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포의 지배자] -- >사막의 무서움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모래폭풍은 두 사람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었다. 휘리리릭! 휘리리릭!거친 바람으로 휘날리는 모래는 피부에 강한 충격을 주고 있었다. 살가죽이 벗겨질 정도로 거칠었다. 그러니 몸을 숨기고 멈추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괴기스러운 소음도 두려움을 주고 있었다.바위틈에 쉬고 있는 동안 매서운 모래 바람은 계속해 불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몸을 바싹 웅크려 바위틈에 몸을 숨기고 모래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모래바람이 거세게 부니 전진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흔적은 모조리 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다행이야. 우리 흔적이 모조리 사라져서.”“태공, 하지만 모래바람이 그치면 적은 헬기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그렇군. 은폐물이 거의 없으니 쉽게 발각될 거야.”회1/13 쪽등록일 : 13.01.15 00:01조회 : 3484/3503추천 : 85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세이커 매는 각자 한 마리씩 품에 안고 있었다. 매도 거센 모래바람에 놀란 듯이 심장박동을 빨리 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쯤이면 알하무르 장군이 저격당한 사실이 알려질 수 있었다.거세 바람은 한 시간 정도 불었다. 모래바람이 멈추자 두 사람은 급하게 세이커 매를 하늘로 날렸다. 세이커 매는 두 사람에게 유일한 조기경보기인 셈이다. 세이커 매가 하늘에서 여유롭게 선회하는 것으로 보아 가까운 곳에는 모래바람이 불지는 않는 것이 확실했다. “에이트, 모래바람이 완전히 멈춘 것 같으니 가자!”“넷!”두 사람은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태양을 방향 삼아 동쪽을 향해 이동했다. 힘들게 모래만 가득한 사막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사막이라고 해서 모두 모래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가끔은 단단한 바위로 된 사막도 있었다. 걸음을 걷기에는 바위가 조금 편했다.힘들게 사막을 걸어가며 최태욱은 목이 타들어가자 배낭에서 물을 꺼내 마시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남의 목숨을 함부로 빼앗은 죄 값으로 이렇게 힘들게 가는구나 하는 2/13 쪽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공짜로 이루는 것은 하나도 없군.”“그렇지요. 적과 조우되지 않고 리비아에서 무사히 탈출하면 오늘 저격은 전설이 될 겁니다.”“전설?”“예, 거리가 1600미터가 넘으니 그렇지요. 더구나 경호원들까지 사그리 몰살시켰으니까요.”이런 에이트의 말에 최태욱은 자신이 왜 이토록 알하무르 저격에 목숨을 건지 목적이 애매해졌다. 꼭 이런 식으로 복수해야 됐었나 생각했다. 신에게 경배 드리는 현장에서 사살하고 보니 자꾸 마음이 무거워지고 있었다.오래전 자신이 사랑하던 두 여자가 스페인의 경마장에서 폭탄테러로 사망했다. 테러사건의 배후를 조사하다 보니 리비아의 정보부장인 알하무르가 개입된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결국 복수를 뒤로 미루다 이제야 하게 된 것이다.항상 두 여자에게 미안함으로 인해 저격하는 방법으로 복수했다. 하지만 마음이 가벼워지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무거워진 것이다.3/13 쪽
“후~우!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허망하군.”사막을 끝없이 걷다가보니 보이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이상한 생각들만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모래 위를 걷다 바위가 있으면 그늘에서 잠시 쉬면서 끝없이 걸었다.이윽고 해가 떨어지고 나자 두 사람은 바위산에 도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래 걸었다고 해도 아직 경호원들이 퇴로를 확보하고 기다리는 바위산에 도착하려면 멀었다.“에이트, 조금만 더 가면 되니 힘을 내라고.”“예, 걱정하지 마세요.”시간이 지날수록 에이트는 최태욱과 체력적으로 많이 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자동소총을 대신 들어주며 말했다. “견디기 힘들면 배낭도 넘겨.”“아닙니다. 아직은 버틸만합니다.”4/13 쪽
그러나 얼마 가지고 못하고 에이트는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배낭까지 대신 짊어지고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두 사람은 어렵게 목표한 지점에 도착했다. “휴! 힘들게 왔네. 에이트 고생했다.”“아닙니다. 태공께서 못난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자, 이제 빨리 야영준비 마치고 푹 쉬자고. 너는 그냥 앉아서 다리나 주무르며 쉬고.”최태욱은 커다란 바위틈에 급하게 야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친 기색이 역역한 에이트 대신에 최태욱이 대부분 준비하고 있었다. 다리가 풀려서 그런지 에이트는 그대로 앉아 배낭에서 물건들만 꺼내 정리하고 있었다.“태공, 이제 배낭하나에 넣을 까요?”“그렇게 해. 배낭 하나는 버리자고.”“넷!”야영준비를 끝내고 허름한 그늘 막 안으로 들어갔다. 최태욱은 배낭에서 통조림을 꺼5/13 쪽
내 먹으며 세이커 매에게도 던져주고 있었다. 세이커 매를 최태욱에게 넘기기로 해서 그런지 에이트는 매에게 먹이를 전혀 안주고 있었다. 식사를 끝내고 나자 최태욱이 누우며 말했다.“에이트, 오늘은 시간되면 꼭 깨워라.”전날 밤에는 깨우지 않고 혼자 날을 세워 이동하기가 더욱 힘이 들었다. 잘한다고 한 짓이 오히려 태공에게 짐만 지어준 꼴이 되고 말았다. 최태욱은 피곤해서 그런지 빠르게 깊은 잠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꿈속에는 죽은 두 여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었다. 손으로 잡아 보려고 애를 쓰지만 여자들은 가녀린 손만 살랑살랑 흔들며 흐릿하게 사라지고 있었다.최택욱이 이런 꿈을 꾸며 잠든 옆에 앉아 불침번을 서는 에이트는 고향의 넓은 초원을 떠올리고 있었다. 무한하게 펼쳐진 초원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나는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리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고 있었다. 몽골 초원이야 이런 황량한 사막에 비하면 낙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몽골에도 이와 비슷한 모래사막이 있지만 이곳보다는 나은 환경이었다. 에이트는 부모님이 살아계시던 어린 시절이 제일 행복했다고 생각했다. 북극성이 보6/13 쪽
이는 북쪽 하늘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어머님, 아버지. 저 잘하고 있는 거죠?’에이트가 이런 험한 길을 택한 이유는 모두 어린 동생들 때문이다. 부모님이 죽고 나자 장남으로 동생들을 돌보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그래서 힘든 일을 자청하고 나서게 되었다. 처음 시작은 그렇게 됐지만 이제는 그것이 다가 아니다. 옆에서 잠든 태공이 그저 좋아진 것이다.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이 사내에게 매료된 것이다.‘대단한 분이야. 진정한 영웅이야. 칭기즈 칸의 화신인지도 몰라.’에이트는 최태욱을 몽골에서 제일 추앙하는 위대한 정복자인 칭기즈 칸과 비교하고 있었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두 사람은 불침번을 교대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무인지경의 황량한 사막을 계속해서 걷고 있었다. 하늘에 날려 보낸 세이카 매가 급하게 두 사람 옆으로 내려왔다.“뭐지?”7/13 쪽
뭔가 발견했다는 세이커 매의 동작이다. 두 사람은 급하게 모래를 이용에 몸을 감추었다. 위장용 그늘 막 꺼내 둘러쓰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멀리서 리비아의 수송헬기가 날아오고 있었다.두두두두.수송헬기는 주변을 두어 번 선회하더니 다시 서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드디어 리비아에서 저격한 자신들을 수색하기 위해 헬기를 동원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밤에 이동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에이트, 앞으로는 밤에 이동하자.”“넷!”야간이라고 안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도 야간에 이동하는 것이 적에게 들킬 확률이 적었다. 두 사람은 리비아 군의 수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무전으로 상륙함이나 경호원들에게 연락하기가 매우 곤란했다.부르릉. 덜컹! 덜컹!야간을 이용해 이동하던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차량소리에 놀라 급하게 몸을 숨겼8/13 쪽
다.“이건 또 뭐야?”“태공,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화물트럭 소립니다.”황량한 바위만 가득한 곳에 화물트럭 소리가 들리다니 너무 이상했다. 최태욱은 미국에서 찾고 있는 화학무기 공장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곳은 사막으로 너무 황량하지만 근처에 바위산들이 많았다. 그런 비밀공장을 은밀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위치다. “에이트, 트럭을 따라가자.”“넷!”두 사람은 야간에 은밀하게 움직여 소리가 들리는 화물트럭을 따라 이동했다. 그리고 얼마 걷지 않아 바위산에 커다란 동굴을 발견했다. 여러 개의 바위산 사이에 있는 동굴이라 위성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지형이다. 관측망원경으로 자세하기 살핀 최태욱이 말했다.“무슨 공장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군사기지는 틀림이 없어 보이는군.”9/13 쪽
“어떻게 하죠?”“가지고 있는 무기가 없으니 낮에 살펴 동굴 위치나 정확하게 그려가야지.”몸을 은신해 동굴 주변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이 되었다. 그림솜씨가 뛰어난 최태욱은 빠르게 수첩을 여러 장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 주변의 지형들을 아주 정확하게 그리고 있었다. 거리측정이야 관측망원경이나 저격소총의 스코프를 이용해 대략 축척을 계산해 그리고 있었다.현재로는 지도에 정확하게 위치를 표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림을 항공사진이나 위성사진과 비교하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두 사람은 비밀기지 발견으로 인해 하루를 더 머물며 살피게 되었다. 그리고 멀리 우회하는 방법으로 경호원들이 기다리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에이트는 이제 거의 힘이 소진되어 최태욱의 부축을 받아 힘들게 걷고 있었다. “에이트, 이제 거의 다 왔으니 힘내라고.”“넷, 저도 이제 혼자서 걸을 만합니다.” 약속한 장소가 가까워지자 없던 힘도 저절로 생기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하루를 더 걸어 드디어 약속한 바위산 주변에 도착하게 되었다.10/13 쪽
초조하게 기다리던 경호원들이 리비아사막을 걸어서 이곳까지 도착한 두 사람을 발견했다. 경호원들이 빠르게 다가와 두 사람을 부축해주고 있었다.“에이트나 돌봐. 나는 괜찮으니.”퇴로를 확보하고 기다리던 빈센트 차장은 급하게 저격소총과 배낭들을 받아들며 말했다.“태공, 무거운 총은 버리시지 왜 들고 와요?”“차장! 너 지금 제정신이야? 군인이 총을 버리면 그게 군인이야?”자기 딴에는 무거운 저격소총을 들고 와 안타까워 해본 말이지만 듣고 보니 큰 실수를 했다. 아무튼 태공이 무사히 합류했으니 팀원들은 빠르게 철수 준비를 했다.한편 리비아의 항구 벵가지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해상에 연합해군의 함정들이 나타났다. 단순한 수색 방법인 그물로 물고기를 몰듯이 지중해를 수색해 리비아 영해까지 오게 되었다. 덴마크 함대의 구성은 1만톤급 이지스 구축함과 6천톤급 프리키드 2척이다. 이지스 구축함의 함장은 작전 계획대로 이곳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은근히 걱정이다. 11/13 쪽
“드디어 벵가지 앞 바다까지 왔군.”“대기하다가 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미사일와 155밀리 함포로 공격하면 되죠.”이제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 리비아의 벵가지의 해군기지를 공격할 생각이다. 그러나 표가 나는 명분인 상선을 격침시킨 킬로급 잠수함은 아직도 수색하는 중이다. 이곳 해군기지를 떠나 어디로 사리진지 전혀 흔적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이지스 함장은 매우 실망한 표정으로 부함장에게 말하고 있었다.“그냥 이렇게 거창하게 위세만 떨다가 슬며시 철수하게 되는 것 아냐?”“함장님, 아직 타이거 태공께서 어떤 명령이 없으니 여기서 기다려야죠. 뭔가 중요한 단서를 찾고 있는지 모르지 않습니까?”“알았어. 더 기다려 보자고.”베네룩스의 4만톤급 상륙함이나 다른 함정들은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베네룩스 함대는 여전히 이집트 영해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한편 이집트 영해에서 머물고 있는 상륙함 작전상황실에서 강호철은 초조하게 태공으로부터 소식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리비아 정부에서 저격사건에 대한 보도는 없12/13 쪽
었다. 그러나 관측위성에서 보낸 사진을 판독한 결과 3시간이나 교차지점에서 리무진들이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강호철이 약간 상기된 모습으로 트레블에게 말했다.“태공께서 저격에 성공했어.”“국장님, 태공께서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 까요? 중간에 모래폭풍도 심하게 불었었는데요.”“아직 연락이 안 오니 알 수가 없지. 안전하다 싶으며 연락하시겠지.”저격을 성공하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면 연락한다고 약속했다. 아직도 소식이 없으니 너무 답답했다. 함부로 태공이 있을 만한 지역으로 수송헬기를 보내기도 곤란했다. 또는 지상으로 병력을 보내면 오히려 적들에게 태공의 위치만 노출시킬 수 있었다.침투작전 시작과 동시에 피닉스 여왕이 태공을 찾아 곤란했었다, 그러나 피라미드를 발굴하는 현장으로 갔다고 하자 의외로 피닉스 여왕은 더 이상 태공을 찾지 않았다. 그래서 확인해 보니 공교롭게 피라미드 발굴 팀에 레베이카 공주가 합류해 있었다.‘후~우! 공연히 두 분 사이에 내가 한 거짓말 때문에 이상한 오해나 생길지 모르겠어.’13/13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