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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45화 (445/657)
  • < --  [각자의 꿈을 찾아서]  -- >최태욱이 몽골에 새로운 사업들을 시작했다. 거기에 필요한 기계류를 모두 일본 기업에서 구입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되자 그 여파는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특히 SG 그룹 전체에서 일본의 기계류를 사서 공장을 증설하라는 지시는 파격적이었다.“완전히 친일 성격이 강한 조치인데. 너무 이상하군.”“태공께서 친일한다고 생각하다니. 그런 것이야 아니지. 가격이 싸고 다른 나라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유리할 때만 일본 제품을 사라는 것이 아닌가?”다소 일본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사고력을 지닌 직원은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흔들며 투덜거렸다.“전에는 그럴 경우에도 태공의 지침은 베네룩스 제품을 권했잖아?”“엔화가치가 떨어져 그때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아무리 그래도 그렇지.”회1/13 쪽등록일 : 13.01.31 20:08조회 : 3141/3156추천 : 90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무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이런 식이라면 적을 다시 유리하게 만든다고 판단이 들어 걱정이다.“자네는 너무 예민하게 일본에 대해 생각해 탈이야. 일본도 이제는 전과 달리 많이 꽁지를 내렸잖아.”“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전히 지난번 해전을 설욕한다고 해군력을 대폭 강화하는 일본이잖아.”“그거 다 소용이 없다고. 태공이 이미 항공모함을 미국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했으니 일본은 상대가 안 된다고.” “무슨 소리야. 그게 어디 우리나라 항공모함인가? 베네룩스 항공모함이지.”한국과의 불화로 인해 잘나가던 일본은 일시적으로 급락했었다. 그로 인해 엔화가치가 대폭 하락되어 이제 수출시장에서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원화의 가치는 높아지게 되었다. 일본과 이제는 치열하게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처지로 변했다. 중저가품 시장에서 머물 던 한국의 가전제품들의 가격도 이제 고가품이라고 불리는 일본 제품에 근접하고 있었다.2/13 쪽

    “한국도 품질에서 너무 우수해졌어.”한국은 이제 싼 가격이라는 유리한 점이 사라졌다. 제품의 품질 향상에 힘을 써야 살아남는 풍토로 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소 유리한 점은 있었다. 그것은 일찍부터 상품 디자인 부분에서 앞서고 있었다. SG 미디어에서 공급해 주는 상품 디자인이 워낙 탁월하다 보니 어느 정도 국제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었다.“역시 태공은 선견지명이 있어. 일찍 디자인에 많은 투자하더니 이런 것을 이미 오래전에 예측한 거야.”“당연하지. 그분이야 본래 그림이나 디자인에서 탁월하신 분이잖아.”  그리고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일본보다 좋다는 점도 많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여전히 한국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공장 증설이 불가피해지는 실정이다.한국에서 사용하는 정밀기계의 경우 여전히 일본 제품의 의존도는 높았다. 그리고 그런 제품들이 한때 베네룩스 제품을 선호하다가 다시 일본 제품으로 변한 것이다.수출이 대폭 늘어나게 된 SG 필립스 전자회사는 물론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내의 모든 공장들도 일본에서 생산한 기계류를 많이 들여오는 현상을 가져오고 있었다.3/13 쪽

    이로 인해 다시 살아나게 된 일본은 한국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한국의 전자회사들이 반도체나 전자 제품 생산시설을 저렇게 늘리다니. 이러다 우리가 한국에게 뒤지게 생겼어.”“우리도 빨리 공장을 증설하자고.”일본의 많은 기업들은 고베 지역에 대대적으로 건설된 국가산업단지의 공장을 증설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다 싸게 공장에서 필요한 난방 연료를 공급하다고 해 대규모로 천연가스 저장시설을 하고 지하에 가스관을 매설하고 있었다.이유는 석유보다 천연가스가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일본과 한국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자 대만에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았다. 그들도 반도체 생산 시설을 대폭 늘려 이제 기술력도 좋지만 생산 단가를 낮추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동아시아에서 3개국이 동시에 대대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 생산량을 늘리자 미국의 반도체 공장들은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었다. 그렇게 되어 차츰 그들은 반도체는 동아시아에서 구입하는 방법으로 전환하고 있었다.4/13 쪽

    “반도체는 원료에 불과하니 한국에서 싸게 파는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좋아.”“당연하지. 생산 시설에 자금도 많이 드니 그게 좋겠어.”미국의 전자 회사들은 이런 결정으로 반도체 생산 시설을 그저 현상 유지하는 정도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럽의 SGEU 필립스 전자의 경우 반도체 생산 공장 시설을 2배로 늘리고 있었다. 동유럽권으로 판매되는 전자 제품의 판매량이 급등하니 자체적인 원료 조달의 필요성 때문이다. 반도체의 활용은 단순히 전자 제품에 국한하지 않았다. 자동차 부품으로도 반도체가 사용되고 보안 장치나 통신기기 등  전과 달리 많은 산업부분에서 사용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었다.한국은 새로 출시된 펜티엄컴퓨터로 행정전산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물론 군대도 마찬가지고 각 급 학교의 교육시설도 펜티엄 컴퓨터로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컴퓨터 보급률에서 이미 일본이나 미국을 능가하고 있었다. 전년도 말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에서 베네룩스를 제외하고 한국이 개인용 컴퓨터 보급률이 최고로 높았다.“야아! 이거라도 2등이라니 좋기는 하군.”5/13 쪽

    “좋지, 앞으로 컴퓨터 시대니 컴퓨터의 활용도는 더 높아질 거야.”한국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컴퓨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컴퓨터 교육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사용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었다.한강변에 위치한 경인운하의 김포 여객 터미널······.경인운하에는 많은 화물선이나 여객선들이 오가고 있었다. 원 역사와 달리 운하의 규모가 커서 그런지 활용도가 아주 높았다. 그리고 서울 서북부의 파주와 문산 근처를 빠르게 발전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었다.중국으로 가는 1만톤급 여객선에는 수많은 중고 486 컴퓨터가 실려 있었다. 개인들이 사가는 물품도 있지만 중고품으로 중국으로 대단위로 수출되는 제품도 많았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로도 한국의 가정에서 회수된 486 컴퓨터들이 수출되고 있었다. 물론 컴퓨터만 이곳에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다. 중고 가전제품도 이곳에서는 수리되어 외국으로 팔리고 있었다. 고치지 못하고 폐기되는 제품은 바로 해체되어 전기로를 가동하는 인천의 제철소나 제련소 그리고 안산 공단의 재활용 원료로 보내지고 있었다.6/13 쪽

    많은 중고품 전자 상가가 밀집한 대형 상가에 안산에서 가죽제품을 생산하던 양인중 사장이 나타났다.“자네가 웬일인가?”“나, 몽골로 떠나려고 자네에게 인사하려고 왔어.”“그래? 대구 공장도 문을 닫더니 안산도 닫았나?”“안산 공장은 남에게 팔고 대구 공장 부지는 아파트를 지어서 정산했어.”국내의 인건비도 오르고 또한 새로 기계 설비를 하기도 어려워 완전히 정산했다. 몽골로 가서 새로 가죽제품을 만들어 판매해볼 생각이다. 처음에는 기성화인 구두를 만들어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차츰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 아주 특이한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했다. 폭주족이나 또는 포르노 영화에서 가끔 보이는 특이한 가죽옷을 만들어 판매했다. 약간 회복의 기미가 보이더니 결국 그도 여의치 않아 멀리 몽골로 떠나는 것이다.“거기로 가서 무슨 사업을 하려고?”7/13 쪽

    “일단 가죽으로 만든 속옷을 만들어볼 생각이야.”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질책하고 있었다.“아직도 자네는 그런 이상한 옷에 집착을 보이나?”“이상하다니. 그쪽 시장이 얼마나 큰지 자네는 잘 모르네. 두고 보라고······. 내가 반드시 그쪽 분야로 크게 성공할 것이니.” 똑똑하던 친구가 약간 이상한 쪽으로 사업을 벌인다고 고집하자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새로운 꿈을 각자 꾸며 살아가는 것이다. 양인중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자네, 나중에 한가하면 몽골로 놀러오게. 내가 큰 목장을 만들면 자네에게 연락할 것이니까.”“알았어. 자네는 말이나 가죽하고 인연이 많은 모양이군.”“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이번에 또 실패하면 거기서 목부나 하면 살 생각이야.” 양인중은 태공이 몽골로 가서 가죽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세운다는 정보를 듣고 그것8/13 쪽

    을 믿고 미련 없이 몽골로 떠나는 것이다.‘가죽을 조금 더 얇게 만드는 고급기술로 원단이 생산되면 할 사업은 많다고.’양인중 사장이 친구와 인사하고 떠나는 중고전자제품 상가에는 방금 도착한 여객선에서 내린 중국인들이 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어서 오세요. 오늘은 뭐를 사가려고?”“노래방 기계도 중고품이 있어요?”“있죠. 몇 대나 사가려고요?”“노래방 기계는 관세에 적용받지 않으니 20대를 주세요. 제 동생이 천진에서 노래방을 하고 싶다고 해서.”“알았어요. 준비하죠.”이곳 중고전자 시장에서 컴퓨터 이외에 제일 인기가 좋은 것은 중고 노래방 기계다. 이들이 중국에서 온 보따리 장사들에게 중고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중고 자동차 매매 상가에서는 대규모 거래가 있었다.9/13 쪽

    “자동차 200대를 파시오.”“알겠습니다. 여기서는 판매만 하고 운반은 책임지지 않아요. 그러니 중국으로 가는 자동차 운반 전용선을 보유한 해운업자를 만나야 합니다.”“알겠소. 그 사람과 통화는 했으니 우선 거래부터 합니다.”이곳을 찾아온 중국인은 친구가 중고 승용차를 한국에서 매입해 택시회사를 한다고 부탁해 거래하러 찾아온 것이다.김포여객터미널 부근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인근의 김포국제공항에서는 몽골로 떠나는 화물기 편에 수많은 물품들이 실려 울란바토르로 떠나고 있었다.그중에 특이한 화물기가 있었다. 화물기 안에는 수많은 묘목들이 실려 있었다. 몽골지역인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로 인해 한국이 문제되고 있었다. 드디어 한국의 환경 단체들이 몽골로 가서 고비사막지역에서 나무심기를 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같이 가고 자네는 그곳에서 정착한다고?”10/13 쪽

    “넷! 참한 몽골 여자 만나면 거기서 살 생각입니다.”“왜? 전에 애인이 변심해 화가 나서 그런가?”“뭐, 굳이 속이고 싶지 않습니다. 임학과 나와서 미래가 별 볼 일 없다고 변심한 여자를 탓하고 싶지 않지 않습니다. 몽골의 초원이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더구나 저는 마상 무예도 익혔으니 넓은 초원이 있는 그곳에서의 삶이 더 좋아 보입니다.” 각자 개인적인 사연이야 다르지만 몽골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태욱이 몽골에서 새로운 사업을 벌이게 되자 그 여파로 많은 한국인들이 몽골로 떠나고 있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정착하기 위해. 또는 SG 계열회사의 직원으로 떠나는 것이다.SG 제련소 직원으로 몽골 공장으로 발령 난 직원이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태공께서 제련소 이외에 제철소도 건설한다고 하더군.”“그런가? 일관 제철소를 만드나?”“그런 정도는 아니고 몽골지역에서 필요한 철강 제품은 자체적으로 생산할 생각이신 11/13 쪽

    모양이야.”“그런가? 그럼 그곳으로 가서 제철소로 옮겨 보려고?”“그래볼 생각이야. 새로 세우는 회사가 아무래도 진급할 기회는 많잖아.”드넓은 초원을 보고 싶어서 가는 관광객도 많았다. 한국의 뿌리가 몽골이라고 해서 그에 대한 연구를 한다고 대학교수나 역사학과 학생들이 몽골로 떠나는 경우도 많았다.한국의 SG그룹에서 몽골로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자 가장 문제가 된 곳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몽골에서 양모를 수입해 그나마 조잡한 원단이나 털실로 만든 의류를 생산했었다. 생산된 제품을 일본이나 또는 중국과 극동러시아 지역으로 판매했었다. 그러나 원료를 이제 사올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북한의 가공 공장은 완전히 생산을 중단되고 있었다.‘태공이 우리 북한을 완전히 피 말려 죽일 심산이군.’이런 정도의 판단력을 지닌 당 간부는 그나마 다행인 사람이다. 하지만 최고위층은 뭘 모르고 여전히 남쪽에 대해 이런 소리만 토하고 있었다.12/13 쪽

    “정신이 썩어 버린 배부른 돼지는 잡기가 더 쉬워. 대남 침투공작을 계속해.”  한편 일본에서는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 증권시장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더구나 부동산 가격도 회복 기미를 보이자 거래량도 많아지고 있었다.이런 회복세야 이미 작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새해가 되자 그동안 기계류를 사가지 않던 한국의 기업들이 대규모로 공장을 증설하며 기계류를 사가자 일본은 때는 이때다 하고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외상이라도 줄 것이니 사가시오.”“좋습니다. 엔화로 결재하도록 하죠.”“그렇다면 더 좋습니다.”일본의 판매 담당들은 다들 신이 났다. 점차 엔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인데 뭘 모르는 멍청한 한국 기업인들은 하나 같이 엔화로 외상 구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저것들이 바보 아냐? 엔화로 대금 결제를 1년 후에 한다고 하니.’이들은 세상에서 자신들만 똑똑한 줄 아는 정신을 지니고 있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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