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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33화 (233/657)

< --  [평범함과 비범함]  -- >[평범함과 비범함]삶이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하지만 최태욱과 박연화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아무리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단 한 번도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침실 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박연화가 찌증을 냈다.“어머, 그칠 줄을 모르고 내리네.”“왜? 비가 많이 내려 걱정인가?”“예, 제가 김포에 인삼을 많이 재배해 놨는데 거기가 조금 낮은 지역이거든요.”“그래? 논에다 인삼을 심었나?”“땅을 사고 그대로 놀리면 문제가 되어 모두 인삼을 경작하도록 했어요.”부동산 투기로 김포에 많은 토지를 사두고 그곳에 인삼경작을 하며 놔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직은 김포가 크게 발전하지 않아 개발될 시기를 노리는 것이다.여전히 강남에 대형 나이트클럽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 박연화는 오직 돈만 생기면 토지를 사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 유흥업소 사장들을 상대로 사채업만 하고 있었다. 특별히 최태욱에게 회사를 설립하는데 참여하지도 않고 또한 어떤 식으로라도 지분을 요구하지 않고 있었다.처음에는 SG 그룹에 투자를 해서 지분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모조리 매각하고 이제는 SG 그룹과는 완전히 손을 털었다. 최태욱은 박연화의 그동안 행보가 궁금해 물었다.“땅은 김포에만 사놓았나?”“아뇨, 전국에 있죠.”전국에 토지를 샀다는 말에 혹시 부동산 투기 사범으로 걸려들까 걱정되어 물었다.“그러다 투기 사범으로 걸리면 어쩌려고?”“그야 모두 타인명의로 해두었죠. 대부분 새끼 마담의 명의입니다.”아무튼 자신이 뭘 도와주지 않으면서 자세하게 묻기도 무엇했다. 이제 강경으로 내려갈 때가 되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슬며시 박연화에게 의중을 물었다.“강경에 갈 건가?”“아뇨, 이번에는 가고 싶지 않네요. 그러니 그렇게 아세요.”박연화가 이렇게 답하자 최태욱은 조금은 심정을 알 것 같았다. 자신도 누나의 결혼식과는 달리 남동생이 먼저 결혼한다니 기분이 조금 묘했다. 그러니 결혼을 못하고 자기에게 매달려 사는 처지라 박연화는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빅연화가 우울한 기분이라는 알자 최태욱은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나중에 봐요.”“예. 건강하게 지내시고요.”특별한 작별의 인사도 없이 마치 금방 돌아오는 사람처럼 최태욱은 양재동을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항상 이런 식으로 지내고 있었다.양재동을 떠나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장마전선은 의외로 남쪽으로 내려가 이동하는 내내 비를 맞으며 달리고 있었다.강경의 살림집에 도착하자 많은 친척들이 미리 집에 와있었다. 촌수로 계산하면 그리 가까운 친척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나마 제일 가까운 혈족이었다.“안녕하세요.”최태욱에 집안으로 들어서며 마주친 노인에게 인사를 하자 매우 반기고 있었다.“자네는 잘 지내시나?”회1/4 쪽등록일 : 12.11.18 12:32조회 : 2922/2930추천 : 54평점 :선호작품 : 4041(비허용)

“예.”“언제 결혼하려고 동생을 먼저 결혼하게 하나?”“제가 외국에 있어서 그렇죠.”만나면 이런 식으로 친척들이 묻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부모님은 최태욱의 결혼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결혼을 권한다고 해서 들을 자식도 아니고 부모라는 위치라 최태욱이 매우 복잡한 여자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확하게 어떤 증거로 확인은 못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네덜란드의 피닉스 여왕과 모종에 관계가 있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더구나 다른 여자도 주변에 있으니 뭐라고 말하지 못했다.부모님들이 그런 것을 짐작하는 것은 여자들이 매년 명절이나 자신들의 생일에는 어떤 식의 핑계를 대서라도 선물은 보내기 때문에 느낌으로 알고 있었다.아버지는 최태욱은 보자 그저 한마디 했다.“몸은 젊어서부터 잘 챙겨야 된다,”“예.”구체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여러 여자와 지내는 관계를 조금 정리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쉽게 떨어뜨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최태욱은 그저 대답만 하고 있었다.최태욱은 결혼하는 남동생에게 딱히 선물로 줄 것이 없어 제일 흔하고 편한 선물을 주기로 결정했다. 아버님이 사시는 집이 양반집으로 변했으니 전통방식으로 논을 사주기로 했다.“태수야. 내가 돈 4만평을 사줄거니 검정 쌀을 심어라. 그리고 가끔 검정 쌀을 브뤼셀로 보내주고.”“저보고 직접 농사를 지으라고요?”“왜 싫으냐?”“형이 논을 사준다면 영농회사 만들어 지으면 되겠네요.”“그럼 그렇게 해.”많은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그거야 그냥 나라를 돕는다는 차원으로 모두 물기로 했다. 공연히 편법으로 증여를 하다가 구설수에 휘말릴 염려가 많아서다.“태수야, 너 다른 것을 하고 싶지는 않고?”“예, 예식장이나 운영하며 편하게 지내고 싶어요.”형인 자기와 달리 최태수는 자신이 소유한 것에 만족해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태욱이 몇 번 반복해 물어도 똑 같이 답하고 있었다.이런 동생을 보며 최태욱은 문뜩 행복이란 오히려 동생처럼 사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 자신은 여전히 외형적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뭔가 허전하고 행복감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어서다.많은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것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었다. 뭔가 자신이 크게 세상을 잘못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결혼 문제도 그렇고 삶의 자체가 수시로 풍파가 많다가 보니 약간 지친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30살도 안되어 벌써 모든 것을 버리고 은퇴를 생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최태욱은 심란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늦게 서야 잠이 들었다.      다음날 새벽 밖에서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자 최태욱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마당으로 나왔다.밖으로 나오자 안태형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겼다.“회장님,”“오랜만이군요. 지금 어디서 지내죠?”“가끔 홍콩에 가고 주로 치악산에서 지냅니다.”“그래요. 전에 그곳에서요?”2/4 쪽“예.”안태형은 본시 천인교 후계자로 최태욱의 자손을 지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태욱이 천인교 자체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고 있었다. 그가 포기하게 된 이유는 피닉스 여왕과 모종의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기독교 국가의 여왕과 깊은 관계가 지속되니 설사 둘 사이에 자손이 생겨도 천인교 교주를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전히 한국 여자와 사이에 낳은 자손만이 교주가 될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니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천인교는 이제 최태욱에게만 목을 매지 않고 있다. 약간은 독자적인 종교로 진로를 잡고 있었다. 그래도 뿌리는 이어가야 한다고 판단해 박연화를 종교재단 이사장으로 추대할 생각이다.자칫 그것마저 최태욱이 말릴 염려가 있어 아직은 눈치를 보며 관망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최태욱에 대한 충성심이나 그를 높이 추앙하는 생각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그래서 안태형이 조심스럽게 자신이 그동안 추진한 사업에 대해 말했다.“회장님, 애들이 회장님을 따라 유럽으로 이민을 많이 떠났습니다. 그러니 유럽으로 돌아가시면 그 애들을 한 번 챙겨 봐주세요.”“이민을 가요?”“예, 저와 관련 있는 애들만 벌써 500명이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이민을 갔습니다.”“유럽으로 이민 간 애들이 벌써 500명이나 되요?”“이민을 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애들도 2천명이 넘습니다.”어째 조용하더라니 그동안 많은 애들을 네덜란드로 이민 보내는 사업을 전념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그 애들은 뭐하고 살고요?”“먹고 사는 거야 걱정이 아니죠. 대부분 해병대나 해군 그리고 육군으로 들어갔으니까요.”“뭐요?” 안태형은 이제 한국에서 최태욱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기보다 더 쉬워 보이는 유럽에서 특별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그래서 안태형은 흔히 정복의 역사가 그러하듯이 일단 최태욱이 굵은 깃발을 네덜란드 왕국에 깊이 꽂았다고 판단했다. 다음 단계로는 그 깃발 아래 사람이 모여야 한다. 깃발 아래에 모이는 사람들도 한국에서 보낸 청년들이야 안심한다고 판단했다.“하필이면 힘든 군인을?”“그것이 제일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기 쉬운 방법입니다.”안태형은 항상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사람이고 적극적이라 무력을 매우 중시한다. 그러니 군인으로 가서 빨리 자리를 잡도록 조치한 것이다.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최태욱의 동생인 최태우의 결혼식이 진행되었다. 자신이 소유하는 백강 예식장에서 결혼해 조금은 특이했다.      최태욱은 전에 예복을 입고 참석했다가 누나에게 이상한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나서 평상복을 입고 참석했다. 누나의 불평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서다.같은 부모님의 품에서 태어났으나 전혀 다르게 성장하게 되어 유독 형제들보다 돌출되고 보니 생긴 해프닝이다. 꼭 인사해야 할 인척들이나 지인들과 만나고 나서 최태욱은 넓은 주차장의 한쪽에 세워진 리무진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그가 리무진 안으로 들어오자 자일슨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백작님, 왜 여기로 오세요. 아직 예식도 끝나지 않았는데.”“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어색해서.”분명 고향이라 애착이 가지만 별로 깊은 정이 가는 것은 아니다. 최태욱의 입장에서는 불과 1년도 강경에서 살지 않아 고향이라면 오히려 대전이 더 친근감을 느끼고 있었다.쏴아아!잠깐 그쳤던 비가 또다시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비가 또다시 내리자 은근히 걱정되고 있었다. 강경은 저지대라 비가 많이 내리면 수침하는 곳이 많았다. 이런 상태로 비가 내리다 보면 금강의 수위가 올라가 정상적으로 배수가 안 되어 저지대는 많은 침수가 벌어지게 생겼다.3/4 쪽“어지간히 내리네.”이때 피닉스 여왕을 대신해 결혼식에 참석한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최태욱을 찾아 리무진으로 다가왔다.“오셨군요.”“백작님, 오늘은 예복을 입지 않으셨군요.”“불편해서요.”공식 행사장에는 항상 예복을 입어야 하는 터라 대사는 한마디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거야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다.뭔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을 보이자 최태욱이 입을 열었다.“하실 말씀이 있나요?”“백작님, 전에 벌어진 일본 산케이 신문기자가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서 아시죠.”최태욱에 대해 악의적인 기사를 쓴 신문기자인 나카무라가 대마도에서 살해당한 사건을 말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잊었던 살인사건에 대해 말하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그 사건의 범인이라도 잡혔나요?”“사건의 범인은 의외로 산케이 신문의 편집국장의 청부 살해를 의뢰받은 야쿠자가 저지른 사건이라고 밝혀졌습니다.”“뭐요? 그게 정말입니까?”“어제 일본 검찰청에서 발표했습니다.”“살해 목적이 뭐죠?”“산케이 신문이 거액의 소송에 휘말리자 나카무라를 죽임으로써 천인교를 살인집단으로 누명을 씌우려고 일종에 자작극을 벌인 겁니다.”기도 안차는 말에 최태욱은 어이가 없었다. 그런 짓을 신문사의 편집장이 벌였다니 그저 한심하다는 생각만 들었다.“그런 사람이 편집장이라니······.”“백작님, 일본 정부에서 천인교 총단에 대해 사과하고 백작님도 만나 사과하고 싶다고 합니다.”“새삼스럽게 무슨 사과요. 나는 만나고 싶지 않으니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요. 남의 사생활을 조금 틀리게 보도 했지만 일부는 사실이니 내가 사과까지 받고 싶지는 않군요.”“알겠습니다.”“일본은 아주 소란스럽겠군요.”“그렇습니다. 산케이 신문에 대해 폐간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고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범인을 한국에서 파견 갔던 경찰에 의해 잡혔으니 더 그렇고요.”“한국 경찰이 잡아요? 어디서요?”“대마도에서 잡았습니다.”자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인데 한국경찰이 대마도에서 잡게 되었으니 참으로 요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대마도의 한국 영토 주장에 대해 또다시 불을 지르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한국에서는 대마도까지 치안권이 미친다고 은근히 외부에 발표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대사는 그런 정보를 입수했는지 슬며시 자기 생각을 말했다.“한국 정부에서 대마도에서 활동하는 밀수범들을 소탕하겠다고 한국경찰을 대마도로 보내겠다고 하더군요.”“그래요. 일본이 또 시끄러워지겠네요.”“그렇습니다.”    4/4 쪽

“어제 일본 검찰청에서 발표했습니다.”“살해 목적이 뭐죠?”“산케이 신문이 거액의 소송에 휘말리자 나카무라를 죽임으로써 천인교를 살인집단으로 누명을 씌우려고 일종에 자작극을 벌인 겁니다.”기도 안차는 말에 최태욱은 어이가 없었다. 그런 짓을 신문사의 편집장이 벌였다니 그저 한심하다는 생각만 들었다.기도 안차는 말에 최태욱은 어이가 없었다. 그런 짓을 신문사의 편집장이 벌였다니 그저 한심하다는 생각만 들었다.“그런 사람이 편집장이라니······.”“백작님, 일본 정부에서 천인교 총단에 대해 사과하고 백작님도 만나 사과하고 싶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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