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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03화 (303/657)
  • < --  [베네룩스 왕국]  -- >[베네룩스 왕국]어느덧 추운 겨울이 시작되고 있었다. 예년에 비해 유럽은 추위가 조금 일찍 오고 있었다. 연일 눈발이 날리거나 한파가 지속되었다. 그로인해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갑자기 변한 날씨로 인해 노약자나 혹은 노숙자들이 얼어 죽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12월 초에 불어 닥친 한파로 인해 전기 사용량도 늘고 난방을 위한 연료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었다.“프랑스 파리에서는 벌써 20명이나 얼어 죽었다고 하더군.”“독일도 마찬가지야 독일도 10명이 죽었다고 하던데.”국민복지가 아무리 잘 되어 있다고 해도 갑자기 불어 닥친 심한 한파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대처하지는 못하고 있어 생기는 불상사였다.      이웃나라들이 그런 사건이 벌어지고 있지만 베네룩스 왕국에서는 1명이 술에 취해 거리에서 얼어 죽는 사건만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비교로 보아서도 베네룩스 왕국의 국민들의 생활은 전에 비해 더욱 풍족해졌다.  회1/13 쪽등록일 : 12.12.13 18:48조회 : 3866/3882추천 : 78평점 :선호작품 : 4978(비허용)

    새롭게 태어난 베네룩스 왕국은 경제적으로는 완전한 통합을 이루게 되었다. 화폐도 피닉으로 바뀌어 전보다 가치가 올라가고 국민들의 소득도 늘어나고 있었다. 실업율도 전에 비해 떨어지게 되자 국민들은 이제 정치만 안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왕권 때문에 정치인들이 패거리를 이루는 경향이 생겼어.”“차라리 이런 식이라면 입헌군주제가 사라지는 것이 좋지 않나?”“무슨 소리야. 그 제도가 나빠서 그런가? 권력을 탐하는 왕당파 사이에 분쟁이 생긴 것이지. 두고 보면 알겠지만 조금 지나면 잘 마무리 될 거야.”통합국가로 탄생한 베네룩스 왕국은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치는 조금 복잡한 양상을 띄우고 있었다. 각국의 왕당파들 사이에도 보이지 않은 알력이 있었다. 또한 국민들 사이에도 조금씩 다른 생각을 하는 부류들이 생기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무엇보다도 카리브 령에서 벌어진 만세사건의 여파가 가장 컸다.베네룩스 왕국에서 정치적으로 제일 처음 일어난 변화는 보두엥 대공이 자신의 지위를 양위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상원위원회에서 보두엥 대공이 폭탄 발언을 했다.“나는 건강이 악화되어 대공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우니 내 아들인 필립 왕자에2/13 쪽

    게 내 모든 권한을 이양합니다.”“대공,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몸이 아파 그러니 이해해 주시오.”나이가 많고 건강하지 않은 보두엥 대공은 자신의 대공 위치를 아들인 필립에게 전격적으로 물려준 것이다.이런 사건이 벌어지자 네덜란드 출신 왕당파 정치인들이 보드엥 대공의 행동에 대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고 있었다.“보두엥 대공이 건강이 너무 좋지 않으니 이런 편법을 쓰는군.”“맞아. 윤번제로 국왕을 돌아가면서 하게 되니 자신도 장 국왕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생겼다고 판단해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는 거야.”   “너무 노골적으로 하는 행동이군.”“그러니 사람의 권력 욕심이야 끝이 없는 거야.”이렇게 말하는 정치인들도 권력을 탐하니 정치를 하고 있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 없3/13 쪽

    다면 조용히 NGO 활동만 해야 하는 것이다. 권력욕이 없이 정치에 발을 들여 놓는다는 것은 모두 허울 좋은 미사여구에 불과했다. 베네룩스 왕국의 국왕은 윤번제로 하도록 정해졌지만 5년씩 상원의회에서 국왕은 선출하게 된다. 또한 3번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그래서 보두엥 대공은 젊은 필립 왕자에게 대공 자리를 물려줘 오래 국왕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장 국왕이 사망하면 벨기에에서 왕위를 이을 순서다. 현재 국왕인 장의 건강이 악화되어 얼마 살지 못하니 하는 조치였다. 그런 조치를 내리고 나서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룩셈부르크 국왕인 장 국왕은 사망하고 말았다.그러자 네덜란드 출신 왕당파는 분노하고 있었다.“결국 늙은 보두엥의 목적이 달성되었군.”“우리가 당한 거야.”무슨 권리를 차지하고 무슨 이득이 있어 분노하는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국민들 보다는 자신들의 미래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던 날 벌어진 사건이었다. 장 국왕이 사망하자 국민들이 안타까운 표정들을 지으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4/13 쪽

    “결국 마지막으로 장 국왕을 끝으로 룩셈부르크 왕국은 이제 사라진 셈이군.”“그래도 대공 지위는 레베이카 공주에게 물려 줬으니 왕통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그렇게 따지니 딴은 그렇군.”시대의 흐름으로 변화되어 룩셈부르크 왕국은 그저 역사나 전설로만 남게 되는 순간이다.얼마 전에 통합된 나라로 약간 정치적으로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장 국왕의 장례식과 더불어 필립국왕의 취임식이 있었다.이런 사실도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필립 국왕을 은근히 비난했다.“뭐가 그리 급해 등극식을 장례식과 같이 하는 거야. 국민들 보고 웃으라는 거야 아니면 우리에게 울라고 요구하는 거야.”“누가 통치권을 행사하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이군.”“설마? 그렇지는 않겠지.”“권력이란 본시 그런 거야. 두고 보라고 뭔가 전과 달라지는 행동들이 나올지 모르니5/13 쪽

    까.”이런저런 말들이 있었으나 베네룩스 왕국은 국가 대사인 장례식과 등극식을 무사히 끝내게 되었다. 이로 인해 베네룩스 왕국의 왕위 계승 순위가 약간 변경되었다. 왕위계승순위 1위 피닉스 대공주, 2위 레베이카 대공주, 3위 안나타이거 대공주, 4위 타이거 대공으로 변했다.최태욱의 순위가 뒤로 밀려 4위로 내려갔다. 뒤에 있던 두 대공주가 앞의 순위로 변했다. 표면적으로는 새로 등극한 필립국왕과 혈연으로 인해 순위가 바뀐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상은 다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은근히 카리브 령에서 일어난 만세사건 이후로 왕당파들 사이에서도 최태욱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런 식으로 왕위계승순위가 정해졌다.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에 있는 타이거 대공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타이거 대공은 장례식이나 등극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지난번 만세사건과 연결되어 베네룩스 국민들은 정확한 내용도 모르고 타이거 대공을 약간 비난하고 있었다.“어떻게 대공으로 장례식도 참석하지 않는 거지? 등극식도 그렇고.”6/13 쪽

    “뭔가 서운해서 그랬던 모양이지.”“무슨 소리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처신하는 것은 너무 오만한 것이지.”끝을 모르고 높이 오르던 타이거 대공의 인기는 하루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을 갈대라고 하지만 너무 빠르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는 국왕으로 오르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수가 50퍼센트가 넘는다고 언론에서 떠들었다. 그러더니 이제는 그런 여론은 소리 없이 사라져 버렸다.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 수시로 변한다. 하지만 베네룩스에서는 너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여론의 변화에는 피닉스 대공주 행동으로 생긴 경향이 많았다. 전에는 타이거 대공의 인기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금이라도 그의 인기가 떨어지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회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임신해 태교에 힘쓰는 가운데 레베이카 공주와 호주에서 여행하자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방치해 버렸다.‘시켜준다고 해도 죽어도 국왕을 안 한다고 하니 내가 그런 왕위 계승 순위를 가지고 7/13 쪽

    일부러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본인이 이렇게 자기 편 한데로 생각하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그녀의 눈치를 보던 측근들이야 자연히 그녀의 의도대로 그냥 무방비 상태로 놔두고 있었다. 권력의 심장부에서 약간 변화가 있는 가운데 국회의 상원위원회에서는 해병대 파병에 대해 결의하고 있었다.“세계 평화를 위해 파병을 합시다.”“그럽시다.”그러자 카리브 출신 상원의원이 반대하고 있었다.“하필 폭탄테러가 자주 벌어지는 중동지역으로 왜 또 병사들을 보내려고 합니까? 세계평화를 위한다면 잘 골라서 조금은 안전한 다른 나라로 파병을 보내지. 나는 파병을 반대합니다.”일부 파병을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으나 의회에서는 결국 레바논으로 해병대를 파병하기로 결의했다. 미국과 프랑스가 레바논에서 주둔하다가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폭탄 테러로 인해 결8/13 쪽

    국 철군했다. 수많은 인명 손실만 가져오고 미국과 프랑스는 레바논의 정치적인 불안정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유엔의 요청으로 인해 그 빈자리를 베네룩스 왕국에서 담당하기로 한 것이다. 국회에서 이런 파병 결의 절차가 끝나자 국방부에서는 국방장관이 장성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하고 있었다.“레바논을 어떤 부대로 정해 보내면 좋다고 봅니까?”“특전 부대를 보내면 어떨까요?”그러자 다른 장군이 얼른 나서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해병대의 제3여단이 제일 좋다고 봅니다. 그 부대는 전에 레바논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니 이번에도 임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봅니다.”베네룩스 왕국은 해병대를 3개 기갑여단으로 운용해 총병력이 1만명이다. 각 여단은 3천명으로 제3여단이 한국출신으로 이루어진 부대다. 장군의 말에 국방부 장관이 기겁하며 응수했다.“카리브에서 철군해 이제 자리를 잡는 제3여단을 그리 보내기는 곤란합니다. 그 부대9/13 쪽

    는 타이거 대공의 허락이 있어야 해외로 파병을 보낼 수 있어요.”“장관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 해병부대는 이제 카리브 해 지배자인 타이거 대공 휘하의 부대가 아닌데요. 피닉스 대공주님께서 외교국방위원장이니 그분의 결재만 받으면 되는 데요.”이렇게 쉽게 응수하자 국방장관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장군! 장군은 법을 반만 보고 있군요. 외교국방의 부위원장으로 타이거 대공이 있다는 것은 모른다는 거요? 특히 국방에 관해 해병대의 해외 파병은 그분의 결재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나라에 중대사가 있어도 참석도 안하는 분이니 그런 말은 문제가 있습니다.”“뭐요? 지금 군령권의 위계질서를 무너트리겠다는 거요?”국방장관의 말에 장군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국방에 대해 잘 챙기지도 않은 부위원장이니 자리 자체를 폐지하자는 쪽으로 거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당신들은 지금 나라를 분열로 몰고 가는 발언이라는 것을 모르는 거요?”10/13 쪽

    “이상하군요. 우리들 말을 그런 쪽으로 몰아세우니 더욱 이상합니다.”이로 인해 국방부에서는 국방장관과 일부 장군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벌어지고 있었다. 정치권에 이어 군부 내부에도 갈등이 보이게 된 것이다. 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회의를 중단한 국방장관은 답답한 마음에 급하게 타이거 대공의 군사보좌관인 윤민규 소재를 확인을 지시했다.“비서, 윤 보좌관이 지금 어디에 있나?”“넷! 얼마 전에 한국에 들렸다가 인도를 방문하고 지금 룩셈부르크에 있습니다.”“빨리 연락해 나를 만나자고 해.”“알겠습니다.”다음날 브뤼셀의 국방부로 찾아온 윤민규가 장관실로 찾아왔다. 국방장관은 그간에 벌어진 일을 모두 이야기하며 의견을 물었다.“대공은 혹시 이런 사실을 아나?”11/13 쪽

    “자세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어제 제가 미국으로 전화해 해병대 파병 문제가 국방부에서 논의된다고 보고를 드리니 보내도록 하라고 지시하시더군요.”“그게 정말인가?”“예, 대신 제3여단의 사령관으로 임대풍 중령을 대령으로 진급시켜 보내라는 조건입니다.” “알았네. 대공께서 그렇게 판단하셨다니 보내기로 하지.”자칫 군부가 심하게 갈등을 보일 사건이었다. 다행히 타이거 대공이 쉽게 허락해 순조롭게 해병 제3여단을 레바논의 베이루트로 파병을 보내게 되었다. 국방장관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대공께서는 그동안 어디에 있어 소식을 전하지 못한 것인가?”“미국의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들어가 오지로 가서 지내고 있어 쉽게 연락이 안 되고 있었습니다.” “대공은 계속 그곳에서 지낸다는 건가?”12/13 쪽

    “예, 저도 그리 오라고 했으니 계속 그곳에서 지낼 모양 같습니다.”국방장관은 왕위계승 순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1-3위의 모든 여자가 타이거 대공의 연인이니 누가 뭐래도 굵은 동아줄은 타이거 대공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다른 생각을 하는 정치인이나 장군들은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멍청이로 보이고 있었다.국방장관은 왕실에서 소유한 모든 경제권이자 군사권은 이미 타이거 대공에게 있다고 판단해 윤민규에게 당부하고 있었다.“윤 보좌관, 다음에도 무슨 중요한 사건이 있을 수 있으니 떠날 때 꼭 위성 통신 장비 가지고 가게.”“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그동안은 오지에 있어 연락 못해 벌어진 일이니 그렇게 아세요.”“알았네, 오해가 있는 장군들에게 내가 잘 말해보도록 하지.”사실 연락이야 얼마든지 수시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민규 보좌관은 최태욱의 지시로 이렇게 답하고 있었다. 최태욱이 국가의 중대사인 국왕의 장례식이나 등극식에 참석을 피한 것은 조금 늦게 연락을 받기도 했지만 모두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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