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08화 (408/657)
  • < --  [윈도우93과 펜티엄컴퓨터]  -- >[윈도우93과 펜티엄컴퓨터]크리스마스가 불과 10여일 남은 12월 중순········. 제주도에서 강경으로 오게 된 최태욱은 하루 밤을 지내고 아침 일찍 충남 서천의 장항간척지를 찾아오게 되었다. 간척지에는 현대에서 주로 화물선인 5천톤급과 1만톤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었다.화물선을 건조하는 옆에 1000톤급과 500톤 규모의 함정을 건조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함정의 용도가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공장장에게 물었다.“저건 해경에서 사용할 선박인가요?”“예, 중국에서 우리 영해로 들어와 조업하려는 어선들이 늘어나 급하게 건조하고 있죠.”“전보다 많아졌나요?”“그런 모양입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중국의 해안 지역은 그동안 저인망으로 조업회1/13 쪽등록일 : 13.01.19 00:02조회 : 3449/3467추천 : 85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하는 바람에 거의 물고기가 없다고 합니다. 어떤 해양학자들 말로는 물고기도 같은 바다라도 살기 좋은 환경인 지역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아 그렇다고도 하고요.”한국에서 인공어초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하자 벌어진 자연현상이다. 물론 최태욱이 그런 분야에 대해 잘 모르니 이런 말이 확실한지는 모르지만 일단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조사연구가 정확하다면 중국 놈들이 진짜 열이 나겠어.’현대에서 이곳에 조선소를 세우게 되자 이 지역의 경제는 완전히 살아나고 있었다. 그래서 쇠락해 지던 서천지역도 이제 활기에 넘치고 있었다. 금강 하굿둑 너머에 있는 군산은 현대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자 완전히 대도시로 변하고 있었다. 그로인해 서천화력발전소도 더욱 확장되어 가동되고 있었다. 공장을 잠시 돌아보고 나자 최태욱은 인근에 있는 오서산으로 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구경을 가려는 것이다.겨울이라 그런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이 없었다. 특히 무창포의 석대도에서 바다가 갈라진다고 해서 왔으나 그것도 아무 때 되는 것이 아니었다.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는 바다를 보고 싶다고 레베이카가 졸라 오게 되었으나 보질 못하고 말았다.2/13 쪽

    “다음에 시기를 잘 알아보고 그때 다시 와야겠어.”“알았어요. 저는 매일 갈라지는 줄 알았죠.”보고 싶은 것은 보지 못하고 두 사람은 그저 무창포의 한적한 바닷가만 거닐다가 강경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최태욱은 강경으로 돌아오는 길에 농촌 지역을 지나며 살피고 있었다. 비록 차량을 타고 휘휘 지나며 돌아보았지만 한국의 농촌은 많이 변해 있었다.‘전보다 시골에 사람들이 많군.’인삼, 슈퍼옥수수, 뽕나무 재배, 각종 약초 재배로 인해 농촌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도 일거리가 있었다. 농촌의 소득이 전보다 좋아지고 있었다. 전국의 군 지역에 생긴 농공단지의 공장들도 시골의 인구를 잡아놓고 있었다.  이제 올해는 이렇게 끝나나 싶어 강경에서 그림이나 그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최태욱에게 창원에서 급하게 연락이 왔다.“빌게이츠가 한국으로 온다고?”“예, 만나서 급하게 상의할 일이 있답니다. 창원의 전자회사에서 만나잡니다.”3/13 쪽

    “알았어요. 바로 가죠.”최태욱은 급하게 창원으로 가서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빌게이츠를 만나고 있었다. 사장실에서 전병훈 사장과 같이 만나게 된 빌게이츠가 반갑게 인사했다.“태공을 보니 너무 반갑군요.”“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전화로 협의해도 될 일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일로 직접 찾아온 거죠? 우선 앉아서 이야기 하죠.”“중요한 문제니 직접 태공을 만나서 결정해야죠.”이런 인사를 나누고 나서 세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 빌게이츠가 서류를 넘겨주며 윈도우93 판매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얼마에 판매하려고요?”“소비자 가격으로 100달러가 적정선입니다.”“너무 높지 않나요?”4/13 쪽

    “그렇지 않아요. 개발비가 너무 많이 들어 그런 정도는 되어야 해요.”빌게이츠의 말에 최태욱은 속으로 도둑놈이라는 소리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독점이라고 해도 너무 가격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더구나 두 회사 개발비를 반씩 부담해 사실 너무 높은 가격이 분명했다.그래서 최태욱은 대답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이거야 원, 돈을 생각하면 빌의 결정을 따라야 하지만 자칫 불법 복제가 판치면 개털 되는데.’빌게이츠가 일부러 한국까지 찾아온 이유는 윈도우93의 판매가격 결정 때문이다. 그는 윈도우93을 미국 달러로 환산해 소비자 가격으로 100불을 일률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정사정 볼 것이 없이 그런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열불을 토하고 있었다.“그래야 다음에 개발할 자금이 생깁니다.”“조금 생각을 해보고 결정합시다.”한국 경제가 좋아지고 계속해서 원화 가치가 올라가 환율은 미국 달러 대비 500을 유5/13 쪽

    지하고 있었다. 공동개발 형태라 SG소프트에서는 이미 한글 원도우83도 만들어 놓은 상태다.“태공, 한국에서는 그게 가능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판매는 어렵소. 그러니 별도로 판매해야 합니다.”“한국은 불범복제에 대해 규제하는 법령이 아직 없어요. 그러니 최소한 SG 필립스에서 생산하는 펜티엄컴퓨터인 스타게이트 2 컴퓨터는 반드시 같이 판매해야 합니다.”공동개발 형태라 한국의 SG 소프트에서 별도로 판매해도 되니 가격 결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세 사람은 한동안 논의하다가 결국 최태욱이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좋습니다. SG 필립스 전자에서 생산한 펜티엄컴퓨터를 미국으로 판매할 경우는 윈도우프로그램을 끼워서 판매하지 않겠습니다.”이렇게 결정되고 나자 빌게이츠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인텔에서 펜티엄컴퓨터를 내일 당장이라도 출시하고 싶다고 하더군요.”“내년 초로 결정된 사안인데 왜 변경하죠?”6/13 쪽

    “그건 지금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렇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보통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녀들에게 사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요.”최태욱은 이런 말에 상표 이름이 다소 이상해 말했다.“그럼, 년도를 표시하는 93이라는 것이 조금 이상하군요.”“그거야 별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 출시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미국에서 일부러 빌게이츠가 찾아와 이렇게 권하자 최태욱은 따르기로 결정했다. 최태욱은 빌게이츠가 컴퓨터 실력보다는 마케팅에서 더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의 결정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우리도 신제품 생산량이 조금은 되니 출시하죠.”“고맙소.”이런 결정을 내리자 빌게이츠가 서둘러 미국으로 전화했다.“당장에 판매장으로 내보내.”7/13 쪽

    이렇게 급하게 미국으로 연락하자 아차 싶은 전병훈도 재빨리 전화로 지시했다.“창고 다 개방하고 빨리 컴퓨터 내보내.”세계의 최초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다. 같이 개발했다고 해도 어떤 회사에서 먼저 출시했느냐는 기록으로 남고 또 그것이 마케팅 전략에서는 필요했다.92년 12월 20일의 개벽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새로운 세상이 활짝 열리고 있었다. 땅덩어리가 작은 한국이나 베네룩스는 한나절이면 전국으로 배포된다. 그에 반해 미국은 아무리 빨리 항공기로 날라도 하루는 늦을 수밖에 없었다.이렇게 되어 세계 최초의 펜티엄 컴퓨터 출시와 윈도우93 출시 타이틀은 SG 소프트와 SG 피닉스 전자 회사에서 차지하게 되었다.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의 위력으로 인해 유럽의 전자업계는 난리가 났다.“헉! 저런 신형컴퓨터를 벌써 만들어 팔다니.”“어쩌지? 이제 겨우 우리는 486 컴퓨터를 생산하려고 하는데.”“별수 없지. 공장 가동을 잠시 멈추고 시설을 일부 교체해서 신형을 만드는 수밖에 없8/13 쪽

    어.”베네룩스에서 신형컴퓨터는 출시되자마자 완전히 매진되고 있었다. 유럽이야 부자들이 많으니 신제품이 나오면 외국으로 가서라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한국의 경우 이미 한글 윈도우93와 한글93 오피스 프로그램을 같이 팔 생각으로 미리 깔아 놓은 스타게이트2 컴퓨터는 하루 만에 전국으로 널리 퍼져 나가고 있었다.전자상가를 들린 사람들이 눈이 동그래서 이상한 화면이 뜨는 신형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었다.“저게 뭐야? 이상하네.”“펜티엄 컴퓨터라니? 전에 출시한 486 컴퓨터인 스타게이트보다 속도가 2배로 빠르다고 써있군.” “어라! 새로운 게임도 나오는데.”“저것 해보고 싶어서라도 꼭 사야 되겠어.”컴퓨터의 구동이 조금 느리다고 느끼던 사람들은 빠르다는 말에 다들 호기심을 보였다. 그리고 새로운 운용시스템을 보며 다들 놀라고 있었다.9/13 쪽

    “야! 이거 컴퓨터를 아주 쉽게 사용하겠어.”“그렇군. 너무 쉬워.”전혀 새로운 운용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스타게이트2 컴퓨터는 사람들을 놀랐다. 부팅 속도도 빨라지고 또한 쉽게 사용하게 되자 다들 구매하려는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예금통장을 몽땅 털어서라도 사야해.”“당연하지. 시대에 뒤떨어질 수 없어.” 신형 컴퓨터는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었다. 그러자 신형 컴퓨터의 판매를 위한 신문광고나 TV 광고는 전혀 필요가 없었다. 모든 TV방송국에서 세계최초라는 수식어를 달며 SG 필립스 전자에서 출시한 신형 컴퓨터에 대해 떠벌이고 있었다.“SG 그룹에서 드디어 대형 사건을 터트렸군요. 세계최초의 586인 펜티엄 컴퓨터, 운용시스템, 응용프로그램을 동시에 출시했습니다.”생방송 도중에 급하게 쪽지를 건네받은 아나운서가 다시 멘트하고 있었다.10/13 쪽

    “아, 그것이 다가 아니군요. 윈도우93에서 구동되는 새로운 컴퓨터 게임인 스타게이트도 같이 출시되었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펜티엄이란 이름을 단 새로운 컴퓨터 출시로 인해 세계인들은 모두 놀랐다. 미국에서는 인텔이 크게 알려지고 있다. 유럽이나 한국에서는 SG 필립스 전자 회사가 널리 알려지고 있었다.전자업계에서는 폭풍과 같은 파장이 일며 큰 충격을 주고 있었다. 새로운 컴퓨터는 적어도 내년 중반이나 나올까 생각했으니 빠르게 출시되자 당황했다.“486 컴퓨터는 완전히 고물로 변했군.”“그렇다고. 완전히 고물이라 이제 버려야 돼.”이런 놀라운 일이 벌어진 다음날. 청와대에서 이진수 대통령이 중대한 발표를 하고 있었다. 전에 거대해전의 배상금으로 받은 40억불 중에 20억불은 해군력 증강에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20억불은 정보통신 사업의 인프라 구축에 사용한다고 했다. 그 중에 10억불은 SG 필립스의 스타게이트2 컴퓨터 구입대금으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아니? 그것을 대통령이 임의로 정해도 되나? 공개경쟁 입찰을 해야 하는 거 아냐?”11/13 쪽

    “정부에서 이미 신형인 펜티엄 컴퓨터로 교육을 시작한다고 했으니 다른 곳은 참여하지도 못하니 저렇게 발표하는 거지.”“하긴 그렇군.”그래도 한국의 전자회사에서는 486 컴퓨터 생산량을 줄여 천만다행이었다. “어째 잘 팔리는 486 컴퓨터를 SG필립스 전자회사에서 전혀 안 만들어 낌새가 이상해 우리도 생산량을 대폭 줄였더니 이런 신제품 출시가 있었군.”“그나마 486의 재고가 얼마 없어 천만다행이야.”  아직도 486 컴퓨터를 사용할 분야는 남아 있으니 그런 곳으로 다소 저가에 판매하면 된다.하지만 이런 낌새를 전혀 알지 못한 일본의 컴퓨터 생산업체인 전자회사는 타격이 매우 컸다. 더구나 어렵다가 수출이 호조로 돌자 전보다 생산량을 늘려 놓아 문제가 생겼다.“이거야 원······. 덤핑으로 싸게 팔기도 고약하고 미치겠군.”12/13 쪽

    “그보다 펜티엄 CPU는 인텔에서 언제나 판다는 거야?”“연락해 보니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안 판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거액을 들여 586 CPU를 자체적으로 개발을 못하고 그저 처분만 기다리는 신세로 변했다. 얼마나 시기를 늦추었다가 자신들에게 팔지 목을 매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세계는 이로 인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제 상황으로 변하고 있었다. 13/13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