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351화 (351/657)

< --  [부산국제허브도시]  -- >광의로는 최태욱의 명령을 따르는 베네룩스 해군이다. 하지만 그들은 엄연히 유엔군 사령관인 미군사령관의 휘하에 있었다. 그 때문에 작전에 대한 지휘권은 표면적으로 최태욱이 가지고 있지 않았다.  최태욱의 대답에 할 말을 잃은 기자들은 슬며시 스캔들에 대해 물었다.“여배우와 밤이 늦도록 술만 마셨다니 그래도 되는 겁니까?”눈매가 매서워 보이는 일본기자가 이렇게 묻자 최태욱은 빙그레 웃으며 답해 주었다.“도대체 무슨 소리를 합니까? 내가 누구와 술을 마시던 댁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요. 더구나 서로 사업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요.”“그래도 밤이 늦도록 술을 마신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사가 아니요.”“그야 댁들의 이상하게 보니 그렇죠. 더 이상 논하고 싶지 않군요.” 최태욱은 간단하게 이렇게 스캔들에 대해 답하고 나서 레베이카와 같이 해병대 기지로 들어갔다. 회1/13 쪽등록일 : 13.01.01 19:51조회 : 3694/3711추천 : 76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해병대 안으로 들어가자 두 줄로 도열한 병사들이 거수경례하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일본 함정을 베네룩스 함대가 격침시키자 신이 난 상태였다. 더구나 미인인 레베이카 공주가 부대를 방문하자 다들 열열이 환영해 주었다.“와! 와!”“진짜 미인이네. 사진보다 더 예뻐.”환호하는 병사들 중에 이제 일병인 해병대원이 불쑥 나서며 물었다.“대공, 대마도로 언제 상륙합니까?”“········.”해병의 당돌한 질문에 최태욱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했다. 자신도 젊지만 해병대원은 너무 젊어서 아직 전쟁이 뭔지 잘 몰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최태욱이 해병대를 갑자기 방문하자 그 의미를 달리 해석한 것 같았다. 최태욱은 그저 자신이 한때 지낸 곳이고 레베이카가 세계 최강이라고 하는 한국 해병대를 구경해보고 싶다고 해서 방문한 것이다. 부대를 돌아보던 레베이카는 조심스럽게 물었다.2/13 쪽

“여기서 하루 자고 가면 안돼요?”“왜?”“그냥 제가 이런 곳은 처음이라요.”“알았어. 그럼 부대장에게 말해 하룻밤 자고 가도록하지.”해병대에도 여군들 막사가 따로 있어 그곳에서 지내기로 했다. 그러나 하룻밤을 보낸다고 하던 레베이카는 사격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공주로 살다가 보니 많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지낼 기회가 적어서 함께 지내고 싶어 했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냈던 곳이라니 그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옆에 있던 트레블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대공, 경호원들도 잠시 훈련을 받을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사격도 해 봐야 하고요.”“알았어요. 그럼 경호원 재교육 차원에서 며칠 여기서 지내기로 하죠.”“넷!”3/13 쪽

결국 두 사람은 경호원들과 같이 해병대 내에서 며칠을 지내며 기초적인 군사훈련도 체험해보고 있었다.이미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병영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상황이라 그대로 체험해 보게 되었다. 다만 겨울이라 혹시 감기가 걸릴 염려로 인해 물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봉체조나 보트를 들고 뛰어 다니는 정도까지는 해보게 되었다. 경호원들의 경우 트레블 팀장의 지휘 아래 각종 군사훈련을 실제로 하고 있었다. 트레블은 경호원들이 너무 편하게 지내게 되자 다소 기강이 흐트러질까 염려해 기회에 군기를 잡으려는 의도가 있었다.더구나 한국으로 오자 함부로 권총 사격이나 기관총 사격을 하기가 곤란하던 터라 그런 사격훈련 과정을 하기에 좋다고 판단했다.“사격 점수 너무 낮으면 귀국시킬 것이니 알아서 해.”“넷!”   항상 군사훈련 등에는 경호원들과 같이 행동하는 최태욱이라 그는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 최태욱의 경우 다른 훈련보다 주로 저격훈련을 받았다.교관이 사격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 말했다.4/13 쪽

“대공, 여전히 사격을 너무 잘하시네요.”“전보다는 실력이 약간 준 것 같아요. 아무래도 따로 병사를 구해야 될 것 같군요.”그러나 최태욱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몽골 출신인 추동팔의 저격 솜씨가 너무 뛰어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다. 자신이 직접 특수작전에 투입하기는 이제 곤란하다. 그래서 최태욱은 추동팔을 보며 슬며시 말했다.“에이트, 너 이제부터 운전기사 그만두고 나하고 떨어져서 다니며 원거리에서 경호원이나 해.”“그럼, 봉급은 어떻게 하고요?”추동팔로는 이러다 해고되는 것 아닌가 염려해서 묻는 말이다. 그는 살기가 어려운 몽골의 가족들에게 매달 월급을 송금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그건 염려 말고. 너는 가끔 내가 시키는 특수작전만 수행하면 돼.”“알겠습니다.”        며칠 해병대에서 지내며 훈련을 받던 최태욱 일행은 부대를 떠나고 있었다. 5/13 쪽

동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천천히 이동하게 되었다. 동해안 지역에 폭설이 내려 빨리 달리다가는 사고 위험이 많아서다. 한국은 원 역사에는 없던 동해고속도로와 철도가 해안선과 근접해 개설되어 있었다.그렇게 되자 서해안에 비해 물이 맑은 동해안에는 작은 해수욕장들이 관광지로 발전하고 있었다. 대부분 관광 사업에 치중하고 있었다.레베이카는 차량통행이 적은 고속도로를 보며 물었다.“이런 곳에도 고속도로를 놓았네요.”서해안 고속도로가 일찍 개설되어 서해지역은 많은 임해산업단지가 건설되어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느리게 된 경상북도 북부와 강원도 도민들의 요구에 의해 동해안에도 관광 산업기반이 조성된 것이다.“지금은 겨울이라 그래. 여름에는 사람들이 많이 와.”“아, 그렇군요. 그런데 스키장이 근처에 있나 보네요. 승용차에 스키를 싣고 가는 걸 보니. 저도 스키장으로 가고 싶네요.”그러자 최태욱은 즉시 에이트에게 지시했다.6/13 쪽

“태백산 스키장으로 가자.”“넷!” 이런 최태욱의 지시에 경호원들은 자신들도 타고 싶어 슬며시 트레블의 눈치 보았다. 그러자 트레블은 그런 눈치를 알고 즉각 답해주었다.“알았어, 스키장으로 가서 전투스키를 해보지.”이런 말에 경호원들은 모두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전투 스키라면 그야 말로 눈밭에서 뒹구는 혹독하게 군사훈련을 또 시킨다는 소리기 때문이다. 최태욱은 강원도로 올라가 스키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한편 최태욱의 해병대에서 며칠간 뭐를 하는지 잘 모르는 이상한 행보는 즉각 일본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미묘한 시기에 최태욱의 해병대 방문은 일본으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혹시 상륙 작전을?”“설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레베이카 공주와 놀러나 다니는데요.”7/13 쪽

“그는 전혀 예측하기 어려울 때 군사작전을 펼친다고.”일본의 잠수함이 격침된 사건으로 인해 한일 간에는 외교적으로 상당히 대립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반일 시위가 벌어지고 일본에서는 반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한국의 국방부 장관은 적국의 잠수함들이 자기 집 안방처럼 다도해를 돌아다니게 했다고 큰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일본은 해상자위대 지휘관들이 일부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일본은 내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정도로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고 있었다.  한편 진해에 정박해 해군들에게 외박과 외출을 내보낸 하이드린 사령관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최태욱의 명령을 즉각 주한 유엔사령부로 보고했다. 그리고 다도해를 모조리 수색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니 수리중인 수송헬기는 그대로 창원에 놔둔 상태에서 진해를 떠나고 있었다.진해를 빠져나와 가덕도 동쪽 해상에서 대기 중인 6천톤급 프리키트 2척과 합류했다. 물속에는 2천톤급 잠수함 2척이 멀리서 따라 오고 있었다.“동쪽으로 가지.”“넷!”하이드린 사령관의 명령에 베네룩스 기동함대는 서서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8/13 쪽

동쪽으로 이동하던 함대는 갑자기 부산 태종대 동쪽 5킬로미터 지점에서 링스 헬기들이 빠르게 날아오르고 있었다.두두두두. 두두두두.일순 기동함대는 긴장감에 휩싸이며 전투 대세에 돌입했다. 프리키드 함선 두 척이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전투 속도인 시속 30마일로 파도가 일렁이는 푸른 바다를 가르고 동쪽으로 향했다. “전투태세!”기동함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한국의 잠수함이나 혹은 미국의 잠수함의 경우는 모조리 기지로 돌아가 있었다. 혹시라도 오인해 격침시킬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프리키드 함들은 바다 속에서 나는 작은 소음을 듣고 추적에 나선 것이다. 먼저 프리키트에서 날아오른 2대의 링스 헬기가 잠수함이 있다고 판단되는 바다에 디핑 내리고 있었다. 영국에서 도입한 링스 헬기에서는 잠수함을 탐지하는 장비로 자가탐지장치와 티빙소나를 탑재하고 있었다.  디핑소나의 경우 탐지 거리가 길지 않아 잠수함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었9/13 쪽

다. 그러자 상륙함에 있던 2대의 미국제 시호크 헬기가 빠르게 이륙해 넓은 지역에 스노부이를 투하하고 있었다.스노부이를 투하하자 이어서 각종 정보가 프리키드 함에 전달되었다. “사령관님, 잠수함입니다. 대마도 쪽으로 도주 중입니다.”“뭐야? 또?”지난번에도 잠수함 두 척을 발견해 격침시켰는데 아직도 다도해역에 잠수함이 있다니 너무 황당했다. 당연히 해역 안에 있던 잠수함들은 모두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했었다.“잡아 버려!”“넷!”이미 타이거 대공으로부터 발견과 동시해 격침시키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다. 나중에 벌어질 정치적인 소동은 그에 책임은 아니다.하지만 급하게 대마도 쪽으로 가던 잠수함이 소리가 나지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 근처에 설치되 인공어초 사이에 숨어 있는 것 같았다. 부산 근처에는 인공수초를 대형으로 만들어 수심 100미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10/13 쪽

부함장이 급하게 합장에게 의견을 제시했다.“함장님, 폭뢰를 투하해야 되겠습니다. 인공어초 사이에 숨어 미사일로 공격은 어려워 보입니다.”“투하해.”함장들의 공격 명령을 받자 프리키드 두 척에서는 빠르게 폭뢰를 발사하고 있었다. 잠수함이 숨어 있다고 보는 바다 속이 인공어초는 물론 작은 암초들이 많았다. 그래서 어뢰 공격 보다는 폭뢰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펑! 펑! 펑!두 척의 프리키드는 폭뢰를 발사하면서 크게 선회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잠수함에서 어뢰를 발사할 염려가 있느니 최대한 빨리 잡아야 한다.아직은 어뢰를 발사하기 위해 발사관 문이 열리는 소리는 감지되지 않고 있었다. 숨이 탁탁 막히는 긴장된 순간이다. 더구나 훈련을 많이 했지만 실전은 사실 추자도 해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잡으면 명장이고 당하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패전책임을 져야한다.두 프리키트 함장들은 얼굴이 벌게져서 외치고 있었다.11/13 쪽

“모조리 쏴!”펑! 펑! 펑!언제 어뢰가 발사될지 모르니 빠르게 전투기동으로 선회하며 연달아 폭뢰를 투하했다. 수많은 폭뢰가 부산 앞 바다에 무작위로 쏘아지고 있었다. 주변에 다가오던 대형 상선들이 정신없이 작전해역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부산항에는 계속해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작전 중인 해역으로 접근하려는 상선이나 어선들에게 경고하고 있었다.조금 시간이 지나자 소나에서 심한 잡음이 들리고 있었다. 숨어있던 잠수함이 드디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자 하이드린 사령관이 급하게 명령했다.“대마도 쪽으로 집중해 투하해.”“넷!”베네룩스에서 아무리 대마도를 한국 영토라고 인정하지만 아직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상태가 아니다. 그러니 대마도 해역으로 잠수함이 도망치면 추적하기가 곤란했다. 12/13 쪽

그러니 넘어가기 전에 잡아야 한다. 사령관의 명령을 받은 함장들이 명령했다.“폭뢰를 모조리 쏴!”이런 명령에 의해 졸지에 함정에 보유하고 있던 모든 폭뢰가 무작위로 바다에 투하되고 있었다. 폭뢰가 연달아 터지면서 바다 위로 커다란 물고기들이 떠오르고 있었다.인족어초를 설치하며 물고기를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이 허사가 되고 있었다. 수많은 폭뢰가 터지자 커다란 물고기들이 떼로 죽이고 있는 것이다. 순간 바다에는 하얗게 물고기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전쟁이란 이렇게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두 척의 프리키드에서 폭뢰를 거의 소모할 무렵에 프리키트 함장이 무전으로 급하게 보고했다.     “사령관님, 도망치던 잠수함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숨어 있던 잠수함은 빠르게 물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전투중인 잠수함이 부상하는 경우는 딱 한 가지 때문이다. 항복의 의사가 있을 경우만 소음을 내며 부상하는 것이다.  아마도 폭뢰의 공격을 받아 잠수함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숨어있던 잠수함은 어차피 도망치기는 틀렸다고 판단해 살기위해 항복하려는 것 같았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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