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344화 (344/657)
  • < --  [대양함대]  -- >바다 속으로 들어간 대잠미사일이 커다란 울림을 내며 터지고 있었다.“사령관님, 드디어 잡았습니다.”    “다른 잠수함이 있는지 인근 해역을 철저하게 수색해.”“넷!”하이드린 사령관의 지시에 의해 바다 위에 떠있는 링스 헬기 5대는 넓은 해역을 계속해서 수색하고 있었다.두두두두.이제 날이 밝아 추자도의 주민들도 다들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수많은 인공어초를 시설한 북쪽 해역에서 갑자기 대형 상륙함과 구축함 보였다. 평화롭던 섬 지역은 일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회1/13 쪽등록일 : 12.12.30 15:13조회 : 3733/3751추천 : 69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그러자 추자도 파출소의 소장이 함선들이 바다 속을 수색하고 있다고 판단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혹시 또 잠수함이 나타났나?”“아무래도 그런 모양이야.”얼마 전에 추자도의 남쪽 해상에서 저인망 어선에 의해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 한척이 걸린 적이 있었다. 그때 한국의 울산급 함정인 여수함이 근처에 있다가 폭뢰를 사용해 잡았다. 그로인해 불법 어로 활동인 저인망 어선의 선장은 많은 보상금을 받았던 잠수함 침투사건도 있었다.대부분 어민인 섬사람들은 다들 또 다시 잠수함이 근처에 나타났다고 판단해 긴장하고 있었다. 북한의 잠수함이 나타났다면 한동안 조업하러 바다로 나가기 힘들게 생겨 걱정하고 있었다.“에이, 그 놈들은 뭐 주워 먹을 것 있다고 여기로 나타나는 거야.”“예비군 소집령이 떨어지겠군.”2/13 쪽

    인근 해상에 북한이 보낸 잠수함이 출몰하면 자연히 근처의 섬들은 예비군 소집령이 떨어져 군인들과 같이 섬을 모조리 수색하는 작전에 투입된다. 잠수함이 남해안에 출몰하는 이유야 모두 무장 공작원들을 해안에 침투시키기 위한 비밀 작전 때문이다.에에에엥!아니나 다를까 추자도의 면사무소에서는 사이렌이 울림과 동시에 방송하고 있었다.“아! 아! 추자도 주민 여러분! 추자도 예비군 중대장이 알려 드립니다. 추자도의 예비군들은 빨리 면사무소 마당으로 모여 주기 바랍니다. 민방위 대원들도 모여 주시고요.”이런 방송이 나가는 중에 바다에는 또 다른 함정 두 척이 나타났다. 한국 해군인 울산함 급 함정이 바다에서 움직이자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야아! 여수함과 목포함이다.”하지만 초대형인 베네룩스 함정에 비하면 참으로 보잘 것 없는 크기다. 그러니 사람들은 새삼 국력의 차이를 절감하고 있었다.“후! 우리는 언제나 저런 큰 군함을 보유하지? 아득하기만 하군.”3/13 쪽

    “그렇지 않아. 우리도 이미 저런 큰 군함 만든다고.”“그런가?”이때 베네룩스의 6천톤급 구축함이 빠른 속도로 동쪽으로 달려가며 또다시 대잠미사일 두 발을 거의 동시에 발사했다.콰광! 쾅!  쉬이익! 쉬이익!하늘 높이 오르던 대잠미사일이 아주 멀리 날아가더니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올랐다.쿵! 쫘아악!갑자기 추자도 북쪽과 동쪽에서 연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잠수함들이 출몰했다. 인근해역은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었다.추자도의 예비군들은 면사무소 옆에 있는 예비군 무기고에서 M16 자동소총들을 지급받고 실탄도 10발씩 받았다.예비군 중대장이 예비군들에게 신신당부했다.4/13 쪽

    “아직은 탄창을 장전하지 마시오.”“예.”“내가 순찰 돌다 그런 행동이 발견되면 혼날 것이니 알아서 하시오.” 무장공비 잡으려다 오발 사고 날까 그것이 더욱 걱정이다. 예비군들은 각자 손에는 긴 쇠꼬챙이를 들고 예비군 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인근야산을 수색하고 있었다.푹! 푹!쇠꼬챙이를 가지고 야산에서 길게 늘어서서 땅을 찔러보는 예비군들이 투덜거리고 있었다.“겨울인데 꼭 이 짓을 해야 하나?”“공비가 침투했을지 모르니 찾아본다는 거지.”추자도의 민방위 대원들은 예비군과 별도로 바닷가에 길게 늘어서서 움직이고 있었다. 면장이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5/13 쪽

    “모두 오물을 수거하며 혹시 발자국이 보이나 살피세요.”“예.”민방위가 소집되어 많은 사람이 동원되었다. 그러자 면장은 자연보호를 위해 쓰레기도 주어가면서 혹시 어제 밤에 해안으로 숨어 들어온 흔적이 있는지 살피라고 지시하고 있었다.두두두두. 두두두두.후다닥. 후다닥.추자도에 있는 헬기 착륙장에 CH-60 블랙호크 수송헬기들이 5대나 도착해 특전부대원들이 투입되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지뢰탐지기를 들고 예비군들과는 별도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었다.군인들이 도착하자 예비군들은 마을 주변을 살피게 되었다. 마을의 뒷산에 있는 묘지에 앉은 예비군들이 간식으로 주어진 크림빵을 먹으며 말했다.   “추자도에 무장간첩들이 나타날 이유가 없잖아?”6/13 쪽

    “무슨 소리야. 여기도 중요한 시설이 있잖아.”“중요하다니. 인공양식장이나 어류연구소를 말하는 거야?”“당연하지. 북한에서는 이런 첨단기술이 없고 요즈음에는 식량 사정이 너무 어렵다니 여기 어류연구소의 자료를 노릴 수도 있다고.”전혀 근거가 없는 분석은 아니다. 이곳 추자도의 어류연구소는 이제는 한국 어민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연구를 하는 연구소다. 고급 어종의 치어를 인공부화로 개체수를 늘려 방사를 하다가 보니 점차 인근해역의 어장들이 풍요로운 상태로 변하고 있었다.한적하고 조용하던 추자도는 잠수함의 출몰로 인해 상당히 소란해지고 있었다. 부두에 있는 여객터미널에는 졸지에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어선들은 출항이 금지되었다.추자도는 예비군이나 민방위 대원들의 비상소집령이 떨어졌다. 혹시라도 섬으로 침투했을지 모를 무장 공비가 있는지 야산지역을 수색하고 있었다. 인근 바다에서는 4척의 함정들이 여전히 잠수함 수색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다비흐 함의 함교에는 한국의 장군들이 도착해 있었다. 다들 긴장한 상태로 하이드란 7/13 쪽

    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추자도 북쪽에 나타난 잠수함은 북한의 로미오 급으로 추측됩니다.”“북한이 또 무장공비를 침투시키러 내려왔군요.” “그건 모르지만 아무튼 우리가 대잠미사일인 아스락을 발사해 침몰시켰습니다. 수심이 60미터 정도에서 침몰했으니 나중에 인양해 확인해 보세요. 아마도 남해안으로 침투하다가 우리가 전투속도로 뒤에서 갑자기 다가오자 들킨 것으로 착각해 회피 동작을 하다가 소음을 내게 된 것으로 추측됩니다.”북한이 보유한 로미오 급 잠수함은 배수량이 거의 2천톤에 달하지만 너무 구형이라 소음이 요란했다. 두 척의 대형 함정이 25노트 이상으로 이동한 것이 적에게 위기감을 주어 소음을 냈다고 판단했다. 그로인해 최신형 구축함에서 발사한 대함미사일에 격침된 것이다.“그렇군요. 그런데 두 번째로 공격해 격침시킨 잠수함의 정체는 전혀 알 수 없다고요?”“예, 두 번째로 발견한 잠수함도 아스락 두발로 격침시켰습니다. 그곳도 수심이 60미터 정도가 되니 인양작업은 가능할 겁니다. 두 번째로 격침된 잠수함은 예상되는 규8/13 쪽

    모로 보아 킬로 급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그 잠수함이 북한해군 소속인지 아니면 러시아나 중국인지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킬로 급 잠수함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니까요. 하지만 소련에서 최근에 도입할 수도 있고요.”“그렇군요. 다른 예상도 있다고요.”“예, 규모로 보아 일본의 잠수함일 수도 있고요.”“일본요?”“그렇습니다. 일본의 해상자위대 소속 잠수함일 수 있어요.”킬로 급 잠수함은 소련에서 개발한 최신형으로 해외로 수출되었다. 3천톤급 배수량으로 디젤2기 발전기2기를 사용해 운항한다. 승무원은 약 45명이고 어뢰발사관이 6기가 장착되어 있다.일본 해상자위대의 경우 그런 정도 규모인 잠수함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니 이렇게 추측하고 있었다. 하이드란 소장의 이런 상황 설명에 한국의 장군들은 매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북한 잠수함도 큰 문제지만 일본이나 다른 나라 잠수함일 경우 이번 침투사건은 더욱 심각해질 소지가 많다고 판단했다.9/13 쪽

    “진해에 도착해 같이 분석해 보기로 하죠.”“그러죠. 그곳에 도착하면 저도 시간이 있으니 같이 검토하기로 하죠.”일단 격침된 잠수함을 인양해 봐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장군들은 서둘러 수송헬기에 올라 상륙함을 떠나고 있었다. 그들이 떠나고 나자 하이드란 사령관은 함장에게 명령했다.“주변에 잠수함이 더 없다니 링스 헬기 불러들이고 빨리 진해로 가지.”“넷!”“혹시 또 다른 잠수함이 숨어 있을지 모르니 계속 전투 상태로 이동하고.”“넷!”베네룩스 해군 함정 두 척은 추자도 해역을 떠나 빠르게 동쪽 해상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여수함과 목포함은 계속해서 추자도 인근 해역을 돌아다니며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었다.10/13 쪽

    추자도로 투입된 특전부대원들이 섬의 수색은 지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남해안에 있는 여러 개의 섬에서도 이런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남해안에서 잠수함 두 척의 침투로 인해 한국 정부는 상당히 긴장했다.국방부에서 군 수뇌부들이 모여 이번 사건을 두고 회의를 하고 있었다.“장관님, 잠수함들이 남해안에 무장공비들을 침투시키고 철수하다가 격침당한지 모르니 수색작전을 계속해야 합니다.”“알았소. 특전부대를 동원해 수색작전을 계속하도록 하시오. 올해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동계훈련 대신으로 남해안의 섬에서 수색작전을 펼치도록 하시오.”“넷!”  “서산에 주둔하는 해병사단에서도 일부 병력을 차출해 참여하는 방향으로 작전을 세워 보시오.”“넷!”북한에서의 잠수함 침투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형 잠수함이 남해안에서 출몰했다는 것은 종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11/13 쪽

    두 척의 잠수함의 격침사건은 청와대에서 지침이 내려와 일반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 첫 번째로 격침시킨 잠수함보다 두 번째로 격침한 잠수함의 정체를 모르니 일단 비공개 방침을 내린 것이다.    한편 최태욱은 새만금간척지역을 떠나 남원의 광한루를 구경하고 구례를 통해 화개장터에 도착했다. 장터는 겨울이라 그런지 쓸쓸해 보였다. 그러나 조영남의 화개장터 노래는 아주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 지르는·······.’이곳 역시 원 역사와 달리 빠르게 개발해 운영되고 있었다. 섬진강을 정비하며 만든 부지에 생긴 화개장터에는 많은 노점상이 있었다. 그러나 관광시즌이 아니다 보니 한적한 모습이다.최태욱은 그래도 푸짐하게 파전을 만들고 있는 식장으로 들어갔다. 손님은 하나도 없으나 나이 많은 주인여자는 부지런히 파전을 만들고 있었다.“어서 오세요.”“파전하고 동동주 주세요.”12/13 쪽

    “예.”본시 섬진강은 재첩이 아주 유명하고 식당은 재첩국을 전문으로 파는 곳이다. 하지만 재첩은 보통 5-6월이 성수기라 파전을 주로 파는 것 같았다.식당에 다른 손님이 없자 추동팔을 비롯한 경호원들도 모두 같이 모여 있었다. 주인이 파전과 동동주 그리고 철은 아니지만 재첩국을 가져다주자 최태욱이 트레블에게 술잔을 주며 말했다.“이것 한잔하고 푹 자도록 해요.”“저는 근무 중에는 절대로 술은 안합니다. 대공, 다음에는 어디로 가죠?”“조금 더 가면 하룻밤 지낼 좋은 곳이 있어요. 강경에 있는 양반 집처럼 생긴 한옥에서 묵으면 돼요.”“그런 곳이 또 있다고요?”13/13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