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272화 (272/657)
  • < --  [아랍 게릴라들의 테러 활동]  -- >수에즈운하를 지나 홍해로 들어서는 2만톤급 벌크선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프랑스 국적인 보르도 해운회사 소속의 벌크 선이 이집트에서 많은 밀을 싣고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로 가는 중이다.선체는 낡고 오래되고 엔진도 노후 되어 그런지 운항 속도도 매우 느렸다. 좁은 스에즈운하를 통과하고 홍해로 접어들기 시작하니 그래도 조금은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갑판 위에서 누군가 크게 소리쳤다.“야! 청소 좀 잘해.”“알았어요. 갑판장님.”프랑스 해운 소속이나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은 모두 다른 나라 출신들이다. 한국 출신인 배도천 선장과 선원이 5명이고 태국국적인 선원 5명이 타고 있었다.이들 중에 선장인 배도천은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이민을 온 사람이다. 한국에서 부인과 이혼하고 나서 주변의 시선이 싫어 고향에서 살기가 싫다고 해서 이민을 떠났다. 남들이 이민을 떠나자 같이 오게 된 것이다.배도천은 한인협회에 가입해 지내다가 그곳에서 주선해 주어 네덜란드 여성과 결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자리를 찾다가 보니 프랑스 보르도 해운회사의 벌크 선 선장으로 취업해 근무하고 있었다.막상 고향을 떠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 출신들이 좋아 한국 출신 선원들을 모아 같이 근무하고 있었다.“기관장에게 배 좀 수리 잘하라고 해.”“부품 청구서가 반려 됐으니 그렇죠.”보르도 해운회사는 규모는 큰 회사지만 사실 별로 잘 운영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노후 된 선박들을 교체하거나 수리할 자금이 없었다.나름 솜씨 좋은 한국출신 기관장이 힘들게 정비해서 겨우 겨우 운행하는 중이다.쏴아! 쏴아!파도를 가르며 화물선은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화물선은 어느새 홍해를 거의 다 지나 아덴만으로 들어서기 전인 에리트레아 해역을 지나고 있었다.배도천 선장은 긴장했다.‘휴우, 여기만 지나려면 힘들어.’주변에는 작은 섬들이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암초도 많아 조심스럽게 항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자칫 잘못 운항하다가는 암초에 의해 좌초할 위험이 많아 방심할 수 없었다. 화물선이 너무 낡아 언제 어떤 부분이 고장이 날지 모르니 더욱 위험했다.쏴아아!이때 멀리서 작은 보트들이 빠르게 파도를 가르며 화물선 주변으로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모두 4척인 보트들은 무장한 괴한들이 타고 있었다. 주변의 작은 무인도인 섬에서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배도천 선장이 크게 외쳤다.“저건 뭐야!”“선장님 해적입니다.”이곳 홍해에는 가끔 아랍 게릴라들이 해적으로 변신해 속도가 빠른 작은 보트를 타고 접근해 느린 화물선을 노리고 있었다. 곡물을 나르는 벌크 선은 가치가 별로 없어 공격당할 위험이 별로 없었으나 기어이 공격을 당하게 되었다.“최대 속도로~!”당황한 배도천은 급하게 외치며 운항 속도를 최대한 올려 달아나 보려고 하나 소용이 없었다. 본시 속도가 느린 화물선으로 쾌속선 같이 빠른 보트를 따돌릴 수는 없었다.타다다당!퍽! 퍽! 챙그랑!회1/3 쪽등록일 : 12.12.01 19:20조회 : 2246/2252추천 : 57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041

    “헉!”요란한 총소리가 들이며 조타실 주변으로 무수한 총알들이 박히고 있었다. 앞 유리도 깨지며 파편들이 조타실 안으로 퉁기고 있었다.괴한들이 AK-47 자동소총을 난사하니 기겁한 배도천은 하는 수 없이 속도를 늦추는 수밖에 없었다. 보트를 탄 해적들이 RPG-7 로켓포를 휴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버티면 모두 죽게 생겨서다.“항복하자고.”“선장님!”“반항하지 말고 사다리 내려줘.”벌크 선을 서서히 멈추며 배도천 선장은 급하게 납치 사실을 무전으로 알렸다.“보르도 해운소속 리옹3호 화물선 해적에게 납치! 구조 바람!”급하게 납치되는 위치에 대한 좌표를 부르고 나서 배도천은 더 이상의 통신하지 못하고 말았다. 화물선이 멈추자 게릴라들이 이미 갑판으로 올라 조타실로 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들어! 여기로 가자!”“예, 선원들만 다치지 않게 하면 하라는 대로 하죠.”조타실로 난입한 납치범들은 급하게 영어로 배도천에게 지시해 화물선을 예멘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화물선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프랑스의 보르도 해운회사는 자신들의 화물선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지부티에 주둔중인 미군 사령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뭐야? 어디서?”“아덴만으로 진입하기 전에 납치당했답니다.”“배는 어디로 끌려가고?”“미군들도 잘 모른다고 합니다. 지금 상태로는 수단이나 예멘 지역 같다고 추측만 된답니다.”아무리 바다가 넓더라도 2만톤급 화물선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넓은 바다에 2만톤급 화물선이야 작은 점에 불과하니 행방을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사장은 보고하는 비서에게 급히 물었다.“미군은 어떻게 알고?”“지부티에서 초계 활동 중이던 구축함에서 리옹 3호가 납치되며 급하게 날린 구조 신호를 어렵게 잡아서 알게 됐답니다.”아프리카의 작은 나라인 지부티는 홍해에서 인도양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아덴만과 접해 있었다. 중요한 전략적인 위치다 보니 미국에서는 해군과 해병대를 주둔시키고 있었다.    사장은 큰소리로 외쳤다.“선원 명단을 가져와.”“넷!”조금 시간이 지나 선장과 선원들 명부를 비서가 가져오자 자세하게 읽어보던 사장은 다소 싱겁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류를 돌려주며 말했다.“보험회사로 보험이나 신청해.”“예, 선원들은 어떻게 하고요?”“다들 아시아인들이군. 나중에 납치범들이 연락해 오겠지.”회사 차원에서 무슨 대책반을 만들어 대비하라는 지시도 없었다. 백인 선원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장은 그대로 방치할 생각이었다. 그가 그렇게 결정한 것은 선장이하 선원들이 아시아의 한국과 태국 출신으로 네덜란드로 이주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납치 사실에 대2/3 쪽해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그대로 덮어 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남편의 소식을 기다리던 배도천 선장의 부인인 스와니는 남편 소식을 알기 위해 프랑스의 보르도 해운회사로 연락했다.“그이가 연락이 전혀 없는데 지금 어디에 있나요?”“지금 인도양을 운항 중이에요.”“어머, 아직도 인도양이라니 너무 이상하군요. 지금 시간이면 아부다비에 도착했을 시간인데요.”“아부다비를 떠나 다시 인도양으로 이동 중이에요.”가족들에게 납치 사실을 비밀로 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이라 여직원은 위에서 시키는 그대로 답하고 있었다. 전화 통화를 끝낸 스와니는 여직원의 답변이 너무 이상하다고 판단했다.‘이상하네, 항구에 도착만 하면 연락하는 분인데.’낡은 화물선이라 목적지인 항구에 도착하면 한상 하루나 이틀은 수리하고 떠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지금 시간에 인도양을 운항 중이라는 말이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알아 봐야겠어.”전 남편과 사별한 스와니는 새로 만난 남편과 신혼 재미가 들려 무척 행복했다. 외항선을 타는 남편이지만 자주 전화 통화도 하고 조금 돈만 모으면 카리브 령으로 이민을 떠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넓은 농장을 운영하며 정착할 꿈이 있었다.너무 이상하다고 판단한 스와니는 이쪽저쪽으로 연락해보았다. 하지만 드봉3호의 행방은 묘연했다. 너무 답답해서 남편이 가입한 한인모임으로 가게 되었다. 한인협회 사무실에서 일하는 총무과 여직원에게 이런 사실을 모조리 설명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여직원도 이상하다고 판단해 말했다.“설명을 들으니 너무 이상하군요. 회장님께 알리죠.”여직원은 즉시 회장을 만나 보고했다.“회장님, 한 번 알아 봐 줘야겠어요. 제가 보기에도 보르도 해운 회사에서 뭔가 숨기나 봅니다.”“알았어, 내가 알아보지.”결국 한인회 회장은 나름 연줄이 있는 해병대 사령관인 드샤프르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드샤프르 사령관이 연락해주었다.“드봉3호는 해적에게 납치됐어요. 보르도 해운 회사는 그걸 미군에게 통보를 받고도 속인 겁니다. 더구나 사고 대책반도 만들지 않고 보험금만 신청했어요.”이런 사실은 스와니에게 연락되었다. 동시에 수상이나 피닉스 여왕에게도 보고되었다. 프랑스 보르도 해운회사의 소행이 괘씸한 스와니는 즉시 언론사에 이런 사실을 알리게 되었다.언론에서는 이런 사실이 즉시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프랑스 정부와 보르도 해운 회사에서는 미군으로부터 연락을 받고도 아무 대책반도 만들지 않고 그대로 사건을 묵살함!”네덜란드 언론사들이 모두 프랑스 정부와 회사에 대해 비난하는 기사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에서는 납치범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는 식으로 변명하고 있었다.“이런 해상 납치 사건은 조용히 해결하는 것이 인질 협상하기가 좋습니다.”이런 납치 사건이 유럽에서 벌어지자 베네룩스 3국에서는 일제히 프랑스 정부를 토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었다. 자국 국민이 납치되지 않았다고 해서 방치했다고 나무라는 것이다.“엄연히 배의 소속이 프랑스인데 방치하다니.”“나쁜 놈들이야.” 3/3 쪽너무 이상하다고 판단한 스와니는 이쪽저쪽으로 연락해보았다. 하지만 드봉3호의 행방은 묘연했다. 너무 답답해서 남편이 가입한 한인모임으로 가게 되었다. 한인협회 사무실에서 일하는 총무과 여직원에게 이런 사실을 모조리 설명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여직원도 이상하다고 판단해 말했다.“설명을 들으니 너무 이상하군요. 회장님께 알리죠.”여직원은 즉시 회장을 만나 보고했다.“회장님, 한 번 알아 봐 줘야겠어요. 제가 보기에도 보르도 해운 회사에서 뭔가 숨기나 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