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332화 (332/657)
  • < --  [새로운 시대의 유럽]  -- >에인트호벤의 필립스 전자가 SG 필립스 전자로 분리된 놀라운 소식은 빠르게 유럽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 유럽의 기업인들은 SG그룹의 행보에 다들 놀라고 있었다.“드디어 SG 그룹에서 기업사냥에 나섰나?”“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그럼. 타이거 대공이 앞으로 계속 기업 사냥을 시작한다는 소리인가?” “두고 보라고 필립스 회사야 자신의 나라에 속한 기업이라 그런 정도로 끝났지. 다른 나라에 본사를 둔 기업은 분명 그런 식으로 좋게 끝내지는 않을 거야. 어떤 유럽의 회사고 먹잇감으로 걸려들면 살아남기 힘들어.”“설마 계속 그런 일은 하려고·······. 타이거 대공은 아주 건전하게 기업을 운영하는 분인데.”“그건 표면으로 아는 정도지 실제로는 아주 무섭게 기업을 삼키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어.”회1/13 쪽등록일 : 12.12.23 14:24조회 : 3710/3728추천 : 71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사업규모로 봐서는 SGEU 그룹은 생각만큼 크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의 SGUS그룹, 한국의 SG 그룹, 카리브의 SG피닉스그룹이 힘을 모으면 겁나는 상대다. 거기에 더해 3개 소강국이 뭉쳐 베네룩스 왕국으로 새로 태어나며 3국의 왕실 자금이 한 덩어리로 변했다.“피닉스 투자 회사는 움직이지 않았어도 필립스 그룹의 모기업인 (주) 필립스의 주식을 30퍼센트나 한국의 SG 그룹에서 사버렸다고 하더군.”결국 (주)필립스는 최태욱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갔다고 봐도 된다. 본시 입헌군주제 보다는 공화제가 좋다고 생각하던 필립스의 대주주들은 이런 일을 기화로 왕당파 정당에 가입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결국 필립스 가문도 왕당파에 속하게 됐어.”“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니 결국 굴복한거야.”  “드디어 한국인들이 유럽의 기업 사냥에 나선 건가?”“그야 잘 모르지. 컴퓨터와 통신기기를 생산하는 전자회사를 유럽에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을 인수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필립스 회사는 이미 타이거 대공의 손에 넘어 갔다고 봐야지.”2/13 쪽

    어렵게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한 기업인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었다.“주식을 20퍼센트 가지고 있고 10퍼센트는 이미 팔았다고 하던데? 필립스는 45퍼센트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데.”“무슨 소리야? 자네는 오래된 정보만 아는군. 최근 정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군. 비싸게 매각했다는 10퍼센트 주식은 모두 베네룩스 왕당파인 기업인들이 매입하고 그들은 추가해서 필립스 주식의 10퍼센트를 더 매입해 필립스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데.”“그런 일이 있었나?” “자네는 너무 그쪽의 소식은 전혀 모르는군. 피닉스 투자회사에서 실질적으로 소유권을 가진 룩셈부르크 은행에서 빌린 자금도 많고 주식의 10퍼센트가 그 은행 소유인데. 50퍼센트 주식에 영향력이 있으니 경영권 인수야 타이거 대공이 마음만 먹으면 주주총회 열어 위임장 대결로 끝장이 난다고.”이런 소리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문제점을 말했다.“왕족들이 왕실자금을 가지고 자국에 있는 기업을 상대로 그러면 되나?”3/13 쪽

    “무슨 소리야. 누가 왕실이나 개인 이름으로 하나? 기업 대 기업의 일인데. 알면서도 꼼짝없이 당하게 되는 거지. 그렇다고 권력을 동원한 일도 아니고.”   3국이 합치며 여러 과정을 거쳐 3국의 왕실 자금이 하나로 변했다. 그 자금이 모태가 되어 태어난 피닉스 투자회사는 자금력이 엄청났다. 왕실이나 귀족 그리고 왕당파인 숨은 재력가들이 뭉쳐서 운용되는 회사다. 그런 거대한 자본금을 가진 투자회사는 타이거 대공이 관리하고 있었다. 타이거 대공이 마음만 먹으면 그 투자회사를 통해 유럽의 어떤 회사고 집어 삼킬 수 있는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었다.“타이거 대공이 유럽을 떠나야 안심인데.”“어디 유럽에서 떠난다고 그런 일을 못하나? 부하 직원들에게 회사를 지목해 먹으라고 지시만 내리면 끝나는 일인데.” 타이거 대공이 남의 기업을 상대로 적대적인 인수합병을 시도하려고 했었다. 물론 잘 타협이 되어 일부 시설만 인수하는 정도로 끝났다. 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 베네룩스의 기업인들은 대부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기업인들은 업종별 그룹단위로 모여서 대책 회의를 하고 있었다.4/13 쪽

    “다음에는 어떤 분야의 기업들을 노릴지 모르겠군.”“모르긴 뭘 몰라·······. 재무구조가 허약하지만 인수해서 공장이나 회사의 부동산을 분할 매각하면 이득금이 많이 남는 회사들을 집중해서 노리겠지.”“그렇다면 조선소나 철강회사도 대상이 되겠군.”“당연하지.”베네룩스의 조선소들이나 철강회사들은 서둘러 합병하고 있었다. 일부 부지만 크게 차지하고 비효율적인 공장 시설들은 매각하고 있었다. 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었지만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는 있었다. “아무래도 카리브로 떠나는 것이 좋겠어.”“거기로 가면 일자리는 많다지?”“당연하지. 지금가면 쉽게 일자리를 잡는다고. 조금 지나면 거기도 힘들지 모르지만 지금은 가면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어.”5/13 쪽

    구조 조정으로 인해 생긴 실업자나 혹은 대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카리브로 이주하고 있었다. 또한 갑자기 늘어나게 된 군대 조직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흡수되고 있었다. 또한 카리브로 가서 공무원으로 취업하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도 늘었다.이때 SGEU 식품이나 제약 그리고 유통회사는 독자적으로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었다. 이를 두고 경제학자들이 모여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다. 경제계가 갑자기 인수합병 바람으로 인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때 아닌 회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었다.“드디어 타이거 대공이 권력의 힘을 쓰기 시작하는군.”그 소리에 다른 교수가 나서며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그게 어디 타이거 대공이 하는 일인가? 카르시아 백작이 자기 욕심에서 벌이는 일이지.”“사주인 대공의 허락도 없이 이런 인수합병을 추진한단 말인가?”“대공은 회사 일에 보통은 직접 나서서 개입하지 않잖아.”6/13 쪽

    “이런 중요한 일을 참견하지 않는 단 말인가?”“자네는 잘 모르는 모양이군. SGEU 그룹은 타이거 대공 보다는 피닉스 여왕폐하의 입김이 강한 회사야. 그리고 지금은 여왕페하도 간섭을 잘 안하시니 세 명의 회장단이 결정해 벌이는 사업이라 틀림없어.”유럽의 SGEU 그룹은 카르시아 제약의 회장, 유통에는 빈센트 부회장, 식품회사는 제프리 부회장이 계열회사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들은 오너인 최태욱과는 전혀 달랐다. 먹잇감으로 보이는 회사들이나 생산시설들에 대해서는 냉혹하게 적대적인 인수합병을 감행하고 있었다.그런 와중에 인수합병 작전을 시작한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커다란 회사를 집어 먹어 버렸다.  “독일 회사가 사라져 버렸군.”“SG가 드디어 칼을 뽑은 거야.”베네룩스나 프랑스 그리고 독일까지 여러 개의 대형백화점인 지점망을 소유한 뮌헨 백화점이 순간에 SGEU 그룹으로 넘어가 SGEU 백화점으로 변해 버렸다. 이렇게 되자 인수합병의 파장은 베네룩스 왕국에 한정되지 않고 널리 퍼지고 있었7/13 쪽

    다.“자금도 많은 회사라 그런지 표도 안 나도록 너무 쉽게 먹어버리는군.”“아마, 독일로 진출하려다 보니 생긴 일 같아.”“한가한 소리할 처지가 아니라고. 이렇게 방심하다가는 언제 자네 회사도 사라질지 모르니 조심해.”  더구나 타이거 대공이나 피닉스 여왕 그리고 레베이크 대공주를 추종하는 정치세력이자 재력가나 기업인들까지 뒤에 있었다. 그들의 자금 동원력까지 합치면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베네룩스에 본사를 둔 회사들은 타이거 대공의 행보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되자 대기업들은 살아남아야 하는 절대 절명의 위기라고 판단했다.“같은 업종끼리 뭉치자고.”“좋아, 그것이 최선이야.”전에도 기업들 사이에 합병이 진행되었으나 에인트호벤에서 벌어진 사건이후에 유8/13 쪽

    럽에서는 덩달아 인수합병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단순히 회사의 덩치만 키운다고 되는 일은 아니었다. 자금력이 튼튼해야 하니 많은 자회사를 매각하게 되었다. 아깝지만 이제부터는 주력기업만 관리하고 보호하기도 버겁기 때문이다.적대적 인수합병이야 항상 자금력이 취약한 회사를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에 재무구조가 건실하지 못한 기업인들은 서둘러 계열회사를 매각해 자체적으로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이다.더구나 소규모인 은행들도 살아남기 위해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었다. 늦여름 베네룩스 왕국에 있는 많은 대기업들은 인수와 합병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최태욱은 에인트호벤에서 다시 스텐 성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러자 피닉스 여왕이 주위사람들의 걱정 때문에 찾아 와 묻고 있었다.“대공, 왜 필립스는 인수한 거죠?”“이미 언론사를 통해 모두 밝혀지지 않았소. 유럽에 전자회사를 세우기 위해 그랬다고.”“그 일 때문에 국내의 회사들이 갑자기 구조조정을 시작해 경제가 많이 흔들립니다.”9/13 쪽

    “그거야 어디 내 탓이요? 재무구조가 건전치 못한 대기업들이 아차 싶어서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이죠. 그리고 소문처럼 나는 함부로 남의 기업을 탐하지는 않아요. 뮌헨 백화점이야 세 회장들이 유통회사를 독일로 진출시키려고 하다 보니 하게 된 인수고요. 그런 일은 언제고 벌어지는 경제계의 보편적인 일인데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일부 개인은 일자리가 사라져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나라 전체로 보면 사실 필요한 구조조정이었다. 3국이 통합 되었으니 중복 투자된 분야도 많고 그런 관료 조직이나 공기업도 많았다.최태욱은 피닉스 여왕에게 그런 점을 강조했다.“어차피 카리브로 보내야할 공무원이나 군인도 많이 필요하니 지금 구조조정하기가 제일 적당한 시기요.”“그렇군요. 대공께서 결국 이런 일을 예측하신 것이군요.”“꼭 그렇지 않아요. 기업인들이 조금 과하게 반응해서 나타난 현상이지. 하지만 좋은 타이밍이라 싶어 조금 소문을 낸 것뿐입니다.”“어머, 기업을 본격적으로 사냥한다고 소문이 났던 것도 당신이 조정한 거예요?”10/13 쪽

    “그렇소. 내가 유럽을 떠나기 전에 그렇게 해 두는 것이 나라의 장래를 보아 좋다고 판단해 소문을 조금 흘렸소.”“그렇군요. 저는 너무 이상해서 공연히 걱정했군요.”이제 몸이 회복 되었다고 판단되지만 피닉스 여왕은 잠자리까지는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허약해진 몸으로 함부로 덤비다가 견디지 못할까 겁이 나서다. 그래서 볼일이 끝나자 서둘러 대궁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 빈자리는 자연스럽게 레베이카가 토요일이면 찾아와 매워주고 있었다. 기업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3국은 전보다 더욱 빠르게 인구가 뒤섞여 버리는 효과가 생기고 있었다. 일자리를 찾아 주민들이 타지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이런 인수 합병 바람과 함께 최태욱은 SG 필립스 전자공장의 규모를 2배로 늘리는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에인트호벤의 전자회사에서 그런 일을 끝낸 전병훈 사장을 스텐 성으로 최태욱을 찾아왔다. 서재에서 단둘이 만나자 전병훈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대공, 한국도 SG필립스로 바꾸고 전자통신연구소는 완전히 창원지역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할 일은 모두 끝났습니다.”최태욱이 필립스를 노린 이유는 바로 전자통신연구소의 기술력이나 그곳에서 근무11/13 쪽

    하는 연구인력 때문이었다. 유럽의 기술력을 한국으로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 이런 작업을 벌였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핸드폰이란 새로운 통신기기로 살아야 하는 미래를 생각해 하게 된 조치다.최태욱은 조용히 추가해서 물었다.“여기에 있는 회사는 현지 법인으로 만든 건가요?”“그렇습니다. 여기서 생산되는 스타게이트 컴퓨터는 생산지 표시만 다릅니다.”“수고 많았군요. 컴퓨터 생산 규모를 늘렸으니 이제 가격을 조금 내리도록 하세요. 물론 한국 제품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직제도 부회장으로 바꾸도록 하세요.”“알겠습니다.”결국 SG 전자는 유럽과 한국에 회사를 두고 거대한 생산 공장을 소유하게 되었다. 본사의 전병훈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격하게 되었다. “돌아가서 연구원들은 통신업종에 집중하라고 하세요.”“알겠습니다.”12/13 쪽

    이렇게 지시한다고 해서 모든 연구원이 그 분야에만 매달릴 수는 없지만 연구인력 자체를 그쪽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면 뭔가 성과는 거둘 것으로 판단했다. 더구나 이제 모든 무기는 전자통신으로 성능이 가려지니 그 분야에 집중해볼 생각이었다. 이제 막 9월이 시작되어 가을이다.가을은 남자의 계절이고 또한 수확의 계절이다. 베네룩스 왕국의 농촌지역은 슈퍼옥수수 수확으로 무척 분주했다. 유럽의 동구권은 새로운 시대로 인해 희망찬 시간을 보내고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혼란이 지속되고 있었다.오래 일당독재인 공산당이 무너지고 민주주의와 다당제 형태로 새롭게 변하자 그에 따른 혼란이 생긴 것이다. 발 빠르게 대처하는 사람은 기업을 일으켜 새로운 체제에서 쉽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일반 노동자들 사이에는 전에 살던 사절이 더 좋았다고 불평하고 있었다. “먹고 살기가 더 힘들어.”“누가 아니라나? 이렇게 살다가는 우리만 죽는 거야.”그런 불만들로 인해 사회주의라면 치를 떨던 사람들도 서서히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의 구호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물론 과거의 공산당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다. 신 사회주의라고 하며 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노동당이나 사회당이 대부분 유럽 국가들에서 생기고 있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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