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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05화 (305/657)
  • < --  [베네룩스 왕국]  -- >옆에 있던 윤석성 부사장은 은근히 걱정되어 물었다.“사장님, 앞으로 공장 증설을 안 할 생각입니까?”“더 이상 공장을 증설하면 안 된다고······. 카리브 령에 세우는 SG 특수금속에서도 포신들을 생산하게 되니 그렇게 되면 과잉 투자가 분명해.”  “사장님, 어쩌면 일본 정부에서도 주문할지 모르는데요.”“무슨 소리야. 일본 군부 내에서 일부 그런 소리를 하고는 있지만 내 생각에는 일본 정부에서는 자존심 때문에도 절대로 주문하지는 않을 거야. 내 생각이지만 대공께서 일본으로 무기를 판매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그런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으니 염려마라고.”이미 SG 특수금속은 포신이나 포탑 생산 부문에서는 양이나 질이나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으니 앞으로도 주문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었다.윤석성 부사장이 공장 증설에 대해 건의하는 이유는 SG 특수금속에서는 SG 제련소에서 생산되는 금속을 이용해 많은 특수금속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회1/13 쪽등록일 : 12.12.14 11:21조회 : 3778/3797추천 : 77평점 :선호작품 : 4978(비허용)

    “사장님, 보잉사에서 주문하는 항공기용 재료들도 계속 늘어나니 그런 시설도 앞으로 늘려야 합니다.”“알았어.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내년에 대공을 만나 공장 증설을 건의해보도록 하지.”SG 특수금속에서는 미국 최대의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에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많은 특수금속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었다.   본래 비행기를 잘 뜨게 하려면 되도록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능이 좋아지고 경제성과 채산성이 향상된다. 비행기의 재료는 가공성, 균질성, 내구성 등도 많이 고려되어야 한다. “부사장은 자주 공장과 연구소에 들려 신소재 개발에 신경을 쓰도록 해.”“알겠습니다. 앞으로 유리섬유 쪽으로 연구를 많이 해 보겠습니다.”“업계 선두를 지키려면 계속 공장 규모를 늘리는 방법도 좋지만 그보다는 신소재 개발에 신경을 많이 써야 살아남게 된다고. 더구나 앞으로 유가가 오르니 항공기 제작사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경량화를 하려고 하니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해.”“잘 알겠습니다. 연말이니 선물을 주어 연구소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도록 하죠.”2/13 쪽

    항공기를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재료로는 가볍고 내구성이 강한 알루미늄합금, 타이타늄 합금, 섬유강화플라스틱 등이 사용되고 있다. SG 특수금속은 무기제작이 주력이 아니라 본래 이런 특수 합금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해외로 많이 수출하고 있었다.한국은 SG 특수금속에서 생산하는 좋은 합금 제품으로 많은 새로운 제품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었다. 그래서 120밀리 포탑은 그런 제품 중에 하나일 뿐이다.   윤석성 부사장은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사장님, 카리브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지금부터 직원들을 많이 늘려놔야 합니다.”“알았어. 직원들을 늘려 4교대로 근무하도록 조치하게. 또한 입사 시에 그곳으로 가길 원하는 지 여부도 꼭 포함시키고. 갑자기 못 간다고 해도 문제고 또 전처럼 모조리 떠난다고 해도 혼란이 오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해. 미리 카리브로 떠나기를 원하는 직원은 따로 구분을 해 놓은 것이 좋아.” 주문량도 계속 늘고 있으니 공장에서 일하는 기술자의 수를 늘려 근무조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카리브의 공장이 준공되면 그곳으로 직원들을 보내 정상적으로 가동시킬 준비를 하게 되었다.3/13 쪽

    광양과 광주에서 무기생산으로 인해 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는 시점에 멀리 경남 창원에서는 SG 전자에서 신형 컴퓨터를 출시하고 있었다.창원은 한국에서 특별히 각종 첨단 산업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업단지로 유명하다. 특히 최첨단을 달리는 무기 생산 분야의 공장들이 많았다. 또한 항공기 생산도 이곳 창원 공단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창원 공단의 제일 변두리에 위치한 SG 전자는 다른 공장들 보다 다소 늦게 공단 내에 입주했다. 그래서 제일 변두리에 위치하지만 그런 이유로 언제고 공장을 증설할 부지는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SG 전자는 다른 가전제품의 생산은 전혀 없었다. 오너인 최태욱의 지시에 의해 유일하게 모니터와 컴퓨터만 생산하는 전자회사다.  공장의 마지막 공정인 포장부에서 컴퓨터들을 포장해 컨테이너에 넣으며 근로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처음 생산되는 제품은 모두 서울로 보낸다고 하더군.”“당연하지. 서울에 있는 계열 회사들이 많으니 먼저 그곳부터 공급하겠지.”“대공께서 컴퓨터에 스타게이트 상표를 사용하라고 했다는군. 그렇다면 대공의 생각은 결국 전자회사를 크게 키운다는 뜻인가?”  4/13 쪽

    “그야 모르지. 그분의 속을 우리가 어찌 아나.”SG 미디어에서는 그동안 계속해서 SG 전자 회사에 투자해 드디어 신형컴퓨터인 ‘스타게이트’를 출시하고 있었다. 인텔에서 생산한 486 CPU를 사용해 메인보드를 생산하고 있었다. 또한 삼성전자에서 생산된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고 있었다.또한 CD룸이나 모뎀은 자체적으로 생산하나 그래픽카드, 사운드 카드,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주변에 있는 협력회사인 중소기업에서 생산하고 있었다. 한국은 이미 이런 정도의 컴퓨터는 삼성을 비롯해 여러 개의 전자회사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그러나 SG라는 그룹의 이니셜을 제품에 사용하기는 처음이다. 한국이나 일본 등의 전자업계는 다들 긴장하고 있었다. 공단 내의 부지 크기로 보나 연구소의 규모로 보아 너무 크다고 느낄 정도다. SG 그룹에서 주력 회사로 키우려고 드디어 개인용 컴퓨터 생산을 시작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서울에서 내려온 SG 미디어의 전성효 회장이 SG 전자의 전병훈 사장에게 물었다.“하루에 2천대 생산은 차질이 없게 됩니까?”“예, 협력업체들도 생산시설들이 완벽해 하루 2천대 생산에는 차질이 없습니다.”5/13 쪽

    SG 그룹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생산한 컴퓨터를 납품 받아 사무용기기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SG 전자에서 생산하는 계열사의 제품인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다.   “언제까지 하루 5천대를 생산할 정도가 되겠나?”“내년 3월이면 충분히 그런 정도로 생산이 가능합니다.”“알았소. 꼭 차질 없이 생산해 내년 초에는 카리브로 보낼 수 있도록 하시오.”“알겠습니다.”SG 미디어에서 자회사로 SG 전자를 설립해 ‘스타게이트 90’ 컴퓨터를 생산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카리브 령에서 필요한 사무자동화 용 컴퓨터의 공급 때문이다.아직 일반인에게 판매하지는 않고 있었다. SG 그룹의 직원들이 가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주문 받아 공급하기로 해 신문이나 TV 광고는 전혀 없었다. 최대한 유통비용을 줄여 삼성이나 다른 회사의 컴퓨터 보다 20퍼센트 정도 가격이 싼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전 사장, 내년이나 되어야 우리 집에 스타게이트 90 컴퓨터가 보내지겠군.”6/13 쪽

    “그렇습니다. 그래서 개학 전인 2월 말까지는 일일 5천대 생산을 목표로 직원들을 계속 모집하고 있습니다.”“모니터는 하루에 5천대를 생산하나?”“아닙니다. 모니터 생산 공장에서는 하루에 1만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새로 유행하기 시작한 노래방 기계와 컴퓨터 게임방에서 사용할 모니터도 출시하니까요.”“그런가? 전자회사는 대공께서 특별히 신경 쓰는 사업이니 잘 해보게.”“알겠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로 접어들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 컴퓨터 보급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었다.  그래서 초중고교에서는 본격적으로 컴퓨터 과목이 생겼다. 또한 그로인해 학부모들의 과외 열기로 인해 컴퓨터 학원들이 많이 생기고 있었다.스타게이트 90은 1990년도 모델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양산체제인 일일 5천대가 생산되는 시점인 1990년도에 일반인에게도 제품을 판매하기로 정했다.전병훈 사장이 걱정된 표정으로 말했다.7/13 쪽

    “협력업체들도 스타게이트로 사무자동화를 하겠다고 해서 어쩌면 주문량이 대폭 늘어나게 생겼습니다.”“그런가? 아무튼 설사 그렇더라도 함부로 증설할 계획은 세우지 말게 대공께서 어쩌면 카리브에도 전자회사를 만들지 모르니까.”“알겠습니다.”전성효 회장은 회사에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SG 전자통신연구소로 가며 전병훈 사장에게 물었다.“연구소에서 주로 뭘 연구하고 있나?”“통신기기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가 많습니다.”“그래? 베네룩스에서 온 연구원도 많다고?”“그렇습니다. 베네룩스는 물론 미국에서 온 연구원들도 많습니다.”전성효 회장은 오너인 최태욱의 의중을 잘 모르고 있었다. 처음 전자회사를 설립한다8/13 쪽

    고 했을 때는 혹시 가전제품을 주력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용 컴퓨터 생산에 집중해 투자하라고 지시하더니 전자통신연구소에서는 통신분야에 더 투자하라고 지시하니 조금 이상한 것이다.“소프트도 신경을 쓰시니 결국 컴퓨터와 관련된 사업만 치중하자는 건가?”더구나 전자회사에 투자하라면서 소프트 회사에도 투자를 지시하니 머리가 어수선했다. 느낌이지만 어디론가 집중은 하는 기분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최태욱의 의중을 잘 모를 수밖에 없었다.‘도대체 어떤 분야를 주력하실 생각인지 모르겠군.’이건가 싶으면 다른 분야에 집중하라니 때로는 오리무중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잠적한 최태욱과 만나 앞으로 그룹의 진로에 대해 물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성효는 미국에서 거의 잠적하다 시피 숨어서 지내는 최태욱의 근황이 궁금해 입을 열었다.“대공께서는 언제까지 미국의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있으려나 모르겠군.”LA나 뉴욕 등 대도시가 아니고 오지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 조금 이상한 것이다. 전병훈은 이내 자기 생각을 말했다.9/13 쪽

    “겨울 동안 그곳에서 쉬시고 봄이 되면 또 다시 움직이시겠죠. 아마 지금쯤 여러 가지 구상을 하실 겁니다. 더구나 베네룩스에서 정치적으로 변수도 생겨 아마 그것 때문에 고심하는 것 같습니다.”베네룩스에 변수가 생겼다는 것은 피닉스 대공주가 드디어 임신한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포를 해 그것으로 인해 앞으로 최태욱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심거리다.“그렇겠어. 대공께서 나이가 많은 피닉스 대공주와 결혼하기도 그렇고 젊은 레베이카 대공주와 결혼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니 고민이 많을 거야.”“아무래도 두 대공주가 경쟁이 심하겠죠.”“그렇겠지. 겉으로야 이모 조카라며 친하게 보이겠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이미 너무 커져버린 기업의 후계 문제도 있으니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 같았다. 아직 오너가 젊으니 문제가 아니지만 어쩌면 나중에는 큰 분쟁의 소지는 있었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하던 전성효 회장은 최태욱이 가끔 잠적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대공은 처음부터 기업은 모두 전문 경영인 체제로 이끌고 있어. 그러니 분명 후계자10/13 쪽

    도 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그렇게 말씀하시니 대공의 행동이 이해가 되는 군요.”“우리가 너무 한국의 재벌을 기준해서 생각하고 있는지 몰라. 대공은 전혀 다른 형태로 그룹을 만들고 있잖아.”“그러네요.”누구고 소유하면 마음대로 휘두르며 기업을 운영하지만 최태욱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룹의 운영이나 인사 그리고 자금운용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있었다.      미국의 애리조나 주에 있는 인디언 보호구역········.이제 추운 겨울이라 이곳 보호구역에도 눈이 내려 대지는 온통 하얀 색으로 변했다. 예년에 비해 많은 눈이 내리자 인디언들은 좋아하고 있었다.“내년 옥수수 파종은 지장이 없겠어.”“다행이야.” 11/13 쪽

    어찌 되었건 강우량이 적은 이곳에 많은 눈이 왔다는 것은 내년 봄에 가뭄은 겪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눈이 녹아 작은 웅덩이들에 물이 차면 옥수수 재배가 더 쉽게 된다.인디언 보호구역의 바위산 아래에서 지내는 최태욱은 눈이 내린 크리스마스이브에 찾아온 레베이카를 보며 매우 반겼다.“어서와! 오느라 고생 많았다.”“고생이라뇨. 저는 신나서 왔는데요.”최태욱은 이곳으로 오며 트럭까지 몰고 적재함에 가득 실려 있는 물건을 보며 물었다.  “그러냐? 그런데 무슨 짐이 그렇게 많아?”“오빠 겨울옷도 있고 경호원들 줄 옷도 챙겨 왔어요. 그리고 생필품도 가져오고 스키도 타려고 이것저것 챙겨 오다 보니 많아졌어요.”최태욱은 겨울 동안 이곳에서 지내기로 결정해 움막들도 조금 변했다. 최태욱이 지내는 공간은 혼자 쓰고 주방시설은 이제 다른 곳에 새로 시설했다. 레베이카가 온다고 12/13 쪽

    하자 급하게 새로 하나의 작은 건물을 지어 그곳을 경호원들의 주방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많은 선물을 가져온 레베이카는 경호원들에게 직접 옷을 나누어 주고 선물도 건네주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한국의 SG 산업에서 생산한 방탄조끼를 경호원들에게 선물하고 있었다.“감사합니다. 공주님.”“우선 내 몸이 안전해야 되니 꼭 방탄조끼를 입고 다니세요. 그리고 앞으로 새로 방탄 상의도 따로 만들어 보낸다고 하니 지금 보다는 근무하기 편할 겁니다.” 레베이카는 이렇게 최태욱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 공세를 펼쳐 그들의 신임을 받으려고 노력했다.‘경호원들이나 운전기사가 사실은 제일 중요해.’타이거 대공은 다른 고위층과는 전혀 다르게 같이 다니는 경호원들과 친하게 지내니 더욱 그렇다고 판단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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