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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24화 (424/657)
  • < --  [계약의 허점]  -- >최태욱은 떠날 생각으로 트레블에게 지시하고 있었다.“특별히 한국에서 챙겨야 할 일이 있나요?”“없습니다. 하지만 태공, 며칠 기다렸다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무슨 일이 있어요?”“넷! 파주에서 또 다시 북한에서 파내려오는 땅굴이 발견된 모양입니다.”“뭐요? 또 땅굴이 발견 되요?”이미 파주지역에 땅굴이 발견될 조짐이 보여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실제로 발견되었다니 최태욱은 그 결과를 확인하기로 했다.‘그건 확인하고 출국해야 되겠어.’ 땅굴의 상태를 확인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땅굴을 파기위해 동원된 장비나 크기 등으로 인해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짐작도 가능했다.회1/13 쪽등록일 : 13.01.24 11:38조회 : 3270/3287추천 : 87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빨리 떠나기는 틀렸군.’최태욱이 빨리 떠나려는 이유는 계속해서 방송국에서 출연 요청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각계각층에서 초청을 하니 거북했다. 최태욱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공식 석상이나 TV방송에 잘 나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했다.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해 약간 성공해도 국민들은 스타라고 해서 뜨겁게 열광한다. 물론 운동을 잘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만 거두어도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그런 상황에 올림픽에서 여러 개의 금메달을 따고 큰 부를 이루었다. 더구나 베네룩스 여왕의 남편이 된 최태욱의 인기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었다. 특히 새로운 펜티엄 컴퓨터를 생산하는 SG 필립스 전자회사의 오너라는 위상은 대단했다.국민들의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다 보니 최태욱은 그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한국을 한번 떠나면 쉽게 다시 오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한 최태욱은 트레블에게 지시했다.“파주에서 발견된 땅굴도 확인하고 떠날 겸 연락관이 휴가에서 돌아오면 그때 떠나기로 하죠.”“알겠습니다.”2/13 쪽

    덴마크 출신인 슈이텐더 중령과 루엔 중위는 최태욱이 귀국하고 나서 바로 휴가를 보냈다. 독특한 미모를 지닌 루엔 중위가 항상 옆에 있으니 여러 가지로 주변에서 그녀를 의식하고 있었다. 고향으로 휴가를 보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피하고 있었다.떠나려고 하다가 다시 주저앉는 바람에 장소희가 제일 좋아했다. 그녀는 생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팔에 매달려 조르고 있었다. “오빠, 저와 놀러가요.”“어딜?”“서울 근처에 좋은 산이 많잖아요. 북한산도 가고 인왕산이나 남한산성도 구경 가면 되죠.”“알았어, 그렇게 하자.”저택에서 하루 종일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장소희와 같이 서울 근교에 있는 산을 다니고 있었다. 한국을 떠나면 한동안 만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같이 있을 때 잘해주지.’ 3/13 쪽

    소홀하게 대하고 있었지만 같이 있을 때라도 나름 최선을 다하려고 그녀의 부탁을 쉽게 들어주고 있었다.파주지역에서 또다시 땅굴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언론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전국을 약간 소란스럽게 하는 가운데 국민들은 SG 그룹에서 지원하는 장학퀴즈에 열광하고 있었다.“야, 너 그 방송 보냐?”“당연히 보지. 그래서 토요일에는 일찍 집에 들어간다고.”“재미있더라고.”“저번에는 문제 하나로 차점자 된 여학생이 눈물 흘리며 우는 것 보니 진짜 안쓰럽더라고.”SK 그룹과 SG 그룹이 공동으로 후원하는 장학퀴즈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에 방송하고 있었다. 황금 시간대에 방송하는 장학퀴즈는 전보다 더 인기가 많아지고 있었다.4/13 쪽

    “오늘은 어떤 학교가 컴퓨터 10대를 받으려나?”“그야 모르지. 저번 주에는 울릉도 고등학교가 돼서 참 보기 좋았는데 어쩔지·······.”“매주 하는 장학 퀴즈 프로가 오래 존속하면 언젠가 내 모교도 받겠어.”“그야 모르지. 뺑뺑이 돌려서 정하니까.” 주 장원인 학생이 화살을 쏘아 결정되는 신형컴퓨터 지원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장학퀴즈가 인기가 좋지만 우수한 학생이 출현하다보니 사실 시골에 있는 학교는 조금은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다.“그래도 무작위로 결정되는 방법의 지원이 공정해 보이는군.”“당연하지.”SG 그룹의 계열사들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신문이나 TV 방송국에 거의 광고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최태욱의 인기나 또는 기업에서 벌이는 장학 사업이나 사회환원 사업들을 언론사에서 보도해 주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었다.조금 잠잠하다 싶으면 사회적으로 크게 어필하는 사건이 최태욱 주변에서 일어나거5/13 쪽

    나 또는 신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펜티엄 컴퓨터 출시나 그에 따른 각종 소프트웨어의 출시는 한국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었다. 국내의 내수시장에서 SG 필립스 제품이 80퍼센트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자 삼성이나 LG 에서는 해외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주로 동남아시아나 혹은 중국을 목표로 수출에 힘을 쓰고 있었다. SG 필립스 전자회사의 경우 국내 생산량은 한계가 있어 그쪽까지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았다.그런 가운데 SG필립스 전자회사로 미국에서 낭보가 들어왔다. 한가하게 저택에서 상품디자인을 하고 있는 최태욱에게 전병훈 사장이 찾아와 보고하고 있었다.“태공, 미국 행정부에서 드디어 카리브에서 생산한 신형컴퓨터로 납품계약을 했습니다.”“그래요? 미국 내에도 생산되는 전자회사들이 많은데 어떻게 그렇게 결정됐죠?”“우선 컴퓨터 가격이 조금 싸고 상품의 디자인에서 우수하다고 해 선정됐습니다.”“미국 대통령이 조금은 신경을 쓴 것 같군요.”6/13 쪽

    “그렇습니다.”힐러리 대통령은 헬기 판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미국행정부에서 필요한 신형컴퓨터 구입을 놓고 공개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미국내외의 모든 회사 제품을 대상으로 입찰했다. 그러나 결국 카리브 주의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SG 필립스 전자회사 제품인 스타게이트2가 낙찰을 받은 것이다.전병훈 사장은 약간 흥분된 표정으로 추가해 보고했다.“태공, 미국의 중앙정부에서 스타게이트 2로 납품계약을 하게 되자 같은 가격으로 구매 계약을 하겠다는 주정부도 많습니다.”“그래요? 그게 어디죠?”“제일 먼저 계약한 곳은 아칸소, 다음에는 뉴욕 주입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도 이번 주 내로 계약하겠다고 연락이 왔고요.”베네룩스 왕국에도 생산 공장이 있으니 물었다.“유럽은 어떤 가요?”7/13 쪽

    “유럽은 미국에서 그런 사태가 벌어지자 자국의 전자회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외국 회사 제품은 경매에서 배제하고 있습니다. 다는 아니고 프랑스, 독일, 영국이 그렇습니다.”“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요?”“다른 나라의 경우는 더 심하죠. 아예 수의계약으로 납품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가격 경쟁이나 상품디자인 그리고 지명도에서 떨어지니 도저히 경쟁이 안 되고 있었다. 최태욱은 덴마크 경우가 궁금해 슬며시 물었다.“덴마크는 어떤가요?”“덴마크는 수의 계약으로 우리 회사 제품과 자국 회사 제품을 반반씩 납품 받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득은 오히려 덴마크에서 파는 경우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차익은 모두 여기서 실시하는 장학퀴즈를 모방해 고교에 컴퓨터를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잘 처리했군요.”최태욱이 휴가를 떠났던 두 여자들이 합류하길 기다리며 지내고 있었다. 그 동안 한국에는 폭력이나 마약사범들을 일제히 단속하는 검거열풍이 지속되고 있었다.8/13 쪽

    이런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인해 또 다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었다.“아니? 국회의원이 조직폭력배들의 배후라는 거야?”“그렇다고 하더군.”“죽일 놈들이군.”정치인이 직접 조직폭력배를 거느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향 후배라고 폭력조직 보스의 뒤를 봐주다 졸지에 국회의원도 폭력조직과 연결된 것이다. “안해 먹은 놈이 없는 모양이야.”“다 그런 것은 아니지. 정직한 국회위원이나 정치인도 많아.” 일부 정치인이나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각종 이권사업이나 인사 청탁 등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었다. 단순 폭력조직이라면 국회의원이 직접 문제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국회의원이라는 놈이 마약 조직과 깊숙하게 연결 되었다는군. 더구나 폭력 조직원9/13 쪽

    을 고향후배라고 공기업의 직원으로 넣었다고 하더군.”“그게 뭔데?”“청소부인데 들리는 이야기로는 출근도 안했는데 꼬박 꼬박 봉급을 타갔다고 하더군. 그것을 불평하는 간부직원은 목을 자른다고 국회의원이 협박하고”“그렇다면 그런 짓을 벌인 깡패 국회의원도 퇴출 대상이야.”여론은 급격히 악화되어 버렸다. 폭력조직과 연결된 정도가 심한 의원들은 결국 의원직을 사퇴하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빠르게 수습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사소한 과거의 잘못까지 들추어 버리니 견디기가 힘든 것이다.한국은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함으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서서히 도출되고 있었다. 그런 환부는 국민들의 손에 의해 하나 둘 치유하고 있었다.폭력조직을 소탕하다 보니 정치권까지 광풍이 불자 정치인들은 다들 범죄조직에 대해 일제 단속을 지시한 대통령에게 불만을 표하고 있었다.“아니, 선거를 도와준 고향 후배가 먹고 살기가 너무 어렵다고 사정해 조금 봐준 것도 문제를 삼으면 우린 어떻게 하라는 거야.”10/13 쪽

    “혼자만 독야청청하나?”“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야. 서로 상생해야 하는 거지.”누굴 위해 상생을 말하는 지 잘 모르지만 아무튼 자꾸만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불만을 표하고 있었다.국회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런 불만을 표하고 TV방송에서 출현해 불만을 토하고 있었다. 그러자 이진수 대통령은 국회에 참석해 연설하게 되었다.“국민 여러분! 저는 취임식에서 헌법에 따라 국민들과 약속한 대로 임기 내내 제가 해야 할 소임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대한민국의 헌법 제69조에서는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었다.그 내용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길지 않은 연설이지만 이진수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나라를 바른 길로 가게 하겠다는 11/13 쪽

    의지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그러자 방송을 본 국민들은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맞아, 법을 고치기보다는 현재 있는 법을 잘 준수하는 것이 최우선이야. 그래도 문제가 있으면 입법기관에서 검토해 바꾸어야 하고. 있는 법부터 잘 지키지 못하며 복잡하게 새 법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고.”“잘하는 대통령을 공연히 씹고 지랄들이야. 누구 말대로 저나 잘하시지.”“그러니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아. 뒤가 은근히 구린 놈들이 저런 사정업무에 대해 더 지랄을 한다고. 저도 감옥 갈까봐서.”어떤 나라고 정치지도자에게 뇌물 처먹고 인사 청탁과 압력으로 부를 축척하라는 조항을 용인하는 법은 없다. 그러니 대통령은 법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단순한 논리로 불만인 정치인들의 공세에 대해 역공을 가한 것이다.국가라는 것은 헌법이 있음으로 존립된다. 그런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는 바로 흔히 말하는 역적인 셈이다. 그래서 그 누구도 헌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게 되면 그 행위가 아무리 옳았더라도 후세에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이다.특히 헌법에 의해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인 대통령이 헌법 자체를 부정하는 행12/13 쪽

    위는 그야말로 대통령을 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물론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이 그렇듯 성문화된 헌법도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헌법을 제일 먼저 준수해야할 대통령이 그것을 부정하면 이후 법치국가라는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다.  한국이 이렇게 정치권까지 영향을 주며 범죄 조직 소탕은 약간 소란스러운 가운데 진행되고 있었다. 이웃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사건으로 인해 조용한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었다.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의 조선소에 모인 고위직들이 사장실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우리 이지스 구축함의 성능이 한국 조선소에서 현재 건조하는 함정들 보다 떨어진다는 거요?”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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