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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94화 (394/657)
  • < --  [공포의 지배자]  -- >최태욱은 작은 마을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와 포장도로가 만나는 삼각지점을 관측망원경으로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었다. 황량한 사막에 평평한 바위가 땅에 깔려 있었다. 마치 평지에 만든 제단과 비슷했다. “바로 저기군.”사거리는 1600미터 정도에 이르고 있었다. 주변에는 몸을 숨길 수 있는 어떤 지형지물도 전혀 없었다. 정보대로 목표가 나타나면 저격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목표가 승용차로 몸을 가릴 수 있어 그게 염려되었다. “그렇게 되면 실패인데.”최태욱의 이런 의문스러운 말에 에이트가 즉시 반문하고 있었다.“태공, 뭐가 실패를 해요?”에이트가 묻자 최태욱은 잠시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다가 자기가 방금 떠올린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설명을 모두들은 에이트는 즉시 답했다.회1/13 쪽등록일 : 13.01.14 19:37조회 : 3406/3423추천 : 7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태공, 제가 저쪽으로 따로 가서 저격하죠. 저쪽은 각도가 다르니 보는 시야가 전혀 다를 겁니다.”“따로 떨어지면 철수하기 곤란하잖아?”“태공, 작전은 일단 성공하고 나서 탈출이야 그 후에 일이죠.”“알았어. 멀지 않은 거리니 여기에 짐을 놓고 너는 그쪽에서 자리 잡아. 그리고 이어폰 잘 통하는지 확인하고. 내가 킬하면 동시에 쏘자고.”“넷!” 최태욱이 지목하는 저격 장소는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산이다.아직은 에이트가 저격하기 위해 자리를 그쪽으로 이동할 때가 아니다. 상륙함에서 목표가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연락이 와야 한다. 최태욱은 잠시 시선을 내려 차고 있는 시계를 보았다. 이곳 시각으로 10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연락이 올 때가 되었는데.”“그러네요.”2/13 쪽

    두 사람은 이런 대화를 나누며 철수하기 편하게 짐들을 챙기고 있었다. 목표가 제 시간에 오지 않으면 조용히 철수해야 한다. 짐들을 모두 배낭에 넣어 챙겼다. 바닥에 내려놓은 과일과 소고기통조림을 따서 비스킷과 같이 먹고 있었다. 일단 짐을 최대한 줄이자는 의미가 있다. 또한 작전이 시작되면 음식 먹을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풀썩! 풀썩!최태욱은 두 마리의 매에게 소고기통조림 조각을 던져 주고 있었다. 세이커 매는 날갯짓을 하며 부리를 벌려 날름 받아먹고 있었다. 마치 날개달린 강아지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슬며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애완동물로 키울 만하겠어.” “태공, 필요하시면 키우세요. 보아하니 매들도 잘 따르게 생겼네요.”“네가 아끼는 매잖아.”“아닙니다. 저는 필요하면 언제고 다시 다른 매를 훈련시키면 되니 태공께서 기르셔도 됩니다.”3/13 쪽

    “알았어. 다시 짐이나 확인해 보자고.”“넷!”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짐을 꺼내서 살피고 있었다. 에이트는 플라스틱의 물통을 꺼내 놓고 말했다.“물은 모두 먹고 떠나죠.”“그게 좋겠어.”이런 대화를 나누며 다시 주변을 모두 깔끔하게 청소하고 있었다. 벌써 이틀이나 여기서 매복해 잠복 중이라 아무래도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흔적들을 모두 땅을 깊이 파서 완전히 치우고 있었다.삑! 삑!이때 무전기에서 소리가 났다. 에이트가 급하게 무전기를 잡고 버튼을 누르고 말했다.“여긴 세이커! 말하라!”4/13 쪽

    “세이커, 코브라가 40킬로미터 지점에서 깡통으로 이동 중.”“수신 양호. 작전 완료 후 통화!”통화를 끝낸 에이트는 급하게 저격소총을 들고 자리를 뜨며 말했다.“태공, 목표의 머리를 노리세요. 저는 심장을 노리겠습니다. 그리고 경호원들은 저는 오른쪽입니다.”“알았어. 반드시 동시에 쏴야 해. 소음소총이라도 소리가 약간은 들릴 수 있으니까.”“넷!”두 사람이 동시에 사격하면 음파가 공명 된다. 적들이 설사 총소리를 듣더라도 방향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이점이 있어 내리는 명령이다.  최태욱은 저격소총을 들고 바쁘게 뛰어서 다른 바위산 자락으로 달려가는 에이트를 보며 다시 한 번 저격소총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워낙 먼 거리의 저격이라 삼각대도 설치했다. 삼각대의 다리도 땅에 일부러 파묻어 고정시켜 놓았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사격할 생각이다.5/13 쪽

    이렇게 준비하고 망원경으로 멀리 보이는 아스팔트 포장도로 쪽을 살피고 있었다. 포장도로지만 아주 멀리에서 먼지를 휘날리며 두 대의 리무진이 달려오자 작게 말했다.“에이트, 온다. 준비해.”“넷!”두 저격수가 노리는 줄 모르고 검은 리무진은 빠르게 매복 지점으로 달려오고 있었다.검은 리무진 안에는 리비아의 국가정보부장인 알하무르 장군이 타고 있었다. 알하무르는 카다비 대통령의 심복으로 사실상 리비아 정부의 권력 서열에서 2인자이다.아랍 권력층은 대부분 몸집이 다소 뚱뚱하나 알하무르는 바싹 마른 체구에 매우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인물이다.“더 빨리 달려. 입구 제단에서 절하게.”“넷!”알하무르는 이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6/13 쪽

    육군에서 근무하다가 카다피 대통령과 같이 쿠데타를 일으켜 지금까지 군에서 남부군 사령관으로 근무했다. 몇 년 전부터 국가정보부장을 겸임하고 있어 이제 다들 리비아의 2인자로 부르고 있었다.알하무르는 이곳 남부에서 제일 큰 도시인 알쿠프라를 방문하기 전에 잠시 고향에 들릴 생각이다.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항상 하던 습관이다.또한 지신을 키워준 부모님이나 또 알라 신에게 감사의 인사로 마을 입구 삼각교차 지점에서 정오에 드리는 예배를 하고 마을로 들어간다.“오늘은 약간 늦겠어.”“아닙니다, 충분히 정오까지 도착합니다.”전에는 조금 일찍 와서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면 동쪽에 있는 메카를 향해 절했다. 하지만 오늘은 오는 도중에 베네룩스와 덴마크 연합해군이 영해로 다가와 그에 대한 지시를 하느라 약간 늦었다.알하무르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불만을 토했다.“바보 같은 놈들·······. 아니! 시칠리 섬이나 다른 지역의 섬 근처 물속에 숨어 있으라는 명령도 수행 못하나? 다시 기지로 돌아오다니 그놈들이 제 정신인가 모르겠군.”7/13 쪽

    그러자 옆에 앉아 있는 부관이 즉시 응답했다.“장군님, 아무래도 잠수함이 연합해군들에게 탐지 당한 것 같습니다. 이미 두 척이 모두 두브루크 항구 까지 도망친 것을 보면요.”“무슨 소리야 탐지를 당하다니. 잠수함 함장들이 겁에 질려 도망친 것이지.”이런 대화를 나누며 알하무르는 서둘러 구두를 벗고 양말을 벗었다, 그리고 전통 아랍 옷을 입고 있었다. 가장 경건한 자세로 알라 신에게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다.리무진 안에 비치된 물병의 물로 발을 닦았다. 손도 정성 드려 씻고 천천히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 뒤에 삼각 교차지점으로 도착했다. 리무진에서 내려 손목에 찬 롤렉스시계를 내려 보았다. 그의 옆구리에는 작은 붉은 카펫이 들려있었다.‘5분 전이군.’아직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 알하무르는 슬며시 맨발로 신고 있던 구두를 벋었다. 평평한 바위로 올라가 들고 있는 작은 카펫을 넓고 가지런히 폈다. 이런 행동은 오래했고 항상 경건한 마음으로 해서 아주 천천히 하고 있었다.8/13 쪽

    정확하게 시계의 초침이 정오를 지나려고 하자 알하무르는 성지인 메카가 있는 동쪽을 향해 절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자 주변의 경호원들도 주변에서 같이 경건하게 절하고 있었다.저격소총에 달린 고성능 스코프를 통해 이런 모습을 바라보던 최태욱은 망설이고 있었다. 비록 적이지만 알하무르의 예배는 아주 경건해 보였다.‘신은 존재하는가?’최태욱은 방아쇠에 검지를 걸고 당기려고 하다 멈추고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신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아주 짧은 순간에 세계에서 크게 세력을 확대한 종교들이 떠오르고 있었다.‘과연 신이란 존재하고 이 세상을 관장하는 가?’이런 잡념을 떠올리자 방아쇠를 당길 기분이 아니다. 더구나 신에게 절하는 적을 향해 차마 저격하기가 망설여지고 있었다.“태공! 지금 쏴야 합니다. 경호원들이 일어나면 사계가 가립니다.”귀에 착용한 이어폰을 통해 에이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러자 최태욱9/13 쪽

    은 잠시 정신을 딴 곳으로 향하다 제자리로 돌아와 급하게 외쳤다.  “일어설 때 킬해!”“넷!” 스코프로 통해 바라보는 얼굴은 자신이 알던 모습이 아니다. 아주 날카롭지만 재기가 넘쳐 보이는 얼굴이었다. 스코프에 그러진 격자가 정확하게 목표의 얼굴 정중앙을 표시하자 최태욱은 작게 외쳤다.“킬!”푸식! 철컹!그 소리와 동시에 소음저격소통에서 불이 품어졌다. 1.5킬로미터 거리라 아무리 빠르더라도 날아가는 시간으로 인해 방아쇠를 당기고 나서도 표적의 얼굴을 살필 수 있었다.‘피식!’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있다는 듯이 표적은 묘한 쓴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10/13 쪽

    런 웃음과 동시에 머리가 터지며 붉은 피가 튀기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심장에도 거의 동시에 탄환이 박히는 모습이 스코프로 보였다.최태욱은 이후 다른 생각은 없었다. 에이트와 약속한 그대로 자신은 왼쪽에 서있는 경호원들을 노리고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푸식! 푸식! 푸식!경호원들의 가슴이나 혹은 머리를 노리고 연달라 사격했다. 마침 리무진 옆에 서있던 운전기사가 보이고 있었다. 당황한 운전가사가 리무진 안으로 몸을 숨기려고 하자 뒤통수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10발들이 탄창을 모두 소모하자 이어폰에서 에이트의 목소리가 들렸다.“경호원과 운전기사도 모두 킬 했습니다.”“철수해.”명령을 내린 최태욱은 급하게 탄장을 바꾸어 끼고 이어서 배낭을 짊어졌다. 그리고 물통의 물을 급하게 마시고 있었다.벌컥! 벌컥!11/13 쪽

    더위로 인한 갈증이 아니다. 그냥 목이 타들어가고 혀가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급하게 물을 마시고 나자 목이 바싹 타들어가던 갈증이 가시고 있었다.에이트가 급하게 달려와 물통을 잡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는 사실 처음 사람을 저격해 보아 더욱 갈증이 나는 것 같았다. 물을 완전히 마시고 나자 서둘러 탄피를 줍고 다시 한 번 머물던 자리의 흔적을 살폈다.“가자!”“넷!”두 사람은 목표를 제거한 후련함보다는 마음이 약간 무거웠다. 둘 모두 신에게 예배를 드리던 모습이 뇌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잡념도 빠르게 뛰는 바람에 힘이 들어 이내 사라지고 있었다.두 사람은 동쪽을 향해 급하게 내달리고 있었다. 최대한 빨리 현장에서 멀어져야 자신들의 목숨이 안전하다. “헉! 헉!”자갈이 가득한 사막의 위를 뛰어가려니 매우 힘이 들었다. 드디어 에이트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사정했다.12/13 쪽

    “태공, 조금만 쉬다 가요.”“알았어. 저기 바위산으로 가서 쉬자.”“넷!”단거리 선수처럼 뛰어서 현장만 벗어난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많은 길을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너무 무리하면 오히려 다리가 완전히 풀려 펴지는 수가 있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저격하던 장소에서 2킬로미터를 달려 벗어나고 났다. 그제야 바위산 그늘에 몸을 은신하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숨을 고르고 나자 최태욱이 홍삼엑키스로 만든 물약을 넘겨주며 말했다.“이거 마셔,  조금 지나면 갈증은 쉽게 가실 거다.”“넷!”두 사람은 물약을 먹으며 잠시 쉬고 있었다. 모래바람만 휘날리는 사막을 바라보며 아득하다는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순간 막막하다는 함을 느끼고 이런 때 사용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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