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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45화 (345/657)
  • < --  [대양함대]  -- >트레블이 약간 이상하다는 표정을 띄우자 최태욱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대공, 그곳은 어떤 곳입니까?”“이따 가보면 알아요.”가볍게 담소를 나누며 일행은 우선 파전과 동동주를 먹으며 쉬고 있었다.이때 위성통신을 담당하는 경호원이 급하게 식당으로 들어와 최태욱에게 전문을 넘겨주었다.“대공, 하이드린 사령관이 암호전문을 보냈습니다.”“사령관이?”“넷! 사령관이 탄 상륙함은 지금 진해로 가는 중입니다.”“무슨 일이지?”회1/13 쪽등록일 : 12.12.30 20:28조회 : 3690/3708추천 : 67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한국 주둔군 사령관이 암호전문을 여기로 급하게 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라는 뜻이다. 그러자 최태욱은 경호원이 넘겨주는 전문을 받아 읽어 보았다. 내용은 남해의 추자도 인근에서 잠수함 2척을 격침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한척은 북한 소속이 거의 확실하나 한 척은 일본이나 혹은 중국해군 소속의 잠수함으로 예측된다는 보고다.‘점점 정치적으로 복잡해지는군.’만약 북한소속 잠수함이 아니라면 표면적으로야 항의를 못한다.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이 열불이 나서 베네룩스 함대의 서해와 남해 주둔에 대해 시비를 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북한 잠수함이면 오히려 편하겠어.’베네룩스 해군의 제4기동함대는 4만톤급 상륙함 이외에 3만톤급 상륙함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미 와 있는 4만톤급 상륙함과 같이 3만톤급도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3만톤급 상륙함은 한국에서 이제 막 건조하게 되는 만재배수량 4천톤급인 광개토대왕과 을지문덕 함과 같이 제주도 남쪽에 배치될 예정이다. 2/13 쪽

    최태욱이 창원으로 가려는 이유는 한국에서 건조하려는 6천톤급 구축함에 대한 협의 때문이다. 종전과는 비할 수 없는 규모인 4천톤급 함정이지만 그런 정도로는 대양해군으로 활동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적어도 6천톤급으로 링스 헬기 두 대씩을 가지고 다녀야 대양에서 작전을 수행해.’한국의 이런 대형 함정 건조도 원 역사보다는 10년 이상은 빠른 속도다. 경제가 좋아진 한국은 앞으로 대양해군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해군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전문을 자세하게 읽고 나자 최태욱은 트레블에게 지시했다.“팀장, 다비흐 함으로 연락해서 신속하게 수송헬기를 점검하라고 해. 즉시 출동이 가능하도록.”“넷!”이런 지시를 하는 이유는 북한의 동향이 심각하다고 판단해서다. 최태욱은 남해안에 어떤 나라의 잠수함이던 동시에 두 척이나 출몰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베네룩스 해군 함정이 격침시켰으니 보통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3/13 쪽

    특히 북한 정권은 아주 심하게 식량난으로 궁지에 몰린 상태다. 그러니 어떤 무모한 도발을 시도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김일성이 드디어 죽을 때가 된 모양이군.’사람이란 궁지에 몰리면 다급하게 행동하게 된다. 그런 과한 무리수는 어떤 형태로든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헤치고 만다. 그러니 이런 무모한 도발을 시도하다 실패할 경우 그 후유증으로 인해 김일성은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이 들었다.‘차라리 더 추하게 사느니 일찍 죽은 것이 좋지.’최태욱은 이런 생각을 해보며 식당에서 나왔다. 일행들과 같이 섬진강변을 따라 리무진에 올라 천천히 이동하게 되었다. 섬진강도 주요하천 정비 사업에 속해 하천을 준설하거나 또는 제방을 새로 쌓거나 높이고 튼튼하게 정비해 놓았다.‘섬진강은 전혀 다르게 개발해 놓았군. 자신이 보기에도 이런 정도면 아주 훌륭하게 개발하며 정비를 했다고 평가할 정도다.’금강이나 영산강 그리고 낙동강과는 다르게 섬진강은 하구 둑이 없으니 전혀 다른 방4/13 쪽

    식으로 하전 주변을 정비해 놓았다. 섬진강의 경우 지리산 자락에 소형 댐인 늪지대와 같은 소류지를 많이 만들었다. 그런 소형 댐들은 모두 어수로가 설치되어 종전에 건설된 대형 댐들과는 전혀 다른 형태다. 하천의 정비도 자연석을 이용해 제방을 보강하는 공사를 해두고 있었다. “공주, 저런 정도면 최대한 친환경적인 하천개발 방식으로 한 것 같지?”“그렇게 보이네요. 한강이나 금강 지역 개발과는 전혀 방법이 다르군요.” 섬진강의 경우는 많은 소류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해 강의 상태가 항상 일정 수위에 도달하게 처리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가끔 모래톱도 있고 자갈로 이루어진 곳도 있었다. 갈수기지만 항상 물이 일정 수위는 유지하고 흐르고 있어 강에는 많은 물고기가 눈에 보이고 있었다.이곳은 각종 참게나 기타 인공부화를 통해 치어 증식이 가능한 어류를 대규모로 방사하는 하천보호지역이다. 그중에 재첩이나 연어도 포함되고 있었다.최태욱은 섬진강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그가 가려는 곳은 하동의 평사리에 있는 최참판댁이다. 원 역사에서는 박경리의 대하소설인 ‘토지’가 유명해져 방송국에서 재정을 투입해 건립하게 되는 드라마 촬영 세트장인 양반집이다. 하지만 지금은 최태욱이 문화지원 사5/13 쪽

    업의 일환으로 SG 미디어에서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 부속 건물을 지어 지방자치단체인 하동군에 기부했다.소유권은 하동군에 속해 있지만 건물과 주변 시설물들의 관리나 운영은 SG 미디어에서 하고 있었다. 최태욱이 많은 회사들을 두고 하필 미디어 회사를 모기업으로 하는 이유가 문화 사업을 중시하기 때문이다.산업화를 이루어 아무리 경제가 좋아져도 결국은 문화 사업이 풍요로운 생활에는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유럽의 겨우는 그런 점에서 한국보다 앞서 가고 있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그동안 문화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두고 있었다. 대부분 고택을 복원해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으로 활용하도록 조치했다. 매번 용인의 민속관에서 대부분 촬영하던 방식을 벗어나게 한 것이다. 그런 최태욱의 투자 효과는 그대로 적중해 한국의 드라마는 다양한 모습으로 촬영되어 점차 아시아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최태욱 일행이 도착하자 넓은 주차장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최참판댁에 모여 있었다.‘누구지?’조용하다고 판단해 찾아 왔더니 최참판댁에서 ‘토지’라는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지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더구나 말도 많고 탈6/13 쪽

    도 많은 연예인들과 접촉 해봐야 좋은 일 기대하기 어려워 뒤로 돌아서고 있었다. 이때 뒤로 돌아서는 최태욱을 알아 본 사람이 있었다.“회장님!”주변에 회장님이라고 불릴만한 사람이 없으니 분명 자기를 부르는 소리다. 그래서 최태욱이 뒤로 돌아서서 자길 부른 사람을 바라보았다.“어! 신 사장! 오랜 만이군.”“그렇군요. 몇 년 만에 만나게 되는 군요.”최태욱이 우연히 만난 사람은 신성필 사장이다. 그는 전에 SG 미디어에서 사장을 하다가 부사장으로 내려가고 그 후에 그나마 가지고 있던 SG 계열사의 주식들을 모두 팔고 독립했다.회장인 전성효나 유민홍 실장과는 회사경영 방식에 의견 충돌이 많았었다. 다른 사람들은 여배우를 미묘하게 이용해 성공하려는 신성필 사장의 경영방식을 혐오하고 끝내 배척한 것이다.그때 신성필이 주변사람들에게 조롱하는 말을 했다.7/13 쪽

    ‘세상에 조금씩은 구리지 않은 놈은 절대로 없어. 너희들 눈에는 내가 진짜 추해 보이지만 세상은 당신들 생각처럼 절대로 맑게만 돌아가지 않아.’신성철은 여배우와 스캔들을 일으키면서도 독립해 세운 신성 영화사를 크게 만들었다. 최태욱은 오랜만에 만난 신성철을 매우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를 했다.“회사를 떠난 다음에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아무튼 하시는 영화사가 잘 된다니 다행입니다.”“순전히 운이 좋아서죠.”먼저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자 신성철은 큰 소리로 외쳤다.“수지야! 회장님은 집안 오빠이니 빨리 와서 인사해야지.”그러자 최참판댁 마당에서 예쁜 여배우가 후다닥 달려 나와 최태욱에게 인사하고 있었다.“어머, 회장님, 여기서 뵙는군요. 저 최수집니다.”8/13 쪽

    신성철이 부른 사람은 토지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최수지로 같은 최씨라고 해서 이런 식으로 소개해 만나도록 주선하는 것이다.과거에서 최태욱은 토지 드라마를 상당히 감명 깊게 보았었다. 물론 재방하는 것을 보았지만 여주인공인 최수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최수지의 결혼 생활이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사귈 남자가 너무 허접하다고 말해줘야 하나?’전과는 달리 이제 90년도에 접어들자 사회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은 최태욱의 전생에 직간접으로 연결되거나 행적을 아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었다. 사실 남의 미래에 대해 미리 안다는 것이 사실 꼭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라 공연히 신경을 쓰면 머리만 복잡할 뿐이다.그래도 호감을 가지고 있는 여배우라 최태욱은 물끄러미 얼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남자 조심해야 하는 상이군.”“어머, 제가 그래 보여요?”“함부로 남자 말을 믿지 말고 사귀는 경우에는 반드시 자세하게 알아보고 사귀는 것9/13 쪽

    이 좋아.”“잘 알았어요. 회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항상 조심하죠.”연예계에서는 최태욱을 단순한 스포츠 스타나 혹은 기업가나 무력이 뛰어난 인물보다 다른 쪽으로 널리 알려졌다. 일종에 예지능력이자 초능력을 지녀 남의 미래를 잘 아는 신기를 지닌 인물로 평가하고 있었다.성공 가능성을 전혀 예측하기 힘든 연예계다. 하지만 최태욱이 찍어 주는 가수나 배우 그러고 그가 직접 개입한 영화는 반드시 성공하고 있었다.그래서 접촉만 하면 항상 대박을 터트리는 최태욱의 손은 마이더스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다. 그래서 최태욱과 어떤 식으로 라도 연결해 보려는 시도가 많았다. 하지만 이미 국가의 원수급으로 위치가 변한 최태욱은 만나기는 어려웠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가 아니면 근처에 얼씬 거리기도 힘든 사람이다.최태욱은 이미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났으니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뒤에서 기다리는 레베이카에게 조용히 말했다.“공주, 여기는 집안 동생이니 오늘 밤 숙소에서 같이 지내지.”“그러죠.”10/13 쪽

    최태욱은 사랑방에 기거하게 되고 여배우나 여자 스텝들은 안채로 들어가고 있었다.  밤이 깊어 사랑방으로 최태욱을 찾아온 신성철은 홍삼차를 마시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대공, 레베이카 공주님은 언제까지 저렇게 놔두시려고 합니까?”“방법이 없으니 그냥 놔두죠.”“다른 여자 분들도 아직 사귀고 있죠?”“뭐 그런 셈이죠.”최태욱은 신성철이 이미 자신의 사생활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숨기지 않고 있었다. 신성철은 마당발이 틀림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안위가 걸린 비밀이야 철저하게 함봉하는 위인이다. 먼저 이런 대화를 나누던 신성철이 조심스럽게 중요한 내용에 대해 물었다.“대공, 앞으로 중국과는 관계가 좋아지나요?”11/13 쪽

    “아무래도 그렇게 변하겠죠. 그리고 러시아와도 좋아질 것이고요.”“아, 그렇군요. 그럼 러시아와 사이가 좋아지면 몽골과도 쉽게 연결되겠군요.”“그야 당연하죠. 그런데 그것은 왜 물어 보나요?”“대공, 저는 대작을 한번 제작해 보고 싶어서 그럽니다. 하지만 대작을 만들려면 넓은 초지가 있는 몽골 평원에서 촬영을 해야 되니 알고 싶어서요.”“그거라면 새만금 정도도 좋지 않나요.”“저는 헬기도 동원해서 촬영할 생각이라 새만금 정도로는 찍기가 곤란해요. 홍콩 영화사와 합자로 고선지 장군의 일대기인 드라마를 찍어 보려고요.”“그렇다면 지금 당장은 어렵겠군요.”“대공께서 도와주신다면 쉽지요.” “내가 뭐를 도와줘요?”12/13 쪽

    최태욱이 이렇게 반문하자 신성철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대공, 홍콩에 있는 장소희 회장님과 합자하게 해주면 충분하죠.”“아, 그 이야기군요. 알았어요. 합자해서 사업하는 결정이야 장 회장이 최종적으로 하게 되겠지만 내가 한번 권해는 보죠.”“감사합니다.”이런 대화를 진지하게 나누는 중에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회장 오빠, 저 수진데 들어가도 돼요?”“들어와!”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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