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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07화 (407/657)
  • < --  [차도살인지계]  -- >일본과는 계속해서 풀리지 않는 악연이 이어지기 때문에 적당한 때를 노리고 있었다. 전쟁이라는 방법은 최악의 경우에 선택해야 하는 하책이라고 판단했다.다른 방법도 많이 생각해 보았지만 경제대국으로 한국보다 인구가 2배가 많은 일본을 공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신의 최대 장점을 살려 일본을 크게 혼내줄 생각을 했다.‘지진 정도로 흔들릴 일본이 아니야. 뭔가 다른 방법도 추가해야 쓰러트릴 수 있어.’최태욱은 일본을 바라보며 계속 어떤 방법이 제일 안전하고 좋은지 생각하고 있었다. 최태욱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경호원들은 레베이카와 같이 사진을 찍으며 백록담 주변을 구경하고 있었다.혼자서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 생각하는 최태욱을 보며 트레블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다.“태공, 일본 때문입니까?”“아뇨. 그저 뭐를 생각하느라 그래요.”회1/13 쪽등록일 : 13.01.18 20:18조회 : 3283/3299추천 : 70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아무리 측근이라도 자신이 벌이는 일에 대해서 말할 수 없었다. 그것을 알게 되면 너무나 잔인한 행동이라 트레블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본이 고베지역에 전자 단지를 짓도록 유도한 안태형이나 그의 수족 노릇을 하는 조직원들도 전혀 모른다.또한 최태욱은 사실 그런 내용을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길도 없고 설사 사실을 말한다는 진짜 자신은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 있어 말하기도 곤란했다.이윽고 산의 정상에서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는 청년들이 크게 외쳤다.“빨리 하산하세요. 더 늦으면 하산하다 중간에 해가 떨어집니다.”우루르.정상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안전요원의 외침에 서둘러 하산하고 있었다. 그러자 트레블도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모두 짐을 챙겨서 하산해.”“넷!”  2/13 쪽

    트레블은 경호원들이 배낭을 둘러매고 하산할 준비를 마치자 최태욱에게 다가와 말했다.“태공, 내려가시죠.”“알았소. 날이 어두워지게 생겼으니 빨리 내려갑시다.”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다시 폭설이 올지도 몰라 최태욱은 경호원들과 같이 서둘러 하산하고 있었다. 하산하는 코스는 동쪽으로 향하는 성판악 코스로 비교적 완만했다. 가파른 길을 내려오다 보니 진달래 밭 대피소에 도착했다.길은 더욱 완만해진 상태라 일행들은 발걸음을 더욱 빨리했다. 이제는 더 평탄해진 길이라 안전해 보였다.“날이 어두워 질수도 있으니 빨리 내려가자고.”“넷!”급하게 팔랑거리는 발걸음으로 내려가고 있던 레베이카가 갑자기 땅에 주저앉으며 크게 비명을 질렀다.“악!”3/13 쪽

    “뭐야?”길에서 주저앉아 발목을 양손으로 부여잡는 것으로 보아 발목이 다친 모양이다. 너무 아픈지 인상을 찌푸리며 고통스러워했다. ‘에이, 조심하지.’ 산행이란 이렇게 흔히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긴장을 풀다 보면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는 수가 있었다. 최태욱은 레베이카 옆에 앉아 등산화를 벗기고 발목을 살며시 만져 보며 물었다.“여기가 아파?”“예, 돌을 잘못 밟아 삔 것 같아요.”날이 점점 어두워지려고 하니 최태욱은 급하게 레베이카 앞으로 돌아앉으며 말했다.“업혀!”최태욱의 외침에 적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옆에 서있던 트레블이 급하게 말했다.4/13 쪽

    “태공, 업고 내려가려고요? 상륙함으로 연락해 수송 헬기를 보내라고 하죠.”“아니요. 별로 멀지 않으니 내가 업고 가는 것이 좋아요.”최태욱은 이렇게 말하고 레베이카를 업고 빠른 발걸음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덩치가 큰 여자를 업고 빠르게 내려가자 사람들이 눈이 동그래져서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하산길이라고 해도 사람을 업고 빠르게 내려가는 모습이 약간 신기해 보였던 모양이다.‘힘도 좋네.’하산하는 사람들의 의혹어린 시선을 뒤로 하고 최태욱 일행은 빠르게 다소 평탄하지만 긴 코스를 통해 하산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추월해 빠르게 내려가는 청년들을 보며 중얼거렸다.“군인들이 휴가를 나와 산에 올랐나?”“그것 같군. 풍기는 냄새가 군인 같아.”다들 건장한 체구를 하고 내려가는 동작들이 약간 절도가 있어서 해보는 말들이다. 5/13 쪽

    최태욱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당연히 눈만 보이는 등산용 털모자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레베이카나 트레블 그리고 일부 경호원들도 비슷한 차림이라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베시시.등에 업혀서 내려가는 레베이카는 흐뭇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등에 업혀 있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사랑해서 좋고 사랑 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이런 순간들이 너무 좋았다. 넓은 등에 살며시 기대어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이대로 잠이 들었으면 좋을 것 같이 포근했다.다친 다리는 가끔 쑤시고 아파오지만 그런 것은 별로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다. 레베이카는 하산하는 내내 그저 몽롱한 상태로 내려오고 있었다. 이윽고 성판악의 매표소에 도착하자 리무진을 주차해 놓고 기다리고 있던 슈이텐서가 업혀서 내려오는 레베이카를 보며 크게 놀라 급하게 물었다.“태공, 대공주님이 다치셨어요?”“아니, 조금 발목을 다쳤으니 호텔로 가서 치료하면 돼.”“태공, 그래도 혹시 모르니 병원으로 가서 엑스레이는 찍어 봐야죠.”6/13 쪽

    “그럼, 해군 병원으로 가지.”“넷!”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다. 의외로 뼈를 다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은 여러 대의 차량이 올라 남해 해군사령부 옆에 있는 해군 병원으로 향했다. 서귀포 옆에 있는 해군기지에는 한국의 제4기동함대 사령부가 있었다. 아직은 대양해군이라고 볼 수 없는 부대지만 거제도의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함정들을 제일 먼저 제4기동함대로 보내지기로 되어 있었다.그래서 기동함대를 운용하기 위해 해군들은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해상 훈련을 하고 있었다. 전갈아 찾아오는 베네룩스 함대에 한국 해군들이 같이 승선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주위에는 해병대의 대대도 있고 육군 항공부대인 헬기부대도 같이 주둔하고 있었다.베네룩스 제4 기동함대도 이곳을 휴양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해군병원을 운용하고 있었다. 해군병원은 해군들만 치료하거나 입원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간단한 질병 진료소도 겸하고 있었다. 7/13 쪽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일반인인 환자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군의관의 진료를 받아 보니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약간 접질린 정도에 불과했다. 군의관이 다소 긴장하던 표정을 풀며 말했다.“공주님, 약을 바르고 편히 쉬면 내일 아침에는 괜찮을 겁니다.”“알았어요. 고마워요.”그녀가 치료를 받는 동안 최태욱은 빠르게 병원을 돌아보았다. 병원에는 훈련 중에 다친 해군이나 해병대원들이 입원해 치료 받고 있었다. 최태욱은 너무 무리하게 강훈련을 시키다 보니 부상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해군에서 너무 서두르는 모양이군.”최태욱의 말에 트레블이 답했다.“그런 것 같습니다. 부상자들이 대부분 준사관들인 것을 보면 너무 심하게 훈련을 하는 것 같습니다.”8/13 쪽

    “내가 사령관에게 연락해야 되겠군.”함정의 건조 시간이 다소 늦어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려줄 생각이다. 그리고 건조 시간이 늦어진 이유는 설계 변경이 중간에 한 번 있었고 크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레베이카의 치료가 끝나자 일행은 다시 차량에 올라 서귀포 호텔로 가게 되었다.  밤이 깊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늦은 시간까지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일본을 공략하기 위해 자신이 취할 행동들을 정리하고 있었다.‘그 방법이 가장 큰 효과를 볼것 같아. 하지만 사람이 죽는데 고민이군.’인간의 생명을 놓고 벌이는 비밀 계획이라 쉽게 결정한 일이 아니다. 또한 자신이 뒤에서 음모를 꾸몄다는 것은 상대방이 몰라야 되니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다. 그래도 궁하면 통한다고 몇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었다.다음날 최태욱 일행은 레베아카의 성화로 유람선을 빌려 최남단 섬인 마라도로 가게 되었다. 마라도는 민박들이 많았다. 해변에 접한 집들은 어김없이 민박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변에 고급 어종들이 많기 때문이다. 9/13 쪽

    마라도의 주변에는 해녀들이 추운 겨울이지만 물질을 하고 있었다. 이곳은 한국에서 제일 남쪽에 위치한 섬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평평한 섬으로 제일 높은 곳에는 등대가 서있었다. 등대로 가서 남쪽을 바라보자 아주 멀리에 대형 선박들이 줄지어 오가고 있었다. 마라도에서 보이는 대형 선박들은 대부분 부산항으로 향하는 선박들이다.   제주도 조랑말이 끄는 마차가 보이자 레베이카는 얼굴이 환해지며 졸랐다.“오빠, 우리 저것 타보죠.”“알았어.”조랑말이 끄는 작은 마차에 오르자 음악소리가 들렸다. 제주도 전통 민요인 이어도 사나가 구성지게 흘러나오고 있었다.-이어도 사나~! 아 아 아! 사랑 사랑-이곳 마라도 주민들은 이어도가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바다다. 조업하기위해 수없이 많은 어부들이 이어도 지역으로 나가 이어도가 보이면 풍랑으로 돌아오지 못해 이런 애절한 민요가 생긴 것 같았다.이어도 사나 노래가 모두 끝나자 제주도 출신 톱 가수인 혜은이의 감수광 노래가 흘10/13 쪽

    러나오고 있었다.최태욱은 노래를 들으며 깊이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미디어 회사에 대해 뭔가 획기적인 사업을 제안해 볼 생각이다.‘이번에는 미디어 회사를 잘 챙겨야 되겠어. 하지만 그것을 지금 시도하면 과연 통할지 모르겠군.’후대에는 분명 유행이지만 지금 그런 방법이 통할지 모르니 머리가 어지러웠다.‘나 골 아프지 않지 잘 운영하지 미디어 회사의 활동이 너무 시원치 않아.’자금을 많이 투자한 회사로 SG 그룹의 모기업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표가 나는 좋은 실적을 별로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사업체를 챙기려고 생각하자 더 이상 한가하게 놀러 다닐 수 없었다.최태욱은 마라도를 관광하고 즉시 서귀포로 돌아와 제주공항을 통해 군산으로 가게 되었다. 이제 강경으로 가서 연말을 보낼 생각이었다.레베이카와 강경의 집으로 가자 아버님은 매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11/13 쪽

    “나, 안동에서 지내다 올 거니 그렇게 알아.”“예.”전에 레베이카를 정리하라고 말했으나 여전히 옆에 달고 다니니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다정하게 레베이카를 대하고 있었다.최태욱이 레베이카 공주와 같이 강경으로 가서 지내는 동안. 차도살인지계를 꿈을 꾸는 일본은 비밀리에 뭔가를 도모하고 있었다.나가사키에 있는 대형 빌딩의 사무실에 건장한 청년들이 보이고 있었다. 팔에 문신이 가득해 척 보아도 야쿠자 조직원으로 보였다.복도에 많은 야쿠자 청년들이 서있는 가운데 사무실 안에서는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년 사내들이 보였다. 중앙에 앉은 사내가 물었다.“어떻소? 할 수 있겠소?”“그런 정도의 청부야 우리 조직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도 경비가 많이 들어가게 생겼으니 자금은 충분히 줘야 합니다.”“성공만 하면 돈은 원하는 정도는 줄 거요.”12/13 쪽

    이렇게 말하자 다른 중년이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막연하게 말하지 말고 확실하게 말해 주시오. 당신들이 원하는 그대로 성공하면 우리에게 얼마를 줄 겁니까?”“한화로 20억을 주겠소.”“선불로 먼저 10억을 주시오.”“좋소, 믿고 맡기는 거니 주죠.”이들은 누군가를 해하기 위해 이런 회합을 가지는 것으로 보였다.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 것이 세상이다. 더구나 암흑가에서야 이런 은밀한 거래는 너무 흔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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