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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19화 (419/657)
  • < --  [최강의 로비는 미인계]  -- >최태욱은 응접실에서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봄비로 인해 정원에 울창하게 있는 나무들이 촉촉하게 젖어들고 있었다.부슬부슬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며 최태욱은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여름에 내리는 폭우와 달리 대지를 서서히 적시는 봄비는 새로운 희망을 떠올리고 있었다. 올해는 벼슬에 벼슬을 더하니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후에 일보다 당장 장소희 문제가 급해 그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한국을 떠나야 하는데 소희를 어떻게 하지?’일단 저택에서 머물며 안전하게 지내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계속 어기서 지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자신이 데리고 다니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다. ‘나와 사이가 별로인 중국의 언론사 기자 놈들이 벌 떼처럼 달려들어 우릴 이상한 사이라고 씹을 거야.’자신들의 사이를 비난할 중국의 언론사들의 보도가 두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리되면 피닉스 여왕이 무척 정신적으로 힘들어 질것이라 그런 생각도 버릴 수밖에 없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1.23 00:05조회 : 3349/3365추천 : 7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데리고 다니기는 어렵겠어.’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장소희가 이층의 침실에서 내려와 부드럽게 물었다.“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하게 하세요?”“그냥, 네가 계속 여기서 숨어서 지낼 수 있을까 생각했어. 죽은 듯이 숨어서 지내는 것처럼 계속 살기는 네 성격상 곤란하잖아.”“아, 그렇군요. 오빠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모양이군요.”“응! 나는 중국을 거쳐 몽골로 가볼 생각이야.”“어머, 여행을 가시려고요?”“여행도 다니고 사업도 해볼 생각이지.”여행을 하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떠난다니 따라 가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같이 가자고 권하지 않으니 간다고 할 수는 없었다. 장소희는 한국으로 와서 고향사람에게 전화했다가 부탁 받은 내용이 떠올라 조심스2/13 쪽

    럽게 물었다.“오빠, 혹시 SG 해운회사에서 새로 발주할 유조선이 있어요?”“그건 왜?”“목포에 있는 HT 조선소에서 유조선을 건조해 보고 싶다고 수주했으면 해서요.”여자를 내세워서 이런 청탁을 하자 최태욱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소희야, 너 HT 그룹 사람들을 잘 아냐?”“오빠, 그렇지는 않고 제 고향이 남쪽인 장흥이다가 보니 그쪽에는 평소에 아는 사람들이 많죠.”“무슨 말인지 알겠군.”목포에 있는 HT 조선소는 규모가 작았다. 아직은 시설이나 기술력이 부족해 대형 유조선을 건조하려는 선주들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다소 억지를 부려 수주한 3천톤급 호위함만 건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1만톤급이나 5천톤급의 벌크 선을 어렵게 수주해 건조하고 있는 중이다.3/13 쪽

    분명히 최태욱과 장소희가 애인관계라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들이 청탁한 것은 확실했다. 그래서 최태욱은 부드럽게 거절하고 있었다.“소희야. 그런 부탁은 거절해야 해. 선박 건조를 잘못하면 해운회사 전체가 잘못되는 경우가 있어. 내가 보기에 HT 조선소는 아직 대형유조선 건조는 무리라고 본다.”“알았어요.”처음으로 부탁한 청탁을 거절하자 장소희는 힘이 하나도 없는 표정을 지으며 답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자 최태욱은 조금 안됐다 싶어 다시 물었다.“너 혹시 삼촌이 시켜서 그러냐?”“예, 삼촌이 전화했어요. 가능하면 HT 조선소도 조금은 큰 배를 건조하도록 오빠에게 부탁해달라고요.”최태욱은 전에 약간 도움을 받은 일도 있는 그녀의 삼촌이다. 그 사람의 부탁이라는 소리를 듣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전에는 권력자로 위세가 대단했지만 이제는 고향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4/13 쪽

    “삼촌이 요즈음 지내기가 힘든가 봐요. 자존심이 무척 강한 분인데 저에게 일부러 전화해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을 보면········. 삼촌은 요즈음 HT 조선소에서 도움을 받는 것 같아요.”“그래? 돈이 그렇게 없나?”“예, 전에는 모르지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다 돈을 모조리 날려 지금은 가지고 있는 돈이 별로 없나 봐요.”“그러냐?” 선거에 돈을 많이 사용하던 때 국회의원을 하려다 보니 벌어진 사태다. 장소희는 최태욱이 조금 표정이 달라지자 급하게 다시 말했다.“오빠, 가능하면 한번 고려해보세요. 삼촌이 어려울 때 한번은 도와주는 것도 좋지 않나요?”장소희가 이렇게 다시 사정하자 최태욱은 생각했다. 전라도 고흥 출신인 장소희의 삼촌은 한때 한국을 호령하던 인물이다. 이제 시대가 변해 정치에서도 물러나 초야에 묻혀서 조용히 지낸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5/13 쪽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는군.’   새삼스럽게 권력의 무상함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과거 그의 도움을 받은 일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래, 그 사람의 행동들이 옳았던 그르던 내가 도움을 받았던 처지니 나도 한 번은 도와 줘야 도리지.’이렇게 생각하고 이내 답해 주었다.“알았어. 5만톤급 벌크 선 2척을 HT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배려해 주마.”“어머, 정말요?”이미 1만톤급 벌크 선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HT 조선소다. 다소 규모가 큰 벌크 선을 건조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필요한 기술이야 회사에서 알아서 구한다고 생각했다.“해운회사에서 찾아 갈거니 삼촌에게 그렇게 연락해.”“알았어요. 오빠, 고마워요.”6/13 쪽

    최태욱은 처음에는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장소희가 재차 부탁하자 결국 들어주게 되었다. 처음 하는 부탁이라 매정하게 거절하기가 힘이 들었다. 애인으로 사는 여자지만 자신이 별로 잘해 주지 못해 마음이 약해진 것이다. 아무튼 로비에는 이렇게 미인계가 제일 효력이 좋은 것이다.최태욱은 이런 부탁을 들어주고 나서 장소희가 박연화의 소식을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슬며시 물었다.“소희야. 박연화의 소식은 아냐?”“예, 저와 연화 언니와 가끔 전화해 대충은 알아요. 그 언니는 불문에 귀의하고 전국을 떠도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사찰이나 스님들에 사채를 빌려주고 있고요. 태고종이라 결혼도 가능한 종파라고 보시면 돼요.”“그렇군.” 이런 대화를 나는 중에 트레블이 와서 최태욱에게 급하게 보고했다.“태공, 아르페르 총리께서 한국을 방문한다고 합니다.”7/13 쪽

    “무슨 일로?”“한국의 조선소에서 건조한 이지스 함과 프리키드 함의 건조 행사에 참석하려고 오신답니다.”“아, 벌써 건조가 끝났나?”“예, 그래서 그 함정들을 인수해 실전배치할 해군들도 같이 오는 모양입니다.”“알았어요. 그렇다면 건조식이 끝나면 중국으로 가야겠군요.”이런 보고를 하고 나서 트레블은 다시 추가해 보고했다.“진수식에는 미국의 힐러리 대통령도 참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근처 도시에서 3개국의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답니다. 태공께서 참석 여부를 알려 달라고 합니다.”“나야 아르페르 총리가 참석하는데 굳이 참석할 필요야 없지요.”“알겠습니다.” 한국의 삼성, 대우, 현대 조선소에서는 이지스 함을 6척을 건조하고 프리키드 함은 8/13 쪽

    12대를 건조하고 있었다. 제일 처음 건조한 함정들은 모두 베네룩스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함정은 제주도의 남해 항구에서 실전배치 훈련을 끝내고 베네룩스로 떠나게 된다. 12000톤급인 이지스 구축함과 8천톤급의 이지스 함정들이라 이제 언론에서는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으로 부르고 있었다.  이지스 시스템이 상당히 경량화가 이루었다. 빈 공간에 많은 미사일이나 무기들이 장착되어 있었다. 모두 2척씩의 시호크 대잠헬기를 탑재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기종을 결정하고 있지 않았다.최태욱은 아르페르 총리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카리브에서 지내던 양국철이 저택으로 찾아왔다. 서재에서 최태욱은 양국철에게 지시했다.“두 팀으로 나누어 한 팀은 장소희를 경호하고 한 팀은 어떤 조직이 그녀를 노리는지 조사해보도록 해요.”“알겠습니다. 바로 조사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급하게 조사해 허술하게 조사하지 말고 철저하게 배후를 캐보도록 해요. 잘 못 조사해서 진짜 배후는 뒤에서 웃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내가 그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흔적을 남기면 안 됩니다.”9/13 쪽

    보복하려면 그것을 상대방이 몰라야 요리하기 쉽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태공, 잘 알겠습니다. 정확하게 조사해 보고 드리겠습니다.”  양국철이 이렇게 호언장담하는 이유는 이미 카리브 정보국과 베네룩스 중앙정보부에서 별도로 많은 정보원을 필리핀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정보국과 중앙정보부 차원에서 사건의 배후를 조사하고 있었다.  최태욱이 목동의 저택에서 장소희와 같이 지내며 기다리는 동안. 한국이나 이웃 일본에서는 계속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터지고 있었다. 미국의 힐러리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한국을 방문하지 전에 일본의 오키나와를 들려 미군 기지를 방문하고 동경으로 오게 되었다.먼저 왕궁으로 가서 일본 국왕을 만나고 나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었다.“저는 일본이 한국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랍니다.”“당연히 그래야죠. 우리는 한국을 상당히 우호적으로 대하고 있습니다.”“그래야죠. 그래야 우리 미국도 중간에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10/13 쪽

    먼저 이런 대화를 하고 난 힐러리는 슬며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제가 알기로는 일본에서 북한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전자 부품을 수출한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전자부품 중에 미사일 부품 제조에 사용할 부품들이 포함되어 있다니 매우 염려스럽군요.”힐러리의 말에 총리는 정색하며 답했다.“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요. 그런 소문은 모두 모함입니다.”“그래요? 그럼 제가 잘못 알고 있다는 이야기로 군요.”“그렇습니다.”일본 총리의 답변에 힐러리는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총리께서는 나를 매우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군요. 내가 이런 말할 때는 그만한 정보를 확실하게 알고서 하는 충고입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지금까지 벌어진 거래는 그대로 넘기지만 더 이상 그런 문제가 또 다시 생긴다면 저도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어요.”11/13 쪽

    힐러리는 강한 어조로 북한과 거래금지 품목인 전자부품 거래에 대해 일본 총리에게 심각한 경고를 하고 있었다. 결국 이런 대화를 오가는 가운데 양국 간에 경제 협력 등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수세에 몰린 일본 총리는 힐러리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응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경제협력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나자 마지막으로는 일본에서 건조하고 있는 이지스 구축함인 공고급에서 필요한 대잠헬기 거래 협상을 했다.“어떤가요? 모두 12대가 필요하니 시호크 대잠 헬기로 구매를 하시죠.”“그렇게 하죠.”“판매 가격은 실무진들이 조정한 그대로 결정하는 겁니다.”“당연하죠. 최대한 빨리 헬기를 우리에게 보내 주시면 됩니다.”이미 몇 차례 실무진들이 협상해서 기종선정이나 구입 가격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최종적으로 결정권자들 간에 마무리하는 수준이다.   이런 협상을 끝낸 힐러리는 일본 방문을 끝내고 한국으로 떠나게 되었다.한국의 거제도 대우 조선소에는 신형인 이지스 순양함인 카리브 함이 진수되고 있었12/13 쪽

    다. 행사장에 참석한 힐러리는 아르페르 총리에게 물었다.“태공은 참석을 안했군요.”“예, 아마 바쁜 일들이 많은 모양입니다.”“그렇군요.”다른 사람들도 주변에 많다가 보니 더 깊은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이진수 대통령도 참석한 진수식이라 상당히 의미가 깊었다.행사가 모두 끝나고 나자 함정은 도크를 떠나 서서히 넓은 바다로 나가고 있었다. 이지스 순양함은 거제도의 조선소를 떠나 제주도의 남해항으로 가게 된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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