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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55화 (355/657)
  • < --  [나비효과]  -- >정인성의 말에 최태욱은 그저 건성으로 답했다.“알았어요. 참고하죠.”최태욱의 응수에 정인성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즉시 반박했다.“대공, 참고라뇨. 절대 그렇게 소홀하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대공의 안위로 보나 카리브로 이주한 한국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제 말을 소홀하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알았어요. 박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나도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박사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해해 주세요.”최태욱이 이렇게 답하자 정인성은 더욱 열을 올려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대공, 왜 이러세요. 견우 왕자님과 대공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지금까지 이루신 모든 것이 일순간에 무너집니다. 그러니 반드시 제가 말한 그대로 피닉스 여왕과 정식으로 결혼하세요. 다른 여자를 대공께서 거느려도 상관이 없다는 분이니 최소한 견우 왕자님을 봐서라도 피닉스 여왕과 결혼해야 합니다.”회1/13 쪽등록일 : 13.01.03 00:04조회 : 3742/3759추천 : 8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너무 심각하게 말하자 최태욱은 조금 전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답해 주고 있었다.“알았어요. 되도록 그렇게 하죠.”여전히 미온적이라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하로써 권할 수 있는 한계는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인성을 분위기가 경직되었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업으로 말머리를 돌렸다.“대공, 제가 그동안 알아보니 유럽도 연어를 인공으로 수정시켜 치어 방류를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치어 생산 기술은 우리보다 조금 떨어지는 것 같더군요.”“그래요? 저는 유럽이 앞서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군요.”“우리는 재일동포를 통해 일본의 기술을 빨리 전수 받아 새롭게 개발해서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그러니 유럽으로 돌아가시면 그 문제를 우리 연구소와 협조하도록 조치해주세요.”“알았어요. 그런 일이야 당연히 서로 협조하면 좋죠.” 2/13 쪽

    연구소에는 수많은 연어 치어들이 자라고 있었다. 생기 넘치게 헤엄치는 연어 새끼들은 마치 작은 점들과 같이 작아 보이고 있었다. 놓아 주기만 하면 성어가 되어 다시 찾아온다니 신기해 보였다. “대공, 유럽에서는 연어가 여기보다 인기가 좋아 고가에 거래됩니다.”“그래요?”“잘하면 좋은 사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그렇군요. 인공으로 산란 환경을 만들어도 되려나요?”“그건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지만 큰 하천이 대공의 소유지로 흐른다면 해볼 수는 있을 겁니다.”일부러 자갈을 깔아 서식지를 만드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었다. 잘하면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수원이 충분하고 입지조건이 좋으면 한번 해보고 싶은 사업이다. 처음에는 자금이 들어가지만 나중에는 그저 앉아서 돈을 버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어는 동양권 보다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어류라 유럽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사업으로 적극 권해 보기로 했다. 최태욱은 정인성으로부터 독사의 독액으로 많은 의약품이 3/13 쪽

    개발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독액으로 의약품 개발이 잘 되고 있다니 다행입니다.”“예, 회사에서 연구 자금을 많이 보내주니 빠르게 신약 개발이 되고 있습니다.”처음에는 붉은 환 하나로 시작된 제약 사업이다. 이제는 뽕나무, 참나무, 은행나무, 심지어 오줌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되어 많은 의약품을 개발해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었다.그리고 간혹 자금이 부족해 신약 생산이나 연구를 지속하지 못하는 의약기술도 인수해 생산하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최태욱은 궁금한 표정으로 정인성의 제자인 한광필에 대해 물었다.“한광필 보건국장과는 자주 연락은 하세요?”“예, 귀찮을 정도로 전화해서 별것 다 해달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거기에도 뽕나무를 이용한 상비약품을 개발한다고 해서 자료를 보내 줬습니다. 그곳에도 뽕나무가 흔하다고 하면서요.”“아, 콜롬비아에 뽕나무를 많이 키우니 그런 모양입니다.”4/13 쪽

    “그건 한광필이 잘 몰라서 그러는 거죠. 뽕나무도 한국에서 재배한 재료를 써야 약효가 좋은데요.” “그렇다면 소용없다는 거요?”“그렇지는 않습니다. 한약으로 재조해 오래 달이면 효과는 같을 수 있습니다. 다만 양약으로 팔기위해 약효가 있는 성분을 축출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보건 국장은 아마 사업이 아니고 그저 민간요법으로 보급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군요.”“아, 듣고 보니 그렇군요.”두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게 되었다. 각자 해야 할 일이 많아서다. “다음에 서해로 가서 만나죠.”“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이제 새해도 되었고 레베이카도 베네룩스로 돌아가야 한다. 정인성과 헤어진 최태욱5/13 쪽

    은 방탄리무진으로 오자 그녀에게 말했다.“공주, 이제 헤어져야 될 것 같아. 나는 더 돌아다녀야 하고.”“알았어요. 바로 서울로 가서 출국하죠. 그런데 오빠는 언제 귀국하시죠?”“그건 아직은 나도 모르겠어. 계속 복잡한 사건이 터지고 있어서.”“알았어요. 하지만 여름 방학 전에는 꼭 오셔야 해요.”“그러지.”  여름 방학이 되면 또 같이 여행을 다니자는 뜻이었다. 레베이카도 이제 돌아가 대학교에 다닐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연초라 피닉스 여왕 대신 공식적인 행사에 찾아다닐 업무들이 너무 많아 유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사관학교나 경찰 대학교 등의 졸업식에 자주 참석해야 한다. 혼자 유럽으로 돌아가려니 다소 서운하지만 서로 할 일이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돌아갈 때 견우와 이모의 선물도 사가고.”“알았어요. 서울로 가서 알아보죠.”6/13 쪽

    최태욱은 레베이카와 헤어져 경호원들과 같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북쪽의 끝까지 들러 보고 서울로 가서 SG미디어 회사에 대해 챙겨볼 생각이다.게임 산업이나 기타 영화와 드라마의 사업을 챙길 것이 너무 많았다. ‘회사들을 챙기려니 바쁘겠어.’그가 강원도 북쪽 휴전선 지역으로 떠나서 여행하는 동안 서울에서는 새해 초부터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다.청와대에서 안보회의가 소집되었다. 대통령은 외무장관에게 물었다.“장관, 유엔의 안보리에서 어떻게 결정 날 것 같소?”“각하,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겠다고 했으니 우리 정부가 제출한 일본 정부 제재 조항의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다행이군요.”“베네룩스 왕국의 힘이 큽니다.”7/13 쪽

    베네룩스 왕국은 자국의 군대가 연루되었으니 한국이 유리하게 판정되도록 힘쓰고 있었다.청와대에서는 유엔에 제출할 한국의 안건이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대통령은 베네룩스 왕국에서 20억불을 지원 받은 자금을 활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었다.“그냥 무기를 사기는 너무 아까운 돈이 아니오?”“각하,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는 그렇습니다.”“아무래도 내 생각에는 타이거 대공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아, 그런 방법도 있겠군요. 각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면 타이거 대공에게 연락해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하죠.”“꼭 청와대가 아니어도 되니 미리 내용을 말해주고 다른 구상이 있으면 만나도록 약속하시오.”“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미국의 동부 최대 도시인 뉴욕······. 8/13 쪽

    평화의 상징인 유엔 건물에서는 전년에 벌어진 일본해군의 침략 행위로 인해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경제 대국인 일본이 드디어 마각을 드러내자 다들 흥분한 상태다.“드디어 못된 야심을 드러내고 있군. 남의 나라 항구에 아무 이유 없이 기뢰를 설치하려고 하다니. 그것도 다른 나라 행위로 덮어씌우려고.”“치졸한 행위야.”한국 정부는 다도해로 일본 잠수함이 침범한 행위를 전쟁에 준하는 침략으로 결론지었다. 그런 결정과 더불어 유엔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에서 한국의 요청으로 인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다.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일본의 행위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상임이사국은 모두 그런 결의에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이 상정되자 많은 나라 대표들이 일본을 비난하고 있었다.“남의 나라 중요한 무역 항구를 아무런 선전포고나 공격할 이유도 없이 그렇게 기뢰로 봉쇄하는 것은 명백한 침략행위입니다.”“옳소! 일본은 그런 행위에 대해 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9/13 쪽

    태평양 전쟁 당시에 일본에게 침략당한 모든 나라들이 일본의 행위에 대해 치를 떨며 항의하고 있었다.“일본의 해상 자위대는 해체해야 합니다.”“반드시 해안경비대만 남겨야 됩니다.” 여러 가지 항의가 계속되자 일본 대표는 변변히 변명도 못하고 있었다. 워낙 많은 나라들이 벌떼 같이 일본을 비난하자 나중에는 고개만 숙이고 있을 정도다.너무도 확실한 증거와 더불어 포로까지 100명이나 잡혀 있으니 변명할 어떤 구실도 없었다. 유엔 일본대사는 그저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결국 나도 물러나야겠군.’일본은 이미 내각 총사퇴와 더불어 총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한 워낙 파장이 큰 사건을 일으키자 일본은 그런 불법적인 군사작전을 명령한 잠수함 기지 사령관을 구속한 상태다. 그리고 자위대의 많은 지휘관들이 사건에 연루되었는지 조사를 받고 있었다.일본정부 그야 말로 국내나 국외에서 맹렬한 비난을 받고 있었다. 억울하게 죽은 아들들의 시신을 붙잡고 유족들은 통곡하고 있었다.10/13 쪽

    “내 아들 살려내.”“살려내라. 살인자는 할복하라.”한국해군은 인양된 시신들을 일본으로 인계해 주었다. 그나마 시신이라도 찾은 부모는 나은 편이다. 시신도 인수 받지 못한 유족들은 매일 같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통곡하고 있었다.“내 아들 찾아 줘! 이놈들아.”이런 일들은 연일 언론에 의해 보도되고 있었다. 처음 격침사건을 당했을 때는 한국을 비난했지만 이제 포로까지 잡혀 있자 일본국민들은 자국의 지도자들의 무능을 탓하고 있었다.이런 분위기로 인해 유엔 총회에서도 격한 말들이 오가고 있었다.“전쟁을 벌인 것이니 전범 재판을 열어 연루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극형에 처해야 합니다.”“그렇소.”  11/13 쪽

    “전범이 확실합니다.”이런 분위기로 돌자 유엔 총회에서 일본정부에 대한 제재조치를 하는 결의안이 다수결에 의해 통과되었다. 만장일치가 아닌 것은 그래도 경제대국인 일본의 신세를 지고 있는 약소국이 많아서 그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유엔의 총회 결의안은 전쟁을 도발한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에 출두하라고 했다. 그곳에서 전후배상금에 대해 논의하라고 촉구하고 있었다. 물론 전쟁포로 100명에 대한 포로인도협약도 그곳에서 재판과 동시에 결정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라는 권고했다.제재 조치는 우선 미국을 위시한 모든 나라는 앞으로 일본정부에 무기 수출이나 기술 이전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유엔에서 일본에 취할 제재는 이런 정도에 불과했다.경제적으로 무역동결이나 또는 금융동결은 어려웠다. 세계 경제에서 이미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 컸다. 금융동결이나 무역 중단을 시도하면 같이 죽게 되는 상황이니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일본의 영향력이 적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베네룩스, 덴마크, 브루나이와 기타 몇 개 나라는 일본에 대해 무역 금지조치와 금융거래 중단을 결정했다.12/13 쪽

    “다른 것은 몰라도 침략행위를 벌이는 나라에 식량을 팔지 못하겠소.”“우리도 마찬가지요.”  이외에 일부 나라들은 자국의 식량을 일본에 수출하지 않겠다는 발표하고 있었다. 그로인해 일본은 갑자기 식량 사정이 어려운 나라로 변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이런 모든 결정에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아직도 해체가 안 된 소련은 쿠릴열도 4개 섬 문제로 일본과 대립해 있었다. 중국은 조어도 영토권 문제가 있었다. 영국, 미국, 프랑스의 경우는 최태욱이나 베네룩스 왕국과의 이해관계로 한국 편을 들었다. 유럽 금융권을 장악한 베네룩스 왕실의 막강한 재력에 다들 꽁지를 내린 상황이다.그래도 그들은 금융제재나 무역거래를 중단하는 조치는 안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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