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364화 (364/657)
  • < --  [거대해협 평화협정]  --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닉스 여왕은 레베이카 공주에게 지시하고 있었다.“대공주, 판사들을 직접 만나서 힘을 쓸 방법은 없지만 재판관들의 출신 국가를 찾아가 국민들에게 호의를 보일 수는 있어. 그러니 대공주도 오늘부터 나와 같이 외국으로 다니자고. 총리도 별도로 외교 사절로 다닐 것이니 그렇게 알고.”“알았어요. 그렇게 하죠. 이모는 견우도 돌봐야 하니 가까운 유럽의 왕국들을 다니세요. 제가 남미 지역으로 장관들과 같이 가죠.”“그래 주면 좋지.”타이거 대공이 결혼은 결심해 주자 그게 고마워서라도 뭔가 해주고 싶었다.레베이카는 재판관의 출신 국가인 남미로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경제 협력을 해준다는 의미로 기업인이나 또는 경제부처 장관들과 같이 가고 있었다. 젊음이란 좋은 것인지 그녀는 강행군으로 남미국가들을 돌아다니고 있었다.그와 동시에 피닉스 여왕은 아들을 데리고 덴마크를 위시해 북유럽 국가들을 차례로 방문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찾아온 그녀는 매우 인기가 좋았다.“결혼하게 되어 정말 축하합니다.”회1/13 쪽등록일 : 13.01.06 00:01조회 : 3641/3656추천 : 79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감사합니다. 모두 다비흐 왕자의 복이고 주변 왕실에서 도와준 덕분이죠.”너무 잘난 젊은 남편을 맞이하게 된 피닉스 여왕은 이제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왕실에도 미래의 후계자인 다비흐 왕자까지 낳았으니 소임은 충분히 다 했다고 생각했다. 유럽 왕실은 잘생긴 어린 다비흐 왕자를 은근히 탐내고 있었다.‘나는 딸을 낳아 봐야지.’유럽 왕실의 여자들은 강대국으로 변한 베네룩스 왕국의 왕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공주를 낳아볼 야무진 꿈들을 꾸고 있었다. 그래서 피닉스는 그런 점을 잘 알고 유달리 어린 공주들 이야기를 자주 거론하고 있었다. “저는 공주가 없어서 그런지 어린 공주들이 마음에 드네요.”“그야 나중에 예쁜 공주를 왕자비로 맞이하면 되죠.”“어머,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럼 나중에 공주를 낳으면 눈여겨봐야겠군요.”자신은 젊은 사내와 결혼하더니 며느리는 나이 어린 공주를 원하고 있었다. 아무튼 2/13 쪽

    피닉스 여왕은 돈도 안 드는 미끼를 유럽왕실에 이리저리 뿌리고 있었다. 소리 없는 베네룩스 왕실의 외교전이 화려하게 전개되고 있었다.피닉스 여왕은 나름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이번 재판만 잘 해결해 주면 그이가 이제 한국으로 자주 가려고 하지 않을 거야.”그러기 위해서는 그냥 이기는 정도가 아니고 배상금을 많이 받아내는 판결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국의 판사들에게 은근한 협박성이나 회유성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다수결이지만 일본의 부도덕성을 자꾸 강조하세요.”“폐하, 염려 마세요. 우리가 설마하니 다비흐 왕자님을 봐서라고 소홀히 하겠습니까? 신명을 다해 반드시 폐하께서 목표로 하시는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해보겠습니다.”“대공께서 경들을 믿고 맡겼으니 실수하면 안 됩니다.”피닉스 여왕은 남들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더구나 다비흐 왕자의 앞날을 위해서도 보란 듯이 뭔가 좋은 결과를 얻어야 된다.3/13 쪽

    일본도 이에 질세라 국왕이나 총리가 나서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양국 간에 사활이 걸린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고 있었다. 외교전에서 협상 테이블로 나서는 사람의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일정 부분의 영향력은 있었다. 피닉스와 레베이카는 미모가 뛰어나니 소위 말하는 그림이 저절로 만들어지고 일본은 별로 그림이 되지 않았다.사진기자들이 모여서 불평하고 있었다.“일본 왕실의 사람은 누구도 잘 생긴 사람이 없어·····. 아무리 사진을 잘 찍어도 독자들이 호기심을 보이지 않아. 신문이나 잡지도 전혀 안 팔리고.”“그것 보라고. 그러니 나처럼 레베이카 공주를 따라 다니며 사진을 찍어야지. 대공주야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모델 보다 더 예쁘니 신문장사를 생각해서라도 훨씬 좋다고.”자연히 이런 풍토가 사진기자들 사이에 생겼다. 레베이카는 수많은 세계의 유명한 사진기자들이 줄줄이 따라 다니고 있었다. 피닉스 여왕이야 유럽을 돌아다니니 쉽게 널리 홍보할 수 있었다.똑 같은 행동으로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을 도와줘도 효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미모나 지적인 능력에서도 일본 왕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남미 국가들은 유럽의 식민지로 살았던 아픔이 있지만 유럽 왕국의 공주들에게는 상4/13 쪽

    당한 호의를 가지고 있는 풍토가 있었다.  “공주라면 레베이카 대공주처럼 예뻐야 공주지. 못난이도 공주인가?”“맞아, 공주는 무조건 예뻐야 된다고.”재판관들이 오래 심의하는 중에 두 여자가 나서서 해외로 순방하는 외교전은 모두 끝냈다. 안트베르펜의 대궁전으로 돌아와 나름 표를 계산하고 있었다.“이모, 조금 애매하군요. 대세의 흐름은 한국이 유리하긴 한데.”“너무 걱정하지 마. 대공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인기도 만만치 않으니까.”“그렇군요. 재판장이 호주출신이니 유리하긴 하겠어요. 호주는 제일 먼저 대공이 발주한 해군 함정은 산다고 할 정도니 믿어도 되겠네요.”호주와 뉴질랜드 출신의 재판관의 행동이 애매해서 걱정했지만 믿어 보기로 했다. 타이거 대공이 온전하지는 않지만 호주의 오랜 골칫거리인 토끼를 매로 어느 정도 퇴치하는 실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더구나 호주 출신 재판장은 농장을 소유하고 있으니 더욱 믿어 볼만했다.5/13 쪽

    이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은 한창 각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세우는 전당대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보들의 난립으로 인해 이합집산만 거듭하고 있었다.집권당도 둘로 갈라지고 야당도 셋으로 나뉘어졌다. 모두 5개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대선에 뛰어들 태세를 보이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2개 정당이나 혹은 3개 정당이던 것이 5개로 늘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부족했는지 시간이 지나자 또다시 갈라져 7개 정당으로 패거리가 나뉘고 있었다.자주 북한과 일본에서 잠수함을 보내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판국이다. 베네룩스 왕국의 헤이그에서 벌어지는 재판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시끌벅적했다.‘밥을 입에 넣어줘도 나라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저 지랄들이니 너무 한심해.’  정당들은 언론을 통해 서로 난마처럼 엮여 맹렬하게 남의 당을 비난하는 추한 모습만 보이고 있었다. 국가의 위기 상황에 참으로 황당한 사태가 한국의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추악하고 졸렬한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며 최태욱은 한숨을 쉬고 있었다.“나라가 조금 살만하니 너무 배가 불러서 벌써 다들 자신이 최고로 잘났다고 대통령을 하겠다고 난리도 아니군. 한 목소리로 헤이그 재판에 힘을 써야 하는데.”6/13 쪽

    헤이그의 한국 대표로 가있는 외무장관인 이진수 장관만 배상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받아 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한국에 쓸 만한 사람은 이진수 장관 한 사람만 보이는군.”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이진수 장관은 부지런히 뛰어 다니고 있어 해보는 인물 평이다. 최태욱의 이런 불평에 정인성은 옆에서 듣고 따라서 한숨을 토했다.“다들 대통령한다고 나서면 장관은 누가 하려는지.”정인성이 보기에는 장관 정도나 하면 적당한 인물도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자 해보는 평이다. 자신은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정인성은 그동안 연구하던 실적에 대해 보고했다.“대공, 감자도 개량되어 어른 주먹만 한 크기로 생산하게 됐습니다.”“전에도 그런 정도로 크지 않았나요?”“예, 크기를 그렇게 만들기는 했지만 빨리 변질하고 또한 키우는 동안 병이 잘 들어 문제이던 신품종에 독사 독을 주입해 병에 강한 품종이 개발되었습니다.”7/13 쪽

    “다행이군요.”“대공께서 미국에서 직접 보내주어 개량해 보라는 인디언들의 주식인 야콘도 같이 개량되어 이제는 생산량도 늘지만 단맛도 더 강해졌습니다.”야콘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방의 볼리비아와 페루이다. 흔히 땅속에서 생산되는 배하고 불렸다. 한국에는  몇 년 전에 들어와 강화를 비롯해 중부 지역 등에서 재배해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었다. 야콘의 덩이뿌리는 고구마와 모양이 비슷하고 땅 위로 나온 부분은 뚱딴지와 모양이 비슷했다. 덩이뿌리는 고구마처럼 단맛이 나고 배 맛처럼 시원하며 수분이 많았다. 샐러드 등에 넣어 날것으로 먹기도 하고 그냥 깎아 먹든가 삶거나 구워 먹어도 좋았다.수확해서 일정기간 그늘에서 놔두다가 껍질이 검게 변해 숙성될 때 먹어야 단맛이 난다.  야콘의 약효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뇨작용을 잘해 다이어트에 좋고 당뇨병에도 특별히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고 있었다. 전생을 살았던 최태욱은 그런 점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농가의 대체 식물로 야콘을 선택해 품종개량을 해보라고 했다. 8/13 쪽

    인삼, 뽕나무, 슈퍼옥수수 재배로는 농촌의 살림살이를 혁신적으로 일으킨다는 것은 힘들었다. 다양한 대체 작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야콘은 일본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와 원 품종에서 개량되었다. 그러나 최태욱은 마음에 차질 않았다. 그래서 미국에서 직접 종자를 들여와 품종 개량을 다른 각도에서 해보라고 지시했었다. “당도가 더 높다면 기호식품으로 잘 팔리겠군요.”“그렇습니다. 기르기도 편해 별로 어렵지 않으니 대단위로 재배해도 되고 소규모도 재배가 가능합니다.”“좋아요. 그럼 올해는 종묘 생산에 힘쓰고 내년에는 보급을 확대해 보세요.”“알겠습니다.”  정인성은 뱀의 극독이 인간에게 유용하게 의약품으로 사용되자 그런 점을 특별히 관심을 두었다. 그런 효과를 동물이나 또는 식불에게도 적용해 연구했다. 그 결과 광견병 예방약도 개발하고 또는 개나 고양이들의 잡병인 피부병에 대한 치료약품도 개발했다.9/13 쪽

    파충류 연구소에는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도 채용했다. 그래서 농작물에도 적용해 병충해를 예방하는 약품과 더불어 품종 개량까지 하고 있었다. ‘농촌은 나라의 뿌리야.’최태욱은 한국이 산업화도 좋지만 농촌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었다. 최소한 농촌에서 젊은이가 열심히 일하면 그래도 결혼해 정착할 정도의 기반은 만들어야 건전하게 국가가 발전한다고 판단해서다.“박사님, 혹시 부작용이나 그런 것이 있는지 새로 개발된 식품이나 의약품은 잘 검토해 보세요. 사람 살자고 시작한 사업이 사람 죽이면 안 되니까요.”“알겠습니다. 다시 재검토하고 품질 검사를 철저히 해서 조금 늦어도 안전한 것을 재확인하고 시중에 유통시키겠습니다.”“그럼, 나는 강경에 있다가 바로 출국하니 그렇게 아세요.”“예. 나중에 유럽으로 가서 대공의 결혼식 때 뵙겠습니다. 그때 연어 인공 양식에 대한 연구 자료를 모두 가지고 가겠습니다.”“그러세요. 제 결혼 선물로 아주 적당하겠네요.”10/13 쪽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능 정이 있어야 한다. 부부간이라도 이건 반드시 필요했다.‘유럽인들은 연어를 좋아하니 좋은 선물이 될 거야.’최태욱은 해군기지와 목장이 있는 서해에서 머물다가 드디어 강경으로 가게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한국에서 지낼 수 없었다. 이유는 피닉스 여왕과 약속한 결혼식도 다가오기 때문이다.강경에 도착한 최태욱은 부모님과 형제들을 베네룩스로 데리고 가서 결혼에 참석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헤이그에서 벌어지는 재판이 끝나면 출국할 생각이다.     어느덧 5월이 지나 여름인 6월이 되었다. 유럽의 날씨는 점차 무더워지고 있었다. 그러자 유럽의 주민들은 전년에 닥친 폭염이 걱정되어 다들 올해는 무덥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올해는 조금 덜 더웠으면 하는데 걱정이야.”“설마 전년과 같이 더울까?”하지만 베네룩스의 헤이그에서는 벌써부터 뜨거운 열기가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  11/13 쪽

    초여름 날씨가 무덥기도 하지만 한일 간에 벌어진 전쟁으로 인한 국제 사법소의 재판 때문에도 더욱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어디가 이기려나?”“이기고 말고 하는 운동경기인가? 그냥 일본이 얼마나 돈을 물어 주느냐가 관건이지.”“하긴 유엔에서 이미 전쟁을 먼저 일으키고 패배한 패전국이라고 판결한 셈이니 그렇겠군.”일본은 이미 경제대국이고 한국은 이제 막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려는 신흥 국가다. 그러니 어찌 보면 극동 지역의 패권을 놓고 다투는 형국과도 같았다. “이기는 나라가 당분간은 극동의 패권을 가지게 될 거야.”“당연하지.” 중국이란 거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가 주변에 있지만 원역사와 달리 조금은 발전이 더디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과 한국을 더 중요시 생각하고 있었다.12/13 쪽

    국제사법 재판소는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한쪽 당사자의 청구만으로는 재판의 의무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판결은 구속력을 가지며 당사국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안전보장이사회가 적당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재판 외에 총회, 안전보장이사회, 기타 총회에서 승인된 기관에 대하여 권고적 의견을 제공하고 있었다.드디어 판사들이 다수결로 결정을 내린 것인지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기에 앞서 개인적인 소신을 천천히 낭독하고 있었다.“양국이 오래 국경선으로 분쟁이 많았으나 이번 재판으로 인해 서로 국경에서 다툼이 없는 이웃나라로 평화롭게 지내기 바랍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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