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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33화 (433/657)
  • < --  [오랜 전통과 국익]  -- >[오랜 전통과 국익]오지에 사는 종족들은 성생활에 관해서 거의 대부분 똑 같은 형태를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근친이 종족 보존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소 독특한 관습을 통해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었다. 몽골의 경우도 사람이 우글거리는 중국에 비하면 완전히 오지인 불모지인 땅이다. 그래서 영토에 비해 인구가 너무 적은 나라다. 대통령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말했다.“장관, 태공이 우리 몽골로는 아주 귀한 손님이죠.”“그렇습니다. 아주 귀한 손님이죠. 그리고 너무 뛰어난 남자가 확실하고요.”“그래서 나는 장관에게 우리의 오랜 전통을 참조해 대접을 후하게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장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회1/13 쪽등록일 : 13.01.28 19:54조회 : 3190/3207추천 : 91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너무 오지인 몽골은 종족을 번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래서 멀리서 외지에서 찾아오는 외부인에게 후대한다는 의미가 많았다. 외지의 소식을 전달 받는 것도 중요한 문제였다. 더 중요한 것은 오지다 보니 근친혼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 그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족 보존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다른 오지의 부족들이 하는 것과 똑 같이 시행하고 있었다. 귀한 손님 일수록 자신이 아끼는 자녀나 또는 부인을 통해 손님에게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관습이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었다.“장관은 그 관습을 어떻다고 보나요?”“인구 증가 필요한 우리 몽골로는 그런 합리적인 전통은 국가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제는 전과 달라졌지만 필요한 경우는 언제든지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물론 공개적으로는 시행하기 어렵지만 가능하면 음성적으로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그렇게 생각한다면 장관이 책임지고 한번 해보세요.”“알겠습니다. 사실은 제가 이미 그런 대상자를 구해 놓고 있었습니다.”2/13 쪽

    “그래요? 벌써 구해 봤다고요?”“그렇습니다. 태공이야 너무 귀한 손님이니 만약을 몰라 이미 준비하고 있었지요.” 몽골의 경우는 오랜 관습에 의해 외지에서 찾아 온 손님에게 여자를 제공하는 풍습이 있었다. 물론 사회주의 형태의 정치체제로 이미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의 머릿속에는 그런 오랜 관습이 남아 있었다.  오랜 관습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국익과 관련이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또한 이런 일은 아주 은밀해야 된다. 또한 상대방이 기분 좋게 받아들여야 되니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여자도 충분히 동의해야 되는데 그것은 어찌 설득해 해결했습니까?”“그건 태공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여자도 적극적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나 집안의 위상 때문에 불만보다는 저보다 더 적극적입니다.”“그렇군요. 도대체 어떤 여자인거요?”대통령과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후 목소리를 낮추어 대화를 나누었다. 문화관광부 장3/13 쪽

    관이 여자의 신분을 말하자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토하고 있었다.“그렇군. 그 가문이라면 목숨 걸고라도 뭔가 새로운 시도하려고 하겠군요.”“그렇습니다. 그 가문이 이제 과거로 돌아가지는 못하지만 뭔가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잘하면 자신들의 가문 전체가 지금 보다는 위상이 달라지니 여자가 매우 적극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좋아요. 그렇다면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고 시도해보세요. 태공이 몽골을 떠난다니 시간이 별로 없다고 봅니다.”“알겠습니다.”국가를 통치하는 대통령으로는 어쩌면 해서는 안 되는 지시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라를 위하고 오랜 전통도 있고 더불어 그런 제안을 받은 여자가 적극성을 띠운다면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성공하면 여러 사람이 두루 좋으니 해볼 만해.’     이들은 전통이나 오랜 관습 그리고 국익을 이유로 가장 고전적인 지략인 미인계를 동원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대통령 궁에서 은밀하게 논의 되는 가운데 최태욱은 떠날 4/13 쪽

    준비로 바빴다.최태욱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며 기타 여러 가지 몽골의 전통 공예품들을 루엔에게 넘겨주며 지시했다.“루엔은 물건을 가지고 먼저 공항으로 돌아가도록 해.”“알겠습니다.”루엔이 공예품을 비롯한 물건들을 차량에 싣고 떠나고 나자 최태욱에게 에이트가 찾아왔다. 게르 안으로 들어온 에이트가 아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태공, 전에 태공께서 저에게 사격과 무술이 뛰어난 몽골 청년을 구해보라고 해서 구했습니다.”“그래? 나이가 어린가?”“예, 이제 막 18살 되는 아이들입니다.”에이트도 언젠가는 정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의 후임자를 미리 양성할 생각이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최태욱은 18살이라는 말에 나이가 다소 어리다고 생각5/13 쪽

    했다. 하지만 자질만 충분하다면 몇 년을 잘 조련하면 된다고 판단해 지시했다.“들어오라고 해. 만나서 마음에 들면 데리고 가지.”“넷!”에이트가 밖으로 나가고 조금 지나자 두 청년들이 들어왔다. 모두 나이가 아직 어리다는 표가 나지만 키가 180센티미터가 넘어 아주 큰 체구다. 흔히 몽골인의 덩치가 작다고 알고 있지만 이렇게 큰 사람도 많았다. 러시아와 또는 아랍 종족과 교류가 있다가 보니 유럽인의 체구와 비슷한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게르 안으로 들어온 두 청년은 아주 정중하게 인사하고 이름들을 말했다.“일프이르입니다.”“투이말란입니다.”본시 몽골 인들의 이름은 아주 길다. 하지만 이들은 부르기 쉽게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눈빛이 초롱초롱한 것을 보며 물었다.“사격과 승마 그리고 격투기로 뭐를 배웠나?”6/13 쪽

    “격투기는 전통씨름을 배우고 태인권법도 3단증이 있습니다.”“그래? 학교는 고등학교를 졸업했고?”“예, 이제 졸업장을 받게 됐습니다.”최태욱은 에이트를 슬쩍 바라보며 물었다.“에이트, 너 언제부터 이 애들을 양성하고 있었던 거냐?”“제가 태공과 합류해 다니면서 고향으로 연락해 애들을 구해 양성하고 있었습니다. 잘하면 아주 유용하게 써먹을 것 같아서요. 두 아이 모두 고아출신이라 저와는 조금 다릅니다. 울란바토르에서 학교를 다니고 영어나 네덜란드어도 간단한 회화 정도를 합니다.”“머리가 좋은 모양이군.”“비교적 그런 편입니다.”최태욱이 두 청년들이 오래 조련된 것을 아는 이유는 한국어도 잘하고 특히 태인 권7/13 쪽

    법을 이미 3단이나 획득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스펙을 지니려면 특별히 교육시키지 않고는 쉽게 찾아지는 대상들이 아니었다. 에이트가 일부러 조련했다면 따로 능력을 살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최태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지시했다.“에이트, 오늘부터 너와 같이 다니도록 해.”“넷!”최태욱은 트레블에게도 지시했다.“두 아이의 여권을 빨리 만드세요. 국적은 베네룩스로 하고요.”“알겠습니다.”일단 두 청년을 쉽게 받아들이자 에이트가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뭔가 말을 하려다 멈추고 있었다. 에이트는 몰골의 문화관광부 장관의 부탁으로 여자를 최태욱에게 소개하려니 조심스러웠다.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최태욱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에이트, 너 나에게 부탁할 일이 있냐? 왜 말을 하려다 중단하고 그래?”8/13 쪽

    “예, 제가 꼭 태공께 소개를 해드릴 사람이 있는데 어찌 생각하실지 몰라 조심스러워서 그렇습니다.”“그래? 도대체 누군데 그러냐? 혹시 너를 통해 무슨 로비를 하려는 사람이냐?”“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광의로 보시면 그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조심스럽습니다.”몽골을 떠나는 마당에 이렇게 말하자 다소 이상했다. 그러나 에이트가 평소에 이런 부탁을 해본 기억이 없으니 아마 거절하기 어려운 청탁을 받았다고 판단됐다.‘도대체 무슨 일인데 에이트를 통해 부탁하지? 이상하군.’최태욱이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에이트가 골똘하게 생각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것인지 입을 열었다.“태공, 몽골로 와서 전통 무용을 보시지 못했지요. 그것을 한번 보시고 가시는 것을 어떤가요?”“나보고 전통무용을 관람하라고?”9/13 쪽

    “예, 그렇게 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알았어, 그럼 여기서 관람하라는 거냐?”“예!”최태욱은 아마 전통무용 협회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 후원금을 받아 내거나 혹은 유럽으로 데리고 가서 공연하게 주선해 달라고 청탁했다고 판단했다.‘녀석, 그런 정도가 뭐 어렵다고 뜸을 잔뜩 드리고 그래.’가볍게 생각한 최태욱은 에이트에게 지시했다.“공연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나?”“넷! 빨리 준비해도 초저녁은 되어야 공연이 가능합니다.”“알았어, 그럼 모닥불 크게 켜놓고 구경하면 되겠군. 누가 빨리 가라고 등 떠미는 사람도 없고 빨리 오라는 사람도 없으니 하루 늦게 가도 되겠군. 아무튼 떠나는 마당이니 소도 두 마리 정도 잡고 양이나 돼지도 푸짐하게 잡아서 네 친척들 모두 모이게 해10/13 쪽

    서 잔치하기로 하자.”“넷!”그동안 사슴을 잡아 잔치를 했지만 소를 잡아서 잔치한다니 에이트가 매우 놀랐다.“태공 소까지 두 마리나 잡는다면 주변 사람들을 모조리 불러야겠군요.”“그건 네가 알아서 결정하고.”“넷!”최태욱의 입장에서는 새로 부하로 받아들인 일프이르와 투이말란을 그동안 키워준 주변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두 청년에게도 지시했다.“너희들도 저녁때까지 이곳에 올수 있는 사람을 부르고 싶으면 부르고.”“넷! 친구들이나 그 애들 부모님과 스승님들에게 연락하겠습니다.”고기만 있다고 잔치하는 것은 아니다. 마유주도 있어야 하고 기타 전통 음식도 별도로 준비하고 있었다.11/13 쪽

    잔치 준비를 책임진 에이트 가족이나 친척들은 양고기를 다져서 넣은 만두를 바쁘게 만들고 파전도 만드는 등 매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실 몽골의 많은 전통음식은 약간 다르지만 한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부산하게 사람들이 움직이는 동안 최태욱은 별로 할 일도 없다가 보니 커다란 나무를 도끼로 자르고 있었다.퍽! 퍽!도끼를 휘두르며 나무를 장작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던 트레블이 급하게 다가와 말했다.“태공, 그런 것은 저희가 해야죠.”“심심해서 하는 것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덩치도 크지만 무술도 뛰어난 최태욱이라 쉽게 큰 나무를 잘라 장작을 만들고 있었다. 건장한 체구에 힘이 무척 좋아 보이는 최태욱을 보며 몽골 여자들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고 있었다.“어머나, 진짜 힘이 너무 좋아. 저런 남자 씨를 받아 사내아이를 낳으면 나중에 노후12/13 쪽

    에 편하게 지낼 거야. 미남이니 여자 애도 미인일 거야.”“그야 그렇지만 그에 어디 가당한 일이야. 잘난 분이니 잘난 여자가 대접해야지.”“하긴 그렇군.”몽골의 남자들만 여자를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의식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여자들도 오랜 관습으로 인해 외지에서 찾아오는 잘난 남자를 품에 안아보고 그런 행위를 통해 튼튼하고 자질이 우수한 자식 보기를 원하는 그런 바람들이 남아 있었다.천년 이상 지녀온 오랜 관습이나 전통이 수십년 사이에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1920년대까지 몽골은 군주제로 통치되던 나라라 오랜 전통은 주민들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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