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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05화 (405/657)
  • < --  [차도살인지계]  -- >한편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있었다. 미국 최초로 여자인 힐러리 여사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한국으로는 그동안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던 힐러리의 당선을 축하하는 분위기다.“설마 우리와 척을 지고 일본과 전처럼 밀착되지는 않겠지.”“그거야 두고 봐야지.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장담해.”반미 사상이 있어서가 아니다. 국민들도 외교적으로 그만큼 세상을 보는 눈들이 높아져서 나누는 대화들이다. 전처럼 자유진영이라면 무조건 지원해주던 그런 시대가 아니다. 자국의 이익과 결부되어야 우방국의 사이는 지속될 수 있는 상황으로 시대가 변했다. 아직 힐러리 당선자의 임기가 시작되지 않아 어떤 식으로 한국과의 관계를 유지할지 모른다. 하지만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예상하고 있었다.어느덧 겨울인 12월이 되었다. 대지는 점점 추워지고 식량과 연료 수급에 문제가 많은 북한은 매우 다급한 입장이다. 올해도 전년처럼 아사자와 동사자가 속출한다면 더 이상 체제를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막상 북경을 통해 한국 정부의 관계자를 만났지만 협상은 의외로 별 진전이 없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1.18 00:01조회 : 3495/3512추천 : 80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최대한 식량을 확보해야 돼.’북한은 식량 사정이 워낙 급해지자 군량미를 풀고 있는 상황이라 군의 내부에서도 불만들이 많았다.이런 가운데 북한에서는 특사를 일본으로 파견해 뭔가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동경에 도착한 김종복 특사는 일본의 외상인 다카시마를 만나고 있었다.김종복은 전에 교류하기 위해서 많은 자금을 달라는 조건을 말하지 않았다. 중국은 아예 도와줄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자신들도 먹고 살기 힘들다고 엄살만 피우고 있었다. 더구나 한국이 호락호락 하게 협상에 응하지 않으니 이제 일본에게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저 교역량을 대폭 늘려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우리가 생산하는 지하자원이나 농수산물을 사주시오.”“좋습니다. 그 대신 우리의 전자 제품을 사가야 합니다.”“아직 그것은 장담하지 못하고 전자제품은 추후에 우리가 필요하면 구입하기로 하죠.”식량이 부족한 북한이지만 그래도 일본으로 판매할 농산물은 있었다. 주로 산에서 채2/13 쪽

    취하는 약초나 또는 북한산 인삼들이다. 그리고 인삼주와 더덕주도 판매해볼 생각이다. 또한 북한에서 생산되는 철광석이나 텅스텐 등도 주된 수출 품목이다. 그리고 조총련계 기업에서 만든 수공예품이나 또는 작업복 같은 것이 수출이 가능한 품목이다.“좋습니다. 그대들이 생산하는 물건은 최대한 사주겠소.”“고맙소. 앞으로 잘해 봅시다.”김종복은 다카시마에게 추가해서 부탁했다.“도와주는 길에 우리에게 식량을 지원해 주시오. 그리고 등유가 필요하니 그것도 부탁합니다.”“알았소. 그렇게 어렵다니 내가 힘을 써서 도와주리다.”“고맙소. 잘 부탁합니다.”교역을 확대하기로 해도 북한에서 일본으로 팔만한 물건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보니 주로 지하자원의 수출에만 기대해 볼 수밖에 없었다. 전에 유럽의 동구권에서는 그래3/13 쪽

    도 동양의 우방국이라고 해서 북한산 가공식품도 많이 사갔다. 소련이 붕괴되자 이제 그것도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북한에서 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로 나오자 일본에서는 때는 이때 다 하고 북한과 손을 잡고 있었다.일본이 북한과 교류하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한국과 분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에도 비슷한 전략으로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지만 지금은 더욱 이런 등거리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김종복을 만나고 나서 1차 협상을 벌인 다카시마는 총리 집무실로 돌아와서 다쿠찌 총리를 만나 북한 대표를 만나 협상한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북한에서 다급할 때 잘 구슬리면 그들이 한국을 흔들 것이니 잘 이용해야 합니다.”“좋소. 그런 전략으로 추진해 봅시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좋겠소?”“북한에서는 필요한 것이 당장 식량이니 그들에게 식량을 지원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금 후하게 국제 적십자사를 통해 보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알겠소. 그렇게 합시다.”4/13 쪽

    얼마 전에는 일본도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무역규제 조치가 풀리자 이제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남미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식량을 사올 수 있었다.“우리가 북한의 식량 사정만 어느 정도 숨통을 트여주면 북한은 한국에 대해 전보다 더욱 호전적인 태도를 보일 겁니다. 그리되면 한국은 우리보다 북한의 군사력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고 봅니다.”“알겠소. 북한에 대해 신경을 쓰도록 해봅니다.”  “평양지역으로 등유도 보내주도록 합시다.”“그렇게 하도록 합시다.”북한과 한국이 박 터지게 싸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 사람은 은밀하게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들도 남의 손을 빌려 적을 처치해 버리려는 전략을 꿈꾸고 있었다. 물론 북한은 북한대로 일본과 한국이 다투기를 바라고 있었다.이렇게 극동 지역에서는 나라 간에 은밀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중국의 입장도 한국이나 일본이 다투어 몰락의 길을 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두 나라가 다시 싸워야 우리에게 유리한데.’5/13 쪽

    이런 주변국의 발 빠른 외교적인 움직임에 대해 한국의 청와대에서도 방치하고 있지는 않았다.청와대에서는 매일 같이 북경이나 또는 동경에서 일어나는 북한 정권에서 파견된 관료들의 움직임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각하, 일본이 요즈음 들어 북한과 접촉이 많습니다.”“알았어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 염려 마세요. 그리고 북한에서 우리에게 접촉을 시도한다니 확실하게 못을 박지는 말고 적당히 시간을 끌어 보세요.”“알겠습니다.”북한에서 한국에게 접촉해 뭔가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이 제시하는 조건에 대해 피일 차일 미루기만 하고 있었다. 미루는 이유는 서해해전으로 인해 국민들의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 시간이 지나서 남북 협상을 해보도록 하자고 뒤로 미루고 있었다.한국의 본래 역사와는 전혀 다른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에 따라 북한에 대한 대응 방식이 전혀 달랐다. 그러니 살찐 돼지라고 뭘 바라던 북한으로는 난감한 상황에 봉6/13 쪽

    착했다.‘만만히 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돈을 우려내기가 어렵게 생겼어.’그러니 북한은 일본에게 더욱 매달리고 있었다. 그런 북한에게 일본은 의외로 후하게 호의를 베풀고 있었다.    평생 외교 무대에서 활동한 외교관 출신인 이진수 대통령은 그런 주변국의 의도를 모를 수가 없었다. 안전기획부에서 이런 북한의 동향에 대해 모두 보고 받고 있었다.  베네룩스 왕국으로부터 통보를 받아 북한이 핵 개발이 일단 무산된 것을 알게 되었다. 이진수 대통령은 이를 절호에 기회로 판단했다.그래서 안보회의를 소집해 장관들에게 당부하고 있었다.“우리가 시간은 약간 벌었다고 봅니다. 이런 기회에 최대한 빨리 자주국방의 기틀을 완전히 잡아야 합니다.”“각하, 그렇다면 남은 40억불을 모두 국방력 증강에 사용하나요?”“아닙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한 단계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앞서려면 전자통신 분야에 투자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 20억불은 해군력 중강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전자통신 분야의 인프라 구축에 사용해야 된다고 봅니다.”7/13 쪽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교육이 제일 중요하니 일단 고교생을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중학교는 안하고요?”“당연히 해야 하지만 일단 재원이 한계가 있으니 고교 정보화를 먼저 시작하도록 하죠.”이진수 대통령의 이런 결단으로 전국의 고교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컴퓨터가 보급되게 되었다. 주로 상업고등학교를 정보고등학교로 개명하고 컴퓨터를 중점적으로 교육하기로 한 것이다. 대통령은 고교생을 먼저 염두에 두는 이유는 앞으로 2-4년 후에는 군장비들도 모두 전자장비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그런 신형 전자 장비를 쉽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에 익숙한 청년들을 미리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군인들도 그렇지만 일반 행정 분야도 이제는 완전히 전산화로 변하게 되니 서둘러 그런 전산요원을 효율적으로 배출해야 됩니다.”“교육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 되겠군요.”  8/13 쪽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SG 필립스 전자회사에서 신년 초에는 새로운 컴퓨터인 586 펜티엄 컴퓨터가 양산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런 신형 컴퓨터 출시와 같이 윈도우 93이라는 전혀 새로운 운영체제를 출시하니 전보다 컴퓨터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한글 93도 같이 출시되니 더욱 그렇다.시대를 넘어 오게 된 최태욱으로 인해 컴퓨터 산업의 일부분이 달라지고 있었다. 원 역사보다 2-3년 정도 개발이 빨라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창원 공장에서는 신년이 되면 일시적으로 출시할 신형 컴퓨터를 양산체제로 변했다. 이미 생산에 돌입해 차곡차곡 창고에 비축하고 있었다.‘내년에는 세상이 완전히 변한다고,’ 이진수 대통령은 한국으로 귀국한 최태욱의 초청을 받아 비밀리에 창원으로 내려갔다. SG 필립스 전자회사에서 새로운 컴퓨터를 비롯한 소프트프로그램을 보고 새로운 세상이 열림을 직감했다.‘역시 타이거 태공은 대단한 사람이야. 그런 프로그램을 어떻게 알고 미국과 합자형9/13 쪽

    태로 개발하게 했는지.’원 역사에는 다소 늦게 출시되거나 또는 한국이 받아들이기 조금 늦어지는 컴퓨터 산업이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동시에 개인용 신형컴퓨터 생산은 물론 운용시스템과 응용프로그램이 동시에 출시되는 것이다.그런 신형 제품을 생산할 반도체 산업도 충분히 갖추어진 상태다. 한국에서 내년이면 세상이 놀랄 사건이 벌어진다는 것을 직감했다.       한편 동남아를 방문하고 창원에서 이진수 대통령을 만나 뭔가 밀약하게 된 최태욱은 거제도의 대우 조선소를 방문하고 있었다. 그는 사장실에서 설계도를 내밀며 묻고 있었다.“내가 그냥 외형만 그려본 것인데. 이런 식으로 선박 건조가 가능합니까?”“꼭 그대로는 힘들지만 대략 비슷한 형태와 기능을 지닌 선박은 충분히 건조가 가능합니다.”“그렇다면 설계를 해보시고 건조비가 얼마나 드는지 산출해서 연락해 주세요.”최탱욱이 조선소에 맡기려는 선박은 쌍동함으로 그 특성상 해상에서 높은 파고에 상10/13 쪽

    당히 안정성이 보장되는 특징을 지녔다. 이런 선박을 건조하려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벼르던 해저 유물을 발굴할 목적 때문이다.그래서 선박의 크기도 아주 대형이다. 해상 구조함 역할도 하고 때로는 배에 작은 선박도 싣고 다닐 요량이다. 대형 선박이라 수심이 낮은 곳에서 탐사작업을 못할 경우도 대비해 건조할 생각이다. 또한 필요하면 요트도 싣고 다닐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다.한국과 덴마크 해군에서 건조하기로 결정한 3만톤급 상륙함은 삼성과 현대 조선소에서 한 대씩 건조하고 있었다. 대우 조선소에는 이런 특수 선박을 건조해 달라고 의뢰하고 있었다.최태욱은 이제 거의 외형은 마무리되고 있는 이지스 구축함을 보며 물었다.“언제 진수식을 하나요?”“아직 멀었습니다. 내년 8월이나 되어야 진수가 가능합니다.”“그런 정도면 충분합니다.”당초 만재배수량이 1만톤급이던 이지스 구축함은 크기가 더 커져 1만2천톤 급으로 11/13 쪽

    변했다. 또한 이지스 시스템도 상당히 경량화가 되고 외형도 작아졌다. 그만큼 다른 무기를 더 장착할 공간이 늘었다.완전히 독자적으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순양함이다. 하지만 여전히 외부로는 1만톤인 구축함으로 알리고 있었다.  새로운 형태로 건조되는 이지스 함은 주된 무기야 수직 발사대지만 함포 역시 약간 변했다. 155단장포가 2대가 선수에 장착되고 선미 쪽에도 1대를 무장하게 된다.함포의 위력만으로도 막강한 화력을 지닌 전함과 같이 건조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6천톤급이던 프리키드 함정은 이제 8천톤급으로 변해 완전히 이지스 구축함으로 변화하게 되었다.“이지스 함들의 건조가 조금 늦어져도 상관은 없으니 잘 마무리 해주기 바랍니다.”“알겠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늦으면 곤란하고요.”“넷!”최태욱은 대우 조선소를 떠나 김해 공항을 통해 제주도로 향하고 있었다. 제주도에서 레베이카 공주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12/13 쪽

    제주도의 공항에서 내려 차량을 이용해 서귀포에 도착했다. 서귀포 호텔로 찾아가자 등산복 차림으로 레베이카가 기다리고 있었다.“왜? 어디 가려고?”“제주도의 한라산 설경이 보기 좋다니 올라 가 보려고요.”“알았어.”최태욱이나 경호원이야 항상 등산 준비를 하고 다니고 있다. 그 때문에 쉽게 레베이카가 원하는 대로 눈이 내린 한라산 등반을 시작하게 되었다. 흔하게 다니는 성판악 코스가 아니고 인적이 드문 영실 코스를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영실 휴게소에서 잠시 쉬다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경사도가 심한 암반 지역을 오르고 있었다. 그러자 레베이카는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왜 이런 험한 곳으로 가세요?”“본래 등산이란 위험하고 험해야 다니는 맛이 나는 거지.”눈이 쌓여 있으니 일행들은 모두 아이젠을 착용하고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최태욱은 아주 오래전 이곳을 등반해 봤기 때문에 선두에서 일행을 리드하고 있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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