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네룩스 왕국] -- >베네룩스 왕국에서 타이거 대공의 인기가 하락하는 사태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거야 인기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국민들이나 일부 정치인들에 한한 변화다.“타이거 대공이 없으니 잔챙이들이 헛소리 하는 법이지.”“본래 호랑이가 자리를 비우면 여우들이 행세를 하는 법이야.”여전히 타이거 대공은 탄탄한 지지 세력이 30퍼센트는 자리 잡고 있었다. 그 기반은 군부로 군의 고위층인 장군들이야 패가 많이 갈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영관급 이하 장교들은 대부분 타이거 대공을 베네룩스 왕국의 최고 지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타이거 대공이 거둔 많은 전공으로 인해 젊은 장교들이야 그를 전신(戰神)으로 여기거나 또는 불사신(不死身)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그 때문에 군에 몸담게 된 젊은 장교가 아주 많았다.통합군으로 운용되는 베네룩스 왕국은 육군 10만명 중에 특전부대가 1만명이 있다. 해군은 3만명으로 그중에 해병대가 1만명이다. 공군은 2만명으로 총 병력을 15만명으로 운용하고 있었다.그중에 1만명 정도가 카리브 해를 비롯한 중동지역으로 파병을 나가 있었다.회1/13 쪽등록일 : 12.12.14 00:01조회 : 3861/3877추천 : 72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8
암스테르담 공항에는 해병 제3기갑여단인 2천명의 병사들이 레바논으로 파병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도열해 있었다. 잠깐 장례식에 나타났던 피닉스 대공주가 겨울이라 그런지 두툼한 외투를 입고 환송행사에 참석했다. 이제 표가 날정도로 배가 불러오자 가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피닉스는 여전히 미국에 처박혀 전혀 소식이 없는 타이거 대공에게 서운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교국방위원장으로 파병부대를 환송하지 않을 수 없어 공항으로 찾아왔다. 파병부대장인 임대풍 대령을 만난 피닉스 대공주가 조용히 물었다.“전에 한국군에서 해병대의 기갑대대장이었다고요?”“예, 전역하고 바로 카리브 령으로 이민을 가서 다시 현역으로 들어 왔습니다.”“아, 그렇군요. 내가 모르는 분이라 조금 이상했더니 그런 군 경력이 있었군요. 타이거 대공께서 특별히 아끼는 부대원이니 무사히 임무 수행하고 귀국하길 바랍니다.”“넷,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도열한 장병들이 다들 더블백과 소총만 들고 있자 슬며시 물었다.2/13 쪽
“제가 듣기에 개인화기 및 개인 장비나 부대 장비는 모두 한국에서 새로 도입해 사용한다고요?”“예, 보유하고 있던 기갑여단 장비는 모두 육군 기갑사단 창설 부대로 넘겼습니다. 평화유지군으로 떠나니 경무장을 해야 되어 주로 보병전투차로 무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생산한 K-200 보병 전투차가 베이루트 항구로 오게 됩니다. 오늘 도착했다고 합니다.”“그렇군요.”“대공주님, 평화유지군의 부대 장비는 모두 유엔의 파병 요구가 있었지만 파병이 곤란한 한국 정부에서 군비만 부담하기로 해서 보내지는 겁니다.”외교국방위원장이지만 외교에 치중하고 또한 장군들의 보직변경과 진급에 관한 정도만 챙기기 때문에 피닉스는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었다. 간섭하려면 얼마든지 간섭할 위치이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니 사실 모든 군사문제는 국방장관과 총사령부의 장군들 결정으로 집행되고 있었다.유엔에서는 본시 베네룩스 왕국에게 파병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한국 정부에 파병요청을 했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북한과 대치중이라는 이유로 실 병력의 파병은 거절3/13 쪽
하고 그 대신 평화 유지군의 장비는 부담해 준다고 했다. 피닉스 대공주가 막 지휘관들과 악수를 나누고 행사를 끝내려고 할 때 공항으로 레베이카 대공주가 급하게 찾아와 다소 급하게 말했다.“휴우. 늦었네요. 기말 재시험을 보다가 보니 늦었어요.”이렇게 말한 레베이카는 피닉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나서 지휘관들에게 약간 허둥거리는 동작으로 꽃다발을 넘겨주면서 말했다.“진급도 축하하고 무사히 다녀오라는 뜻입니다.”“감사합니다. 대공주님.”자신은 빈손으로 와서 악수만 했는데 늦게 온 레베이카가 이렇게 행동하니 피닉스는 약간 눈 꼬리를 위로 올리고 있었다. 약간 신경질적으로 급하게 뒤로 돌아 리무진으로 올라 공항을 떠나고 있었다. 그러자 레베이카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정말 웃기네. 임신만 하면 최고인줄 아는 모양이군. 임신했다고 너무 위세를 부리고 잘못하면 한국남자란 그런 때 양보도 하지만 때로는 더 요상하게 변하는 것은 전혀 모르는군.’4/13 쪽
영악한 레베이카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한국 남자들의 습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용을 알아냈다. 최태욱이 누나와 갈등하며 살아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여자에 대해 묘하게 뒤틀린 심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첫사랑 여자가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해 그로인해 표가 나지는 않지만 아픈 상처가 가슴에 남아 있다는 것도 알았다.나이어린 여자가 오빠라고 하며 매달리면 한수 접어 둔다는 것도 왜 그런지 잘 알았다. 나이 많은 여자에 대한 애증의 반발로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그런 행동이야 오래전에 눈치 챘지만 원인까지 파악한 것이다. ‘오빠하고 사귀는 나이 많은 여자는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는 사랑을 하게 된다고······. 그걸 모르고 임신했다고 공연히 위세를 부리려고 하니 오빠가 모른 척하는 거지.’최태욱이 미국의 인디언보호구역에 있다는 것을 알자 피닉스 대공주의 비서실장인 네브소냐가 임신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최태욱은 무덤덤하게 이미 알고 있었다고 답하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제 겨울방학이라 레베이카는 즉시 공항에서 항공기에 올라 미국으로 떠나고 있었다. 타이거 대공이 겨울 방학에 만나자고 했으니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직접 찾아갈 5/13 쪽
생각이다. ‘이제 내가 이모에게 뒤질 조건은 하나도 없어. 나야 젊으니 유리하다고·······.’ 레베이카는 나름 준비를 단단히 하고 떠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짐은 의외로 많았다. 자신은 아직은 국정에 간섭할 이유가 없는 위치니 최태욱에게만 올인 할 생각이다.드디어 레베이카도 본격적으로 사랑 쟁탈전에 뛰어 든 것이다. 유럽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최태욱의 움직임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또 다른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광양의 SG 특수금속은 24시간 3교대로 풀가동해 120밀리 활강포탑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갑자기 주문량이 폭주해서다.최인규 사장이 생산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었다.“힘들더라도 홍삼차를 자주 먹으며 힘을 냅시다.”“넷! 열심히 하겠습니다.”“기분 좋게 크리스마스 전에 선적해 내보내고 연말은 조금 편하게 쉬자고. 내가 연말6/13 쪽
보너스를 별도로 두둑하게 줄 거니까.”“정말입니까?”“당연하지. 불량품 없이 납품하면 연말보너스로 200퍼센트 지급할 생각이야.”이런 소리를 듣자 근로자들은 정신이 번쩍들었다. 힘들게 일하는 이유야 조금의 사명감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일 우선하는 것은 가족들 잘 먹이기 위하여 하는 노동이다. 보너스를 준다니 사기가 오를 수밖에 없었다. 최인규 사장은 간간히 홍삼제품을 근로자들과 같이 먹으며 밤이 늦도록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온전한 형태의 전차를 팔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120밀리 포탑 1000대를 호주와 인도 정부로 연말 전에 인계하려니 마음이 너무 급했다. 더구나 불량품을 만들어 팔수는 없으니 여간 신경 써지는 일이 아니었다.“우리가 이상 없이 팔아야 다른 회사들도 좋아지니 열심히 합시다.”“예, 목표량을 반드시 채우겠습니다.”먼저 포탑을 공급해 줘야 한국에서 개발한 전차장 조준경이나 전차포수 조준경 등 사격 통제장치도 팔게 된다. 그와 더불어 연막탄 발사기나 통신장비도 덤으로 팔린다. 7/13 쪽
또한 전차에서 필요한 특수포탄도 판매하게 된다. 그러니 특수금속에서 생산한 120밀리 활강포탑 판매는 부수적으로 한국의 많은 방위 산업체가 수출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게 된다.SG 특수금속에서 생산하는 120밀리 활강포탑은 미국, 브라질, 캐나다, 호주, 인도, 태국 등으로 팔려 세계적으로 최고 우수한 포탑으로 인정받고 있었다.최인규는 한창 컨테이너에 포탑을 적재하는 기술자를 보며 물었다.“검사는 철저히 했나?”“예, 검사1과와 2과에서 하고 제가 마지막으로 검사를 끝내고 포장 중입니다.”“불량품이 단 하나라도 나오면 각오들 단단히 하라고.”“명심하겠습니다.”전에 주문해 생산되었던 올해 납품 분량인 500대의 포탑은 윤민규 보좌관이 찾아와 그중에 200대는 호주로 보내고 300대는 인도로 직접 보내게 되었다.인도로 추가해 500대의 포탑을 보내기로 했으니 만만치 않은 수량이다. 더구나 155밀리와 105밀리 야포의 포신도 보내야하니 생산해야 하는 포신의 수량은 폭발적으로 8/13 쪽
늘었다.최인규 사장은 국방연구소에서 파견 나온 장광옥 대령을 만나자 사장실로 데리고 와서 의문이 가서 묻고 있었다.“장 대령, 도대체 인도에서 왜 이렇게 많은 포탑을 주문하는지 몰라요?”“그야 파키스탄 때문이죠. 파키스탄 육군이 소련에서 T-72 전차를 구입하자 전력을 보강하려고 그러는 거죠.”“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인도에서 아준 전차를 개발한다며 120밀리 활강포 포탑을 무려 800대나 주문한다는 것은 이상합니다. 인도에서 그런 수의 전차를 보유하지는 않을 건데요.”“사장님, 뭘 그렇게 머리를 쓰세요. 회사는 포탑을 많이 팔면 좋죠.”“그야 그렇지만 너무 이상해서 그렇습니다.”최인규 사장의 응수에 장광옥 대령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장님만 아세요. 인도에서는 아준 전차를 중동 국가로 판매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그런 물량을 충당하려면 포탑이 많이 필요한 거죠.”9/13 쪽
“아하, 그렇군요. 인도와 중동의 아랍국과는 긴밀하게 교류되고 있으니 그럴 수 있겠군요.”인도에서는 소련에서 구입한 T-72를 수리하고 운용하면서 얻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120밀리 할강포를 장착한 아주 전차를 생산하고 있었다.SG 특수금속은 120밀리 활강 포탑 대금은 모두 포항제철에서 받고 있었다. 포항제철에서는 인도의 철광산에서 생산하는 철광석의 대금으로 인도 정부에 납입할 세금 등을 정산하는 형식으로 중간에 대금을 대신 정산해 주고 있었다.물론 제철소의 주요 연료인 유연탄도 인도에서 대량으로 들여오니 중간의 대금정산이야 충분했다.“아무래도 내년에는 중동에서 전쟁이 터질 모양입니다.”“그렇다고 봐야죠. 그러니 무기 구입을 서두르는 것이죠.”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120밀리 활강포탑이 인도로 들어가 전차가 완제품으로 만들어지면 그때 본격적으로 중동에서 전쟁이 터질 것으로 짐작되었다. “또 원유가가 오를까 걱정입니다.”10/13 쪽
“그래도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에서 원유가 많이 들어오니 전처럼 심하게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겁니다.”“수급이야 그렇지만 국제원유가가 오르니 걱정이죠. 두 나라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싸게 파는 경우는 없으니까요.”두 사람이 잠시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국제 원유가가 올라 모든 공산품의 생산단가가 오를 것으로 짐작해 걱정하고 있었다.이때 국방연구소의 연구원인 중령이 찾아왔다.“무슨 일인가?”“장 대령님도 여기 와 계시군요. 저는 최 사장님께 127밀리 함포 제작 때문에 찾아 왔습니다.”“그런가? 해군 함정은 그렇게 급하지 않잖아.”“그렇지 않습니다. 해군에서도 127밀리 함포 탑도 수요가 많아졌어요.”“그래. 지상 발사실험은 성공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11/13 쪽
“알겠습니다.”한국은 육군은 이미 모든 전차를 신형인 K1A1으로 교체했다. 기타 KH-220 155야포 K-55 자주포가 전력화되어 북한군의 전력을 압도하고 있었다.이제 해군도 전력 보강을 위해 만재배수량 5천톤의 함정 8척과 1만톤급 이지스 구축함 4척을 1995년도까지 건조하기로 계획을 세워 대형함정 건조를 시작했다.장광옥 대령이 해군소속인 연구원에게 물었다.“해군에서 상륙함 건조도 건의했다고?”“예, 하지만 그 안건은 국회에서 예산이 삭감되었습니다.”“그래? 해군에서 너무 무리하게 과욕을 부렸군.”“조금은 그런 면이 있지요. 하지만 해병대의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도 3만톤급 2척이상의 상륙함은 보유해야 한다고 봅니다.”3만톤급 상륙함을 건조한다고 예산을 신청했다니 장광옥 대령은 매우 놀라며 급히 물었다.12/13 쪽
“뭐라? 3만톤급이면 베네룩스와 똑 같이 헬기를 탐재한 항공모함 정도로 건조하자는 건가? 그것도 2척이나?”“예.”“그게 우리나라 형편에 가능하다고 보나?”“언젠가는 필요한 함정입니다.”한국 해군은 4개 함대를 만들어 동해, 서해, 남해에 두고 원유수송로를 보호하기 위한 기동함대를 운영할 생각이다. 신형 함선의 모델은 모두 베네룩스 해군 함정을 기준해 스텔스 기능을 지니게 건조하고 있었다.크리스마스를 며칠 남기고 드디어 인도정부에서 요구한 무기들을 모두 선적했다. 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광양 항구에서 떠나보낸 최인규 사장은 약속한 대로 전 직원에게 보너스를 주었다.하지만 최인규 사장은 근로자들과 연말에 편하게 지내자는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미국 정부에서 드디어 야포 등의 포신도 SG 특수금속에서 구매한다고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이거야 또 야간작업을 해야겠어.”13/13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