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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17화 (317/657)
  • < --  [민족  전쟁]  -- >베네룩스 제4 기동함대에서 함포사격이 시작되자 조업하러 나왔던 어선들이 급하게 회항하고 있었다.“빨리 그물 회수하고 돌아가자고.”“드디어 전쟁인 가요?”“그야 모르지. 날아가는 방향이 프랑스 국경지대니.”설사 그렇더라도 최대한 빨리 귀항해야 그나마 목숨 부지할 길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해안봉쇄가 시작되면 기뢰를 매설할 소지가 많으니 바다에 있어봐야 살길은 별로 없었다.한편 비스케이 만에 있는 제4 기동함대가 함포사격을 하기 몇 시간 전·····. 프랑스 서남부의 스페인과 국경지대 알듀르의 지역은 갑자기 분주해지고 있었다. 이곳은 주로 바스크 지방 사람이라고 부르는 바스크 족이 밀집해 사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을 거점으로 무장투쟁을 벌이는 게릴라 조직이 암약하는 곳이다.  무장게릴라들은 피레네 산속에 은신하며 활동하거나 때로는 도심지역에서 암약했회1/13 쪽등록일 : 12.12.17 16:50조회 : 4008/4025추천 : 85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다. 대대적인 무장봉기보다는 암살과 테러 행위를 위주로 투쟁하며 독립을 주장하고 있었다.흔히 어떤 지역에서 반군을 조직해 독립투쟁을 벌이면 전 주민이 나서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실상은 반군이나 또는 반군들 가족들이 그런 투쟁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그저 조용히 살기를 원하고 있었다. ‘제발 그만 싸웠으면 좋겠어.’이곳 주민들은 요즈음 들어 경찰들이 반군 게릴라 조직원을 색출한다고 검문도 심해져서 은근히 반군조직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왜 스페인에서 터진 폭탄테러사건을 가지고 프랑스 경찰이 요란을 떠는지 모르겠군.”“뭔가 이유가 있는 모양이야.”“도무지 불안해 여기서 살기가 힘들어.”이들이 불안한 이유는 스페인과 베네룩스 양국의 국왕들이 사망하는 자살폭탄 테러사건이 결국 바스크 족이 벌였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13 쪽

    이런 테러사건이 벌어지면 검문검색이 강화된다. 조금만 수상한 기미를 보이면 가택수색도 당하니 매우 곤욕스럽다.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무장투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은근히 원망하고 있었다.“자치권만 어느 정도 준다면 그만 둘 일이지.”“맞아. 나라를 세운다고 해서 꼭 잘사는 것은 아니잖아.”사람들이란 각자 추구하는 인생관이 다르다. 그러다 보니 독립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물론 그들도 전쟁이 없이 평화롭게 독립한다면 하고 싶다는 바람이야 잠복해 있었다.프랑스 서부 해안에서 내륙으로 30킬로미터 정도 들어온 알듀드 시 남쪽에 있는 사격장·····.일반적으로 스페인의 북부 바스크 지방에서만 독립투쟁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영토 내의 바스크 지방 사람들도 독립투쟁을 하고 있었다.바스크 지방 사람들이라고 해서 정서적으로 주민들이 모두 독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현재 프랑스나 스페인으로 구분된 나라에 속한 국민으로 살기를 원하기도 한다.3/13 쪽

    스페인과 국경도 접해 있고 바스크 지역을 따로 독립하자는 미묘한 정서도 있는 지역이다. 그런 여러 요인들로 이곳에는 프랑스 국경수비대인 기갑부대가 주둔하는 곳이다.대규모로 독립을 원하는 무장 봉기가 일어나지 못하게 미리 강력한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국경수비 부대의 사격훈련장은 규모면에서 다소 큰 편이다. 여러 이유 중 국경을 접한 스페인 군대나 바스크 지방 주민들에 대해 무력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두두두두.여러 대의 수송헬기가 계속 사격장의 헬기 착륙장으로 날아오고 있었다.사격장을 관리하는 중위는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왜 몰려오는 거지?” 계속해서 이곳 국경지역의 사격장으로 찾아오는 프랑스 장군들이나 영관장교들로 인해 정신이 없었다. 동료인 정보장교에게 조심스럽게 묻고 있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 누구 왜 장군들이 몰려오는 지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어?”“우리도 몰라. 아마 무슨 중요한 미사일 사격을 해보기 위해 찾아오는 모양이지.”4/13 쪽

    이곳 사격장은 프랑스에서 개발하는 미사일 시험하는 타깃으로 운용되고 있다. 물론 야포나 전차 등의 사격장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곳이다. 때로는 육군항공대의 공격헬기나 공군기들의 사격훈련장으로도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은 이곳에서 주요지휘관들이나 정치 지도자들이 모여들어 프랑스군대의 화력시범을 관람하기도 했다. 처음에 프랑스 장군과 영관장교가 오더니 NATO의 미군도 찾아오고 영국군 장군들도 찾아왔다. 이런 것으로 보아 뭔가 중요한 화력시범이 있을 모양이다. 그러나 관리자인 장교도 모르는 일이라 너무 이상했다.“이상하네, 화력 시범을 보이면 준비 때문에 미리 우리부대로 연락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지?”사격장의 타킷이 훤하게 내려다보이는 약간 높은 위치의 관측소에는 수많은 고위급 장성이나 영관장교들이 모여 있었다. 여러 나라 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웅성웅성. 수군수군.다들 뭔가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관측소는 시끌벅적 했다. 제일 마지막으로 수송헬기가 도착하자 의외로 스페인의 총리와 국방장관과 장군들이 내리고 있었다.5/13 쪽

    “헉! 도대체 왜 스페인 총리와 국방장관이나 장군들이 오는 거야?”“이상하네.”그들이 와서 관측소에 비치된 망원경 앞의 자리에 앉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 베네룩스의 관측장교가 위성통신으로 교신하며 크게 외쳤다.“발사했습니다.”“그래? 미사일을 쏘았나?”“아닙니다. 155밀리 함포입니다.”“뭐라? 155밀리 함포로 여기를 향해 쐈다고?”“넷!”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스페인총리를 비롯해 장군들은 관측용 망원경을 보거나 휴대한 쌍안경으로 타킷을 쳐다보고 있었다.6/13 쪽

    쾅!첫발이 지름 300미터의 원형 타킷의 구석에 떨어지고 있었다. 이어서 관측장교가 위성통신으로 표적에 대해 말해 주었다.“좌로 200 위로 100 수정 바람! 기상 양호!”관측장교가 교신을 끝내고 나자 또다시 포탄이 타킷에 떨어졌다. 관측장교가 위성 통신으로 타킷에 정확하게 명중했다고 교신했다.쾅! 광! 광! 과과광!  웅웅웅!바로 뒤를 이어 무수한 포탄들이 타킷에 떨어지고 있었다. 사격장의 부지는 반경 1킬로미터는 되니 사소한 오발이야 별로 문제가 안 된다. 수많은 포탄들이 300미터 원형인 타킷 안으로 모조리 떨어지고 있었다. 100여발의 포탄들이 연달아 터지자 골짜기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며 폭발음으로 주변이 웅웅거리고 있었다.과과과광! 쾅! 쾅!아주 짧은 순간에 무수한 포탄을 날아오고 있었다. 천지를 울리는 강한 폭음 소리를 7/13 쪽

    내며 포탄들이 떨어지고 나자 관측 장교가 계속 교신했다.“명중! 명중! 명중!”교신하던 베네룩스의 관측장교가 이어서 관측소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이번은 크루즈 미사일과 함대지 미사일입니다.” 쉬이익! 쉬이익!  콰광! 쾅!3개 대형함정에서 발사한 모두 6발의 크루즈와 함대지 미사일이 타킷에 정확하게 명중하고 있었다. 미사일의 경우 엄청난 폭음과 함께 터지고 있었다. 그러자 베네룩스 관측장교인 소령이 통신을 끝내고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화력시범은 이게 끝입니다.”   다들 놀란 표정을 짓고 있지만 관측장교는 서둘러 거수경례하고 관측소를 떠나고 있었다. 상륙함에서 타고 온 수송헬기에 올라 현장을 급하게 떠나고 있었다.관측소에서 내려온 미국의 장군도 놀라 참모와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 장군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저 너무 놀랍다는 정도에 불과했8/13 쪽

    다. 위력 좋은 함포에 대해 평가하거나 혹은 개발하던가 아니면 도입해야 된다는 식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나 스페인의 총리를 비롯한 국방장관 그리고 장군들은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외교적으로 마찰이 있는 나라에서 무서운 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그렇다.더구나 이런 무서운 함포로 무장한 제4 기동함대가 비스케이 만에 포진해 뭔가 해주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니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스페인 총리는 함정의 화력시범을 보고나자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이건 질 수밖에 없는 외교전이고 해전이야.’스페인에 구형인 항공모함이 있다고 버텨보려고 했지만 그게 녹녹치 않게 상황이 변했다. 생각보다 베네룩스 제4 기동함대의 화력이 만만치 않았다.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하면 자국의 항공모함이야 베네룩스의 상륙함에 비하면 허접해 보일 보일지경이다. 현대전에서 대부분의 대형함정 경우 주력 공격무기는 미사일이다. 물론 함정의 방어무기도 미사일로 무장하게 된다. 하지만 베네룩스 해군의 신형인 대형함정은 구시대 유물이라고 평가하는 155밀리 함포를 주포로 사용하고 있었다. 9/13 쪽

    미사일이야 적재량이 대부분 한정된다. 그에 비해 포탄을 많이 적재하고 다닐 수 있는 함포는 여전히 중요한 지상공격 무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사거리가 미사일에 비해 짧아 그 한계성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나 화력시범을 보니 그런 기본개념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수송헬기에 올라 스페인 총리는 국방장관에게 조용히 물었다.“해안에서 확실하게 50킬로미터 떨어져서 사격한 거요?”“예, 50킬로미터 떨어진 접속지역 밖입니다. 그리고 여기 사격장까지 해안에서 30킬로미터니 사거리가 80 킬로미터가 넘는 함포공격입니다. 보시다 시피 탄착점의 오차도 별로 없고요. 이건 발사속도나 정확성으로 보아 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함포입니다.”“음! 베네룩스가 무서운 함포를 개발했군.”“정확하게 말하면 베네룩스와 한국정부의 합작품입니다. 굳이 따진다면 타이거 대공이 소유한 SG 특수금속에서 만든 신형 무기입니다.”“그렇군. 타이거 대공이 왜 이런 시범을 여기서 보이라고 했는지 않겠어.”“아무래도 우리 정부가 베네룩스에서 요구하는 특수작전을 묵인해 줘야 할 것 같습10/13 쪽

    니다. 우리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타이거 대공이 화가 단단히 난 모양입니다. 그러니 범인 배후조직을 이미 다 알고도 있는 것 같으나 언론으로 발표도 안하고 우리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그렇군. 우리 스페인을 믿지 못하니 직접 응징하겠다는 것이야.” “제 생각에는 빨리 작전을 펼치도록 승낙해주고 끝내야 합니다. 지금으로는 우리 정부에서 모른 척 하는 것이 이 난관을 빨리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오늘 시범 내용이 언론을 통해 퍼지면 혼란은 더 지속됩니다. 공해 밖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어떤 항구도 초토화가 가능한 화력입니다.”이런 소리에 총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답해주었다.“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요. 그러니 이제라도 바스크 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군에서 책임지고 하시오. 정보부장과 협조해서.”“알겠습니다.”주권 국가로써 남의 나라 군대가 자국에서 군사적인 행동을 벌이도록 놔둔다는 것은 치욕이다.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총리로는 도저히 그건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11/13 쪽

    화력시범을 보여도 여전히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군대를 동원해 바스크 지역에서 활동 중인 반군조직에 대한 소탕작전이 펼쳐지고 있었다.빌바오 항구의 허름한 선술집에 안태형이 나타났다. 그는 이곳으로 와서 최종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카리브에 있는 최태욱에게 보고했다.‘대공께서 작전 명령을 이상하게 하시네.’최태욱은 똑 같은 수로 처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배후 조직원을 모조리 잡아 죽이라는 명령이 아니다. 자신의 여자가 둘이 죽었으니 두 명의 여자만 선택해 알아서 처리하라고 명령한 것이다.‘후우! 결국 여자들만 처리하라는 뜻이군.’조금 시간이 지나 구릿빛 얼굴의 사내가 다가오자 안태형이 지시했다.“두 사람이오. 10만 달러면 되죠.”“예! 확실하게 잡죠.”12/13 쪽

    “실수하면 안 돼요. 성공하면 암스테르담에서 봅시다.”“예, 그곳에서 물건은 인계하죠.”반군 조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 여자조직원도 많았다. 그 중에 사제폭탄을 제조한 대학교 여강사가 제거 대상으로 지목되었다. 안태형은 이런 지시를 내리고 서둘러 스페인을 떠나고 있었다. 올 때는 항공기로 왔으나 돌아가는 길에는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그가 운전하는 승용차의 조수석에는 젊은 처녀가 신이 나서 재잘거리고 있었다.“파리로 데리고 가신다고요.”“그래, 파리 구경하고 싶다니 데려다 주마.”여자에게는 무척 호의적이고 관대한 안태형이다. 그래서 파리 시를 구경하고 싶다는 처녀를 태우고 프랑스 국경을 넘고 있었다. 그가 프랑스 국경을 넘을 무렵에 빌바오 항구에서 소리 없이 두 여자가 사라지고 있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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