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339화 (339/657)
  • < --  [북한 경제의 붕괴]  -- >유럽 동구권 공산정권들이 모두 자유화 물결에 의해 무너지고 새로운 정치체제를 채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주의의 종주국이라는 소련은 경제가 붕괴되어 허약해진 상태다.유럽지역 동구권 공산국가들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진 것은 북한으로는 큰 충격이었다. 그동안 같은 체제인 국가라고 해서 그들 나라들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을 받다가 그것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이상기후로 인해 북한은 매년 흉년이 계속되고 있었다.다른 것은 몰라도 식량만은 자급자족하던 방법이 허물어져버렸다. 남침하기 위해 너무 많은 인민을 군인으로 차출하다 보니 농촌이 힘없이 무너져 버렸다. 가볍게 생각하면 남한의 농촌도 많이 무너지기는 했다. 그러나 남한의 농촌이야 기계화가 되어 있고 또한 다른 특용작물 재배로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었다. 남한의 농촌은 북한 지역과는 전혀 다르게 변했다. “개성 인삼으로 팔면 되지 않나?”“상품이란 상표가 가격을 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개성인삼이 원조라고 설명해도 외국에서 잘 사지를 않습니다.”회1/13 쪽등록일 : 12.12.28 17:44조회 : 3822/3842추천 : 74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그래도 인삼이 외화를 벌어들이기는 제일 좋은 작물이지 않나?”“그야 그렇지만 가짜 한약 재료로 우리가 생산한 홍삼과 인삼을 사용해 너무 악명이 멀리 퍼져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주석궁에서는 은밀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중동에서 계속 전쟁이 벌어져 국제원유가가 너무 올랐습니다.”“소련에서 이제 등유도 보내주지 않겠다고 통보했어?”“예, 예년에 비해 올 겨울이 너무 추워 자신들도 난방에 필요한 연료 충당이 힘들다고 무상지원이나 외상으로 보내줄 수 없다고 합니다.”중동 지역의 분란은 그대로 북한 지역에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었다. 하나가 잘 못 되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총체적인 마이너스 성장으로 접어들어 깊은 늪에 빠지고 말았다.   김일성은 서울까지 가는 침투로인 땅굴이 발각된 것을 매우 아쉬워 지난 일이지만 중얼거리고 있었다.2/13 쪽

    “또 땅굴이 발각되었으니 남쪽으로 내려갈 방법이 별로 없지 않나?”“그래도 아직 파고 있는 곳이 20곳이 넘으니 하나만 발각되지 않아도 희망은 있습니다.”“그러기 위해서는 교란 작전도 필요한데 서해안으로 요원들을 보내기는 어렵지 않나?” “베네룩스 해군이 서해안으로 들어와 이제 서해안 지역으로 잠수정을 통해 남쪽에서 활동할 요원들을 침투시키기도 힘들게 됐습니다.”“베네룩스 왕국에서 보낸 함정들의 성능이 그렇게 좋나?”“그렇습니다. 세계 최강의 구축함들입니다.”김일성은 열불이 나서 투덜거리고 있었다.“늙은 여왕이 젊은 남편에게 잘 보이려고 별짓을 다해 우리만 계속 곤란하게 만드는군.”“병력은 여단규모라지만 화력이나 장비는 군단 급이 넘습니다.”3/13 쪽

    “뭐라? 왜 그런가?”“김포지역 예비군들은 모두 베네룩스 왕국의 해병대 병력으로 포함되니 김포 예비군들 장비도 똑 같으니 그렇습니다.”   베네룩스 왕국 군대는 유엔군의 이름으로 슬며시 김포 지역을 방어하고 있으니 참으로 황당하기만 했다. 자신들이 오래 고심하던 남침 작전 중 하나의 침투 루트가 완전히 봉쇄되는 느낌이 들었다.“아무리 생각해도 경인 운하는 군사적인 목적이 더 많이 고려된 사업이야.”“저도 그렇게 판단합니다. 김포 지역으로 파들어 가는 땅굴 계획을 수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갈수기에 도강해 김포를 통해 서울의 남쪽을 차단하고 인천을 장악한다는 서부 전선의 침투작전계획은 완전히 무산되고 있었다. 더구나 작은 하천에 불과한 곳에 폭이 200미터나 되는 초대형인 경인운하가 생기자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경인운하의 경우 지금 당장 보기에 경제적으로는 돈지랄이 분명했다. 그러나 남침할 계획인 북한이 보기에는 훌륭한 방어막이 생긴 것이다. 아무리 현대전이 공중으로 침투가 가능하다지만 200미터 폭의 경인운하는 북한으로는 쉽게 남하하기 어려운 차단4/13 쪽

    막이다. “피닉스 여왕이 우리에게 피해를 너무 많이 주는군.”“그렇습니다. 유럽에서 우리 대사관 직원들은 피닉스 여왕과 젊은 레베이카 대공주의 외교활동 때문에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뭐라고 하는데 그런가?”“다른 말은 전혀 안합니다. 항상 어디를 가던 가장으로 가족을 식량이 없어 굶어 죽이는 정도면 그건 가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고 다닙니다. 다행히 딱히 누굴 지목하지는 않습니다.”이런 말에 김일성은 즉시 응답했다.“그렇다면 그 소리를 우릴 지목하는 것은 아니군. 우리야 어디 굶어 죽는 인민들이 있나? 어려워도 다들 먹고는 잘 지내고 있잖나? 아마 아프리카 국가들을 칭하는 소리군.”“그렇습니다.”5/13 쪽

    북한에서는 수시로 서해안을 통해 잠수정을 통해 많은 무장공작원을 내려 보냈다. 남한에 여전히 존재하는 지하 조직과 연결하고 때로는 주요 시설의 정탐을 위해서다. 하지만 베네룩스 왕국의 기동함대의 대형인 최신형 함정들이 포진함으로 인해 그것도 점점 힘들게 생겼다.미래를 위해 공작금을 내려 보내는 루트가 사라져 버리는 중이다.“남조선 조직은 돈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으니 앞으로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겠어.”“그렇습니다. 우리 통제를 벗어난 남쪽의 지하 조직은 백해무익입니다.”남쪽에서 무장봉기를 일으키는 계기로 남침할 계획도 별로 효과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힘으로 성장한 한국이라지만 근래 들어서는 더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북한은 625남침 이후에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다가 결국 휴전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재침략을 위해 무력을 기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저 희망사항으로 변해버렸다.나라의 모든 재화를 군사력 증강에 집중하다보니 경제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한때 남로당의 군사 책임자로 포섭되었던 박정희가 변절해 살아남았다. 그리고 군사혁명을 통해 정권을 잡자 통일에서 희망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과 손을 잡은 박정희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전혀 다른 길로 향했다. 6/13 쪽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사람을 외국으로 보내고 많은 외채를 들여와 공장들을 건설했다. 남한을 어느새 북한 보다 잘사는 나라로 변화시켰다.“7· 4 공동 성명도 모두 유신헌법을 발표하기 위한 기만전술이었어.”“그렇습니다.”7· 4 공동 성명과 더불어 북한은 완전히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주체사상으로 무장하게 되었다. 그에 반해 한국은 유신헌법으로 대응하고 했었다. 그때 남한의 대학생들이 유신체제를 반대하자 김일성은 좋은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군이 버티고 있으니 눈치를 보았다.반미구호가 한국 전체를 흔들어 미군들이 철수만 한다면 자신의 오랜 숙원을 달성할 것으로 믿었다. 그런 기회를 노리던 중에 경쟁관계이던 박정희가 결국 부마 항전 이후 측근에 의해 죽어 버렸다.“그때 눈 딱 감고 밀고 내려갔어야 했어.”“좋은 기회였지만 미군을 상대로 전쟁하기는 힘듭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미군을 먼저 철수시키고 나서 시작해야 합니다.”7/13 쪽

    “그걸 누가 모르나? 하지만 이제 미군이 철수해도 베네룩스 왕국이 빈 공간을 모두 메우게 생겼으니 그것이 문제지. 그 왕국이야 미국과는 전혀 다른 나라지 않나? 여왕의 후계자가 한국남자를 통해서 얻은 아들이야. 그건 미국보다 더 밀착된 관계가 지속될 확실한 연결고리야.”“점점 불리해 지고 있습니다.”“그렇지 않아. 배부른 돼지를 잡기가 더 쉽다고.”“그런가요?”지나고 보니 부마사태와 박정희 사망 때도 아주 좋은 기회였다. 아니 그 후에 광주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가 벌어졌을 때 더욱 강하고 과감하게 남쪽과 북쪽에서 동시에 행동을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후회란 아무리 빨라도 이미 늦었다.박정희만 죽으면 끝난다고 판단했으나 비슷한 전두환이 또 정권을 틀어잡고 버티니 대책이 없었다.“전두환은 참으로 운도 좋아.”8/13 쪽

    “부인의 턱이 길어서 재복과 장수 복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그런가? 다 죽고 어떻게 전두환만 살았는지. 나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이상해.”“작전을 실패해 우리를 항상 식량 주며 돕던 아까운 버마만 잃었습니다.”아무튼 여러 번이나 시도했던 대규모 대남 무력 공작은 모조리 실패했다. 월남에서 호지명이 지하 땅굴을 파서 결국 미국의 지원을 받는 베트남 정권을 무너트리고 적화통일을 이루었다. 그로 인해 북한은 그 방법을 차용해 대규모로 땅굴을 남쪽으로 파고 들어가는 새로운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힘들여 파던 땅굴들이 남쪽으로 파 들어가면서 하나 둘 발각되자 그것도 그저 희망 사항에 불과하게 되고 있었다.올 3월에 또 땅굴이 발견되어 폐쇄되어 버리자 책임자를 숙청하고 새롭게 땅굴들을 파내려가라고 지시했다.김일성은 건강이 전만 못하다 보니 마음은 점점 초조해지고 있었다. 김일성은 머리가 아프고 골이 흔들리자 몸을 뒤로 젖히며 말했다. “한국의 최태욱이란 놈에 대해 알아 봤나?”9/13 쪽

    “넷! 저희가 판단하기에는 체력이 아주 좋은 청년에 불과합니다. 특별히 뛰어난 능력은 없고요. 그리고 운을 아주 좋다고 봅니다. 공연한 호승심으로 구한 여자들이 여왕으로 오르다니 운이 너무 좋은 녀석이죠.”“기업을 일으키기만 하면 크게 성장한다고 하던데.”“그야 남쪽은 공장만 세워서 물건만 만들면 미국에서 알아서 팔아주니 그렇습니다.”서방 세계에서는 최태욱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북한에서야 김일성만 위대한 존재로 교육시키는 중이니 자연 이런 식의 대화만 오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측근이라도 김일성의 심기를 건드리는 소리를 토하다가는 숙청되어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었다.김일성이 열이 나는 이유는 기업인들 때문이다. 어떻게 자신의 고향을 버리고 남쪽으로 내려간 북한 출신들은 한 결 같이 대기업을 일으켜 잘 사냐는 것이다. 김일성이 보기에는 그들은 모두 부모형제도 모르는 호래자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주영은 고향이고 형제도 없나?”“그래서 가끔 우리와 접촉하고 싶어는 합니다.”10/13 쪽

    “다행이군. 그런 약점을 이용해 돈을 조금 우려 보라고.”“넷!”김일성은 남쪽으로 내려가 성공한 사람들의 3족을 멸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중에 통일 공작에 이용할 생각으로 아직은 그대로 놔두고 있었다.‘언젠가는 유용하게 써먹을 기회가 있어.’80년대 이후 한국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었다. 박정희 사망 이후에 여러 가지 시국사건과 높은 고도성장으로 인해 때로는 소란스러운 대형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은 10퍼센트 이상 지속되고 있었다.한국은 배가 불러 살을 빼기 위해 꽁보리밥이나 나물밥을 일부러 찾아 먹는다. 하지만 북한은 식량이 없어 나물로 밥을 해먹고 있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김일성이 측근에게 물었다.“동남아 국가들이 모두 외상으로는 식량을 팔지 않는다고?”“넷! 모두 현금으로 넘겨줘야 곡물을 팝니다.”11/13 쪽

    “선적해 떠난 이후도 아니고 미리 말인가?”“그렇습니다.”주석궁에서 식량 조달을 위한 대책 회의하는 도중에 여비서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보고했다.“헝가리에서 위조지폐를 뿌리다가 발각되었습니다.”“뭐? 그게 정말인가?”“넷, 그리고 베네룩스의 룩셈부르크 주에서는 마약을 모조리 압수당하고 대사관 직원들이 5명이나 마약거래사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외화가 너무 부족한 북한은 마약이나 위조지폐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정상적인 무역으로는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힘들게 되자 최후에 수단을 쓰고 있었다.      김일성은 측근들에게 비밀스러운 모종의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북한은 드디어 철저하게 폐쇄된 쇄국정책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김일성은 경제력이 워낙 차이가 나자 군사력도 정상적으로 대결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고심 끝에 새로운 대남전략을 측근들에게 지시하고 있었다.12/13 쪽

    북한의 경제가 붕괴되고 있으나 이웃한 소련이나 중국은 북한에 대해 모른척하고 있었다.소련이야 완전히 경제가 붕괴되어 북한을 도울 여력이 전혀 없었다. 중국 역시 개방정책은 시행하고 있지만 원 역사와 달리 대만이나 홍콩 그리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자금들이 유입되지 않았다.최태욱이 등장해 파나마를 비롯해 카리브 해나 남미지역에 투자하자 변한 것이다. 또한 중국으로 투자 대신에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에 투자를 확대하고 필리핀으로 투자하게 되자 원역사와는 달리 중국의 발전 속도는 매우 느렸다.한편 강경에서 지내는 최태욱은 연말에 정부에서 무역흑자와 비롯해 추정하는 국민 소득 발표를 보고 있었다. “드디어 5천만 인구에 국민소득이 1만불을 달성했군.”5년마다 조사하는 인구조사에 드디어 순수한 남한 내의 인구가 5천만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80년대 들어서 산아제한 정책을 전반적으로 바꾸고 출산 장려 정책으로 전환되자 드디어 인구수에서 대국으로 변한 것이다.이제는 선진국의 진입로에 해당하는 1만불 소득도 달성된다니 본격적으로 마이카 시대로 접어들게 생겼다. 어느새 연말이 다가오고 추운 겨울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때 베네룩스 왕국에서 중앙정보부장인 헤이켄이 비밀리에 강경으로 찾아 왔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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