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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37화 (437/657)

< --  [오랜 전통과 국익]  -- >바칼이 지목한 부지는 주변에 작은 호수와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도 있었다. 그리고 바위산 한쪽에는 울창한 수림으로 우거진 곳도 있었다.“좋군. 관광 사업을 하기에 아주 적당해.”교통이나 기타 산업이 발달한 울란바토르와 적당한 거리다. 도시와 너무 떨어져도 관광객 유치가 힘들고 너무 가까우면 몽골의 특성인 초원지대라는 기분을 느낄 수 없으니 이런 정도면 충분했다.‘적당해 보이기는 하나 초지가 조금 좁군.’최태욱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사업에는 반드시 일반적인 사업도 병행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에이트에게 물었다.“에이트, 여기서 서쪽으로 더 가면 초지가 좋냐?”“예, 바위산 바로 왼쪽으로 가면 끝이 안 보이는 초지가 있습니다.”“그럼, 여기로 네 친척들이 이사 오는 것은 어떠냐?”회1/13 쪽등록일 : 13.01.29 19:13조회 : 3191/3207추천 : 92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그러려면 말이나 양이 많아야 되죠. 제 친척들은 사실 목축도 하지만 때로는 울란바토르로 가서 노동판을 다니기도 하니 벌이가 더 되어야 이사합니다.”“무슨 말인지 알았어.”바칼이 진짜 공주이던 아니던 상관없었다. 최태욱은 이곳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빠르게 화첩에 주변 경관을 스케치하고 있었다.그림을 잘 그리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자신이 구상하는 관광 사업의 기본 틀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기본적인 구상을 끝내고 나자 최태욱은 바칼을 데리고 다시 본래 지내던 게르로 돌아왔다.“에이트, 울란바토르에 있는 SG 미디어 관계자를 불러. 그리고 몽골의 사업장을 관리할 만한 사람을 데리고 오고.”“어떤 사람요? 혹시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되나요? 전에 역사교사를 하던 친척인데 사업 수완이 좋습니다. 제 은사라 믿을 만하고요. 학력은 역사학 박사고요.”“박사가 웬 관광 사업을 해. 어디 대학으로 가서 교수나 하지.”“태공, 몽골은 대학교수라고 해서 한국처럼 고액의 연봉을 받는 직장이 아니에요. 교2/13 쪽

사들 월급이나 일반 단순노동자 월급이 거의 비슷합니다.”사회주의 체제로 살던 몽골이라 그런 잔재가 여전해 노동자를 우대하는 보수 체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차츰 차이가 나고 있고 변하는 중이다.“네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니 불러와.”투자한다고 결정했으나 아직 나이어린 바칼에게 돈을 함부로 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몽골과 한국인을 이사로 포함시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이런 조치를 옆에서 지켜보던 바칼이 그제야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태공, 저도 한명 추천하고 싶은데요.”“누군데?”“중국 북경에서 대학교를 나온 사람인데요.”“그러냐? 어떻게 알고?”“제 무용 선생님이죠. 어제 공연을 했던 가무단의 단장님이고요.”3/13 쪽

“알았어. 그런 사람도 필요하니 오라고 해.”“예.”최태욱은 이것을 시발로 여러 사람을 게르로 부르게 되었다. 다소 크게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시작하려다 보니 각 분야에 많은 인물들이 필요한 것이다. 최태욱이 거액을 투자해 관광사업과 축산업을 동시에 한다고 알려지자 몽골의 문화관광부 장관과 축산부 장관이 부하들과 같이 급하게 찾아왔다. 돈이 없어 하지 못하던 사업을 최태욱이 투자해 시작한다니 행정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기왕에 오시는 길에 국방 장관과 내무 장관도 오시라고 하죠.”“그 분야도 필요한가요?”“예, 필요합니다.”갑자기 남의 나라 국방장관과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장관도 같이 있어야 된다니 문화관광 장관이 급하게 답해 주었다.4/13 쪽

“태공, 저에게 말해도 다 됩니다. 이번의 사업은 대통령께서 저에게 일임했습니다. 업무협조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제 선에서 해결이 가능합니다.”“그런가요? 그렇다면 굳이 오시지 않아도 되겠네요.”게르 안에 급하게 커다란 원형 식탁을 들여 놓고 사업에 대한 브리핑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산하게 준비하는 동안 최태욱은 사업의 투자 규모를 생각하고 있었다.‘너무 과해도 안 되니 각기 200억원 씩만 투자하는 것이 좋겠어.’금액을 더 늘린다고 수익이 생기는 사업도 아니지만 여자로 인해 투자가 결정되니 조심하고 있었다. 돈이 너무 흔해도 어린 바칼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돈을 주기는 주지만 그래도 안전장치는 반드시 필요해 보여 나름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있었다.‘적당히 조절을 잘 해야 돼. 너무 투자를 많이 해 야심을 키워주는 것도 안 되고.’이때 커다란 셀로판지에 색 매직으로 어설프게 지도를 그려온 트레블이 원탁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5/13 쪽

“태공, 제가 주변을 돌아본 경험으로 대충 그려온 그림 지도입니다. 여기에 사업장들을 표시하시면 됩니다.”“수고 했어요.”분명히 이 지도는 위성에서 몽골지역을 사진으로 찍어 보낸 정확한 지도를 참고했다. 사진은 아래에 놓고 어설프게 그린 그림지도와 같았다. 아무리 사업에 필요하다고 하지만 중요한 군사비밀을 완전히 노출할 수 없어 이런 식으로 그려온 것이다.어설퍼 보이지만 실재는 아주 정밀한 지도인 셈이다.   최태욱은 셀로판 지 위에 색 매직으로 자신이 스케치해온 그림을 보며 지정해주고 있었다. “여기 중앙에 왕궁의 집무실에 해당하는 게르를 지으세요.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을 감안해 약간 높은 단을 만들고 그 위에 이런 식으로 지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2층의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하실은 기예단에서 사용하는 잡다한 물건을 넣는 창고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알겠습니다.”최태욱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6/13 쪽

“전통을 따라야 하니 왕궁 건물은 모두 게르로 건설하기로 합니다.”“알겠습니다.”몽골의 전통 방식의 왕궁이라 게르의 규모도 크고 또한 전통 공예품 판매장도 있었다. 외부에는 대형 식당이나 숙박업소로 모두 게르로 짓는 형태다. 규모가 큰 게르는 모두 왕궁과 같이 2층 구조로 만들어 지하실은 창고로 사용하기로 정해졌다.나머지 숙소들은 그저 작은 규모인 평범한 게르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이런 형태의 왕궁에 대한 그림을 그려 놓고 나자 장관에게 물었다.“여기가 아무리 가짜인 왕궁이라도 경비병과 소방대원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경비병은 내무장관이 관장하는 의무경찰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소방대는 다소 떨어진 곳에 지어야 하고요. 대부분 목조라 화재가 나면 끝이니 그런 점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아, 그래서 내무장관을 부르려고 했군요.”“그렇습니다. 제가 왕궁과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대형 말 목장을 개설할 생각입니다. 거기에 사육하는 말을 이용한 기마병을 최소한 1000명 정도 양성해볼 생각이고요. 모두 직업군인으로 쓸 수는 없고 의무복무를 하는 병사들로 감당해야 하니 국방7/13 쪽

장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최태욱의 이런 말에 문화관광 장관이 의아하게 생각해 물었다.“왜 기마병이 꼭 필요하죠?”“몽골하면 세계인은 모두 기마병을 떠올립니다. 그러니 최소한 1천 명 정도 이상의 기마병이 초원을 달리는 구경을 하고 싶어 할 겁니다.”“그래도 요즈음에 기마병은?” “몽골 분이 기마병에 대해 너무 회의적이군요. 다른 나라에서는 기마병이 별로 쓸모없지만 초원으로 이루어진 몽골은 기마병을 조금 양성해 두는 것도 국방력 향상에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카리브 주에서는 기마병들이 아주 훌륭히 국경수비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부대 운용 방법을 참고 하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그리고 몽골은 어린아이들도 말을 잘 타니 특별히 기수를 양성할 필요도 없고요.”“잘 알겠습니다.”“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기마병은 일종에 민병대처럼 운영하며 말 목장에서 목부 역할도 하며 군 복무하는 정도면 된다고 봅니다.”8/13 쪽

먼저 이런 설명을 하고 나서 최태욱은 그제야 투자 금액이나 방법에 대해 말했다.“먼저 테무르바칼을 이사장으로 하는 테무르왕실문화재단에 100억원을 기부하겠습니다. 그 기부금을 종자돈으로 해서 아까 말한 왕궁 건설이나 기타 시설을 하면 됩니다.”“기부를 하시려고요?”“예, 문화재단이 이익을 추구하는 법인은 아니니 기부 형태가 적당하죠. 제가 아까 이익사업에 대해 말한 부분은 모두 테무르 국제관광회사에서 운영하면 됩니다. 그러니 그 관광회사는 재단법인으로 200억원을 투자합니다.”“소유는 어디로 하죠?”“한국의 SG미디어, 그러고 나와 테무르바칼, 에이트 등의 개인이 포함되어 100퍼센트의 지분을 가지고 운영하게 됩니다. 그 회사의 대표로는 치키할파르 사장이 하시고요. 역사학자 출신이라 잘 운영하리라고 봅니다.”먼저 이렇게 말하고 나자 바칼이 추천한 우수리아 기예단장은 부사장으로 내정해 주었다. 관광 사업에서 기예단 공연의 역할이 많다고 봐서 비중을 크게 둔 것이다.  9/13 쪽

“우수리아 부사장은 기예단장이시니 기마병이나 경비병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관광 사업이 잘 될 것인지 잘 연구해 보세요. 그리고 여기를 차량으로 이동해 오기 보다는 관광 마차로 이동하는 운송수단도 생각해 보시고요.”“넷! 잘 연구해서 시행하겠습니다.”“내 생각에는 몽골에서 별도로 미인대회를 개최해서 공주들을 선발해 안내원이나 또는 사업장의 모델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왕족이 직접 그런 역할을 하기는 조금 그러니까요.”“잘 알겠습니다. 내년 봄에 미인대회를 열겠습니다.”   이러 결정을 내리고 마지막으로는 200억원을 투자해 같은 지분을 분할로 에이트의 친척인 에루수아를 사장으로 하는 테무르 축산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축산회사에는 자체적으로 배합사료 공장도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초지에 방목만 하는 축산으로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최소한 양돈 사업은 배합사료로 사육해야 하니 사료공장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아울러 유기질 비료공장도 같이 세워 부산물로 비료를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고요.” 10/13 쪽

이런 결정을 끝내자 문화관광부 장관은 신이 나서 이내 답했다.“태공,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야 몽골도 관광산업에서 빛이 보이는 군요.”“몽골 정부에서는 나머지 세부적인 사업계획이 수립되면 그에 다른 법령 개정들을 해주셔야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점을 아시기 바랍니다. 또 그래야 성과가 있을 것이고요.”“잘 알겠습니다.”결국 최태욱은 100억원은 기부 형태로 대칸의 후손이라는 테무르바칼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나머지 400억원은 연관된 사업을 벌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최태욱은 이렇게 사업에 대해 말하고 나서 아주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내가 듣기에는 바칼이 대칸의 후손이라니 몽골 정부에서 전통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는 배려해주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다른 뜻은 없고 약간의 세금 혜택이던 아니면 조금의 특혜는 있어야 적당하다고 봅니다.”“알겠습니다. 그렇게 법령을 만들어 보도록 하죠. 국회에서 법을 만들기 어려우면 대통령의 재량으로 가능한 법령이라도 만들어 보겠습니다.”11/13 쪽

최태욱은 이런 결정을 내리고 SG 미디어 관계자에게도 특별히 지시했다.“내년 봄에 여기서 촬영하는 세트장은 왕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전투장면이나 또는 전쟁 물자들은 촬영이 끝나면 모두 테무르 문화재단에 기부하는 형태로 하세요.”“알겠습니다.”“그리고 초원을 약간 변화를 주면 여기서 광개토왕 드라마 촬영도 가능하니 그것도 참고 하고요.”“넷!”영화 사업을 통해 촬영장으로 널리 알려지면 자연히 관광객들이 몰려오니 그렇게 사업을 연결시키라는 지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추가해서 말했다.“울란바토르에 호텔을 건립할 경우 사업성이 있는지 잘 조사해보세요. 충분하게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호텔 하나를 인수하던 새로 건축할 생각이니까요.”“넷, 시장 조사를 정밀하게 해보겠습니다.”12/13 쪽

이미 한국에서 SG 건설회사가 와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건설 장비는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자재들도 많이 들어와 있으니 그런 자재들을 이용해 빠르게 공사는 시작하게 되었다.이로 인해 며칠 더 몽골에 머물던 최태욱은 새로 생긴 여자인 바칼을 데리고 우크라이나로 떠나고 있었다.‘어휴! 돈 주면 그냥 몽골에서 살 것 같더니 완전히 진드기처럼 우크라이나까지는 굳이 따라간다니 골치가 아프군.’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좋다고 매달리는 바칼을 싫어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입에 착 달라붙는 몽골 전통 음식들도 아주 잘 만드니 점차 정이 쏠리고 있었다. 바칼이 만드는 만두는 진짜 맛이 좋았다.‘이거 잘하면 만두 장사만 해도 큰 돈 벌겠어.’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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