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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88화 (388/657)
  • < --  [복수의 방법들]  -- >[복수의 방법들]베네룩스와 덴마크 해군은 평상시에도 합동군으로 운용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 지중해에서 벌어진 컨테이너 선박 침몰은 최태욱에게도 아주 중요한 사건이다. 더구나 합동군인 해군의 총사령관이라 더욱 그렇다.‘지중해로 상륙함을 가져와야 해.’자신의 짐작과 상관없이 상륙함 2척을 지중해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상륙함을 한번 이동하면 또다시 서해로 배치하기 어려우니 고민이다.“상륙함 2대로 해결해 봐야겠네.”한국에 3만톤급 상륙함을 남겨놓고 4만톤급만 이동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덴마크의 요구도 있으니 컨테이너 선박의 인양 작업을 돕기로 했다.‘아쉬울 때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나중에 나도 도움을 받아.’북한이야 이제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 말고 재래식 무기로는 별로 위협적인 신형무기회1/13 쪽등록일 : 13.01.13 00:01조회 : 3496/3514추천 : 93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가 없었다. 해군력이 북한에 비해 조금 약하다. 하지만 한국 해군도 계속 신형함정을 건조할 예정이라 크게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이번 지중해에서 벌어진 격침사건은 자신의 개인적인 복수와도 연결된다. 평소 유감이 많은 나라야 프랑스도 있고 일본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보복이야 시간을 두고 처리할 사안이다.아직은 그들 나라들을 압도할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없기 때문이다.‘두 나라야 차츰 고사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고.’이웃한 나라라 전쟁을 벌이면 쌍방이 모두 파괴되는 상황이 벌어지니 전면전은 되도록 피할 생각이다. 물론 필요한 경우 전면전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나라의 통치권자가 되고 보니 항상 최악의 경우는 대비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복수? 과연 누구를 위한 복수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당사자는 죽어 버린 마당이라 그렇다. 자신을 무척 따르던 두 여자의 죽음으로 인해 최태욱은 오래 전에 복수를 다짐했다.‘아직도 그냥 놔두고 있었으니 둘이 내 욕을 많이 할지도 몰라.’2/13 쪽

    남자의 복수는 평생을 걸려서 완수한다고 한다. 또한 여자의 피맺힌 한은 오뉴월에서 서리가 내릴 정도로 강하다고 흔히 말한다. ‘때가 된 거야.’최태욱은 오래 전에 죽어버린 두 여자의 죽음을 이제야 복수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주변국들의 분위기도 그렇고 복수할 충분한 군사력도 지녔다.아직 확실하게 복수할 계획을 세울 상황은 아니다. 그런 기회가 왔다는 확증 또한 없었다. 다만 정황으로 보아 본능적으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증거만 확실하면 일을 벌이기가 쉬운데. 어떻게 확실한 증거를 잡지?’복수를 위해서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최태욱은 서두르지는 않고 있었다. 그저 조용히 기다리며 아직은 관망할 때라고 판단했다.‘아직은 움직일 때가 아니야.’전 같으면 쉽게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아들도 있고 가정도 이루었다. 더구나 자신을 마치 국왕처럼 떠받드는 많은 사람들도 있으니 그들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이런 복수는 아무래도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3/13 쪽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최태욱은 복수의 단초를 제공해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총독관저를 나서고 있었다. 그가 총독 관저를 떠나려고 하자 파울렛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태공, 어디로 가시려고요?”“피닉스의 국방과학연구소를 가니 그렇게 알아요.”“알겠습니다.”최태욱은 방탄리무진을 타고 안나타이거 시를 떠나고 있었다. 안나타이거 시는 본시 자신이 계획한 그대로 행정, 교육, 문화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었다.다소 무질서해 보이던 수지 시에서 경찰들은 마약단속을 벌였다. 집중 단속 이후에는 전보다 조금은 변화되고 있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일 큰 피닉스 시는 여전히 도시의 구석에는 어둠의 세계가 많아 보였다.최태욱은 총독 관저를 나와 국방과학 연구소로 향하다가 경찰국 건물이 보이자 슈이텐서에게 지시했다.“먼저 경찰국으로 가지!”4/13 쪽

    “넷!”방탄리무진은 이제 슈이텐서 연락관이 운전하고 있었다. 조수석에는 루엔이 타고 있었다. 경호실장인 트레블은 뒷좌석에 같이 타고 있었다.“실장, 스카일 경찰국장이 사무실에 있나 확인해 봐.”“넷!”최태욱의 지시에 트레블은 카폰으로 전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짧은 통화를 끝내며 급하게 보고했다.“지금 수지 시에서 경찰국으로 오는 중이랍니다.”“알았어, 그럼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되겠군.”스카일은 강력계와 마약단속반의 검사출신이다. 저네는 경찰국 차장을 하다가 이번에 강호철이 물러나고 경찰국장에 올랐다. 사각형으로 지어진 경찰국으로 오게 되자 정문을 지키는 순경이 크게 소리치며 받들어총으로 경례하고 있었다.5/13 쪽

    “충성!”이곳 경찰들은 대부분 군인 출신들이다. 그래서 경찰이라기보다 군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최태욱은 잠시 이곳에 별도로 경찰학교를 건립하는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따로 만드는 것이 좋을까?’지금까지는 이곳 출신을 베네룩스의 경찰학교로 보내 교육이 끝나면 이곳에서 근무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의 보수 교육도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도 따로 경찰학교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최태욱은 주차장에서 내려 천천히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근처에는 사법부 건물들이 보이고 있었다. 검찰국이나 법원이 같이 있었다. 업무의 신속성을 위해 관련기관을 한 곳에 모아 지어 그렇다.최태욱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주차장으로 검은 승용차가 빠르게 들어와 주차하고 스카일 경찰국장 급하게 다가와 인사했다.6/13 쪽

    “충성!”“수고가 많군요. 매일 그곳을 가나요?”“넷!”최태욱은 일단 국장실로 올라가서 소파에 앉아 스카일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수지 시는 이제 수지경찰서장에게 맡기고 피닉스 시를 집중해 단속하도록 챙기세요.”“알겠습니다.”최태욱은 스카일 국장이 그간 벌인 범죄 단속에 대해 치하해 주었다. 이어서 카리브에 경찰학교를 건립하는 문제를 지시하고 있었다.“경찰학교는 외곽의 바닷가 쪽에 세우도록 하세요.”“넷!”“이곳에서 카리브 해의 모든 주에서 근무하는 경찰을 배출하고 또한 보수교육도 하7/13 쪽

    도록 조치하세요. 해양경찰도 같은 학교에서 배출하는 식으로 운영하면 됩니다.”“잘 알겠습니다.”“예산은 추경으로 세워서 하시면 됩니다.”이렇게 지시를 하고 나서 추가해 경찰학교는 교도관도 같이 배출하도록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경찰과 교도관의 업무가 다르기는 하지만 유사하다고 판단해 교육시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이런 지시를 받자 스카일이 다소 황당한 표정으로 급하게 답했다.“태공, 여기에 구치소는 있어도 아직 교도소는 없습니다.”“아, 그렇군요. 그럼 교도소도 하나 세워야 되겠군요.”이곳에서는 대부분 벌금형을 내리고 추방형으로 끝내고 있었다. 또한 실형을 3년 이상 받게 되는 중죄인은 모두 본국의 교도소로 보내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필요한 행정기구가 무엇이 있는지 잘 조사해서 세우도록 하죠.”“알겠습니다. 제가 정리해서 총리께 건의하도록 하겠습니다.”8/13 쪽

    “그렇게 하세요.”최태욱은 이제 이곳도 완전히 독립된 나라와 같이 움직일 수 있는 행정조직을 만들라고 지시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독립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본국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 그것이 좋다고 판단했다.잠시 법을 집행하는 기관들에 신설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최태욱은 경찰국을 떠나고 있었다. 방탄리무진은 안나티이거 시와 피닉스 시를 연결하는 10차선 고속고로를 달리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고속도로에서 멀지 않은 타이거시의 외곽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 카리브 분소에 도착하게 되었다.연구소는 산골짜기에 위치해 근처에 군부대가 지키고 있어 일반인 접근하기도 어렵다. 외부에서 전혀 보이지도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분지와 같은 터에는 대형 건물이 여러 개 있었다. 연구소의 중앙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연구원들이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장거리 미사일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었다. 이미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은 개발해 양산체제로 들어간 상태다. 물론 성능 향상을 위해 연구야 계속하고 있었다. 최대한 빨리 강대국들의 수준을 따라갈 필요가 있었9/13 쪽

    다. 그래서 최태욱은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과학자들을 재빨리 포섭해 이곳으로 데리고 오게 되었다. 최태욱이 연구소를 방문하자 소장인 한스가 다가와 인사하고 있었다. 한스는 독일계로 네덜란드 출신이다. “부소장은 어디에 있나요?”“지금 연구실에 있습니다.”“그럼, 부소장과 미하일 박사를 소장실로 부르세요.”“넷!”최태욱은 이런 지시를 하고 즉시 소장실로 올라가고 있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두 사람이 소장실로 오게 되었다. 최태욱은 미하일 박사에게 조용히 물었다.“전에 구소련에서 리비아로 킬로급 잠수함 2척을 판매했다고 했죠?”10/13 쪽

    “예, 제 친구가 했던 말입니다. 태공께서 궁금하게 생각해 제가 다시 확인해 보니 분명히 리비아로 킬로급 잠수함 2척을 흑해에서 넘겨줬다고 합니다.”러시아가 개발한 킬로급 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3500톤이나 된다. 성능이 우수해 많은 나라로 수출될 정도다. 러시아 출신 과학자인 미하일은 베네룩스로 이민을 오며 나름 많은 군사정보를 가지고 왔다. 그중에 사소한 정보도 있지만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고급정보도 있었다.자신의 전공인 미사일 개발에도 실력이 뛰어났다. 러시아에서 사소한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한직으로 밀려나자 쉽게 포섭해 데리고 왔다. 나름 고급 정보를 많이 가져온 공로로 후하게 대하고 있었다. ‘중요한 정보 하나로도 특급 대우를 해줘도 손해가 아니야.’구소련이 해체되기 얼마 전에 리비아로 킬로급 잠수함 2척을 판매한 내용은 지금 시점으로는 아주 중요한 고급정보다. 이스라엘에서도 필요한 정보이고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가 있는 정보가 확실했다.최태욱은 심각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11/13 쪽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니 잘못 알고 있으면 안 됩니다.”“그야 그렇지요. 아무튼 그 친구 말도 그렇고 제가 별도로 아끼던 후배도 같은 말을 했으니 틀림없습니다.”“알았어요.”거짓을 말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너무 중요한 문제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최태욱은 미하일에게 여기서 지내는 문제에 대해 물었다.“숙소나 기타 생활에서 혹시 불편한 점이 없나요?”“가족과 따로 떨어져 있으니 조금 외롭다는 것 이외에는 아주 좋습니다.”“가족을 여기로 데리고 오시면 어떻겠습니까?”“그렇게만 해주시면 저야 더 바랄 것이 없지요.”미하일은 가족도 데리고 오라는 말에 매우 기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최태욱은 미하일의 가족이 러시아에 남아 있다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렸다.혹시라도 러시아에 있는 가족 때문에 이중첩자 노릇을 할 수도 있었다. 워낙 중요한 12/13 쪽

    연구를 하는 기관이라 만약의 경우는 항상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냉전시대는 끝낸 러시아는 완전히 유럽에 속한 나라로 생활한다. 하지만 군사적인 문제에서는 여전히 미국과 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다.최태욱은 소장실을 나와 이곳에서 지내는 러시아 출신 과학자를 일일이 만나 혹시 애로사항이 있는지 물었다. 대부분 가족과 헤어져 있다니 그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했다.그래서 부소장인 유명한에게 지시했다.“내가 예산은 만들어 줄거니 러시아 출신 과학자의 가족들이 지낼 숙소를 별도로 군부대 근처에 만들어 보세요.”“알겠습니다.”나중에는 모르지만 아직은 감시가 쉬운 장소를 지목해 주고 있었다. 최태욱은 국방과학 연구소를 나오며 나름 어떤 식으로 복수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복수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지만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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