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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61화 (361/657)
  • < --  [문화레포츠사업]  -- >최태욱은 이런 지시를 내리고 추가해서 말했다.“그분 사위도 유명한 시인인데 요즈음 어떻게 지내나요?”“감옥 생활을 오래해서 건강이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내 대신 만나서 병원비를 전해 줘요. 얼마가 되었던 치료는 해야 되니까요. 그리고 그분 시는 국내와 유럽에서 시집을 내도록 허락을 받고요.”“잘 알겠습니다.”최태욱은 신성철과 헤어져 바로 옆에 있는 한민족 역사 민속관으로 찾아갔다. 입구에 있는 대형 주차장에는 많은 관광버스나 자가용들이 즐비했다. 최태욱은 같이 가고 있는 전성효에게 물었다.“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모양입니다.”“넷, 서울과 가깝기도 하고 근처에 랜드도 있어 많이 찾아옵니다.”회1/13 쪽등록일 : 13.01.05 00:02조회 : 3654/3671추천 : 8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작은 성문 같은 입구의 누각에는 남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이미 이곳은 수많은 고택들이 이전되어 곳곳에 복원되어 있었다. 단순히 민속관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실재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대부분 전통 공예에 목숨 걸고 사는 장인들이 선발되어 모여 있었다.  커다란 평지와 골짜기에는 이미 사람들이 전통 복장으로 전통 생활양식으로 살아간다. 커다란 연못에는 많은 오리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연못에는 이상하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이상하군. 김이 올라오다니?’ 이곳에서 사는 어린 소년은 조선시대의 댕기머리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경우 옷은 조선시대의 한복을 입었지만 머리만은 대부분 단발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간혹 곰방대를 물고 있는 화려한 복장의 늙은 기생들도 있었다.“여기에 기생집도 있어요?”“예,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많이 찾아 왔으나 요즈음은 일본 관광객들 발길이 끊어져 조금 한가한 편입니다. 기생집이라지만 주로 기생은 가무만 합니다.”2/13 쪽

    “술시중은 안 드나요?”“그것은 금지 사항이라 절대로 안 합니다. 그래서 보통 예술대학교 학생들이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문제는 없나요?”“아직 이상한 불상사가 없어서 그런지 그런대로 별 탈은 없이 지낸다고 봅니다.”최태욱은 이곳에 있는 장터로 가서 국밥을 사먹었다. 다시 공방들을 돌아보고 그곳에서 만드는 농기구나 여러 가지 민속 공예품을 살피고 있었다. 전통 활도 제작하고 또는 고려청자도 복원하는 가마도 있었다.“생활에 불편하지는 않나요?”“그렇지 않아요. 전면에 있는 공간 이외에는 가전제품을 모두 들여 놓고 삽니다.”“그럼 눈 가리고 아옹 하는 방식이에요.”“현실이 그러니 어쩝니까?”3/13 쪽

    “하긴 그렇군요. 그들도 자손을 키워야 하고 먹고 살기는 해야 하니까요.”관청건물이야 일부러 새로 크게 지어놓았다. 다른 건물들은 대부분 전국에 산재되어 있던 고택들이 이전되었다. 이전의 이유는 국토가 개발되며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당도 있고 또는 초가나 혹은 민간인들의 기와집도 보이고 있었다.       “한국 민속관 보다 규모 면에서 더 큰 것 같군요.”“그렇습니다. 부지도 더 넓고 건물도 두 배는 많은 겁니다. 그곳은 관청 건물이 하나이나 여기는 둘이나 됩니다. 그래서 시장도 두 개로 나뉘어져 두 고을이 골짜기 양쪽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마을 입구의 성황당도 둘이나 되고요.”“그렇군요. 그럼 고을 이름은 뭐죠?”“보통 갑감 고을과 을현 고을로 불리고 있습니다.”    “아, 감사가 있는 마을과 현감이 마을이라는 뜻이군요.”“그렇습니다. 그래서 관청 건물의 크기가 조금 다른 겁니다.”이곳에는 수십 필의 조랑말도 있었다. 넓은 부지를 조랑말이 마차를 끌어 도는 형태4/13 쪽

    로도 운영되고 있었다. 대감 집에는 언제고 전통 혼례를 올릴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일부러 전통방식으로 결혼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최태욱은 전성효 회장과 같이 이곳을 돌아다니며 자세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당으로 가자 전성효가 급하게 부탁하고 있었다.“대공, 현판과 추련을 몇 개만 써주고 가세요.”“아직 그것이 없는 건물이 없던데 왜 그러죠?”“이곳에 사찰도 있어야 한다고 해서 다른 골짜기에 작은 암자와 같은 사찰을 새로 세우려고 합니다.”“그렇다면 그 사찰은 반드시 고승을 불러서 쓰시는 것이 좋지요. 다른 용도라면 모르지만 불교 신자도 아닌 내가 법당의 현판이나 추련은 어울리지 않아요.”“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향교 건물을 세울 것이니 그것은 써 주실 수 있죠?”“그렇다면 그건 써주죠.”최태욱은 전성효가 요구하는 대로 실로 오랜 만에 붓글씨를 쓰게 되었다. 그러나 보니 대문에 붙이는 입춘대길을 써주고 오랜 시간을 보내며 글씨를 쓰게 되었다.  5/13 쪽

    이곳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의 세트장으로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더욱 유명해져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외진 곳에 상여집도 있고 계곡 주변에 물레방앗간도 둘이나 있었다. 당연히 연자방아나 디딜방아 시설들도 보이고 있었다. ‘사극이나 고전 영화 찍을 때 연애 장면을 여기서 많이 찍겠군.’ 왜 다른 생각은 떠오르지 않고 그런 생각이 나는지 모른다. 잠재적으로 전생에 그런 동영상을 자주 봐서 그것이 입력되어 그런 것 같았다. 아무튼 남들이야 모르지만 아무래도 태생을 사라지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산 위쪽에서 계속 일정하게 물이 흐르는 것을 보며 최태욱은 물었다.“물이 계속 흐르는데 이건 어떻게?”“그게 조금 힘들었어요. 성남시와 협의해 국유지인 산중턱에 저수지를 만들어 일정하게 흐르도록 했습니다. 지금은 아마 눈이 녹아내리는 것으로 보이고요.”“아까 보니 오리들이 노는 연못에서는 김이 나던데 그건?”“아, 그걸 미처 보고 드리지 못했군요. 물이 너무 귀해 지하수를 개발하려고 주변을 조사를 정밀하게 하다가 보니 운이 좋아서 부지 내에 섭씨 30도 정도 되는 유황온천6/13 쪽

    이 개발되었습니다. 물이 뜨겁지는 않으나 수량을 풍부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합니다.”“그렇군요. 그래서 랜드 쪽에 온천호텔들이 몇 개 보였군요.”“그 호텔들은 모두 랜드에서 운영합니다. 온천호텔에서 사용한 온천물은 다시 정화시설을 거쳐 아까 그 연못으로 흐르죠. 대장간이나 불가마에서 사용하고 내려오니 섭씨 20-25도 정도는 됩니다. 날씨가 더 차가우면 김이 조금 나기는 합니다.”이곳에서 사용한 물은 부지 밖의 시유지인 커다란 늪지대로 보내져 갈대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대로 자연보호를 잘 해놓은 상태로 보였다.마을에서 재배하는 작물은 모두 고구마 감자 슈퍼옥수수, 수수, 콩, 그리고 인삼으로 벼농사는 물이 부족하고 부지도 없어 기르지 못하고 있었다. 마을 앞에 겨우 2천평이 고작이다. 그래서 영화 촬영 시 그것이 제일 아쉽고 그런 장면은 다른 곳에서 촬영한다고 설명했다.산 위에 저수지를 만들어 놓아서 그런지 항상 물이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골짜기에는 일부로 초대형 바위들을 가져와 쌓아 놓은 폭포와 작은 인공 연못이 있었다. 보아하니 바닥에 커다란 바위만 있는 암반지역에 인공으로 폭포를 만든 것 같았다.7/13 쪽

    이곳 랜드의 주식은 최태욱이 90 퍼센트를 소유해 실질적으로 개인 소유인 토지나 건물이라고 볼 수 있었다. 최태욱은 이곳이야 조선 시대의 시대 상황은 재현해 놓았지만 근대 시대도 필요해 물었다.“근대 시대는 마을은 어디에 세웠죠?”“그건 양평에 만들어 두었습니다. 거기는 한국영화협회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세트 촬영장입니다.”최태욱은 문화 사업에 집중해 투자할 생각으로 지시를 내렸다. “랜드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앞으로 그런 세트장 건립에 투자하도록 해요.”“알겠습니다.”  물론 함부로 돈을 버리듯이 마구하라는 뜻은 아니다. 전성효 회장이 랜드 사장과 잘 협의해 장소를 정할 것으로 판단해 이런 정도만 지시했다. 최태욱은 원 역사에 드라마만 촬영하면 다들 지자체들이 나서서 한번 사용하고 거액을 버리는 세트장 건립의 남발이 떠올라 당부했다.“앞으로 절대로 드라마를 찍는다고 지방에 함부로 세트장을 건립하는데 지원하지 마8/13 쪽

    세요. 물론 전에 사용하던 건물을 재사용하면 신선도가 떨어져 그렇게 하겠지만 돈을 낭비하는 것은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그러니 투자하려면 최소한 이런 규모 정도를 고려해서 입지를 잘 선정해 추가로 다시 건물들을 증축하는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잘 알겠습니다.”자신이야 운도 따르고 시대를 알아 쉽게 거액을 거머쥔 입장이다. 하지만 돈을 번다는 것은 너무 힘들다. 그래서 최대한 세금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 중하나다.원 역사에서는 지방자치제를 시행해 지방의원들에게 그것을 방지하라고 했었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이나 지방단체장들이 전시행정을 임명직들 보다 더하고 부정부패가 더욱 심했다. 더구나 자치단체장은 지방의원들과 한통속으로 지방 재정을 자기 집 금고 정도로 알고 마구 사용해 파단에 이르는 경우도 많았다.또한 처음에는 무보수로 한다던 지방의원들이 선거 때 투자한 본전 생각나 나중에는 월급 받더니 자꾸 금액을 올리던 추한 모습들을 너무 잘 안다.‘세금 도둑놈 지키라고 했더니 그놈들이 하나 같이 세금 도둑놈들이었어.’10명중에 올바른 놈은 하나 있을까 말까니 했다. 지방자치제를 해야 지방발전은 고사하고 오히려 국민에게 고통만 준다고 판단했다. 9/13 쪽

    그래서 최태욱은 여전히 지방자치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었다. 최태욱이 정치에 개입한 유일한 것이 어쩌면 지방 자치제의 반대다. 그로인해 그의 영향력을 받은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지방자치제에 대해서는 결렬하게 반대하고 있었다.   ‘아직은 지방자치제는 때가 아니야.’또한 최태욱은 농협이나 축협 수협 등 협동조합들에 대해서도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공사인 화사들도 역시 비슷했다. 그들은 거의 주인 없는 기업을 국민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원인 직원들만 배 불리는 경영 형태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런 공기업 조직에 대한 감사를 철저히 해야 해.’국내에 들어와 오래 지내다 보니 이렇게 걱정은 해보고 있었다. 하지만 고위층이 몰라서 안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나설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현명한 국민들이 알아서 정권 교체하며 정화해 나가겠지.’최태욱은 신조가 자신의 일이 아니다 싶으면 간섭을 안 하고 있었다. 공연히 정의사회 구현한다고 세상 걱정 다하다 보면 죽도 밥도 아니게 될 것 같아서 그렇다.‘내게 주어진 업무나 잘하면 되는 거야.’10/13 쪽

    이런 생각을 하고 최태욱은 방탄리무진이 주차된 주차장으로 와서 전성효에게 지시했다.“지금도 잘하지만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철저히 하세요. 부정은 조금만 방심하면 독버섯처럼 생기니까요. 성실하게 업무하다가 다소 과실이 있는 것은 봐주되 부정에 대해서는 엄벌로 조치하세요.”“알겠습니다.”“특히 회사를 위한다고 해 뇌물을 공여하는 자체도 절대로 금지니 그것도 철저히 조사하시고요. 만약 내 귀에 그런 소리 들리면 사소한 뇌물공여사건이라도 회장님에게 책임을 묻겠습니다.”“넷!”“힘들겠지만 우리 회사라도 그것은 철저히 지키세요.”“넷!”최태욱이 강하게 말하자 나이 많은 전성효 회장이 바싹 졸아 부동자세를 취하며 대답11/13 쪽

    하고 있었다. 전성효 회장과 헤어진 최태욱은 급하게 SG 랜드 지역은 떠나 김포로 향하고 있었다. 이제 개인적인 회사 업무는 거의 보았다고 판단해 김포에 있는 해병대를 찾아가는 것이다.김포로 가던 최태욱이 추동팔에게 지시했다.“집으로 가서 군복을 입고 가자!”“넷!”이렇게 지시를 하고 카폰을 들고 다른 리무진을 타고 따라오는 트레블에게 명령했다.“트레블, 해병대로 연락해. 오늘 직무 감사와 부대 화력 시법을 참관한다고 준비하라고 해.”“넷!”이제는 누가 뭐래도 자신의 휘하에 있는 부대다. 그리고 중요한 곳을 지키는 부대라 12/13 쪽

    최태욱은 떠나기 전에 해병대의 근무 상황이나 전투력에 대해 살펴볼 생각이다. 사실 지금까지 최태욱은 군부대의 경우도 기업과 같이 지휘관에게 모든 전권을 떠넘기고 간섭하는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파견 나온 부대는 너무 중요하다고 판단해 확인해 볼 생각이다.저택에 들려 전투복으로 갈아입은 최태욱은 방탄리무진에 네덜란드 국기를 올리고 김포에 주둔 중인 해병대로 향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같이 군복으로 갈아입은 트레블 대령에게 명령했다.“부대 운영비 집행이나 훈련 일지를 경호원들과 같이 철저히 조사하도록.”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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