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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43화 (443/657)
  • < --  [각자의 꿈을 찾아서]  -- >[각자의 꿈을 찾아서]흐릿한 안개 속을 뚫고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바다위에 낮게 깔린 안개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자 안개 속에 크고 작은 요트들이 보이고 있었다. 대부분 귀족들이나 상류층들이 보유한 요트들이다. 해변에 위치한 스텐성의 높은 망루에서 새해 해맞이를 하고 있었다. 붉은 해가 높이 떠오르자 최태욱은 항상 하던 버릇으로 올해에 대해 자신의 느낌을 말했다.“1994년의 갑술이라·······. 개들을 많이 키워야 되겠군.”최태욱의 말에 옆에서 듣고 있던 피닉스 여왕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개를 엄청 좋아 하잖아요.”피닉스가 이렇게 말하자 최태욱은 그 의미가 다소 묘하게 들렸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무슨 의미로 한 말이냐고 물어볼 정도는 아니다. 최태욱은 개를 어떤 식으로 좋아하던 엄청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회1/13 쪽등록일 : 13.01.31 11:32조회 : 3196/3210추천 : 90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망루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에 떠있는 많은 요트에서 형형색색의 풍선들이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풍선에 작은 소망들을 적어 하늘 높이 날리고 있었다. 웅성웅성.풍선들을 하늘로 올린 사람들이 모두 스텐 성의 높은 망루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왕실에서도 뭔가 새해 메시지를 적어 풍선을 하늘로 올리기 때문에 그 문구가 궁금한 것이다.최태욱은 ‘왕실번창 국태민안. 최강해군.’이라고 써서 꼬리를 길게 달아 놓은 다소 큰 풍선을 하늘 높이 날렸다.“와! 와!”황금색의 커다란 풍선이 하늘로 오르자 요트를 타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글씨를 확인한 아나운서가 급하게 해석하고 있었다. “태공께서는 둘째 왕자님을 보고 싶은 모양이군요. 왕실이 번창한다고 제일 앞에 쓴 것은 분명 그런 의미 같습니다.”2/13 쪽

    “그렇군요. 아무래도 왕실이 아직도 왕족이 부족해 조금은 허약해 보입니다.”“그렇다고 왕실이 말씀처럼 허약하지는 않죠. 다른 왕국의 왕족들에 비하면 우린 일당백이나 일당천은 됩니다.”왕실의 가족인 세 사람은 망루에 나란히 서서 바다에 떠있는 요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힘차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올해의 새해맞이를 이렇게 하는 것은 작년 말에 크게 이슈로 떠오른 항공모함 보유로 인해서다.큰 요트에서는 관현악이 연주되고 새해맞이 축하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스텐 성 옆의 도로에는 100여명의 기마병이 보이고 그 뒤에는 기수단이나 의장대가 따라가고 있었다. 또한 여자들로 구성된 해군군악대도 연주하며 지나가고 있었다.빠앙! 빠방!이때 망루에서 해군군악대를 내려다보던 다비흐 왕세자가 약간 놀란 눈으로 작게 외쳤다.“누나들 춥겠다.”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최태욱이 아들을 바라보았다. 다비흐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군3/13 쪽

    악대를 이루고 지나가는 젊은 여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늘씬하고 허옇게 드러난 허벅지를 보고 자신의 느낌을 말한 것이다.“녀석 하고는······.”조금 요상하게 생각하면 애비 닮아 어린 나이에 벌써 여자들의 허벅지에 관심이 많다는 표현이다. 그러나 좋게 생각하면 추운 겨울에 허벅지를 드러나는 아주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니 여자들이 춥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측은지심이 다비흐에게 있다는 소리다.최태욱은 아들의 말에 자신이 동시에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르자 속으로 중얼거렸다.‘그래, 본래 세상이란 같은 현상을 보고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인생이란 어찌 되었건 하나가 좋으면 하나가 나쁜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다. 자신은 애국한다고 하는 행동이지만 반대로 당하게 되는 상대국의 시각으로 보면 천하에 죽일 놈일 수 있는 것이다.흔히 인생살이의 많은 사건들은 동전의 양면이라고도 한다. 동양에서는 음양사상이 그로 인해 존재하고 있었다.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4/13 쪽

    람이란 어차피 개인의 주관에 따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남의 정신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쪽으로 세뇌되어 허깨비 같은 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 법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결국 그 사람이 좋아서 결정한 인생이라 남이 어찌하지 못하는 것이다.그래서 사람들은 때로는 자신만의 꿈을 찾아 각자만의 인생을 끝없이 걸어간다고 말하기도 한다. 새해가 되는 첫날이라 최태욱은 짧은 순간이지만 수많은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교차하고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기다면 무척 긴 여정이었다. ‘그동안 사연도 많고 풍파도 많았어.’이런 생각을 하며 아침의 추운 날씨로 인해 다비흐의 코가 빨개진 것을 보며 말했다.“그만 내려갑시다.”“예.”망루에서 내려온 세 사람은 후원에 지어놓은 한옥에서 떡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설날5/13 쪽

    에 먹는 떡국이나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드무니 새해 첫날이라고 해서 이렇게 하고 있었다.식사를 마치고 나자 피닉스 여왕은 스텐 성으로 부른 TV방송사의 기자들을 만나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집무실로 가고 있었다. 아마도 강한 해군을 만들기 위해 국민들에게 방위성금을 내도록 권하는 메시지를 발표할 것 같았다.최태욱은 다비흐 왕세자를 데리고 이곳에서 사육하고 있는 진돗개와 셰퍼드 그리고 그레이하운드가 있는 사육장으로 가고 있었다.“다비흐, 마음에 드는 강아지가 있으면 한 마리 골라.”“정말요?”“그래, 너도 이제 강아지와 놀아도 되니 한 마리 골라서 키워.”아직은 다비흐가 너무 어려 직접 키우기는 어렵다. 그래도 놀이친구로 강아지를 데리고 놀 정도는 된다고 판단해 이런 조치를 내리는 것이다. 다비흐는 하얀 털이 불식불실해 보기가 좋았는지 진돗개 강아지를 한 마리 골라 품에 안아들며 말했다.“아빠, 이름 지어주세요. 여자 같아요.”6/13 쪽

    “그러냐? 네가 지어라. 강아지 주인은 너니까.”다비흐는 골똘하게 생각하다가 결국 말했다.“순이라고 하면 안돼요?”“순이?”“예, 국어책에 순이라고 착하고 예쁜 누나가 나와서·······.”다비흐의 말에 최태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직 나이가 만으로 4살도 넘지 않았다. 그러나 다비흐는 이미 한글을 어느 정도 깨우치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 하고 슬며시 입을 열었다.“하늘 천. 따 지. 가마솥에 누룽지······.”“어, 그거 천자문인데 아빠는 틀리게 말하네요.”더 물어 보고 말고 할 필요가 없었다. 다비흐는 천재는 아닐 지라도 아무튼 준재 소리는 들을 정도의 좋은 머리를 타고 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였다.7/13 쪽

    ‘쩝! 지도자가 너무 머리가 나빠도 문제지만 너무 좋아도 문제인데. 아무래도 다비흐의 인성교육에 신경을 써야 되겠군.’어떤 부모고 자식이 남보다 뛰어난 천재가 되기를 은연중에 바라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다비흐는 사실 왕세자라 아주 일찍 최고의 교사들이 동원되어 교육을 받고 있었다.‘주변에서 다비흐가 잘 한다 잘 한다고 칭찬들이 자자하니 피닉스 여왕이 애를 조기 교육시키기로 작정한 모양이군.’머리 좋고 인성교육이 잘못되면 그건 바보자식을 둔 것만도 못하다. 그런 생각을 한 최태욱은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사이좋게 놀지 못하는 점도 여간 신경이 써지지 않았다. 친구가 없다니 우선 동물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좋다고 판단했다.동물과 친하면 인성이 바르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최태욱은 다비흐에게 말했다.“다비흐, 한 마리 더 골라라.”“정말요?”8/13 쪽

    “그래.”다비흐는 진돗개 강아지를 고르고 나서 이번에는 아주 쉽게 이름을 정하고 있었다.“이놈은 남자니 강쇠라고 할게요.”“뭐? 강쇠?”“예, 세상에서 힘이 제일 좋은 사람 이름이잖아요.”최태욱은 다소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아들을 바라보았다.이런 다비흐의 말에 옆에 있던 40대 중반인 시녀가 얼굴이 벌게지며 무척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최태욱은 속으로 생각했다.‘다비흐를 돌보며 심심하면 변강쇠 시리즈로 나온 비디오를 자주 시청한 모양이군. 다비흐가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고······.’아무튼 좋게 생각하면 성에 대해 조기 교육을 시키는 것이니 시녀를 나무랄 필요까지는 없었다. 더구나 자신이 많은 여자를 옆에 두고 있는 처지라 딱히 그쪽 방면으로는 무척 관대하고 후한 편이다.9/13 쪽

    한국에서 제작한 변강쇠 영화는 시리즈로 나와 벌써 5탄까지 제작되어 유럽에서 여전히 크게 인기를 얻고 있었다. 완전 섹스 비디오는 아니지만 아무튼 야하고 코믹한 에로 영화인 것은 틀림이 없었다.좋은 쪽이던 나쁜 쪽으로 영향을 주었던 한국의 각종 문화는 이미 베네룩스 왕국이나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어 있었다.“왕자님, 강아지 집 만들어야죠.”“알았어요.”얼굴이 벌게진 시녀가 두 마리의 강아지를 들고 있는 다비흐 왕자를 데리고 가자 최태욱은 그제야 사육장의 관리인에게 지시했다.“여기는 물론이고 브뤼셀의 사육장에 있는 모든 개들은 훈련장으로 보내 탐색견으로 훈련시켜요.”“넷!”“올해나 내년에는 특히 각종 재난이 많을 수 있으니 최대한 많은 수를 탐색견으로 훈련시켜야 되니 차질이 없도록 하세요.”10/13 쪽

    “잘 알겠습니다.”축산업으로 큰돈을 벌기가 무척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최태욱의 경우 축산업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돈도 무척 많았다. 경주마, 경주견, 탐색견을 대량으로 생산해 베네룩스 왕국의 귀족들을 대상으로 분양해 주었다.귀족들은 그렇게 생긴 애완가축들로 인해 유럽지역이나 미국에서 각종 대회에 참가했다. 우수한 품종들이라 당연히 많은 상금들을 챙기고 있었다. 그래서 국민총생산의 자료에 전혀 나타나지 않는 많은 부를 이루고 있었다.‘이번에 귀족들은 알아서 조금씩은 다들 토해놓을 거야.’최태욱은 아들이 관심을 보이던 여자군악대 생각이 나서 트레블에게 물었다.“실장, 혹시 아까 군악대는 동구권에서 이주한 여자들이 아닌가요?”“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트레블의 이런 대답에 최태욱은 즉시 추가로 지시를 내렸다.“모른다니 굳이 알아 볼 필요는 없어요. 아까 같이 봤으니 알겠지만 그런 정도의 미모11/13 쪽

    인 여자들을 300명을 선발하라고 전해요. 그래서 100명은 카리브 주의 문화관광국으로 보내고 100명은 몽골의 왕궁으로 보내도록 하세요. 나머지 100명은 한국의 SG렌드로 보내도록 조치하세요.”“무조건 보내나요?”“아니죠. 그곳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을 보내야 되죠. 그리고 기본적은 자격 요건을 갖추어야 되고요. 카리브 주로 가게 되는 여자들은 나와 같이 떠나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해 조치하도록 하죠.”이민국이나 또는 경찰에서 불법체류자에 대해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었다. 단속과 동시에 강제로 추방하고 있었다. 그러니 어차피 모아진 여자들 중에 잘 선발해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활용할 생각으로 이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몸매나 미모가 뛰어나도 나름 강점이 많다고.’최태욱은 새해 초가 되자 카리브 주로 떠날 생각이지만 바로 떠날 수 없었다. 카리브 주로 데리고 갈 100명의 미녀들도 선발해길 기다려야 한다. 연초라 스텐 성으로 찾아와 새해 인사를 하는 귀족들이나 SG그룹의 간부들을 만나12/13 쪽

    고 있었다.몽골에서 찾아온 치키할파르 사장을 만나고 있었다.“어떻게 여기까지?”“테무르 관광회사의 유럽지부를 개설하려고 왔습니다. 유럽이 잘사는 나라들이 많아 이쪽에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요.”“무슨 소리인지 알겠군요. 그런데 벌써 관광객을 부를 정도로 준비가 끝났나요?”“그렇지는 않고 왕궁도 아직 공사 중이지만 게르라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서두르는 겁니다. 몽골은 봄에 관광을 와야 날씨가 제일 좋으니까요.”선생 출신이라더니 타고나길 사업수완이 많아 보였다. 최태욱은 치키할파르에게 추가로 새로운 사업에 대해 말해 주었다. 이제부터 일본을 공략하기 위해 두 번째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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