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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19화 (319/657)
  • < --  [종교 분쟁]  --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만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다.유토피아란 현실적으로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를 칭한다. 이상향을 가리키는 말로 원래 토마스 모어가 그리스어의 ‘없는, 좋은’ 이란 뜻과 ‘장소’라는 뜻을 합성해서 만들었다.최태욱도 카리브 령을 통치하며 나름 혼자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할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유토피아란 사실 존재할 수 없는 허상에 불과하다.오랜 만에 베네룩스 왕국으로 가게 된 최태욱은 배가 산처럼 불러온 피닉스 여왕을 만났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상항이라 잘 해 주고는 싶었다. 하지만 별로 좋게 헤어지는 형태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쓸쓸하게 카리브 령으로 돌아가게 되자 죽은 두 여자의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 두 여자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저려오고 있었다. 죽은 이후에 느끼는 사랑의 아픔이었다.‘후~우! 그렇게 아이를 낳고 싶어 하더니 끝내 그대로 죽었어.’폭탄테러에 의해 처참하게 죽어버린 안나 타이거나 수지 주는 자신들의 이상향(理想鄕)으로 이곳 카리브 령을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만들 생각을 했었다.회1/13 쪽등록일 : 12.12.18 13:01조회 : 3964/3979추천 : 77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내가 사준 진주 목걸이 때문에 아마 진주를 좋아하게 됐을 거야.”안나 타이거나 수지 주는 진주목걸이를 무척 좋아하던 여자들이였다. 그래서 진주 섬에 인공진주 양식장을 대형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다.  ‘생산된 진주를 보지도 못하고 죽었어.’두 여자는 이곳이 다혼 국가라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어 무척 좋아했다. 일부일처제인 나라라면 누군가는 숨어서 평생 살아야 하니 그것이 싫었던 두 여자는 이곳을 유토피아로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사랑하는 남자인 최태욱이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어 했었다. 그러나 그녀들의 꿈은 너무도 허무하게 죽음으로 인해 사라지고 말았다.‘불쌍한 여자들이야.’두 여자의 억울한 죽음을 생각하면 철저하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라를 통치하는 정도의 위치가 되고 보니 함부로 개인감정으로 결정하기 힘들었다.최태욱은 암스테르담 공항을 떠나 피닉스 공항으로 가는 베네룩스 왕실 전용비행기2/13 쪽

    에 올라 떠나고 있었다. 이륙하고 정상적으로 높은 고도에 올라 운항되자 여승부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처음으로 대공을 모시기 때문인지 다들 약간은 긴장된 모습이었다.최태욱이 타고 카리브로 떠나는 보잉737기는 베네룩스 왕국의 공군 3호기다. 전에 룩셈부르크 장 국왕이 이용하던 전용기를 인수받았다. 1호는 보잉747기로 피닉스 여왕이 주로 이용한다. 보잉 737기인 2호기는 레베이카 대공주가 주로 이용하나 때로는 연합정부의 각료들이 같이 이용하고 있었다.최태욱은 이번에 같이 진급해 이제 대령으로 오른 윤민규에게 조용히 물었다.“윤 보좌관도 정착해야지.”“넷! 알겠습니다.”최태욱이 정착하라는 의미는 이제 결혼해서 카리브 령에 살림을 차리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옆에서 항상 따라다니는 경호원과 같은 업무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 때문에 윤민규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대공, 아직은 제가 직접 모시고 싶습니다.”“알았어요. 그렇더라도 새로 능력 있고 믿을 만한 후임자는 따로 구해야 합니다.”3/13 쪽

    “예.”최태욱은 경호업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먹는 직업인지 잘 안다. 그래서 본인이 힘들어하기 전에 놓아 줄 생각이라 이렇게 제안하고 있었다. 최태욱이 늘씬한 여승무원들을 슬쩍 바라보며 말했다.“좋은 여자를 빨리 고르세요.”“알겠습니다.”이런 대화를 듣던 여승무원이 눈빛을 빛내려 윤민규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었다. 아마도 잘하면 자신도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대공의 최측근이고 고위직인 대령이라 결혼하면 호강이야 하게 생겨보였다.‘어떻게 내가 안될까?’윤민규는 본시 특수작전의 전문군인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지만 경호업무를 하며 시간만 나면 군사학이나 전략 전술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런 노력으로 인해 윤민규는 이제 최태욱에게는 아주 중요한 인물로 변했다.군사전략문제에 관해서는 윤민규의 조언을 많이 참조하고 있었다. 4/13 쪽

    최태욱은 유럽을 떠나면서 위성통신으로 연락 받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발발 상황에 대해 물었다.“어떻게 전개될 것 같나요?”“대공, 전쟁이 터지면 결국 인도가 승리는 하지만 피해는 많이 볼 것 같습니다. 인도에서 대공무기를 많이 준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공격헬기에 아준 전차는 취약점이 많습니다.”“그 지역이 산악 지형이라 더 그렇죠?”“예, 공중에서 나타나는 공격헬기의 공격을 방어할 수단이 별로 없어 힘든 싸움이 됩니다. 하지만 T-72전차와 아준 전차와는 월등하게 성능차이가 나니 인도의 기갑부대가 결국 이긴다고 판단됩니다.”아직 두 나라 간에 심한 전투는 벌어지지 않고 있으나 며칠 사이에 대대적인 교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최태욱은 이런 대화를 나누다가 중동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말했다.“인도의 아준 전차는 시리아로 얼마나 넘어 간 건가?”5/13 쪽

    “인도에서 본래 800개 포탑을 사갔습니다. 그리고 중동으로 500대가 넘어가 이라크가 300대 시리아가 200대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스라엘의 전체 전차 수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골란고원 지역만 집중해 배치하면 아마 서로 비슷한 전력은 될 겁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공군력이 우수하니 이집트가 참전해 전력을 분산시키지 않으면 그 싸움도 시리아가 밀릴 것 같고요.”이런 대답에 최태욱은 베네룩스에서 알게 된 사실에 대해 말해 주었다.“아마 이스라엘이 공군력만 믿다가는 의외로 골란 고원지역에서 쉽게 패배하게 될 겁니다.”“대공, 이유가 뭐죠?” “이번에 베네룩스의 필립스 회사에서 미국의 휴즈 회사와 합자로 스팅거 미사일을 대량으로 생산해 한국에서 야포나 전차들을 인도와 이라크를 경유해 시리아로 판매한 방법처럼 이라크를 중간거래처로 해 시리아로 판매했어요. 그러니 이스라엘 공군은 그것을 모르고 함부로 덤비다가는 큰 코 다칠 겁니다.”스팅거 대공미사일은 자외선 추적 장치가 달려 비록 사거리는 4킬로미터로 짧지만 분해해 이동도 가능하다. 또한 소형 차량에도 장착이 가능 하니 산악지형에서 사용할 6/13 쪽

    경우 막강한 위력을 보일 수 있었다.“그렇군요. 저는 그런 소식은 전혀 몰랐습니다. 스팅거가 시리아 쪽으로 많이 공급되면 이스라엘의 공군은 함부로 공격하기는 어렵겠군요.”“그렇지요. 골란고원도 골짜기가 많은 지형이니 공군기가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곳이지요.”“하지만 공급된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큰 변수입니다.”“내가 알기로는 생각보다 많이 판매한 것으로 보입니다.”“대공, 혹시 미국 정부에서 문제를 삼지 않으려나요?”“시리아로 직접 판매하지 않았으니 미국에서 뭐라고 하긴 곤란하죠.”  “아, 그렇군요.”미국과 영국은 여전히 군사적으로 밀착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나 베네룩스 왕국은 비록 NATO 회원국이지만 조금은 미국 통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었다. 7/13 쪽

    미국의 휴즈사에서 개발한 스팅거 대공미사일은 면허 생산하며 아무런 옵션이 없었다. 그것을 안 이라크가 자국에 필요한 무기와 시리아에서 필요한 무기를 한 번에 구매하기로 해 대량으로 들여갔다.아직은 이라크와 유럽국들 사이에 외교나 군사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리아로 직접 판매할 경우야 이스라엘이 문제를 삼아 외교적으로 복잡해지지만 이라크 정부를 통해 구매하면 불만은 있어도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하게 된다.두 사람은 대서양을 지나며 계속해서 이스라엘과 중동의 아랍국 사이에 벌어질 전쟁에서 일어날 상황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피닉스 공항에 도착하자 유덕호 총리가 국장들과 같이 마중을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마중은 오실 것 없는데요.”“제철소의 준공식에 같이 참석하려고요.”“아, 오늘 준공식 행사가 있어요?”8/13 쪽

    “예, 이미 가동은 되고 있지만 대공께서 오신다고 해 오늘로 일정을 급하게 잡았습니다. SG 특수금속도 오늘 준공식을 하고요.”“알았어요. 그럼 같이 가죠.”최태욱은 베네룩스 왕국으로 가서 소장으로 진급하고 급하게 돌아왔다. 이유는 자신이 오래 기다리던 포항제철의 제3공장인 카리브 공장의 준공식 참석 때문이다. 더구나 SG 특수금속이나 제련소도 같이 준공식을 하니 꼭 참석해야 되어 급하게 오게 되었다.피닉스만으로 명명된 해변에 접한 포항제철의 제3제철소는 웅장한 크기였다. 드디어 카리브 령에도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을 생산하는 제철소가 준공된 것이다.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욱은 제철소 건립을 위해 힘쓴 박태준 회장이 보이지 않자 물었다.“박 회장님은 참석을 하지 않았군요.”“예, 박 회장님은 지금 인도로 가서 그곳에서 제철소 건립을 위해 힘쓰고 계십니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가동되자 바로 그리 떠났습니다.”“그렇군요. 아무튼 대단한 열정입니다.”9/13 쪽

    “그러니 철강 황제라는 소리를 듣는 거죠.”전에는 ‘철강왕’이라더니 그것으로 부족해 박태준 회장은 ‘철강 황제’라는 칭호로 불리고 있었다. 이곳 제철소 규모도 광양제철소와 같은 규모다 보니 생긴 별칭이다.화르륵! 화르륵!대형 고로에서 생산되는 붉은 철의 열기로 인해 공장 내부는 뜨거운 기운이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더운 지방이지만 해안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으로 인해 생각보다는 그렇게 무덥지는 않았다. 제철소를 돌아보는 최태욱은 이제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으로 인해 다른 공장들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겠다는 생각에 말했다.“일관제철소라 다른 공장들도 모두 이제 가동이 정상적으로 되겠군요.”“그렇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철강을 수입해 와서 공장의 가동률이 낮았으나 철강 관련 회사들이 모두 100퍼센트 가동됩니다.” “협력업체들의 생산 원가도 많이 내려가겠군요.”10/13 쪽

    “그렇습니다.”철강을 만드는 공정은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 등을 커다란 가마(고로)에 넣어 액체 상태의 쇳물을 뽑아내는 제선이 우선이다. 그리고 제선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쇳물에서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 공정이 있다. 또한 쇳물을 커다란 쇠판 형태로 뽑아낸 후 여기에 높은 압력을 가하는 압연의 세 과정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3단계의 과정을 일관된 제철과정을 모두 갖추고 있는 종합제철소를 바로 일관제철소라고 한다.최태욱은 이곳 제철소 사장에게 물었다.“철강제품은 주로 어디로 팔죠?”“지금은 우선 국내 소비를 위주로 하나 앞으로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로 많이 수출될 겁니다. 그 후에는 주로 중남미나 미국으로 보내지게 되고요. 파나마도 벌써 주문량이 상당히 많습니다.”“파나마의 경우는 컨테이너 항구에 있는 컨테이너 생산 공장 때문인가요?”“그렇습니다.”11/13 쪽

    최태욱은 제철소를 돌아보고 나서 바로 SG제련소와 SG특수금속 회사의 준공식에 참석했다. 제철소의 준공으로 인해 피닉스 임해공단의 모든 회사들은 거의 대부분 정상적으로 가동되게 되었다.공단 내에 있는 몇 개의 공장을 돌아보고 나자 유덕호와 헤어졌다.“다음에 만나죠. 저는 일찍 쉬어야겠네요.”“알겠습니다. 다음에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유덕호와 헤어진 최태욱은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한 진주 궁으로 오게 되었다. 수지 주가 살기위해 만든 진주 궁은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작은 별장과 같았다.안으로 들어가자 태국에서 오게 된 여자들이 급하게 인사했다.“대공, 어서 오세요.”“수고가 많군.”동남아시아에서 데리고 온 여자들은 모두 수지 주처럼 혼혈인이다. 베트남 여인과 백인군인과 사이에 낳은 혼혈들로 월남 폐망 이후에 주변나라로 버렸던 아이들을 수지 12/13 쪽

    주가 따로 모아 키우다가 이곳으로 이주시킨 것이다.최태욱은 다소 편안한 운동복 차림으로 테라스로 나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혼자서 커다란 방을 서성이고 보니 너무 외로워 번잡해 보이는 도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아래에는 피닉스 항구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진주 궁은 다소 높은 위치로 표고로 100미터 정도가 높았다. 또한 바위  산으로 이루어진 곳에 위치했다. ‘여기도 이제 많이 변했어.’넓은 도로가 바둑판 모양으로 나있는 피닉스 시는 이제 완전히 현대화된 도시로 변해있었다. 잘 조성된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고 곳곳에 인공으로 만든 시민공원들이 많이 보이고 있었다.어느새 고층빌딩도 듬성듬성 보이고 있었다. 이곳에 처음으로 고층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대부분 호텔이다. 이제부터 카리브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나름 구상하고 있었다.‘뭐를 위주로 성장시키지?’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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