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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24화 (324/657)
  • < --  [혈육에 대한 애착]  -- >뜨거운 여름에 찾은 콜롬비아 수도인 보고타는 고지에 위치해 무덥지 않았다.최태욱은 왕실 전용기로 레베이카 대공주와 같이 보고타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대합실에서 레베이카와 헤어지게 되었다.“나는 별도로 따로 볼일이 있으니 대통령을 만나서 인사 잘하고········. 외무부 장관과 같이 새로운 조약에 서명하고.”“알았어요. 그게 끝나면 바로 페루로 가나요?”“그렇게 할 생각이니 잘 마무리하고 와.”“예. 사인만 하면 되니 금방 끝내고 공항으로 와서 기다리죠.” 최태욱은 레베이카 대공주와 같이 가는 스테판 외무장관에게 당부했다.“길게 끌지 말고 빨리 서명하고 끝내도록 하세요. 시간이 지체되면 딴 생각을 할 수 있으니 빨리 끝내는 것이 최선입니다.”“알겠습니다.”회1/13 쪽등록일 : 12.12.20 21:31조회 : 3906/3919추천 : 82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콜롬비아의 보고타 시는 안데스산맥 기슭의 고원지대에 자리해 있었다. 기후가 온난하며 4계절의 변화가 적었다. 스페인의 식민지 시대부터 남아메리카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발전해 남아메리카의 아테나라고 불리는 도시다. 거리는 유럽식으로 지어진 건축물들과 근대에 새로 지어진 건축물이 잘 조화되어 있었다.최태욱은 공항에서 레베이크와 헤어져 도심에 있는 정부청사로 오게 되었다. 청사에서 기다리는 농림부 장관을 만나고 있었다.“어서 오세요.”“반갑습니다.”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나서 자리에 앉으려고 할 때 같은 청사에 있는 산업부 장관도 합류했다.“대공께서 오셨군요.”“예, 마침 잘 오셨어요. 장관님과도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2/13 쪽

    세 사람은 소파에 앉아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농립부 장관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대공, 대공주께서는 대통령 궁으로 조약을 맺으러 갔나요?”“예, 조약에 서명하러 갔습니다.”“그렇다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가 편하겠군요.”“그렇죠.”농림부 장관은 다소 긴장하던 자세를 풀고 편하게 말하고 있었다.“대공, 우리 콜롬비아 정부도 카리브 령의 영토 문제가 빨리 깔끔하게 마무리되어야 새롭게 추진하려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그렇군요. 개발자금이 급하신 모양이군요.”“그렇다고 봐야죠. 예산은 세웠지만 자금 조달에 문제가 아주 많았습니다. 다행이 대공께서 우리 정부의 제안을 받아  들이게 되어 모든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3/13 쪽

    그동안 최태욱은 카리브 령에서 지내는 동안 물밑에서 콜롬비아 정부와 계속 협상을 벌였다. 전에 협정을 맺은 카리브 령에 대해 조차지가 아닌 완전히 국토를 구매하는 영토협정을 맺을 생각이었다. 또한 중간의 비무장 지대인 자신의 토지들도 완전히 베네룩스 왕국의 영토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하게 되었다.최태욱은 두 장관에게 설명했다.“큰 변수야 없을 것이니 오늘 영토에 대한 협약은 반드시 체결됩니다. 콜롬비아 정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들어드리기로 했으니까요.”“그런가요? 그것이 본국과 협의 없이도 가능한가요?”“예, 카리브 령에서 책임지고 돈은 넘겨드리겠습니다.”“알았소. 그럼 다음 단계의 이야기를 해도 되겠네요.”그동안 콜롬비아 정부에서는 100년 조차지가 아닌 영토로 완전히 넘기기로 결정했었다. 그 이유는 그곳에 있는 모든 자원은 100년이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오직 빈 껍질이나 다름없는 한국인이 주축인 도시나 공장들만 남게 된다. 차라리 적당히 돈을 받고 팔아버리는 쪽이 좋다고 판단했다.최태욱은 이번에 중동에서 전쟁이 터지는 것을 예측해 챙기게 된 이득금과 일부 여유4/13 쪽

    자금을 모조리 투입해 돈을 넘겨줄 생각이다. ‘돈이야 충분하니 깔끔하게 정리해 놓는 것이 좋아.’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콜롬비아에서 제안하자 갈등했다. 영토로 인수해서 독립을 선언하고 한국인들이 사는 공화국을 건설할 생각도 해보았다. 설사 그것이 아니면 입헌군주제인 국가를 건설해볼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생각처럼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판단했다.‘종족이 다른 땅에 독자적인 나라를 세운다는 것은 너무 힘들어.’이스라엘의 경우를 보니 막상 독립된 국가를 건설해 지킨다는 것은 결코 녹녹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베네룩스 왕국에 완전히 속하게 한다는 것도 조금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미루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아들을 낳음으로 인해 변하게 되었다.‘이제 내 여자의 나라가 아니라 내 아들의 나라야.’짐은 곧 국가라는 개념에서 하는 생각이 아니다. 아들이 생김으로 인해 베네룩스 왕국을 보는 관점이 약간 달라졌다. 전에는 여러 명의 애인 중에 한명인 피닉스 여왕이 통치하는 나라라면 이제는 지신의 핏줄인 아들이 통치하게 될지도 모르는 나라로 변했다.5/13 쪽

    피닉스 여왕의 몸에서 자신의 아들이 태어나다 보니 베네룩스 왕국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느낌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게 되었다. 최소한 내 핏줄인 아들과 그 어미가 통치하는 나라라고 생각이 들어 독립에 대해서는 완전히 생각을 접었다.‘지금처럼 독립된 지방 정부로 남는 것이 차라리 안전해.’ 최태욱은 이곳을 중동의 이스라엘처럼 주변국과 종교나 인종 간의 갈등으로 인해 항상 위험성이 많은 나라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콜롬비아 정부에서 요구하는 돈을 넘겨주고 대신 완전히 토지를 사서 베네룩스 영토로 만들기로 결심했다.‘나 때문에 이주한 한국출신 주민들이 안전하게 살게 해줘야 해.’그래서 그래도 소강국에 속하는 베네룩스의 영토로 남아 있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에는 여자들만 믿고 있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아들이 국왕에 오르게 되자 일단 본국과의 관계는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조차지도 영토나 같으나 홍콩과 마카오의 반환 문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었다. 100년이라는 시간이 의외로 빨리 지나가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니 지금 아예 영토로 만들면 다시 돌려줘야하는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6/13 쪽

    ‘콜롬비아에서 자금 사정 때문에 넘겨주고 싶어 할 때 받아 챙기는 것이 좋아.’영토협약의 서명에 관한 사안은 외교를 담당하는 레베이카 대공주에게 일단 떠넘겼다. 자신은 보다 구체적인 양국 간에 상생하는 경제발전을 협의하기 위해 장관들을 만나고 있었다.최태욱은 농림부 장관에게 말했다.“콜롬비아에 생사(生絲)를 생산하는 잠업(蠶業)회사를 건설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곳에 뽕나무를 재배해 누에고치를 생산하는 단지를 조성해 주세요.”“대공,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적극적으로 추지해 보도록 하죠. 대신 한국에서 개발한 신품종 뽕나무와 누에를 공급해 줘야합니다. 그리고 슈퍼옥수수 종자도 공급해 줘야 하고요.”“슈퍼 옥수수 공급은 얼마든지 해드리도록 하죠. 그리고 한국에서 보내오는 뽕나무 묘목을 올해에 심으면 내년부터 뽕 잎을 생산해 누에를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뽕나무도 많이 심어야 하지만 누에를 키울 잠실도 주변에 건설해야 합니다.”“알았어요.”7/13 쪽

    콜롬비아 영토의 북쪽인 카리브 연안의 농경지 경우는 모두 슈퍼옥수수 재배지로 적당했다. 그래서 콜롬비아 정부는 생산성이 높은 품종 도입을 원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농림부 장관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기로 하고 추가해 투자에 대해 말했다. “콜롬비아 정부에서 세우고 싶다는 공장이나 광산 개발에 계속 투자해 드리죠.”“그게 정말입니까?”“예, 제가 약속한 사안은 꼭 지키겠습니다. 설사 제가 직접 투자하지 않더라도 카리브에 있는 한국의 다른 기업을 통해서도 해드리겠습니다.”“잘 알겠습니다.”최태욱은 이곳 콜롬비아에 각종 광산 개발이나 혹은 시멘트 공장을 추가해 건설하기로 약속하고 있었다. 더불어 수리시설을 하기 위한 다목적 댐을 건설하는 비용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독자적으로 잘 살기보다는 주변국과 상생하는 경제 발전을 통해 공존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인종의 갈등이나 노동력 증강을 위해 혼인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베네수엘라 여성과 한국 남성과 결혼하고 있으나 그 비율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8/13 쪽

    그래서 최태욱은 산업부 장관에게 슬며시 자신의 생각을 제안했다.“이제 한국 남자들과 콜롬비아 여성과 결혼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니 콜롬비아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세요.”최태욱의 이런 제안에 상공부 장관은 이상하게 판단해 즉시 반문했다.“그럼 신부를 골라서 사가겠다는 겁니까?”“그렇지는 않죠. 사람을 사간다는 표현은 지나치죠.”하고 보니 말이 조금 이상해 상공부 장관이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빙그레 웃으며 계속 설명을 했다.“서로 사랑하거나 혹은 좋아야 하게 되는 결혼을 국가에서 강제로 시킬 수야 없지요. 하지만 정부에서 혼인을 권장하는 정책을 써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니 콜롬비아 여성들을 카리브의 SG 계열회사들에서 많이 채용해 보도록 해보겠다는 것입니다.”“그렇군요. 어떤 식인지 알겠습니다.”9/13 쪽

    장관은 사실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답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깊숙이 파고 들어가서 판단하면 아주 무섭고 치밀한 발상에서 나온 이야기다. “제가 채용하는 여성들은 조금 까다로운 편입니다.”“그야 잘 알죠. 그곳에서야 다들 기본적으로 능력이 되는 여자만 채용한다는 것은 잘 압니다.”“그러니 지금부터 준비를 하세요. 올해 대학 졸업생이나 고교 졸업생을 기준해서 선발하니까요.”“알겠습니다.”회사의 채용 기준이야 각기 다르다. 하지만 최태욱이 소유한 SG 계열회사는 얼마든지 채용기준은 자신이 정할 수 있었다. 그러니 콜롬비아에서 우수한 여자들만 골라서 빼간다는 뜻이었다. 최태욱이 이런 경제 협력을 장관들과 협의하고 있는 동안·······. 콜롬비아 대통령 궁에서는 아주 중요한 영토협상에 대한 서명 절차가 벌어지고 있었다. 큰 테이블에 마주 앉은 콜롬비아 대통령이 서명하고 있었다. 이어서 레베아카 대공주도 서명했다. 양국의 외무장관도 같이 서명하고 있었다. 10/13 쪽

    서명을 끝낸 레베이카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제야 모두 끝났군요.”“앞으로 베네룩스에서 서류의 내용 그대로 약속만 잘 지키면 됩니다.”대통령이 약속을 잘 지키라는 말에 레베이카는 가볍게 답해 주었다.“대공께서 이미 그런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장관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을 겁니다.”“그렇군요. 좋습니다. 대공이 그렇게 신경 쓴다면 믿어 보죠.”레베이카는 조차지를 완전히 영토로 만드는 영토 협정서에 사인했다. 카리브 령의 완전히 영토로 인수를 위해 베네룩스에서 10억불을 콜롬비아 정부로 넘기는 조건이었다. 기타 장기 저리 차관 자금으로 30억불을 보내주기로 했다.콜롬비아 정부는 이미 남의 나라 땅으로 변한 카리브지역을 넘기며 많은 자금을 받기로 했다. 국토개발의 자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지은 것이다. 콜롬비아는 그 자금으로 국토개발을 비롯해 산업화를 추진할 생각이었다.  11/13 쪽

    레베이카는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게 되었다. 큰일을 무사히 끝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명이라도 했으니 협조는 한 셈이다.레베이카는 스테판 외무장관과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가며 말했다.“장관께서는 본국으로 가셔야죠?”“예, 가서 10억불에 대한 자금을 국회에서 지출하도록 해야죠.”“어머, 그 돈을 중앙정부에서 책임지려고요?”“그래야 된다고 봅니다.”스테판 외무장관의 말에 레베이카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대공께서 카리브에서 해결한다니 그렇게 하실 필요는 없어요. 본래 본국과는 상관없게 하려고 추진한 일이니 지금 하시는 그대로 두세요. 혹시 이상하게 생각하면 다비흐 왕자님이 태어난 기념으로 주는 선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그러자 스테판 외무장관은 화들짝 놀라고 있었다. 상당히 많은 자금을 카리브 령에서 감당한다니 놀라고 말았다. 그것도 개인적으로 해결을 한다니 더욱 그랬다. 12/13 쪽

    스테판 장관을 놀랍기는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항공기에 올라 유럽으로 떠나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외교관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기에 무척 기분이 좋았다.‘폐하께 아주 좋은 선물을 드리게 됐어.’아무리 돈이 많은 피닉스 여왕이지만 엄청난 토지를 자국의 영토로 포함시키게 조치하는 타이거 대공의 선물이라 무척 좋아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녀가 유럽으로 돌아가는 동안 최태욱은 장관들과 경제협력에 합의를 끝내고 공항으로 오게 되었다. 큰일을 끝낸 두 사람은 그제야 부담감 없이 페루로 떠나게 되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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