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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14화 (414/657)
  • < --  [어둠의 그림자들]  -- >구룡경찰서로 끌려온 진동수는 수사과 형사들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형사가 위압적인 목소리로 추궁하고 있었다.“누가 시켜서 이런 사건을 저지른 건가?”진동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항변했다.“누가 시키다니요. 저는 신호가 바뀌어 그대로 달린 것뿐입니다.”사고 당시 상황을 이미 다 아는 형사는 어이없었다. 정황으로 보아 분명히 고의적으로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카 앞을 가로막은 것이 틀림없었다. 형사는 다시 눈을 부라리며 호통 쳤다.“뭐라? 신호가 바뀌다니? 그때 빨간불인데 왜 골목길에서 갑자기 트럭을 몰고 튀어나온 거야? 좋게 말할 때 사실 대로 말해.”“형사님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저는 하나도 모릅니다. 저는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만 알지 아무것도 모릅니다.”회1/13 쪽등록일 : 13.01.21 14:09조회 : 3278/3295추천 : 72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당신은 살인미수죄를 저지른 거야. 평생감옥에서 살기 싫으면 누가 시켰는지 순순히 말해.”“이상한 말씀만 하시네요.”경찰은 트럭운전자인 진동수가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여러 형사들이 교대로 조사하며 매섭게 추궁했다. 하지만 경찰들의 매서운 추궁에도 불구하고 진동수는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었다. 그저 신호를 잘못 보아 도로로 진입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었다.경찰서의 수사과장실에서는 과장과 형사들이 모여 이 사건을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수사과장이 사건 담당 형사에게 물었다.“어떤가? 고의적이라는 증거를 잡을 수 있겠나?”“과장님,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운전기사가 순순히 자백하면 모를까 소용없습니다. 그리고 자백해도 법원으로 가서 번복하면 우리만 이상하게 됩니다.”수사과장은 형사의 보고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2/13 쪽

    “언론에서는 연일 살인 미수라고 떠드는데 사건의 열쇄를 쥐고 있는 진동수를 그냥 풀어주기도 곤란하고 너무 답답하군.”“과장님, 증거가 하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정황만으로 살인 미수죄로 구속하기는 곤란합니다. 그렇게 되면 인권을 유린했다고 고소당할 위험성도 많습니다.”“정말 주변을 조사해도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가?”“예.”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 시킨 정황은 충분했다. 그걸 입증할 증거가 너무 부족하니 살인 미수죄로 구속해 법원으로 넘기기는 정말 곤란했다. 젊은 나이에 홍콩에서 큰 부를 이룬 장소희 회장이다. 이번 교통사고는 세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이번 사건을 계속 보도하며 청부살인 쪽으로 단정하고 있었다.“진동수를 그대로 풀어줬다가 나중에 청부살인을 시도한 증거가 나오면 우리는 곤란한데. 머리가 너무 아프군.”“과장님, 검찰에서는 빨리 증거를 찾아 살인 미수죄로 처리하자고 합니다.”3/13 쪽

    “답답한 노릇이군. 언론에서 떠드니 검사는 그렇게 말하겠지만 아무 증거가 없이 어떻게 그렇게 처리하나?”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수사과장을 결국 진동수 주변을 탐문 수사를 벌여 혹시 돈을 남에게 받은 사실이 있는지 자세하게 살폈다. 이틀이 지나 다시 수사과장은 형사들에게 물었다.“주변에서 뭐가 나온 것이 있나?”“과장님, 아무리 살펴도 증거가 될 만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가족들의 예금통장도 확인했으나 돈이 오간 흔적은 전혀 없고 돈을 사용한 정황도 전혀 없습니다.”“확실하게 조사했나?”“넷! 모조리 살폈지만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습니다.” 여러 명의 수사과 형사들이 진동수의 주변을 철저하게 조사했다. 하지만 가족들이나 주변인물들이 돈을 받아 사용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 또한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저지른 어떤 정황도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4/13 쪽

    “과장님, 심증만 가지고 더 이상 경찰서에서 잡아 둘 수는 없습니다. 풀어줘야 합니다.”“알았어. 그럼 검사에게 전하고 사건을 일단 종결하지.”결국 진동수가 신호를 잘못 확인한 운전미숙으로 교통사고를 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수사과장은 검사에게 전화해 이런 사실을 모두 보고했다. 언론에서 크게 떠들어 어떻게 해서라도 큰 건을 하나 잡았다고 생각하던 검사도 포기하고 지시했다.“하는 수 없군요. 진동수를 풀어 주도록 하죠.”“알겠습니다. 검사님, 일단 진동수를 풀어주고 다시 재조사해 증거가 나오면 구속 신청을 해보죠.”“그렇게 처리합시다.”종합보험이나 운전자 보험을 들어 놓은 화물트럭이고 운전자다. 결국 구룡경찰서 수사과장은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진동수를 풀어주게 되었다.  진동수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지내다 며칠 만에 풀려났다. 경찰서 정문을 나온 진동수5/13 쪽

    는 길에서 택시를 타고 있었다. 그는 빠르게 달리는 택시의 뒷좌석에 앉아 뒤를 돌아보았다. 도로에 서성이며 택시를 바라보는 몇 명의 젊은 사람들이 보였다.‘미행하는군.’자신을 미행하는 정체가 누군지는 알지 못하지만 진동수는 택시 기사에 급하게 말했다. “구룡 재래시장으로 가시오.”“넷!”경찰서 앞에서 택시를 탄 진동수는 좁은 골목으로 이루어진 재래시장으로 가고 있었다. 그가 가는 뒤에는 승용차 두 대가 조심스럽게 따라가고 있었다.와글와글.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재래시장 입구에서 택시가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린 진동수는 서둘러 시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미행하는 사내들을 따돌리기 위해 수많은 작은 가게들이나 노점상이 밀집된 재래시장 안으로 들어갔다.“어, 집으로 안가고 시장으로 가네.”6/13 쪽

    마치 며칠 집에 들어가지 못했으니 과일이라도 사가려는 듯이 과일 가게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한참 과일을 고르던 진동수는 점점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들어가 미행자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그리고 미행자들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재빠르게 움직였다후다닥. 다다다.좁은 골목으로 뛰어든 진동수른 잽싸게 작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급하게 좁은 계단을 뛰어 위로 올랐다. 그리고 옥상에 올라 비상계단을 통해 다른 건물로 이동해 사라지고 있었다.집이 밀집된 곳이라 쉽게 다른 건물 몇 개를 통과해 미행자를 따돌렸다. 미행자를 따돌린 진동수는 어디론지 급하게 가고 있었다.약간 떨어져 미행하던 사내들은 갑자기 진동수가 사라지고 나자 당황했다. 주변을 허겁지겁 찾아보다가 놓쳤다는 것을 알고 투덜거렸다.“공연히 범인을 풀어줘서 우리들만 피곤하게 하네.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경찰서에 잡아 놓고 조사했어야 하는데.” “과장님에게 혼만 나겠어.”7/13 쪽

    “일단 돌아가자고. 여기서 아무리 찾아도 소용없게 생겼어. 집으로 가서 기다려 보자고.”“그러지.”사내들이 이런 대화를 하고 사라진 진동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있으니 어떤 식으로라도 접촉을 시도할 것이니 주변에서 매복하며 기다릴 생각이다. 그러나 진동수는 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사내들이 포기하고 사라진 재래시장에는 일단의 사내들이 진동수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을 통해 사라진 진동수를 찾을 수는 없었다.이런 사실은 홍콩 언론사 기자들에게 알려져 신문으로 보도되었다.“살인미수죄를 저지른 범인을 놓친 무능한 경찰!”이런 보도가 대대적으로 나가자 구룡경찰서에서는 사라진 진동수를 공개수배하고 있었다. 진동수 먼 친척 중에 갑자기 거액이 생겨 그 돈을 사용한 증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구룡경찰서 수사과장은 사방에서 질책당하는 전화를 받고 짜증을 내고 있었다.8/13 쪽

    “어휴, 증거가 없어서 진동수를 풀어 줬는데. 내가 몰래 뒤에서 뇌물 먹고 살인미수죄를 저지른 범인을 풀어줬다고 하니 미치겠군.”“과장님, 조금 지나면 잠잠해지겠죠. 장소희의 극성팬들이 아마 저렇게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해 난리 피우는 것 같습니다.”“팬도 팬 나름이지. 다들 극성팬이라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위에서 계속  범인을 잡으라고 압박이 들어오니 죽겠어.”이런 대화를 나누며 수사과장은 다시 형사들에게 다그치고 있었다. “빨리 돈을 받은 그 사람을 잡아 와.”“넷!”이런 지시를 내리고 수사과장은 전화를 받았다.“예? 진동수를 찾았다고요? 알겠습니다. 바로 병원으로 가죠.”수사과장은 전화 연락을 받고 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수배령을 내려 찾고 있던 진동수는 의외로 바닷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어 병원의 시체안치실에 들어 있9/13 쪽

    었다. 검안해보니 재래시장에서 사라지고 나서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살해당했다. 분명 교통사고를 교사한 배후 조직에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였다.  “예리한 칼에 찔려 죽었군.”“단 한 번으로 옆구리를 찔러 죽인 것으로 보아 전문가 솜씨가 확실합니다.”“수사팀을 확대해야 되겠군.”“넷!”이런 변사체가 수시로 생기는 홍콩이다. 하지만 미모의 재벌인 장소희 회장과 연결된 살인사건이다. 구룡경찰서는 수사요원을 대폭 늘려 이번 사건을 조사하게 되었다. 하지만 살인 사건을 저지른 조직이나 범인의 윤곽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구룡호텔 특실인 숙소에서 장소희는 염동운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회장님, 죽은 진동수의 먼 친척이 조직과 연결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실장, 어떤 폭력조직과 연결된 거요?”10/13 쪽

    “회장님, 조사를 해보니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활동하는 마약과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밀수조직과 연결되었습니다.”“필리핀 밀수조직에서 돈을 주고 나를 죽이라는 청부했다는 건가요?”“아직 증거는 없지만 그런 낌새는 알 수 있습니다. 지금 계속해서 진왕천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필리핀으로 출국해 도주했습니다.”“알았어요. 나와 필리핀의 조직과는 원한이 없으니 또 다른 배후가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서 추적해보세요.”“넷! 흑룡단에 말해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자신을 노린 테러 사건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었다. 홍콩에서 활약 중인 필리핀 조직에서 개입했다. 그 뒤에도 다른 조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니 너무 혼란스러웠다.  염동운은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장소희에게 권하고 있었다.“회장님, 당분간 밖으로 돌아다니는 행사에는 참석하지 마세요. 잘 못하면 저격의 위험도 있습니다. 필리핀 조직은 게릴라 출신들이라 총기와 폭탄을 사용하니 조심해야 합니다.”11/13 쪽

    “알았어요. 너무 위험하면 당분간 한국으로 가서 지내도록 하죠.”“그게 좋겠습니다.”장소희는 한국에서 계속 지내고 있는 최태욱도 만날 생각이다. 오랜만에 귀국해 고향도 돌아 볼 생각이다.한편 홍콩에서 이런 청부살인을 벌이는 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보기 힘든 사건으로 인해 나라가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전남의 광양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보안이 철저하다는 회사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군.”“그런 짓을 벌인 범인이 호주 인이라니 기도 안차는군. SG 특수금속에서는 뭐 하러 그런 외국 놈들을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한 거야?”“누가 그것을 알고 고용했겠어.”광양의 지검에는 안전기획부에서 이첩된 사건으로 인해 소란이 일어났다. 이창수 부장검사는 서류를 넘겨보며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12/13 쪽

    “하필 광양에서 이런 새로운 사건이 터지다니.”“부장님, 이제 기업체도 보안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겁니다.”이런 말을 주고받던 이창수 부장 검사는 김인배 검사에게 지시했다.“다른 여죄가 더 있는지 자세하게 조사하도록.”“넷!”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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