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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01화 (201/657)
  • < --  [여인의 질투]  -- >서산의 대산리에 도착해 SG 독액 연구소로 들어가게 되었다. SG 연구소로 들어와 소파에 앉게 되자 최태욱은 마주 앉은 정인성에게 궁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정 박사님, 제 피의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겁니까?”“회장님의 피를 분석해 연구하다 보니 특이한 물질이 나왔습니다.”“특이한 물질이라면?” “비뇨 기관을 활성화시키는 물질입니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콩팥을 비롯한 하부 기관들의 기능이 상당히 좋아지게 되는 물질입니다.”“그래요?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납니까?”“우선 콩팥이 좋아지니 몸에 들어 있는 노폐물을 빨리 배출할 수 있으니 몸의 상태가 좋아지죠. 그리고 흔히 정력제라고 불리는 보약과는 다르게 원천적으로 남자나 여성의 비뇨 기관이 좋아집니다.”회1/15 쪽

    최태욱은 자신의 피로 약을 계속 만들 수는 없어 그에 대해 물었다.“그런 효능이 내 피에 있다고 해서 계속해서 내가 피를 뽑아 의약품을 만들 수야 없지 않습니까?”“그럴 수는 없지요. 다만 그런 혈액이라는 사실만 직접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당장은 아니지만 차츰 비뇨 기관이 좋아지니 회장님의 무정자증도 치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듣던 중 제일 반가운 이야기다. 아직 나이가 있으니 당장 자식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자식을 낳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은 무척 불만스러웠었다. 그런데 그런 병의 치료가 이미 자신의 몸속에서 진행 중이라니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헐, 이제야 남자 구실하게 제대로 하게 생긴 기분이 드는군.’전에는 여자와 접해 임신될까 은근히 걱정했었다. 그리고 무정자증으로 밝혀지자 어떤 여자고 자식만 낳을 수 있다면 결혼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아무튼 사람이란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 따라 마음이 조석 변하듯이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2/15 쪽

    ‘참으로 간사한 것이 사람 마음이야.’이런 생각을 하며 최태욱은 조급한 마음이 들어 급히 물었다. “완전히 치료되려면 얼마나 지나야?”“아직 언제 정도가 될지는 모르지만 분명 치료가 가능합니다. 제가 회장님 피를 성장이 빠른 파충류에 투입해보니 2개월 정도에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오래 걸려도 몇 년 안에는 회장님의 무정자증은 치유된다고 봅니다. 의외로 그 기간이 빠를 수도 있고요.” 최태욱은 자신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약이 개발되면 다른 사람도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서 물었다.“그렇다면 약품으로 개발되면 사람의 무정자증 환자도 치료가 가능하가요?”“회장님, 사람의 경우 전부 그렇지는 안습니다. 정자가 적은 사람은 어느 정도 치료되기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너무 많습니다. 회장님처럼 독액을 넣은 약효가 강한 보약도 많이 먹어야하고 그런 약기운을 버티기 위해 신체가 건강해야 합니다. 그런 조건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3/15 쪽

    “독액이 든 약을 먹으려면 버틸 우수한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요?”“그렇습니다. 그래서 제약회사는 독액이 투입되어 제조된 한약의 경우 보통 각종 보강 재료를 같이 넣어 제조해 복용하도록 제품을 판매합니다. 그러니 사람의 경우는 무정자증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는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사람은 힘들고 동물은 가능해요?”“예, 다만 동물을 경우 다소 위험하더라도 임상 실험이 강제적으로 다수 강행해 볼 수 있으니 임의로 투약이 가능하니 가능하다는 겁니다.”사람을 상대로 너무 위험한 실험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실재 그런 실험을 해볼 수는 없었다. 장인성은 그런 점을 먼저 이야기하고 동물 실험에 대해서 설명했다. “회장님, 제가 하는 말도 아직은 연구 단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동물에 적용할 경우 전보다 우수한 품종이 나오거나 혹은 정자가 많아져 수태 율이 높아지거나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많아질 수 있습니다. 회장님이 필요하다고 보는 동물을 선정해 채혈해 일부러 주사로 피를 투입해 품종 개량도 가능은 합니다. 그래서 제가 비밀유지를 위해 회장님을 직접 만자자고 한 겁니다.”4/15 쪽

    “그렇군요. 잘 알았어요.”먼저 이렇게 최태욱의 피에 대한 효능을 이야기하고 걱정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회장님, 생각보다 그런 품종 개량 효과를 보려면 피의 양이 상당히 필요하니 해보실 생각은 아예 접는 것이 좋을 겁니다.”“알았어요.” 정인성 박사는 다시 설명을 계속했다.“회장님, 그런 물질은 청색 코브라 암수 독액이 결합하며 아주 조금 나옵니다. 앞으로 계속 독액을 합성하다 보면 처음에 제가 말한 비뇨 기관이 좋아지는 특효약은 개발이 가능합니다. 그때도 완전 무정자증은 정자 수가 적거나 허약한 사람은 어느 정도 치유는 가능한 의약품이 개발될 가능성은 높습니다.”“오래 연구해야 되겠군요.”“예, 생약의 경우는 효능을 입증하기가 오래 걸리고 신종 양의약품은 생산 자체가 오5/15 쪽

    래 걸리는 특성이 있지요.”최태욱은 이런 보고를 받다가 문뜩 생각이 나서 물었다.“내 정액으로 생긴다는 현상은 어떻죠?” “그건, 영양 상태가 너무 좋은 정액이 여성의 질 안으로 들어가 그곳 환경을 바꾸어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그런 작용이 벌어지려면 주사나 그런 방법은 어렵고 직접 회장님이 여자의 질 안에서 사정해야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그러니 그런 문제야 실질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우니 회장님이 굳이 신경을 쓰실 것은 없다고 봅니다.”듣고 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아무리 잡식성인 자신이라도 아무 여자와 접할 리 없다. 또한 남편이 있는 유부녀에게 자궁이나 난자를 튼튼하게 해주기 위해 그 짓을 할 이유는 없었다. 또한 그런 행위를 용납할 남편도 있을 가능성이야 희박하다. 장인성 박사 말대로 신경 쓸 이유는 없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인해 씨받이를 넘어 씨내리도 했었다. 그러니 현 세상에서도 그런 방법으로라도 자손을 보려는 사람이야 있을 수 있다.이런 생각을 하던 최태욱은 임권택 감독이 이쯤해서 씨받이를 강수연과 찍었다는 생6/15 쪽

    각이 떠올랐다.‘그것 찍는지 확인해 봐야 되겠군.’정인성 박사는 생약이나 독액을 연구하다가 보니 저절로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그 중에 몇 가지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었다.독액에 들어 있는 성분 중에 마취 효능도 따로 축출해 여러 가지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었다.최태욱은 독액 연구소에 대한 지원 때문에 물었다.“오다가보니 연구소 이름이 또 바뀌었더군요.”“예, 독액 연구소라고 하니 섬뜩하고 너무 이상한 연구소라고 마을 주민들이 항의해 이제는 파충류연구소로 바꾸었습니다.”“그렇군요. 파충류 동물원은 언제 개설하나요?”“아마 내년 말이나 정식으로 개장될 겁니다. 사실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주변의 도로도 개설되고 해야 사람이 오니 너무 일찍 개장할 이유도 없고요.”“알았어요.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88년도 까지만 개장할 준비를 해 놓으면 되7/15 쪽

    겠네요.”“저도 그쯤 잡고 파충류 동물원 개장 보다는 연구소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최태욱은 정인성 박사가 그동안 연구한 내용들을 보고 듣고 나서 연구소를 나오게 되었다. 이미 밤이 늦었지만 계속 근처의 축산 단지도 방문해 시설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미 축사는 정갈한 상태로 바둑 판 모양으로 정돈된 상태로 들어서 있었다.축산회사의 전우택 사장이 설명하고 있었다.“회장님, 돼지는 모돈 2천두에 자돈 10만두 사육규모입니다. 그리고 한우는 2만두 젖소는 1천두 규모로 사육 중입니다.”“유기질 비료 공장이 충분히 가동될 규모는 되는 군요. 전에 축산파동이 났을 때 수매방식으로 구입한 소는 어찌 됐습니까?”“수소야 몇 마리 제외하고 모두 도축되고 우수한 암소 2천 마리를 따로 품종 개량용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점점 수가 늘어나게 될 겁니다.” 최태욱은 미군에 소고기를 납품하는 문제에 대해 물었다.8/15 쪽

    “한우 가격이 올라 이제는 미군에 군납은 미국의 아칸소 농장에서 하겠군요.”“그렇습니다. 한우와 미국 소와의 가격 차이가 워낙 많아 군납은 이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돼지의 경우 계속 납품하고 있고요.”“육계는 축산 농가가 하나요?”“예, 저희 회사가 도계만 하고 모두 서산축협에서 담당합니다.”워낙 넓은 지역에 축사들이 있었다. 최태욱은 사육시설 중 일부를 돌아보고 축산회사를 떠나 웅도로 가게 되었다.전에는 단층인 어촌만 있던 웅도에는 이제 연립주택이 들어서거나 초등학교가 새로 생겼다. SG 축산에서 근무하는 젊은 직원들이 늘었다. 이제는 어업을 그만두고 농업에 종사하게 되니 어촌마을의 모습이 대폭 바뀐 것이다. 방조제 건설에 반대하던 주민들은 모두 축산회사에 취업하는 식으로 불만을 해소해주고 있었다. 물론 부녀자들은 대부분 도계 공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길을 안내하던 전우택이 멀리 보이는 섬을 지목하며 말했다.9/15 쪽

    “회장님의 별장은 나중에 저 섬에 지을 생각입니다.”“왜? 그렇게 하죠?”“그쪽은 호수와 접하니 선착장도 만들면 바로 요트도 띄울 수 있어 그쪽으로 정했습니다. 웅도야 완전히 육지로 변하니 그것이 풍광이 좋고 주민들과 다소 떨어진 곳이라 좋다고 판단했습니다.”최태욱은 자신이 자주 오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당부했다.“절대로 크게 지으면 안 됩니다. 내가 자주 올지도 모르니 작은 집이면 됩니다.”“알겠습니다.”“그냥 방갈로 형태인 나무로 한 채만 지어 놓으세요.”“넷!”최태욱은 일행과 같이 웅도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10/15 쪽

    다음날 새벽 최태욱 일행은 빠르게 강경으로 항하고 있었다. 광천에 들려 전에 박연화가 어리굴젓을 보내달라는 부탁이 생각나 전과 같은 방법으로 사서 버스를 이용해 보내주고 전화했다.양재동의 집에는 여비서만 있고 박연화는 일본으로 출장을 갔다고 했다. 일단 버스로 보낸 물건을 찾는 방법만 전하고 이내 청양에 들어서게 되었다. 최태욱은 청양 시내로 들어서자 길거리에 참게를 판다는 팻말을 보고 운전기사에게 지시했다.“저기를 찾아가.”“넷!”지시를 받은 운전기사가 급하게 지나가는 행인에게 참게를 파는 장소를 물었다. 최태욱 일행은 좁은 길로 이어지는 칠갑산으로 들어서게 되었다.칠갑산의 지천을 따라 한동안 비포장도로를 이동하자 드디어 참게 농장이 보였다.   “참게 좀 사서 집으로 가져가야겠어.”전에는 흔하게 논에서 많이 잡혔으나 하구언 공사 이후로 참게는 사라졌다. 그런 참게를 인공으로 부화에 성공해 참게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다.11/15 쪽

    참게를 사려는 이유는 아버님이 특히 참게 장을 좋아하니 사가려는 것이다.“게장 담으려고 하니 많이 파세요.”“얼마든지 사가세요.”최태욱은 참게 중에 암컷만 고르고 있었다. 주인은 다소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암놈만 사가면 우린 못 팔아요.”결국 돈을 더 주는 방법으로 알이 있는 참게를 사고 나서 다시 비포장도로를 이동해 부여의 은산으로 나오게 되었다.“이제 부터는 조금 도로가 좋군.”하지만 중간 중간에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었다.부여로 들어가기 전에 최태욱 일행은 홍삼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가 찾아오자 부청장이 급하게 정문까지 나와 환영해 주었다. 전에는 과장이 상대를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최태욱의 사회적인 지위도 올라가고 유럽에서 그가 판매해주는 홍삼의 양이 늘어나니 부청장이 예우를 해주고 있었다.12/15 쪽

    “백작, 어서 오시오.”“부청장님, 홍삼 제품 좀 사러 왔어요.”최태욱은 전에는 지인들에게 나누어줄 홍삼만 샀지만 이번에는 벨기에에서 스포츠스쿨에서 훈련 중인 소년들을 위해서서 홍삼을 대량으로 매입했다.“수량대로 강경으로 오늘 보내주고 모두 벨기에의 타이거 백작성으로 보내면 됩니다.”“그러죠.”민태수가 전처럼 농협으로 가서 돈을 찾아와 구입대금을 지불하고 떠나게 되었다.    부여에 도착한 일행은 백마강 변에 만들어진 축구 진디구장도 살피고 구두레 공원을 돌아보았다. 아직은 조각 공원은 조성되지 않았고 공원의 나무들도 이제 겨우 뿌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렇더라도 원 역사 보다 부여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었다. 최태욱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스케치북에 조각 공원에 대한 그림 몇 장과 백마강에 있었던 범선 형태의 유람선을 떠올려 그려 놓았다.13/15 쪽

    ‘나중에 필요할지 모르지.’ 언제 시간이 나면 백마강 관광 개발도 구상해 추진해볼 생각이 있어서다. 그 바람에 일행은 부여에서 저녁을 먹고 강경으로 가게 되었다.이제는 완전히 커다란 양반집으로 변한 살림집이다. 앞의 빈터에는 크게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리무진에서 내린 최태욱이 육중한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귀국한다는 연락도 없이 집으로 도착하자 정원에서 서성이고 있던 아버님이 화들짝 놀라 반겼다.“네가 갑자기 어떻게?”“아시안 게임을 출전하기 위해 왔어요. 다리를 다치고 운동을 못해 이번에는 사격에서 2종목만 출전할 겁니다.”“그러냐? 사람들이 기대 많이 하던데 실망하겠구나.”“그런 거죠.”“네 엄마 아픈지 몰랐구나?”14/15 쪽

    “예? 엄마가 아프세요?”“그래, 안방으로 들어가 봐라.”깜짝 놀란 최태욱이 급하게 안방으로 들어갔다.안방으로 들어가니 의외로 어머님이 이부자리를 펴고 병석에 누워 있었다. 자신이 보약을 보내주고 또한 천인교에서 나름 몰래 도와주고 있지만 근본적인 병이 치료되지는 않았다.“엄마, 죄송해요. 저 이렇게 아픈 줄 몰랐어요.”15/15 쪽

    는 않았다.“엄마, 죄송해요. 저 이렇게 아픈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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