축하고 영업할 생각이던 진소정은 경찰의 방문을 받게 되었다. 경찰이 아파트로 찾아와 마치 범죄인 다루듯이 추궁하자 항의하고 있었다.“아니? 내가 화재를 일으켰다고 하다니요?”“일본 보험회사에서 그런 혐의가 있다고 화재 사건을 재조사해달라는 진정서가 접수4/13 쪽

됐어요. 그러니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새로 해야 되겠소.”“좋아요. 얼마든지 가서 조사하죠. 그놈들은 보상금을 주지 않으려고 이런 짓을 벌이는 겁니다. 오사카보험회사에서 나를 모함하는 짓을 했다면 나는 분명히 회사를 상대로 고소할 겁니다.”워낙 많은 사람이 죽고 또한 거액의 보험료가 걸린 사건이다. 그러다 보니 여주인은 의심의 여지가 많았다. 마닐라에서 벌어진 화재사건은 쉽게 끝나지 않고 점점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일본의 오사카에 있는 보험회사에서는 간부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건장한 체구를 지닌 사람이 같이 있었다. 팔에 시퍼런 문신이 있는 야쿠자다.야쿠자가 간부에게 자신들이 조사한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오사카의 야쿠자 조직에서도 보스가 죽은 사건이라 그들 나름대로 조사하고 있었다.야쿠자가 하는 설명을 자세하게 듣고 있던 보험회사 간부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하고 있었다.“이번 화재사건은 홍콩의 삼합회에서 저지른 테러일지도 모른다고요?”5/13 쪽

“그렇습니다. 삼합회와 우리 조직원이 마닐라에서 패권을 가지고 그동안 많이 다투고 있었소. 내 판단에는 우리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삼합회에서 저지른 방화사건이라고 보는 겁니다. 여주인은 전혀 모르고 죽었다는 주방장이 진짜 범인이라고 판단됩니다.”  여주인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는 보험가입은 회사의 직원들이 여러 차례 야마토 식당으로 찾아가 가입을 권했기 때문이다.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의심이 가는 배후로 삼합회가 지목되면서 화재사건은 더욱 복잡해져 안개와 같이 흐릿해 지고 있었다.시간이 지날수록 화재를 일으킨 범인으로 죽었다는 주방장이 지목되고 있었다.“목격자의 말에 의하면 주방장과 비슷한 사람이 사고 무렵에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것을 봤다고 합니다.”“확실한 거요?”“예, 하지만 목격자가 10살도 안된 어린 아이고 범인은 오토바이를 타며 헬멧을 쓰고 있어 정확하게 얼굴은 보지 못했다고 해요. 충분하지는 않은 진술이지만 정황으로 보아 주방장이 분명합니다.”6/13 쪽

“그렇다면 그놈이 확실하군.” 당초 필리핀인으로 알려진 주방장의 진짜 신분도 홍콩출신이었다. 홍콩의 삼합회 지령으로 사건을 저질렀다는 의심만 늘어갔다.  그래서 여러 가지 추측들만 무성해지고 있었다. 한편 멕시코에서 레베이카와 같이 며칠 지내던 최태욱은 그녀와 헤어지고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미국의 서부 해군기지인 센디에고에 도착한 최태욱은 트레블에게 물었다.“미국의 해군기지로 연락은 했나요?”“넷, 얼마든지 오셔도 된다고 미국 국방부로부터 허가를 받았습니다.”“그렇다면 해군기지부터 가봐야 되겠군요.”“태공, 항공모함에서 이착륙하는 훈련을 직접 보시려고요?”“조종사들이나 해군들이 너무 고생한다니 이번 기회에 해군기지를 방문해 혹시 병사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알아 봐야죠.”7/13 쪽

샌디에고 시는 미국의 서남쪽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도시로 멕시코 국경에서 북쪽으로 20킬로미터 지점에 있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선선한 지중해성 기후이며 매우 쾌적한 기후로 미국 유명한 관광지이고 휴양도시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곳은 거대한 해군이나 육군기지가 있는 곳이다.샌디에고 시는 요즈음 경기가 아주 좋아졌다. 그 이유는 무려 5천명이 넘는 베네룩스 병사들이 이곳으로 와서 훈련을 받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베네룩스 병사들이 외박 외출을 나오고 그들의 가족들도 도시를 찾아오니 자연히 상가의 판매량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미국정부는 니미츠 급 항공모함을 베네룩스 왕국에 판매했다. 더불어 항공모함 운용 기술도 전수해 주기로 했다. 파격적인 조치가 분명하나 미국으로는 여러 가지 이점이 많아 하게 된 결정이다.해군기지로 향하며 최태욱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트레블, 우리 병사들 중에 마약사범이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죠?”“넷! 아직 그런 병사는 한 명도 없습니다.”8/13 쪽

“다행이군요.”샌디에고의 경기가 호황으로 변하면서 이곳은 마약사범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었다. 군사기지, 관광 휴양지 그리고 멕시코와 국경지대라는 여러 여건으로 인해 본시 마약조직인 마피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도시다.최태욱 일행은 해군기지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자 해군기지 사령관이 마중을 나와 반겼다.“태공, 어서 오세요.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반갑군요.”먼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나자 사령관은 즉시 최태욱을 정박 중인 항공모함으로 인내했다. 이곳으로 와서 적응훈련을 하는 베네룩스 병사들은 크게 두 팀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나는 항공대이고 하나는 함정을 운용하는 요원으로 나누어 두 척의 항공모함에서 훈련하고 있었다.원자로 2기와 증기터빈 4기로 추진되는 니미츠 급 항공모함은 갑판의 길이는 300미터가 넘는다. 그래서 흔히 축구장 3개 크기라고 칭하고 있었다. 만재배수량도 10만톤이 넘고 있었다. 탐재되는 항공기의 수도 무려 90대가 되고 승9/13 쪽

무원 수도 5천명이나 되니 가히 움직이는 도시다.부두에 정박 중인 항공모함에서는 함정의 운행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었다.“태공, 상륙함을 운용하던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적응이 아주 빠릅니다.”“그래요? 다행이군요. 혹시 우리 병사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없나요?”“그런 불미스러운 사건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사령관의 대답에 최태욱은 제일 걱정하는 문제에 대해 물었다.“우리 병사들이 마약을 복용하는 사건은 아직 없었나요?”“없습니다. 전에는 모르지만 우리 미군들도 마약을 복용하는 병사들은 거의 사라졌다고 봅니다. 여전히 마리화나를 피우는 병사는 가끔 적발되고요.”“그런가요?”최태욱은 먼저 병사들에 대해 묻고 나자 다시 군사적인 문제에 대해 물었다.10/13 쪽

“잠수함 운용 요원 양성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나요?”“그렇습니다. 모두 올해 안으로 교육을 끝내고 작전 배치될 겁니다. 항공모함과 같이 올해 말 정도에는 함대를 이루고 떠날 수 있다고 봅니다.”“생각보다는 조금 빠르군요.”“그렇지요. 하지만 함재기 조종사들의 경우 적응할 기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헬기는 상관없고 전투기의 경우는 기종이 달라져서 특히 그렇습니다.”“잘 알겠습니다. 인수가 끝나면 카리브나 아니면 한국의 남해로 가서 계속 훈련해야 되겠군요.”“그렇습니다. 실전배치는 그 후에나 가능하다고 봅니다.”“원자력 잠수함도 마찬 가지겠죠?”“그렇습니다.”베네룩스에서는 니미츠 급 항공모함 1척을 인수하며 미국에서 보유한 시울프 급 공격원잠 2척도 인수했다. 수중에서 항공모함을 보호하며 같이 이동하며 군사작전을 11/13 쪽

펼치기 위해서는 기존의 디젤 잠수함으로는 어렵기 때문이었다.비밀을 특별히 요하는 함정이라 원자력 잠수함의 구입은 아직 외부로 발표되지 않았다. 최태욱은 사령관과 같이 항공모함에서 수송헬기를 타고 다소 떨어진 바다에서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는 항공모함으로 이동했다.함교에 올라 최태욱은 한창 이착륙 훈련 중인 항공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함장이 간단하게 항공모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상식에 속하지만 예의상 브리핑하고 있었다. 브리핑이 끝나고 나서 함장은 추가해서 보고했다.“태공, 함재기들의 조종사들의 이착륙 적응훈련을 끝내면 가을부터는 제우스 호로 이동해 나머지 적응 훈련을 하게 됩니다.”“그렇군요. 기대가 됩니다.”“아직 훈련 중에 사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미 시뮬레이션으로 훈련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들 빠르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베네룩스 왕국에서 인수한 항공모함은 제우스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으로 정해졌다.       니미츠 급 항모 1척에는 보통 80여 대의 각종 항공기가 탑재된다. 탑재기로는 FA-18 12/13 쪽

C/D 호넷, FA-18 E/F슈퍼 호넷, EA-6B 전자전기, E-2C 호크 아이 조기경보통제기, C-2 수송기, SH-60 시호크 대잠헬기 등이 포함돼 있다. 최태욱은 갑판에서 훈련 중인 모습을 보고 나서 다시 이동해 격납고로 가서 시호크 헬기를 살피고 있었다. 그중에 베네룩스 국기가 표시된 헬기를 보며 물었다.“벌써 한국에서 생산된 헬기가 배치되었군요.”“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생산된 헬기는 베네룩스 왕국의 제우스 함 소속인 헬기입니다. 헬기 조종사야 이미 적응 훈련이 끝나 주로 베네룩스 병사들의 이동에 운용되고 있습니다.”최태욱은 항공모함 두 척을 방문하고 나서 해군기지를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으로 와 있는 고급 장교들만 따로 초청해 호텔에서 간단한 파티를 열고 있었다.   13/13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