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200화 (200/657)
  • < --  [여인의 질투]  -- >최태욱은 주둔지를 떠나 베이루트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대합실에는 레바논에서 한국으로 떠나는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태권도와 육상 그리고 수영선수들 10명이다. 선수들은 최태욱을 만나자 다들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안녕하세요. 백작님.”“오래 기다렸나요?”“아닙니다. 저희들도 조금 전에 도착했습니다.”기록으로 봐서는 메달을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다. 하지만 최태욱의 배려로 미리 한국으로 가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기대로 한 것 부풀어 있는 선수들을 보며 최태욱이 설명했다.“한국에 도착하면 서울 근교인 의정부에서 합숙 훈련하니 그렇게 아세요.”“예.”“그곳에는 연습하기 좋은 시설이 되어 있으니 적응 훈련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회1/16 쪽

    최태욱은 이렇게 대략 설명하고 나서 레바논 선수들과 같이 노스웨스트 항공기에 올라 베이루트를 떠나고 있었다. 그가 떠나며 많은 경호원들도 같이 떠나고 있었다.경호원들 일부는 완전히 귀국하고 일부는 한국으로 가서 지내다가 다시 레바논으로 올 예정이다. 민택기와 한광필은 일정 조정을 위해 어제 미리 한국으로 떠난 상태다.최태욱은 1등석에 오르고 나자 옆 좌석에 앉아 있는 강호철에게 조용히 물었다.“강 비서, 선물은 어떻게 됐나?”“모두 화물로 보내 김포공항으로 가서 찾으면 됩니다.”고향으로 내려가 가족들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다. 이곳 베이루트의 특산물이라고 보는 여러 가지 물건을 사서 보낸 것이다. 대부분 목각인형이나 조각품들이다. 특별히 여자들이나 동생에게 선물로 줄 몇 개의 보석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따로 샀다.최태욱은 경호원들이 탑승해 떠나는 모습을 보며 강호철에게 추가로 물었다. “이번에 경호원 후보들이 군대에서 전역한다고?”“넷! 이미 30명이 전역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명은 다음 달에 전역하고요.”2/16 쪽

    “그렇게 되면 경호원 50명이 모두 천인교 출신으로 교체하는 건가?”“그렇습니다. 앞으로 경호원은 계속 조금씩 늘어날 겁니다.”오래전 천인교에서 운영하던 고아원에서 차출되어 철저하게 교육받은 청년들이다. 모두 최태욱이 처음 천인교와 인연을 맺을 당시부터 양성된 요원들이다. 충성심도 높고 능력도 뛰어나다고 했다.앞으로 새로운 경호원으로 교체되면 최태욱의 주변에서 지내는 사람은 모두 천인교 출신으로 바뀌게 된다. 최태욱은 여전히 천인교와 인연을 끝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어렵게 되었다. 다만 최태욱 주변의 인물들은 일반적인 천인교 교인들과는 조금은 달랐다.천인교를 맹신하는 부류가 아니고 최태욱 개인을 무조건 추종하는 심복들이다.“양 비서와 유 비서는 어디로 보냈나?”“좋은 뜻이 있었다고 하지만 기밀을 누설한 죄를 물을 수밖에 없어 일단 네덜란드의 왕궁으로 보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두 사람은 이번에 네덜란드로 귀화할 겁니다.”“그럼 나중에 또 만나겠군.”3/16 쪽

    “그야 그렇지만 그들은 지금과는 달리 조금은 변할 겁니다. 떠난 사람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양인복과 유한호는 모두 피닉스 여왕의 비서실장인 네브소냐에게 포섭되어 최태욱의 행적을 수시로 알려준 사실이 드러나 떠나보낸 것이다. 최태욱은 그들에 행동에 대해 별로 나무라지 않았다. 그러나 경호실장인 강호철은 그런 행동을 묵과하지 않았다. 이유는 그런 행동을 묵인하면 앞으로 부하들의 기밀 누설에 대해 처벌하기 곤란한 선례를 남기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작은 목소리로 이런 대화를 나누는 중······. 항공기는 베이루트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다 공항에 도착했다. 지다 공항은 중동에서 허브 공항으로 유명했다. 그곳에서도 예멘의 선수 10명이 탑승해 최태욱 일행과 합류했다.예멘 선수들도 최태욱의 배려로 서울로 미리 가서 적응훈련을 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항공기에서 만난 양국의 선수들은 서로 인사를 하고 금방 친해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최태욱은 그런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4/16 쪽

    “종교가 같고 아랍어를 같이 사용하니 금방 친해지는군.”“아무래도 그렇겠죠. 같이 합숙해도 마찰은 없을 것 같군요.”최태욱은 어제 늦게까지 부대 업무를 결재하거나 챙기느라 피곤해 이내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지다공항을 떠난 항공기는 중간 기착지점인 방콕을 잠시 들려 이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이윽고 항공기가 한국의 영공으로 들어오자 최태욱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기회가 있으면 한라산을 또 올라가보고 싶군.”마침 푸른 바다 위에 높이 솟아오른 한라산이 보이고 있어 해보는 말이다. 그러자 강호철이 즉각 답했다.“회장님, 아시안 게임이 끝나면 한번 들리시면 되겠네요.”“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잘 될지 모르지.”자주 귀국하고 있지 않으니 한국에 있는 동안 직접 팽겨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너무 5/16 쪽

    회사들은 방치할 수 없으니 가끔은 챙겨야 한다. 그래서 귀국한 틈을 타서 SG 계열회사의 모든 사무실이나 생산 공장 그리고 각종 시설들을 직접 돌아볼 생각이다.한국의 가을 날씨는 아주 청명했다.언론에 자신의 행적에 대해 전혀 노출을 안 하고 소리 없이 귀국했다. 그래 그런지 팬들이나 특별히 관료들을 공항에서 기다리지는 않았다.최태욱은 강호철에게 지시했다.“강 비서. 언론사 기자들이 따라 붙기 전에 빨리 움직이자고.”“넷! 잘 알겠습니다.”또다시 섹스 스캔들이 터졌었으니 국내 언론사 기자들을 만나야 이래저래 불편했다. 그러니 기자들 보다 빠르게 행보해 그들을 따돌릴 생각이다. 김포공항에 도착해 서둘러 밖으로 나오자 전성효 회장과 사장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최태욱은 그들을 보자 빙그레 웃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전에 공항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또 나오셨군요.” “오랜만에 귀국하시니 저희들이야 마중을 나와야죠.”6/16 쪽

    최태욱은 먼저 대형관광버스로 오르는 레바논과 예멘 선수들을 배웅했다.“가서 열심히 훈련하세요. 시간이 나면 경기 시작 전에 한 번 들릴 겁니다. 그리고 저 관광버스는 한 달 간 임대했으니 서울 주변 관광을 하시며 이용해도 됩니다.”“감사합니다. 백작님.” 선수들을 인솔해온 임원이나 코치는 많은 배려를 해준 최태욱에게 굽실거리며 인사했다. 먼저 관광버스가 출발하고 나자 최태욱은 그제야 리무진에 올랐다. 리무진에 오른 최태욱이 운전기사에게 지시했다.“목동 집으로 가지.”“넷!”목동에 있는 저택으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어서 오세요. 회장님.”“그동안 빈집 지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7/16 쪽

    자신의 집이지만 자주 오지 않고 있으니 해보는 말이다. 최태욱은 말에 관리인이 즉시 답해 주었다.“회장님, 빈집이라뇨. 양재동 아씨가 수시로 와서 지내고 있었습니다.”“아, 그래요?”“예, 자주 집안을 돌아보고 하루 이틀 조용히 지내시다 갑니다.”“그렇군요.”  박연화는 소리 없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판단한 집안일을 챙기고 있었다. 최태욱은 막상 이런 말을 듣자 박연화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연화를 보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군.’최태욱은 집안으로 들어와 여장을 풀고 나서 1층의 응접실에서 사장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귀국한 기회에 회사들을 모두 돌아볼 생각이니 그렇게 아세요.”8/16 쪽

    “알겠습니다.”SG 그룹은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 돌아볼 곳이 아주 많았다. 그러니 최대한 동선을 짧게 잡아 움직여야 모두 돌아보기 때문에 쉴 틈이 없게 생겼다.먼저 귀국해 일정을 조절한 민택기가 급하게 보고했다.“회장님, 서산의 농장으로 먼저 가시는 거죠?”“그럽시다. 우선 부모님이 계신 강경을 먼저 들려야 하니 내려가며 서산농장을 들렸다가 강경으로 갑시다. 서울은 우선 사장님들 얼굴은 봤으니 나중에 돌아보고 서산으로 이동합시다.”“알겠습니다.”“경호차는 한 대만 따라가게 하고 선물은 모두 챙겨서 가지고 가요.”“넷!”최태욱은 그래도 자신의 집이라고 오랜 만에 돌아 왔으니 저택의 시설을 사장들과 같이 돌아보았다.정원의 잔디가 떠날 때 보다 더 잘 자라고 있었다. 정원의 나무들도 완전히 자리를 잡9/16 쪽

    아 다소 울창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집을 천천히 돌아보며 간간히 사장들에게 생각나는 대로 회사 업무에 대해 물었다. “SG에서 청주에 프로 축구단을 만든다고요?”“넷. 내년 시즌부터 참가할 예정입니다.”“선수들은 모두 확보했고요?”“예, 충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확보해 놓은 상태입니다. 내년에 졸업하는 대학생이나 고교생을 선발하면 충분합니다.” 청주에 있는 SG 제약회사가 제일 규모도 크고 이익금이 많아 그쪽에서 프로축구팀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회사 업무를 자신이 직접 챙기는 일이 드물었다. 그래서 항공기를 타고 오면서 궁금하게 생각해 묻고 싶었던 내용만 조금씩 묻고 있었다.  특별히 저택이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다만 가구가 전보다 상당히 고급으로 변하고 많은 시설물 들이 약간 유럽풍으로 변했다. 특히 담장 주변에는 튤립이나 하아신스 등의 꽃들이 눈에 띄고 있었다. 최태욱이 다소 이상해서 물었다.10/16 쪽

    “왜 꽃이 많고 가구들이 이렇게 변했죠?”“네덜란드의 여왕께서 전에 한국을 방문하며 네덜란드 대사관을 통해 선물로 보내온 겁니다.”“아. 그랬군요.”   관리인의 보고에 최태욱은 이층의 방들을 돌아보았다. 자신 이외에 같이 사는 사람이 없어 빈방은 여러 개가 있었다. “헉!”방문을 열고 살피던 최태욱은 숨을 급하게 들어 마시며 화들짝 놀랐다. 커다란 방은 완전히 유럽풍의 화려한 대형 침실로 꾸며져 있었다. 이것은 분명 피닉스 여왕이 한국의 저택에 신접살림으로 세트로 보낸 것이 분명했다.표면적으로야 목숨 구해준 은인이라 가구를 선물하는 형태를 취했다. 하지만 진짜 숨은 뜻이야 한국의 전통 혼인 방식을 따라 신부가 살림살이 해오는 것과 같이 여러 가지 가구들이나 침대를 모조리 보낸 것이다. 11/16 쪽

    ‘호화롭게도 꾸몄어.’암스테르담 왕궁에 있는 여왕 침실의 완전한 축소판이었다. 피닉스 여왕은 남보란 듯이 아예 저택의 방 하나를 자기가 사용할 방으로 차지해 버린 것이다.  ‘어째 조용하다 했더니 뒤에서 이런 엉큼한 일을 벌이고 있었군.’최태욱은 이런 행동으로 인해 순간 먹튀는 영영 글렀다고 판단되었다.‘후우! 완전히 진드기군.’그러나 이런 행동이 마냥 싫다는 뜻은 아니다. 여자들 문제를 생각해 봐야 골머리만 지끈거린다. 그래서 최태욱은 얼른 방문을 닫고 옆에 있는 방문을 열었다.“이건 또 뭐야.”비슷한 가구 모양이나 약간은 풍기는 맛이 다른 가구들이 방안에 가득했다. 아직 정리를 하지 않았지만 분명 이 공간도 침실로 꾸미기 위해 들여 놓은 가구가 분명했다.“이건 뭐죠?”12/16 쪽

    “그리스에서 보냈습니다. 파울렛이란 여자가요.”더 들어 보나 마나 안나카에르가 시킨 일이 분명했다.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는 두 여자니 상대방의 행보에 대해 살피고 있다가 따라서 행동한 것 같았다. 서로 상대방에 대해 질투를 하는 것이 분명했다.‘골치 아픈 여자들이군.’한국에도 복잡한 관계인 두 여자가 있지만 이런 식은 아니다. 그러나 유럽 여자들은 아무래도 하는 행동이 박연화나 장소희와는 전혀 달랐다.더 오래 저택에 있어봐야 공연히 신경만 쓰이게 생겨 최태욱은 강호철에게 즉시 지시했다.“강 비서, 우리 서산으로 빨리 떠나지.”“지금요?”“그래, 빨리 떠나자고.”“넷!”13/16 쪽

    최태욱은 집안을 대충 돌아보고 나서 사장들과 헤어져 급하게 서산 농장으로 향하고 있었다.저택을 떠난 최태욱 일행은 해가 거의 지고 있는 저녁이 되어 서산 방조제 사업장에 도착했다. 방조제 사업이 끝나야 서산농장도 정상적인 개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살펴보는 것이다.  미리 연락을 받은 정인성이 황금산 위로 오르는 마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랜 만입니다.”“생각보다 빨리 도착하셨네요.”“너무 늦으면 일정에 차질이 있어 조금 빨리 달려 왔죠.”최태욱은 정인성과 같이 황금산 위로 올라 공사장을 바라보았다. 방조제 송사는 물막이 공사는 거의 대부분 끝나가고 있었다.“공사 진척이 무척 빠르네.”옆에 있던 정인성이 이내 답했다. 14/16 쪽

    “회장님, 대우건설이나 우리 회사나 모두 빨리 방조제 공사가 끝나야 다른 사업을 벌이니 공사기간을 최대한 당기고 있습니다.”  물막이 공사를 하며 대형 공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서고 있었다.“저건 뭐죠? 전에는 안하던 공사 같은데.”“저건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겁니다.”이 말에 최태욱은 이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조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지 이유를 알았다. 안산에 있는 시화호가 심하게 오염되자 여기 방조제 공사는 아예 조력발전소를 같이 건설해 바닷물을 들락거리게 할 구상이다.  “조력 발전소를 만들면 농지가 상당히 줄겠군요.”“당초 계획보다 많이 줄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넓은 부지가 생기니 저희들이 필요한 농장부지야 충분히 확보됩니다.”“언제 준공은 하나요?”“물막이는 내년 초에는 끝나고 조력발전소는 아마 88년도에 끝나게 될 겁니다.”15/16 쪽

    최태욱은 이제는 육지로 변한 웅도로 향하고 있었다. 그쪽에 있는 축산 회사에 들리고 SG독액연구소를 가서 정인성 박사가 자신의 혈액으로 연구한 결과를 직접 확인할 생각이다. 또한 그곳에 자신의 별장이라고 지어놓은 건물이 있으니 자고 새벽에 강경으로 이동할 예정이다.16/16 쪽

    할 생각이다. 또한 그곳에 자신의 별장이라고 지어놓은 건물이 있으니 자고 새벽에 강경으로 이동할 예정이다.16/16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