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374화 (374/657)
  • < --  [압축된 변화]  -- >일본에서 70억불이 오게 되자 또 다시 그 사용처에 대해 약간 논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먼저 베네룩스 왕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라고 지원했던 20억불을 실질적으로 그렇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20억불은 당장 필요한 해군력 증강에 사용하고 10억불은 우주항공 분야에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 40억불은 차기 정권에서 사용처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국민들은 그에 더해 더 이상 소모성 논의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런 대통령의 발표에 국민들은 대부분 납득하고 있었다. 해군력 증강이야 일본이나 북한을 생각해서 반드시 필요했다. 또한 한국도 자체적으로 인공위성을 보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시급하게 개발의 필요성이 있는 분야다. “누가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인지 적당해 보이는군.”“누군가 주변에서 그런 식으로 절충안을 제시한 모양이지. 그런 정도라면 어느 정도 납득할 수준이잖아.”“설마 이런 돈을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이야 없겠지.”회1/13 쪽등록일 : 13.01.09 00:01조회 : 3608/3627추천 : 83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많지만 관료들도 별로 믿지 못하니 하는 소리다. 그러나 워낙 큰 파장이 불던 자금이라 설마 함부로 넘실거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사실 그런 생각이야 정신이 올바른 사람들 이야기다. 어디 도둑놈이 그것을 의식하고 도둑질하는 것이 아니니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발표를 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외국에서 무기를 사온다고 하며 중간에서 거액의 커미션을 챙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한국은 우주항공분야에 그동안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베네룩스 왕국의 배려 아니 최태욱의 안배에 의해 멀리 카리브 지역에 많은 과학자를 파견 보낸 정도다. 자본은 투자하지 않고 그저 사람만 보낸 형국이다. 언제까지 남의 나라 신세를 질수 없으니 자금을 투입해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대통령이 아주 잘 결정한 거야.”“이미 마음을 비워서 그런 거야. 사람이 마음을 비우면 현명해지잖아.”“그런 건가?”2/13 쪽

    이런 결정을 하는 가운데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는 임시국회가 열렸다. 대통령이 제안한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게 되었다. 전국구 국회의원 제도는 폐지하고 지역구 국회의원만 선출하는 선거제도로 바꾸고 있었다. 각 당의 이해관계로 조금은 소란스러웠지만 결국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그 결과 국회의원 수는 모두 235석으로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아울러 국회의원과 대통령에 대한 선거 일정도 2월과 6월로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드디어 국민들의 여망에 따라 국회의원들 스스로 자신들의 밥그릇 수를 대폭 줄인 것이다.“진즉에 그렇게 하지. 꼭 혼나야 정신을 차리나?”“천만다행이야. 그나마 조용히 선거법이 개정되어.”“아직은 한국의 운이 다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지.” 한국의 정가는 요란하다가 차츰 진정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모습이다. 내부적으로는 8개의 정당이 난립함으로 서로 뭉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다.정치권이 많이 흔들리는 가운데 경제는 오히려 안정되고 있었다. 안정의 정도가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사이가 벌어진 틈을 노리고 미국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 나가고 있3/13 쪽

    었다.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을 배척하자 그런 시장도 한국이나 대만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로인해 수출 실적이 대폭 확대되고 그에 따라 많은 외화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한국은 전보다 더욱 빠른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었다.“미국에서 자동차가 아주 잘 팔리는군.”“어디 자동차뿐인가? 가전제품도 미국에서 잘나가는데. 더구나 이제 SG 필립스 전자에서 통신기구도 많이 팔잖아.”“그렇군. 너무 성장세가 빠르니 은근히 걱정도 되는군.”“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 같아서?”“집값이 너무 오르면 큰일이잖아.”“자네는 걱정도 팔자군. 정부에서 수도권에 신도시도 많이 건설하고 지방으로 계속 공장을 이전하니 너무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돼.”어찌 되었건 원 역사보다는 지방 발전도 빠르고 농촌의 모습도 조금은 다르게 변하고 있었다. 4/13 쪽

    한국은 이제 완전히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으로 다다르고 있었다. 진즉에 일본을 추월하기 시작한 철강제품이나 대형선박 건조에는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더구나 최태욱의 주선으로 이집트에 대규모로 무기를 팔게 되었다. 관련 업체는 회사의 규모도 커지고 기술 개발이나 또는 자금 사정이 전에 비해 더욱 좋아지고 있었다.한국을 흔히 압축된 변화를 가져오는 나라라고 칭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압축된 모습으로 변하는 곳은 카리브 주였다. 한국은 카리브 주의 빠른 발전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톡톡하게 보고 있었다.“카리브에서 보내오는 슈퍼 옥수수 때문에 배합사료 가격이 안정되니 축산업도 잘만하면 돈을 벌겠어. 소는 모르지만 양계나 양돈 사업은 국제 경쟁력이 생겼어.”“이제 농촌도 전보다는 조금 살기가 좋아진 거야.”원 역사와는 달리 그래도 부농이라고 칭하는 청년들은 결혼을 수월하게 하고 있었다.차이는 미미하지만 농촌은 전에 비해 조금씩 살기가 좋아지고 있었다. 부지런히 일하면 시골에서도 살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다소 소란스럽게 변하다가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요소는 많았다.일본과는 그런대로 타협해 최악의 사태는 일시적으로 봉합되었다. 그러나 북한과는 5/13 쪽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특히 북한에서 침투하다가 나포된 잠수함과 전쟁포로가 200명이나 있으니 그에 대한 처리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휴전선의 판문점에서는 유엔대표와 북한대표가 만나고 있었다. 연일 그 문제로 회의를 해보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북한에서는 한국에서 불법적으로 자신들의 잠수함을 나포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남측은 우리에게 보상하시오.”“무슨 소리요. 원한다면 당신들이 지정한 제 3국의 조사원이 참여해 침몰된 잠수함들의 위치를 확인하라면 될 것이 아니요.”“왜 우리가 남의 나라 신세를 져야 한다는 거요?”“당신들이 억지를 계속 부리니 하는 소리가 아니요.”“억지라니요? 당신들이 지금 우리를 상대로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요?”회의는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속절없는 말싸움으로만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에서는 잠수함 승무원들을 인계 받으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있어 매우 이상했다.6/13 쪽

    판문점의 남쪽에 있는 휴게실에서 신문사 기자들 서너명이 모여 이를 두고 수군거리고 있었다.“이상하게 왜 그냥 보내 준다고 해도 북한에서 포로를 데리고 가려고 안하지?”“북한 놈들의 속을 우리가 어찌 알겠어. 무슨 중요한 이유가 있기는 한 것 같은데 아무튼 데리고 가려고 안하니 너무 이상하군.”“혹시 200명의 목구멍이라도 줄여보려고 저러는 것 아닌가?”“설마?”북한은 여전히 올 겨울도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가는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라 해보는 대화다. 그런 소문은 아직도 북한과 교류하고 있는 유럽의 동구권 기자들이 함경북도를 돌아보자 널리 퍼지고 있었다.아주 드물지만 처참하게 피골이 상접해 죽어 있는 모습도 유럽의 신문에 보도되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피닉스 여왕은 그 모습이 불쌍해 북한으로 전년과 같이 슈퍼옥수수를 1만톤 청진항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7/13 쪽

    덴마크의 에스비에르 시 북쪽에 있는 작은 강으로 최태욱이 연어 낚시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 본래 낚시가 목적이 아니라 덴마크 해군 기지를 방문하기 위해서다.에스비에르는 덴마크 왕국이 북해 유전지역이나 서쪽 해안을 경계하기 위해 해군기지가 있는 항구도시다.트레블이 한가하게 낚시질을 하는 최태욱을 보며 물었다.“태공, 한가하시면 카리브로 가신다더니 안 떠나시네요.”“아직 떠날 때가 아니요. 여기서 더 머물러야 될 것 같아요.”왜 떠날 생각을 않는지 설명하지는 않고 있었다. 하지만 최태욱은 소련의 붕괴되는 모습을 유럽에서 보고 떠날 생각이다. 그리고 하던 일들도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최태욱은 신트니클라스에서 자연하천에 자갈을 넣어 연어사육 시설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어의 치어를 기르는 연어연구소도 건립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면서 한국에서 올 때 벼르던 또 다른 사업인 출판업도 시작하게 되었다. 출판업이야 그저 자신이 작품을 선정해 돈을 주고 책을 발간하는 사업이다.낚시질을 하던 최태욱은 도구를 걷으며 말했다.“트레블, 번역본인 토지가 잘 팔린다고?”8/13 쪽

    “예. 비교적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그보다 시집들이 더욱 잘 팔리는 모양입니다.”“다행이군.”아무리 경제부국을 이루어도 문화가 없는 나라는 후진국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한국의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유럽으로 소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후원하는 문화지원 사업을 하고 있었다.네덜란드 어로는 이미 출판되어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태욱은 영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스페인어로 우선 출판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방탄리무진으로 돌아와 잠시 길게 누워 쉬고 있었다.‘낚시질도 힘이 드는군.’부르릉!이때 지프가 조금 빠르게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강가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자 누워 있던 최태욱은 몸을 일으키며 달려오는 지프를 바라보고 있었다.“누구지?”9/13 쪽

    “태공, 덴마크 해군에서 보낸 연락장교인 모양입니다.”“그래? 여자인데?”지프에는 두 명의 여자장교가 타고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두 장교는 최태욱 앞으로 와서 거수경례를 하며 발령장인 서류를 넘겨주고 있었다. 첫 장에는 발령에 관한 명령서다. 뒷장에는 두 여자의 경력이자 신상내역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슈이텐서는 32살에 중령이고 항공학 전공이다. 중위인 루엔은 23살로 전자통신을 전공한 석사다.슈이텐서는 다소 통통한 얼굴이 육중해 보이는 체구로 눈매도 매섭고 매우 다부지게 생겼다. 서류를 넘겨보던 최태욱이 슈이텐서 중령에게 물었다.“공격헬기 조종사 출신이군.”“넷! NATO에서 보유 중인 헬기는 거의 모두 조종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도 거의 다 운전이 가능합니다.”최태욱은 몸매를 살펴보더니 한마디 하고 있었다.10/13 쪽

    “나와 같이 다니려면 살 좀 빼야 되겠군.”“넷! 노력 중입니다.”시선을 루엔에게 돌리자 중위는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크게 외쳤다.“저는 모든 전자통신 기구는 대부분 다룰 수 있습니다.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수리도 가능하고요.”“알았어, 앞으로 통신을 전담하면 되겠군.”“넷!”베네룩스와 합동군으로 해군을 운용하게 되는 덴마크에서는 연락 장교로 두 명을 보낸다고 했었다. 두 명 모두 금발로 슈이텐서는 평범한 미모고 루엔은 눈에 확 뜨이는 미녀에 매우 늘씬한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최태욱은 슬며시 슈이텐서에게 제안하고 있었다.“고급 장교인데·······. 앞으로 내 운전기사를 하겠다고요?”11/13 쪽

    “넷! 태공을 옆에서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알았어요, 그럼 앞으로 운전은 중령이 담당하도록 해요. 물론 필요할 때는 다른 사람이 하게 될 거요. 결혼했는데 외국으로 다닐 수 있나요?”“예, 남편도 군의관으로 해외파병중이라 그동안 계속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그렇군.”새로 일행으로 합류하게 된 두 여자는 트레블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20명의 경호원들과 간단한 인사도 나누게 되었다.낚시질에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 최태욱은 즉시 지시했다. “안트베르펜으로 돌아가지.”“넷!”최태욱은 방탄리무진에 올라 해군기지로 향하고 있었다. 방탄리무진은 덴마크 왕실에서 임시로 비려준 것이다. 최태욱은 해군기지로 돌아가 수송헬기를 타고 떠날 생각이다.12/13 쪽

    최태욱 일행이 해군기지로 돌아오자 사령관이 급하게 보고했다.“태공, 드디어 소련이 해체되었습니다.”“그래요? 언제?”“조금 전 러시아 공화국의 옐친 대통령이 발표했습니다.”“알았어요.”드디어 냉전구도가 지속되던 시대는 끝나고 있었다. 앞으로는 미국만이 세계 최강의 국가로 군림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변화하는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사람보다 모든 면에서 빠르게 대처해야 된다고 판단했다.‘이제 신경 좀 쓰고 살아야 되겠어.’이제 피닉스 여왕을 만나고 카리브로 떠날 생각이다. 그러나 최태욱 일행이 덴마크에서 쉽게 떠나지 못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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