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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26화 (426/657)
  • < --  [계약의 허점]  -- >어느덧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더위가 계속되자 사람들은 서둘러 산과 바다로 피서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목동 저택에서 장소희와 같이 지내던 최태욱은 그녀와 작별하게 되었다. 장소희가 미국 영화사와 합자로 찍게 되는 영화 촬영 때문에 미국 LA로 떠난다고 했다.최태욱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소희야! 너 할리우드로 가면 어디서 지내려고 하냐?”“미국영화사에서 제가 지내는 호텔 숙박비는 모두 지불해 준다고 했어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안전이 제일 염려된 최태욱은 즉시 걱정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호텔에서 지내게 되면 너를 따라다니는 경호원들은 어떻게 하고?”“어머, 그건 미처 생각을 못했네요.”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최태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호텔에서 지내기보다는 다회1/13 쪽등록일 : 13.01.25 00:00조회 : 3730/3748추천 : 93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른 곳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장소희에게 조용히 권했다.“너 기분이 어떨지 모르지만 전에 수지 주가 살던 버벌리힐스의 저택으로 가서 지내.”장소희는 죽은 여자의 집을 자신이 차지하고 산다는 것이 조금 어색해 되물었다.“오빠, 제가 그래도 돼요?”“내가 생각하기에는 그곳이 제일 안전해 보여. 너무 마음 쓰지 말고 내가 관리인에게 전화할 것이니 미국에 있는 동안은 거기서 지내.”“알았어요. 그렇게 하죠.”  일단 장소희에게 이렇게 말하고 나자 최태욱은 즉시 LA로 전화했다. 그 저택은 이미 베네룩스 왕실의 경호실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최태욱의 개인 재산이지만 항상 경비하고 관리해야할 필요성 때문에 왕실의 경호원들이 상주하며 지키고 있는 것이다.관리인과 통화를 끝내고 나자 최태욱은 다시 장소희에게 당부했다.“혹시 네가 실수할 것 같아 미리 말해 주는데. 관리인은 유럽의 귀족이야. 너 함부로 2/13 쪽

    관리인을 대하지 마라.”“알았어요. 조심하죠.”“아마 네가 필요한 것은 거기에 다 있을 것이니 입을 옷만 챙겨서 가면 돼. 너와 경호원들이 타고 다닐 방탄리무진도 3대가 있으니 그렇게 알고.”“어머, 그래요. 그럼 생활하기 어렵지 않으니 걱정 없겠네요.”“그래도 혹시 모르니 항상 조심하고.”“예.”한동안 같이 지내다 이별하려니 장소희는 매우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자신도 이미 남과 약속을 했으니 떠나야 한다. 두 사람은 진하게 키스를 나누고 응접실에서 헤어지게 되었다.“항상 건강 조심해서 지내고.”“알았어요. 오빠도 건강하게 지내요.”3/13 쪽

    장소희가 당장에 저택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최태욱이 멀리 출타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서둘러 작별하고 있었다. 장소희와 작별하고 경호원들과 같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한강 다리를 지나 북쪽 강변도로를 따라 빠르게 파주로 향하고 있었다.한강을 바라보며 이동하던 최태욱이 옆에 앉아 있는 트레블에게 물었다.“왜? 두 연락관은 아직 안 오나요?”“내일 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동안 교육을 받은 모양입니다. 루엔은 대위로 진급해서 그렇고 슈이텐서는 참모 교육을 받은 모양입니다.”“알았어요. 적당한 때 돌아오는군요.”이제 파주에서 새로 발견된 땅굴만 확인하고 나면 한국을 떠날 생각이다. 한국에 있으며 그저 놀고 있지만은 않았으니 몽골에 가서 뭔가 챙겨보고 바로 베네룩스로 갈 생각이다.     아들 생일에는 베네룩스로 간다고 생각했으니 이미 생일은 훌쩍 지나 버렸다.‘이거야 원. 아들 녀석의 생일에는 항상 같이 보내려고 했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군.’4/13 쪽

    최태욱은 이런 생각을 하며 한강에 1만톤급 화물선들이 의외로 많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인 운하의 필요성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원 역사와 달리 운하의 규모가 커지고 또 일찍 개통해서 그런지 아주 잘 활용되고 있었다.‘똑 같지는 않지만 개통 시기에 따라 전혀 활용도가 달라지는군.’최태욱은 잠시 전생에 조금 알던 기억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뭔가 깊이 생각하는 표정을 띠고 있자 트레블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소희 공주님이 미국으로 떠나니 서운하세요?”“아뇨. 다른 생각을 하느라고요. 운하가 잘 이용되고 있어서 그걸 생각하는 중이죠.”최태욱은 과거에서 돌아와 이내 트레블에게 물었다.“남해에서 훈련 중인 함대는 언제 유럽으로 가나요?”“가을은 되어야 떠날 것 같습니다.”5/13 쪽

    “그렇다면 남해에는 4만톤급 상륙함과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 2척이 항상 상주하게 되는 군요.”“그렇습니다. 3개 함대를 여기 제주도에서 실전배치훈련을 끝내니 그렇게 될 겁니다. 그리고 3000톤인 장보고급 잠수함도 올 가을부터는 항상 4척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베네룩스의 해군들 함대에서 필요한 함정들은 모조리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되었다. 그리고 해군들의 실전 적응훈련도 제주도 남쪽 항구인 남해해군지지에서 하게 된다.리무진은 파주의 탄현면 금산리에 도착하게 되었다. 북한에서 파고 내려오던 땅굴은 금산리의 야산 지역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북한에서 가장 단거리로 파고들어와 서울과 제일 근접한 지역이라 땅굴을 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시추공을 파서 조사해 발견했다.최태욱이 도착하자 공병대대장이 보고했다.“태공, 여긴 대응 땅굴을 파지 않고 수직 갱도를 만들어 북쪽을 차단하고 끝냈습니다. 이미 맥금동까지 파고 들어와 조금만 늦었으면 큰 혼란이 벌어질 염려가 많았습니다.” 6/13 쪽

    “고생 많았군요. 이런 땅굴이 더 나올 확률이 많으니 계속 찾아야 합니다.”“넷! 잘 찾아보겠습니다. 이제 한국군도 땅굴 탐사 전문 공병대가 창설되어 찾고 있으니 전보다는 쉽게 찾게 될 겁니다.”“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오지에 있는 땅굴도 있을 수 있으니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수도 있으니 지역 주민들의 제보를 잘 유의해서 확인하세요.”“넷!”  수직 갱도가 위험하다고 해서 직접 갱도로 들어가지는 않고 사진 자료로 확인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한 땅굴이라 그런지 기계보다는 순전히 인력으로 단단한 바위를 부수어 뚫은 모습이었다.북한에서야 오래전부터 시도한 두더지 작전이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다만 이런 땅굴이 휴전선에 얼마나 만들어 놓은 것인지 그게 염려스러울 뿐이다.‘지독한 놈들이야. 이런 긴 터널을 순전히 손으로 파다니.’최태욱은 공병 대대장과 헤어져 양돈 단지가 있는 덕은리로 가게 되었다. 낮은 산자락의 남쪽에 있는 축산 단지는 황금평 농장에서 분양 받은 어린 돼지들을 키우고 있7/13 쪽

    었다.꿀! 꿀! 꿀!방역시설에서 옷을 갈아입고 농장을 돌아보니 모르는 사람이 와서 그런지 돼지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평소에도 이런가요?”“아뇨. 외부인이 오면 더 요란한 편이죠.”“그렇군요.”철재로 만들어진 케이지 안에 톱밥을 깔아 돼지를 키우고 있었다.“여기서 키우는 돼지는 모두 일본으로 수출합니다.”“그래요? 일본으로 수출해도 가격 경쟁이 되나요?”“예, 얼마 전에 일본은 돈 콜레라로 인해 양돈농가들이 큰 피해를 보아 돼지고기를 한국에서 많이 사가는 편입니다. 중국보다 육질이 좋다고 해서 고급육으로 취급합니8/13 쪽

    다.”“그렇군요. 여기도 전염병은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이곳저곳에 돌아다니는 사료 운반차나 분뇨 수거차량도 병을 옮기기 주범이니까요.”“그런 염려는 안 해도 됩니다. 우린 자체적으로 사료 운반차와 분뇨수거차를 따로 운행합니다.” 양돈 농장에서 수거된 분뇨는 발효시켜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 근처에 있는 비닐하우스 농가에 공급하고 있었다.“평소에 하는 수출도 가격 경쟁이 되나요?”“예, 하지만 평소에는 일본에서 잘 수입을 하지는 않죠. 그때는 중국에서 저가품으로 사가고 거래를 잘 안하는 편입니다.”“아, 자신들이 답답해 필요하면 그때나 사간다는 것이군요.”“예.”최태욱은 농장을 떠나 서울의 용산으로 가게 되었다. 9/13 쪽

    용산에는 미군들이 주둔하던 지역에 많은 대형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전쟁박물관. 국립박물관 그리고 여러 나라의 대사관 건물이 새로 들어서고 있었다.그래서 전에 미군 부대의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는 그대로 외국인 학교로 변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새로 SG 그룹의 사옥이 건축되고 있었다.건물은 20층으로 옆에는 영화관, 스포츠센터, 연극공연장, 대형 백화점들이 같이 세워지고 있었다. 이태원 쪽에 세워지는 건물로 앞으로 이태원과 어울리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으로 건축하고 있었다.최태욱은 현장 사무소에 들려 공사 책임자를 만나 물었다. “언제 준공하나요?”“내년 초면 준공되어 입주를 시작될 겁니다.” 용산에 미군들이 수십년을 주둔하다가 보니 이태원은 한국 속에 외국과 같은 약간 독특한 문화가 자리한 곳이다. 다소 이질적이지만 최태욱은 이런 문화도 유지하는 쪽이 좋다고 판단해 이태원과 어울리는 건물이나 시설들을 하고 있었다.이곳을 영화나 기타 대중예술의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공사장을 천천히 돌아보는 중에 급하게 승용차가 다가와 정지를 하고 안에서 두 명의 10/13 쪽

    건장한 사내가 나타났다. 그들은 신분증을 보여주며 급히 말했다.“태공, 안전기획부로 가시죠. 태공께 알려드릴 중요한 정보가 입수되었습니다.”“그래요? 가죠.”최태욱은 경호원들과 같이 용산을 떠나 남산에 있는 안전기획부로 가게 되었다. 완전히 외부와는 단절된 공간에서 만난 안기부장이 인사하고 있었다.“태공, 어서 오세요. 급하게 여기로 직접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알려 드려야 될 것 같아서요.”“무슨 일이죠?”“태공께서 사귀고 있는 장소희 회장을 화물트럭으로 테러를 사주한 배후를 찾았습니다. 일본의 극우단체에서 휘하 야쿠자를 동원해 필리핀 조직을 이용해 저지른 사건입니다.”“그래요? 그것은 어떻게 안거죠?”11/13 쪽

    “일본과 사이가 멀어진 이후 안기부에서는 계속 그들을 미행하고 도청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야쿠자와 극우단체 회장과 요정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도청하다가 알게 됐습니다.”“아, 그래요? 혹시 녹음은 있나요?”“예. 이건 그들 리더의 신상 내역과 조직표 그리고 파악된 조직원들의 신상명세서입니다.”많은 정보원을 투입해 필리핀에서 배후를 찾지 못하고 있던 중 다행히 우연히 배후를 알게 된 것이다. 최태욱은 안기부장이 넘겨주는 자료를 받아 들고 넘기며 녹음테이프를 들었다.생생하게 두 사내가 장소희와 자신을 거론하며 테러를 사주했으나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최태욱은 녹음을 듣고 나서 조용히 말했다.“부장님, 이 테이프 복사해서 넘겨주세요. 그리고 자료도 만찬가지고요.”“예, 그렇게 하죠.”아무리 한국의 안기부장이 직접 알려주는 정보라고 하지만 너무 중대한 일이다. 함부12/13 쪽

    로 남이 전해준 정보를 믿고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증거를 가지고 별도로 확인할 생각이다.‘결국 내가 예상한 정도로군. 하지만 배후가 누군지 확실해야 보복한다고······.’이렇게 생각하며 최태욱은 그동안 자신이 궁금해 하던 문제를 물어 보았다.“북한에서 핵 개발의 징후는 없나요?”“그들이야 여전히 핵을 개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파키스탄에서 인도군에 의해 죽어버린 과학자들이 많아 그게 순조롭지 않아 보이더군요.”안기부장은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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