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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10화 (210/657)
  • < --  [인질 구출 작전]  -- >최태욱이 모샤브 협동농장을 연구하는 이유는 한국보다는 미국의 아칸소에 있는 농장의 운영에 적용해볼 생각 때문이다. 돈이야 미국의 SG 제약이나 식품 회사에서 계속 벌어들이고 있다. 벌어들인 자금으로 모조리 거대한 농장을 사서 이스라엘의 모샤브처럼 운영해 보면 어떤가 생각하고 있었다. 서산의 간척지는 앞으로 한참 지나야 작물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구상은 아득한 나중에 일이다. 그래서 서산은 우선 가축을 대량으로 사육해 유지할 생각이다.다른 곳이야 대형 농장운영은 토지 가격 때문에 너무 힘들다. 하지만 토지가격이 싼 미국의 농촌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어차피 나중에는 식량도 무기가 된다고.’공업화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식량 자급이 제일 큰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한국의 경우 주식인 쌀이야 소비량이 적어져 남아돈다. 하지만 그것으로 식량의 자급화를 모두 이루었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이유는 식량으로 쌀만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배합사료 제조에 필요한 옥수수는 물론 콩이나 기타 농산물을 상당히 많이 수입해 와야 되는 실정이다. 그러니 겉보기만 식량 자급이라고 하지만 외국에서 많은 농산물을 회1/15 쪽

    수입하는 국가다.  최태욱은 이철우를 보며 슬며시 물었다.“이 비서, 나중에 미국의 아칸소 주로 가서 농장 운영하며 살 생각은 없냐?”“미국요?”“그래, 아칸소에 농장을 계속 인수할 생각이니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알겠습니다.”최태욱의 말에 옆에서 듣고 있던 윤병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회장님, 미국에 있는 농장들의 크기는 얼마나?”“적으면 10만평 규모지. 보통 그 정도 이상은 되니 모두 대형 농장이야.”“그런 정도 규모면 저도 해보고 싶군요.”최태욱은 윤병석에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2/15 쪽

    “그러려면 농사일 같이 하며 살 여자와 결혼도 해야 하고 농사일도 많이 배워야 한다고. 하고 싶다고 그냥 되는 일은 없으니까.”“알겠습니다. 지금부터 농사일을 배우겠습니다.”“결혼 대상자가 찬성해야 돼.”“그건 차츰 구해보면 되겠지요.”윤병석의 대답에 최태욱이 아칸소에서 벌어진 일이 대해 설명했다. “처음에는 좋다고 하던 여자도 나중에는 죽어도 농사일 하며 시골에서 살지 못한다고 이혼하는 경우가 많아·······. 그러니 신중하게 생각해야 되는 중요한 일이야.”“잘 알겠습니다.”천인교 교인끼리 결혼한 커플도 간혹 그런 사례가 있으니 해보는 염려다.  식량 문제를 다소 심각하게 생각하는 중에 멀리서 이스라엘 경찰차가 급하게 목장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게 됐다.3/15 쪽

    “경찰차가 너무 급하게 오네.”“그러네요. 무슨 사건이 있나 봅니다.”최태욱은 심상치 않은 느낌이 오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있었다.‘혹시?’이곳 중동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폭탄 테러나 인질극들이 떠올랐다. 항공기 납치 사건 이후 계속해서 테러나 납치 사건이 자주 벌어지고 있었다.예감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최태욱은 요셉이 있는 곳에 가까이 다가가서 순찰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급하게 순찰차를 몰아 도착한 젊은 여자 경찰이 요셉에게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뭐라고 급하게 말했다. 천천히 말하면 알아듣지만 빨리 말하면 최태욱은 아직은 알아듣지 못하는 히브리어 실력이다.  그러자 윤병석은 여자 경찰의 말을 즉시 알아듣고 놀라며 급하게 말했다.“회장님, 송영복 부부와 아이가 에일라트 호텔에서 납치됐답니다.”“뭐라고? 어떻게 그런 일이.”4/15 쪽

    “회장님, 송영복 가족만 아니고 호텔에 있는 일본인과 미국인을 포함해 10명이 같이 납치되어 사라졌답니다.”“뭐야? 어찌 그런 일이?”요셉과 급하게 대화를 나누던 여자 경찰이 급하게 송영복의 집에 들어갔다. 급하게 사진첩을 뒤져 제일 크게 나오고 최근에 찍은 사진을 몇 장 수거해서 떠난다.아마도 이스라엘의 경찰은 인질이 된 사람들의 최근에 찍은 사진을 확보하기 위해 찾아온 것으로 보였다. 최태욱이 윤병석에게 물었다.“윤 비서! 누가 납치한 것인지도 아직 모른단 말이지?”“예, 이스라엘 경찰에서 아직은 범인 윤곽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모양입니다.”최태욱 일행은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숙소로 돌아오자 즉시 타이거 부대로 교신하게 되었다. 납치 사건이 벌어졌으니 자신들의 안전을 알려 주기 위해서다. 혹시 납치 사건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면 연락해 달라고 했다. 타이거 부대와 교신을 끝내고 나서 초조한 마음으로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5/15 쪽

    “회장님, 납치 사건에 대해 뉴스가 나옵니다.”“자세히 들어 보자고.”최태욱은 경호원들과 같이 이스라엘 방송을 듣게 됐다. 간간히 윤병석 경호원이 옆에서 통역해주고 설명하며 듣게 되었다. 뉴스로 나오는 납치 사건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납치 사건이 벌어진 곳은 송영복 부부가 마침 지인을 만나던 에일라트 호텔의 로비다. 공교롭게 에일라트 호텔 로비에서 있다가 납치사건 벌어진 와중에 덤으로 납치범에게 끌려간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납치사건은 먼저 에일라트 호텔의 커피숍에서 벌어졌다. 납치범들은 프랑스 사업가인 드라보릉 회장을 납치하기 위해 벌인 사건이다.이스라엘의 군대와 경찰이 합동으로 납치범을 추적하는 중이다. 아직은 범인의 행방이 모호하다고 했다.최태욱은 사람 좋은 부부에게 이런 일을 당하자 황당해서 중얼거렸다.“하필이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은데 착하고 순박하기만 한 부부에게 너무 큰 시련이 다쳤다6/15 쪽

    는 생각이 들었다.첫 번째 날 이스라엘 경찰에서 발표된 사건 내용은 그 정도로 끝났다. “더 자세하게 나오는 방송이 없나?” “미국 방송을 들어 볼까요?”“그러지.”경호원들은 다시 미국 방송을 듣기 위해 고성능 라디오의 채널을 맞추어 들었다. 미국의 언론사들이 발표하자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됐다.그러나 별다른 내용은 없고 납치된 사람들에 대한 인적 상항에 대해 조금 많은 정보만 알게 되는 정도다.“큰일이네요.”“어린 애까지 끌고 가다니.” 세 사람은 송영복 부부와 어린 딸까지 납치된 상황이라 다들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다음 날이 되어 이스라엘 경찰에서는 전혀 새로운 내용을 발표했다.7/15 쪽

    납치되어 인질로 끌려가던 사람들 대부분이 풀려났다. 그들은 이미 안전하게 이스라엘 경찰의 보호 아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것이다. 너무 빠르게 인질들이 석방되어 이상했다.“저게 또 무슨 일이야?”“회장님, 아무래도 너무 이상하네요. 어렵게 끌고 간 사람들을 쉽게 풀어 줄 리가 없는데요.”“그러니까. 너무 이상하네. 인질을 그냥 풀어주다니.”이스라엘 방송이나 외신을 통해 대부분 인질들이 풀려난 것은 확인됐다. 그러나 풀려난 사람들의 명단에는 송영복이 빠져 있었다.“회장님, 다행이네요. 인질들이 무사하게 풀려서.”“그렇지 않아. 송영복은 명단에 없잖아 그는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야.”“그러네요. 이상하군요. 그는 돈도 없는 사람인데.”사람들이 많이 끌려갔다 풀렸다고 하더라도 가까운 사람이 아직 풀리지 않았으니 이8/15 쪽

    들의 걱정은 여전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인과 딸이 풀려났다. 이스라엘 방송에서는 두 번째 날 저녁 방송으로 사건 내용을 자세하게 발표했다.이유는 더 이상 숨겨야 더욱 이상한 추측성 보도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경찰이 기자 회견을 열어 각국 언론에서 정확하게 보도했다.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으로 브리핑을 했다.납치범은 한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로 구성되어 에일라트 호텔 로비 옆의 커피숍에 들어왔다. 아랍계 남자와 여자들로 여행객으로 보이고 아무도 주시하지 않았다. 더구나 범인들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따로 들어왔다.호텔의 커피숍에서 일본의 닛본 전자 회사 회장 요시무라와 프랑스의 사업가 드라보릉 회장을 여자 납치범이 차도르 안에 숨기고 들어온 기관단총으로 위협했다.“손들어!”위협하는 말은 짧은 영어다.그러자 요시무라 회장과 드라보릉 회장의 경호원들이 육탄으로 여자를 막으려고 했다.“뭐야?”9/15 쪽

    타다다당! 바로 기관단총이 발사되었고, 경호원 두 명은 모두 총상으로 인해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순간 조용하던 커피숍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우연인지 모르나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던 미국 대사관 직원이 두 명의 여자들에게 권총을 꺼내서 대항하려 했다.“손들어!”   탕! 이와 동시에 뒤에서 권총을 든 아랍계 남자가 나타나 미국 대사관 직원의 머리를 쏘았다. 머리를 관통하는 한발의 총격으로 그 자리서 사망했다.두 명의 회장은 세 명 납치범에 의해 같이 끌려가게 됐다. 호텔 로비로 나온 납치범들이 로비에 있던 사람들을 무작정 위협해 밖으로 몰아냈다.키이익!그와 동시에 3대의 승합차가 호텔 앞에 들어왔다. 목표인 두 회장과 같이 호텔 앞에 대기한 3대의 승합차에 인질들을 무작정 나누어 태우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주를 했다.10/15 쪽

    부르릉!세 방향으로 사라진 승합차는 계속해 한적한 지역에서 다른 방향으로 질주했다.이때까지 이들을 추적한 이스라엘 경찰은 없었다. 그러자 서방 언론사 기자들이 맹비난을 하며 이스라엘 경찰의 무능함을 지적했다.“도대체 그동안 이스라엘 경찰은 다들 뭐를 한 거요?”“죄송합니다.”이스라엘 경찰 총수의 브리핑은 계속됐다. 결국 나중에 사건이 일어난 보고를 받는 이스라엘 경찰이 넓게 포위망을 치게 됐다.그리고 다음날 이스라엘 경찰의 포위망에 걸려 승합차를 잡고 보니 실로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다. 포위하고 운전기사에게 경찰들이 소리쳤다,“손들고 나와!”“살려줘요!”승합차에서 겁에 질린 납치범들이 모두 내렸다.11/15 쪽

    “뭐야? 납치범이 아니잖아.”“우리가 속았습니다.” 힘들게 포위망을 좁혀 잡고 보니 의외로 납치범들이 아니었다. 인질로 잡혀 있던 사람들이 두 대의 승합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납치범들은 인질인 여자들에게 자기들이 입었던 검은 차도르를 입히고 위협을 가했다. 무조건 도로를 따라 운전하게하고 자기들은 전혀 다들 다른 방향으로 도주했다.“살려주세요, 우리는 모두 인질입니다.”그렇게 해 20명이던 인질들은 이제 3명만 남게 됐다. 프랑스의 사업가인 드나보릉 회장과 일본의 닛본 전자의 요시무라 회장 그리고 한국 교포인 송영복만 인질로 남았다. 풀린 인질들에게 납치범들은 자기들은 아랍연합 사회주의 혁명전선의 조직원들이라고 밝혔다. 그들이 사리진 곳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이스라엘 경찰 추측으로는 모두 요르단 국경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요르단 왕국이 친서방 국가지만 정부군이 장악하지 못한 아랍 게릴라들이 활동하는 지역도 있었다. 그들은 아랍 국가들의 왕정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사회주의 혁명을 이룩해 새로운 나12/15 쪽

    라를 건설하려는 반군세력들이었다.언론 보도를 모두 듣고 난 최태욱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후~! 인질에서 쉽게 풀리긴 틀렸군.”“그러네요.”“다들 그럴듯하게 혁명을 말하지만 거액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돈이 있어야 무기를 사니 아무래도 조직에서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인질극을 벌인 것 같습니다.”최태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야 그렇지. 표면적으로야 사회주의 혁명 운운하지만 결국 테러 조직의 자금을 만들려는 수작이야.”  “그런데 돈도 없고 사실 가난한 사람 축에 드는 송영복을 같이 끌고 갔을 까요?” “그야 모르는 일이지. 아마 서방 국가들이 자기들의 협상 조건을 안 들어 줄때를 대비해 협박용으로 쓰려는 살해용일거야.”13/15 쪽

    “살해 위협용으로요?”“그렇지. 언제까지 얼마 달라고 요구할 거야. 협상하다가 안 되면 제일 만만한 인질을 먼저 죽일 거야. 그래서 민만한 인질로 송영복을 택할 수 있다고 생각 되는군. 만약 송영복이 살해되면 강하게 버틸 나라는 없을 거야. 돈이 많은 두 회장이라 그들이 달라는 대로 돈을 주게 된다는 것이지.”“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납치범들은 의외로 치밀하군요. 제거해 버릴 희생자를 미리 정한 셈 같군요.”“아무튼 송영복은 재수가 없는 거야. 살해 대상이지만 운이 좋으면 살수도 있고.”“그러네요.”최태욱은 인질 상태에서 풀린 뒤에 병원에서 일단 치료를 받고 노애영과 어린 송미애가 집에 돌아왔다. 걱정하고 있던 최태욱 일행은 모녀가 있는 집으로 찾아갔다.여전히 불안에 하는 노애영과 어린 딸이 제 아빠를 찾는 일을 옆에서 안타까워서 보고 있었다. 집에 있다고 생각하던 아빠가 없자 딸은 울고 있었다. 그런 어린 여자애의 모습을 지켜보던 최태욱은 노애영에게 부드럽게 말했다.14/15 쪽

    “남편은 무사할 것입니다.”“그이가 진짜 안전할까요.”우선은 노애영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태욱은 즉시 대답해주었다.“무사할 것입니다.”반복되는 말만 되풀이 해주는 수밖에 없었다. 계속 부인과 아이 옆에 있을 수는 없었다.“회장님, 이제 숙소로 가시죠.”“그래, 일단 돌아가서 대책을 마련하자고.”윤병석 경호원이 옆에서 숙소로 가자는 소리에 천천히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어린 딸이 아빠를 찾고 우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최태욱은 먼 타국에서 동포를 만나 어려운 사정을 보자 자기가 직접 나서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경찰을 만나 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15/15 쪽

    딸이 아빠를 찾고 우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최태욱은 먼 타국에서 동포를 만나 어려운 사정을 보자 자기가 직접 나서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경찰을 만나 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15/15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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