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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13화 (413/657)
  • < --  [어둠의 그림자들]  -- >[어둠의 그림자들]구정을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말·······.번창하고 있는 홍콩의 야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침체기에 접어들던 일본의 경기가 살아나고 한국의 무역도 늘어났다. 물론 중국의 무역량도 증가하게 되자 홍콩도 따라서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었다.홍콩의 밤은 뜨거운 열기가 꺼질 줄 모르고 있었다. 도시는 깊은 밤에도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했다. 아름다운 항구의 야경을 지닌 홍콩에 번성은 지속되고 있었다.또한 홍콩은 화려하고 밝은 만큼 뒤에 가려진 어두움도 그만큼 진한 곳이다. 그래서 이곳 홍콩은 세계에서 몰려온 많은 범죄조직들이 성행하는 곳이다. 전에는 중국인 조직인 삼합회가 완전히 장악했으니 그런 양상도 차츰 변하고 있었다. 필리핀이나 혹은 베트남에서 온 범죄 조직들도 극성을 부리고 있었다.에에엥!여러 대 경찰차의 사이렌이 크게 울리고 급하게 달리는 것으로 보아 어디선가 또 다시 강력 사건이 터진 것 같았다. 홍콩은 하루에 한 두 번은 항상 총기를 쏘아대는 큰 사건들이 터지고 있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1.21 00:00조회 : 3502/3522추천 : 85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홍콩의 구룡만에 위치한 부두와 인접한 TSH 그룹 사옥에서는 자축연이 있었다. 20층의 높은 빌딩에는 SG 그룹의 계열사들이 모여 있었다. TSH 회장인 장소희는 무역을 담당하는 모기업인 (주) TSH와 자회사인 투자, 유통, 부동산임대, 금고, 백화점, 영화관, 호텔과 카지노 기타 많은 대형 유흥업소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올해 초 TSH 영화사에서 출시한 ‘인터폴’이란 액션영화가 성공리에 상영되고 있었다. 연일 극장가는 만원을 이루고 많은 나라들에서 수입해 상영하고 있었다.장소희는 이곳으로 와서 생활한지 오래되었다.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아 독자적으로 기업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전에는 최태욱의 도움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혼자서도 기업 경영을 잘하고 있었다. 이런 자리가 되기까지 최태욱과 안태형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웅성웅성.커다란 회의실에 마련된 축하 행사장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참석해 있었다. 장소희 회장은 모인 사람들에게 술잔을 높이 들어 보이며 크게 외쳤다.“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배!”2/13 쪽

    “건배!”사람들은 모두 잔을 높이 들며 건배를 외치고 있었다. 홍콩은 무협영화가 쇠락의 길을 가고 있었다. 요즈음에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 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 중에 TSH 영화사가 찍은 ‘인터폴’이 단연 선두를 차지하며 크게 성공하고 있은 중이다.장소희는 장국동 감독에게 잔을 권하며 특별히 치하했다.“감독님, 고생 많았어요. 당분간 푹 쉬시고 다음 작품을 구상해 보세요. 이번 작품이 크게 성공했으니 다음 작품은 대하 역사물 같은 대작을 찍으세요. 제가 제작비는 얼마든지 투자해 드리겠어요.”“감사합니다. 회장님.”인터폴 영화는 홍콩과 필리핀을 오가는 마약조직을 소탕하는 여형사들의 활동을 그렸다. 감독에게 인사하고 나자 장소희는 두 여자 주연배우에게도 치하했다.“두 분도 힘든 촬영을 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대역을 안 쓰고 힘든 액션을 직접 찍은 것이 크게 성공한 것 같더군요. 특별히 제가 두 분께는 자가용 한 대씩을 드리지요.”                “감사합니다. 회장님.”3/13 쪽

    비록 나이는 자신들 보다 어리지만 장소희 회장은 홍콩의 연예계에서 여왕벌인 위치라 굽실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자신들 보다 연기 생활도 더 먼저 시작하고 여전히 톱스타로 활동하니 더욱 그렇다. 홍콩의 영화 사업이 약간 침체기에 접어들 무렵에 터진 대박이라 다들 약간 흥분된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술을 과하게 마시고 있었다.“회장님, 제 잔도 받아 주세요.”“그러죠.”여러 사람이 술을 권하자 거절하지 못한 장소희도 조금 과하게 마신 상태다. 기분 좋을 정도로 취해 장소희는 사람들에게 작별하고 있었다.“나도 이제 숙소로 가서 쉬어야겠네요.”장소희는 인사하고 서둘러 파티 장을 떠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가게 되었다. 그녀의 옆에는 건장한 청년 서너명이 따라가고 있었다.한 청년이 조심스럽게 장소희에게 물었다.4/13 쪽

    “회장님, 괜찮겠습니까? 오늘 조금 과한 것 같은데.”“이런 정도는 아무렇지 않아요.”경호실장인 염동운이 조심스럽게 조언하고 있었다.“회장님,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요즈음 홍콩의 삼합회 조직들이 전보다 과격해지고 있습니다.”“그래요? 하지만 그들이 나를 노릴 이유가 없는데요.”“그래도 모릅니다. 더구나 요즈음은 돈 많은 외국인을 노리는 필리핀인들이 만든 납치전문 조직들도 있습니다.”잠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장소희가 빙그레 웃으며 장담하고 있었다. “우리도 구룡 회사가 있지 않아요. 그런데 감히 구룡 회사에서 거느리고 있는 흑룡단에게 덤빌 조직은 없을 겁니다.”장소희가 말하는 흑룡단은 호텔의 카지노나 기타 유흥업소를 관리하는 경호회사인 5/13 쪽

    구룡 회사의 방계조직이다. 거의 불법적인 사업을 하지 않지만 암흑가의 범죄 조직과 연결되어 있었다.구룡 경호 회사는 양지를 지양하는 조직이라면 흑룡단은 어둠을 지양하는 음성적인 조직이다.  부르릉! 부르릉!장소희는 근처의 호텔이 숙소라 지하주차장에서 직접 스포츠카를 몰고 이동하려고 시동을 걸었다.“회장님, 저희가 모시겠습니다.”“아냐, 내가 몰고 갈 거야.”  음주 운전 단속이 걱정된 경호원들이 그녀를 말리지만 그대로 지하 주차장을 빠르게 벗어나고 있었다.부아앙! 부아앙!커다란 소리를 내며 빨간 스포츠가 달리자 경호원들도 급하게 승용차에 올라 그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런 고용주를 만나면 사실 경호원들은 매우 피곤하다. 평소6/13 쪽

    에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더니 오늘은 술이 과해서 그런지 돌출 행동을 벌이고 있었다.   그녀는 빠르게 넓은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근처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던 경찰차가 급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스포츠카 뒤를 따라 급히 달려가고 있었다.  이때 장소희가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건물 주변에 주차하고 있던 검은 승용차에서 이런 모습을 살피는 사내가 있었다.  그녀가 사라지자 사내는 급하게 카폰으로 연락했다.“보스. 숙소인 구룡 호텔 쪽으로 갔습니다. 술에 취한 것 같아요. 넷! 빨간 스포츠카입니다. 경찰이 따라 갔으니 조심해야 됩니다.”통화를 끝낸 청년은 다소 느긋하게 승용차를 몰아 빨간 스포츠카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 가고 있었다. 밤이 늦은 시간이지만 많은 승용차나 택시들이 도로를 가득 매우고 있었다. 장소희는 오늘 축하 파티에서 술을 마시다가 보니 공연히 우울해졌다. 이유는 자신의 애인인 최태욱 때문이다. 요즈음은 자신을 잘 만나러 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하니 화가 났다.특히 이렇게 행사가 있을 때는 서운한 경우가 많았다. 자신이 아무리 잘 되도 주위에서 진심으로 축하해줄 가족이 없으니 외로움을 더 느끼고 있었다.7/13 쪽

    ‘오빠가 나를 버리려나 봐!’전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박연화가 불문에 귀의해 머리를 밀었다는 것을 알자 더욱 확실해 보였다. 그러니 마음은 항상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많아지고 있었다.이제 나이도 20대 중반에 불과하니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뜨거운 사랑놀이에서도 심하게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아들을 낳고 나니 완전히 피닉스 여왕에게 정이 쏠렸어.’자존심도 상하고 때로는 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태욱과 자신의 관계는 비밀을 원칙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그것을 어길 수는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해.’운전하면서도 이렇게 최태욱은 은근히 원망하고 있었다. 빠르게 모는 스포츠카로 인해 그녀의 긴 검은 머리가 휘날리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으로 인해 취했던 정신이 맑아지고 있었다.‘아! 시원해!’8/13 쪽

    답답하던 마음이 조금은 가시는 기분이 들었다.에에에엥!시원한 바람으로 인해 머릿결을 만지던 장소희는 뒤에서 경찰차가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더욱 빨리 내달리고 있었다.부아앙! 부아앙!경찰차를 따돌릴 생각이다. 빠르게 달리는 장소희는 바로 앞에서 돌연 생각지도 못하게 시커먼 물체가 나타나자 급하게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다.과쾅!빨간 스포츠카는 대형트럭과 부딪치며 완전히 밑으로 깔려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충돌 순간 장소희는 본능적으로 스포츠카에서 뛰어 내렸다.“탓!” 휘이익!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뛰어내려야 된다는 본능으로 몸을 움직인 것이다. 어려서부터 무술을 익힌 장소희는 어느 스턴트맨보다 몸이 날랬다. 높이 도약해 도로 9/13 쪽

    옆으로 날랐다.퍽! 우지직! 쿵!장소희는 도로 옆에 심어 놓은 작은 정원수들 사이에 그대로 처박히고 말았다. 더구나 종이박스나 음식물 쓰레기더미도 모여 있는 곳에 쑤셔 박힌 것이다. 이상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참으로 황당한 상황이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 바라본 자신의 스포츠카는 화물트럭에 깔려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다. 충격이 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심하게 고통을 느끼는 부분은 없었다. 그러자 장소희는 살았구나 생각하며 경호원들이 다가오자 스르르 눈을 감고 있었다. 뛰어난 운동 실력이 없었으면 그냥 스포츠카와 같이 화물트럭에 깔릴 뻔했다. 후다다닥!경호원들이 도착해 급하게 장소희를 승용차에 싣고 내달리고 있었다. 사람이 죽게 된 상황이라 경찰들은 말릴 겨를도 없었다. 장소희는 경호원의 차가 현장에서 벗어나자 그제야 살며시 눈을 뜨고 말했다.“병원으로 가지 말고 호텔로 가!”10/13 쪽

    “넷!”몸의 어딘가가 약간 결리기는 했다. 하지만 머리는 아무 이상이 없자 호텔로 가서 의사를 불러 치료할 생각이다. 이대로 병원으로 가면 경찰이 찾아와 음주 측정이라도 하자면 곤란하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러자 경찰들은 대로를 막아서고 있는 화물트럭으로 다가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여전히 혼이나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 운전기사에게 다가가 크게 외쳤다.“갑시다.”“어딜요?”“당신이 차량을 막아서 교통사고가 난 것이 아니요?”“나는 잘못이 없어요.”“헛소리 말고 어서 내려요.”경찰들은 빠르게 사고 현장을 표시하고 사진을 찍었다. 화물트럭 운전기사를 체포하고 견인차를 부르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견인차가 도착했다. 사고를 낸 화물11/13 쪽

    트럭과 빨간 스포츠카는 급히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었다. 다음날 홍콩의 주요 일간지에는 장소희의 교통사고 소식이 대서특필로 보도되고 있었다. 대부분 그녀가 중상이라고 보도되고 있었다.“음주 운전을 했다는 것 같은데.”“경찰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던데. 과속은 인정하지만.”“그런가? 파티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던데?”“그건 잘 모르는 소리야. 장소희가 마신 것은 사이다와 콜라였다고.”“그거야 다 짜고 하는 진술이지.”장소희는 사고 이후에 호텔로 들어가 치료했다. 완전히 술에서 깨어나고 그 후에 음주 측정을 했으니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다소 애매해져 버렸다.    이런 보도가 나가고 경찰이 찾아와 방문 조사를 끝내고 돌아가게 되었다. 경찰들이 떠나고 나자 장소희는 염동운 경호 실장에게 물었다.“실장, 내가 과속은 했지만 그 화물트럭 조금 이상하지 않아?”12/13 쪽

    “그렇습니다. 거기서 그렇게 가로막을 운전기사는 없습니다. 분명히 고의적으로 사고를 낸 것이 틀림없습니다.”바로 뒤를 따라오며 목격했으니 보다 객관적으로 사고 순간을 판단할 위치에 있었다. 그러니 염동운 경호 실장은 자신의 느낌을 그대로 말하고 있었다. “회장님, 누가 그런 짓을 시켰는지 조사해봐야 되겠습니다.”“알았어. 경찰에게 사고를 낸 화물트럭 운전기사 신상만 파악하고 흑룡단을 시켜 은밀하게 조사해.”“알겠습니다.”누군가 자신을 해하려고 했다니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막상 자신을 해할 만한 사람을 헤아려 보니 그동안 요란하게 살아서 그런지 의외로 대상자가 많았다.‘그동안 돈은 많이 벌었지만 주변에서 나를 해할만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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