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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23화 (423/657)
  • < --  [계약의 허점]  -- >[계약의 허점]약속이란 것을 서류로 만든 것이 계약서다. 그리고 구두로 한 약속은 때로는 실수라는 변명이나 망각이라는 방법을 통해 어기는 경우가 있다.그것을 방비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계약이라는 절차다.아무리 잘난 사람도 너무 기분이 좋고 큰 거래를 하다가 보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다. 그래서 상상하지 못하는 큰 손해를 보기도 한다.사람들은 흔히 결혼을 소중한 계약이고 약속이라고 한다. 그만큼 결혼이라는 것이 인간사에는 중요하기 때문에 하는 말들이다.최태욱은 본시 피닉스 여왕과 결혼할 때 그런 계약서이자 서약을 했다. 그 계약서에는 여러 여자가 신성한 순결의 의무에서 제외 되도록 명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처지 곤란할 정도이던 여자들이 졸지에 셋이나 사라졌으니 이제 셋만 남았다. 더구나 한 명은 같이 다니기 어려운 여왕의 신분이다. 아무리 급해도 옆에 없으면 있으나 마나한 여자다. 물론 어떤 한 부분에 한해서다.‘썩을 내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거야.’회1/13 쪽등록일 : 13.01.24 00:00조회 : 3321/3340추천 : 80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알아서 해결해 달라는 식인 입이 큰 여자를 옆에 두고도 그런 계약서가 여간 찜찜하지 않았다. 그래서 최태욱은 침만 삼키고 말았다. 두 여자들이 무기 구매 계약서를 작성하고 떠나는 것을 멀뚱멀뚱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에이, 내가 미인계에 당했어.’진짜로 여자에게 어떤 흑심이 있었는지는 자신도 잘 모르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 공연히 투덜거리고 있었다. 데미무어야 이미 장소희와 영화를 같이 찍자는 합자계약을 하고 미국으로 떠난 지 오래다.트레블이 응접실에서 앉아 공연히 투덜거리는 최태욱에게 다가와 아주 두툼한 계약서를 넘겨주며 보고했다.“태공, 미국정부와 항공사가 연명으로 작성한 계약서입니다.”“수고했군요. 부품 하나도 빠트리지 않았나요?”“넷, 철저히 조사해 빠짐없이 계약서에 넣었습니다.”“알았어요. 내가 한 번 확인해 보죠.”2/13 쪽

    다른 내용이야 실무자들이 알아서 잘 했을 것이다. 제일 앞면에 있는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었다. 계약서 내용을 살펴보던 최태욱은 아주 중요한 문제가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어라? 이건 조금 이상한데.’빠졌다는 것 보다는 사소하지만 약간 잘못된 계약서가 작성된 것을 알았다. 이런 문제가 대두되자 최태욱은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이건 아주 좋은 돈 벌이가 된다고.’계약서에는 미국 항공사는 SG 항공사에서 150대의 헬기를 현금으로 구입해 주는 시기에 헬기생산 공장을 준공해 준다는 약속이 있었다. 300대를 인수하면 그때는 기술이전을 완전히 끝내야 한다. 한국에서 90퍼센트 이상의 자체 생산 부품으로 150대를 생산하게 되고 약간의 로열티만 지불하면 된다는 내용이다.‘500대만 팔면 완전히 끝나는 계약이야.’헬기를 총 500대를 구매하는 계약이라 나머지 200대를 구매해 주게 되면 미국 항공사로 그 나마 주던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3/13 쪽

    계약서의 허점은 여기에 있었다. 최태욱이 어떤 수단을 쓰던 빨리 그 숫자만 넘기게 되면 된다. 한국은 완전히 자체적인 기술로 헬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좋았어. 이제부터는 계속 헬기 장사나 해봐야겠군.”최태욱은 혹시 몰라 계약서를 다시 살폈다. 계약서에는 미국에서 지목한 나라에는 헬기를 판매하지 못하는 옵션이 있었다.‘북한, 쿠바,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이란과 기타 반군 단체에는 판매하지 못하는군.’법적인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에 최태욱은 급하게 본사로 연락해 종합기획실 소속인 변호사들을 불렀다. 자신이야 기본적인 법의 상식에서 판단하고 변호사들의 생각은 어떤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응접실에 모인 여러 명의 변호사들에게 계약서를 보여주며 지시했다.“문구 하나하나를 검토해 허점이 있나 살펴보시오.”4/13 쪽

    “알겠습니다.”조금의 틈이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내용과 다르면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해 완벽하게 법률적인 검토를 시키고 있었다. 사소한 실수가 큰 데미지를 주는 문제가 되니 한국 측에 불리한 조항이 있는지 재검토시키고 있었다.  며칠간 10여명의 변호사들이 모여 계약서를 검토하고 나자 보고했다.“태공께서 지적하신 문구만 약간 허점이 보이고 나머지는 완벽합니다.”“그래요? 내가 발견한 문제는 분명 미국 측의 실수가 확실하죠?”“그건 태공께서 헬기를 많이 팔 자신이 있으니 미국 측의 실수라고 판단하시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하등 이상한 계약서가 아닙니다.”“알았어요. 헬기를 판매하는 것이 관건이군요.”“그렇습니다. 빠른 시기에 많은 헬기를 판매하면 SG 항공사가 상당히 유리한 계약입니다. 늦어지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고요.”변호사가 지적한 그대로 헬기를 빠르게 많이 판매하면 이득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5/13 쪽

    그렇지 않게 되면 오히려 한국 측에게 약간 불리한 조항이다. 아무튼 자신이 착각한 내용은 아니라니 최태욱은 헬기 판매 수가 중요하게 되었다.“옵션에 걸린 나라는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보이네요.”“그렇습니다. 그런 나라들은 사실 판매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좋으니 별로 문제가 될 수 없어요.”옵션 내용에 적혀 있는 나라들에게 헬기를 팔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반군들이 헬기를 사갈만한 여유도 없으니 이런 내용이야 별로 문제되지는 않았다. 이제부터 헬기의 수를 500으로 기준해 판매해야 하니 우선 기록을 해두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최태욱은 트레블에게 조용히 지시했다.“트레블, 500까지 쓴 쪽지를 항상 들고 다니도록 해요. 그리고 내가 어떤 식으로든 헬기를 판매하면 숫자를 차츰 고치도록 해요.”“알겠습니다.”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항상 기억하기 위해 옆에서 그 수를 하루에 세 번 정도 주지시키라고 지시했다.6/13 쪽

    “기상과 아침 식사 그리고 점심에 숫자를 말해 줘요.”“알겠습니다.”간단한 방법으로 목표를 정해 앞으로 움직일 생각이다. 그런 목표가 서자 즉시 베네룩스를 비롯해 한국 정부에게 연락해 헬기 구매는 모두 자신에게 창구를 통일하도록 전달하게 되었다.한국의 이진수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각하, 한국에서 필요한 모든 헬기 구매는 반드시 저를 통해야 됩니다. 그래야 빨리 기술을 이전 받아 한국도 자체적으로 헬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알겠어요. 그런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해야죠.”“꼭 그렇게 해주셔야 합니다.”“태공, 염려 마세요.”누가 위라서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다. 다들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행동이라 쉽게 동의해 주고 있었다. 군대에서 필요한 헬기를 비롯해 민간에서 필요한 수도 포함했다. 그렇게 계산하다 보7/13 쪽

    니 사실 500대의 헬기 수는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니다. 한국, 베네룩스, 덴마크, 카리브 주를 포함하면 의외로 아주 손쉽게 달성할 수량이었다.베네룩스로 연락해 총리에게도 지시하고 있었다.“베네룩스의 모든 헬기 구입은 나를 통하도록 해요. 그리고 덴마크 정부로도 연락해 그렇게 하도록 하고요.”“알겠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필요하면 다른 나라도 공동 구매에 참여하도록 해보겠습니다.”“그렇게 되면 더 빠르겠군요.”작심하고 헬기를 판매하려고 생각해 보니 많은 수량 판매가 가능했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기반이 조성되자 최태욱은 이제 생산 시설이 문제라고 판단했다.최태욱은 빨리 한국의 항공 산업이 정착하길 바라기 때문에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창원으로 가게 되었다. 인근의 함안에 있는 농공단지에 도착하게 되었다.이곳은 완전히 소규모인 농공단지가 아니고 거대한 국가 산업 단지로 변했다. SG 필립스 전자화사의 공장도 입주하고 새로 SG 항공사가 입주하게 되었다.최태욱이 도착하자 현장에 와 있던 고동춘 사장이 급하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8/13 쪽

    “태공, 어인 일이신지요?”“고 사장님, 공사를 더 서둘러야 될 일이 있습니다.”“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최대한 빨리 공사가 끝나도록 해 보겠습니다.”항공 산업은 자동차 산업 보다 필요한 부품의 수가 많은 분야다. 그렇다 보니 협력업체의 수도 많이 필요했다. 인근에 있는 창원국가 산업단지가 그 역할을 해주겠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그래서 그에 대해 추가로 지시하고 있었다.“나중에 확장될 가능성이 높으니 정부에 잘 설명하고 공단지역을 더 넓게 책정해 달라고 하세요.”“알겠습니다.”협력업체를 담당하는 이유영 전무를 보며 다부진 목소리로 당부했다.“부품을 납품할 회사들은 잘 선정하도록 하세요. 정밀한 기계류라 조금만 실수로 큰 타격을 받으니 신경을 쓰도록 하세요. 그리고 베네룩스에서 이주하는 회사들에게 우9/13 쪽

    선권을 주도록 하고요.”“알겠습니다.”베네룩스에도 생산 공장을 건립할 수 있었으나 최태욱은 모든 여건이 한국이 좋다고 판단해 이곳으로 결정했다. 물론 자신이 한국 출신이다 보니 그런 결정을 쉽게 내린 것이다. 물론 일부 부품 공장들은 미국에서 합자형태로 이곳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판단했다.“지역 주민과 잘 융화되도록 그들을 많이 채용하세요.”“알겠습니다.”“그 문제는 아주 중요하니 나중에 종합기획실에서 감사를 철저히 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넷!”농촌 지역을 공단지역으로 만들다 보니 아직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대한 도시 인구를 분산하는 정부 방침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군지역으로 공장 부지를 결정한 것이다.10/13 쪽

    최태욱은 하루를 이곳에서 머물며 부지 조성이나 공장 건설 현장을 돌아보고 나서 다시 거제도의 대우 조선소로 가게 되었다. 거제도의 대우조선소에는 지난번 이지스 순양함 진수식에 이어 이지스 구축함 건조식이 있었다. 두 척이 동시에 건조되어 안트베르펜과 브뤼셀이라고 함선명이 결정되었다. 그래서 1번함을 기준해 8천톤급 이지스 구축함의 경우 안트베르펜 급이라고 칭하게 되었다.베네룩스에서 인수하니 그런 함선 명으로 결정된 것이다.다소 늦게 조선소에 도착해 이미 진수식을 끝낸 함정 2척은 이미 제주도의 남해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대우조선소의 전무를 만나 물었다.   “현대와 삼성 조선소는 건조 속도가 조금 늦군요.”“그곳은 기존에 건조하던 선박을 마무리하고 건조를 시작해 우리보다 조금 늦습니다.”“얼마 정도 늦나요?”“한 달 정도 뒤에는 진수될 겁니다.”11/13 쪽

    그런 정도면 아주 적당한 시기에 건조되니 최태욱이 구상하는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고 판단했다.한국해군은 아직 예산 문제로 인해 이지스 순양함이나 이지스 구축함을 인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제일 늦어지는 삼성조선소에서 건조되는 함정부터 한국 해군에서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한국은 예산 문제로 일단 이지스 구축함을 기함으로 하는 4개 함대를 만들 계획이다. 후에 이지스 순양함을 기함으로 하는 함대를 구성할 계획이다.“함정을 건조해 넘기면서 보유는 못해 해군들은 불만이 많더군요.”“당연히 그렇겠죠. 하지만 그게 어디 욕심만으로 되나요? 모두 돈이 있어야 보유하는 거죠. 이제 자체적으로 이지스 시스템을 장착한 대형 함정은 건조할 기술력은 보유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차츰 보유할 기회가 생기겠죠.”최태욱이 이렇게 말하자 조선소의 전무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 바람에 근로자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풍토가 생겼습니다. 부지런히 돈 벌어야 좋은 군함 만들어야 아들들이 타고 다닌다고요.”12/13 쪽

    “아, 그런 일도 있습니까? 좋은 현상이군요.”    서울로 돌아온 최태욱은 드디어 한국을 떠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장소희에게 말했다.“소희야, 당분간 여기서 지내다가 정이나 답답하면 미국으로 가서 지내.”“알았어요. 그렇게 하죠.”당분간은 홍콩으로 가서 지내기보다는 미국이 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미국은 총기를 개인이 소지하니 위험하다고 생각되지만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면 안전해 보였다.“아직 범인의 배후가 드러나지 않았으니 항상 조심하고.”“알았어요.”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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