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인의 질투] -- >[여인의 질투]산케이 신문에서 최태욱과 네덜란드 여자가 불륜을 저질렀다고 보도되자 세상이 소란스러워졌다. 베네룩스 3국과 한국이 공동으로 파견한 평화유지군의 사령관이 베이루트 공항에서 여직원들 꼬이는 작업만 한다는 보도도 같이 내보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보도에 한국인들은 크게 분노했다.“그 신문사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어.”“이번에 혼 줄을 내야 돼.”한국에 대해 자주 폄하하는 기사를 쓰는 극우 신문이다. 여전히 가끔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식으로 한국과 상당히 사이가 좋지 않은 신문이다.그런 보도가 나가자 여직원의 남편인 네덜란드의 육군 중위가 일본 산케이신문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청구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사람이나 항공회사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특히 베네룩스 3국 국방부장관들이 공동명의로 산케이 신문을 고소했다.“감히 우리 군대를 뭐로 보고.”회1/17 쪽
“아주 혼내 줍시다.”“좋소.”허위 기사를 쓴 나카무라 기자는 사태가 너무 심각해지자 즉각 사표를 내고 잠적해 버렸다. 그러나 산케이신문을 상대로 고소한 사건이라 여파는 아주 심각할 수밖에 없었다.사장은 편집국장에게 호통을 치고 있었다.“국장, 도대체 정신이 있은 거요? 왜 확인도 안 된 사실을 기사로 내보낸 거요?”“죄송합니다.” “왜 함부로 그 사람을 건들고 그럽니까? 더구나 이미 다 끝난 힐러리 장관까지 거론해 그쪽에서도 고소하겠다고 하는 정도로 일을 크게 만든 거요?”자기도 좋다고 동의해 놓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자기를 희생양으로 삼을 모양 같았다. 그러나 어찌하랴 표면적으로는 모두 편집장 책임이다 그저 고개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2/17 쪽
“죄송합니다. 사장님.”“나카무라 기자는 지금 어디 있어요?”“사표 쓰고 잠적해 버렸습니다.”“뭐요? 당장 잡아 와요.”“넷!”베이루트 공항에서 이상한 최태욱의 행동을 발견해 사진을 촬영한 나카무라 기자는 신이 났었다. 일단 터트리고 보자는 심정으로 급히 일본으로 왔다. 최태욱이 베이루트에서 여승무원과 친하게 대화하는 사진을 근거로 특종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베이루트 공항에서 여직원을 만나서 슬쩍 물어보니 영어로 최태욱을 좋아 한다고 표현했다. 러브란 단어는 복합적으로 쓰는 말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것을 그냥 남녀 간의 사랑으로 완전히 믿었다.그동안 자기가 싫어하는 한국 국민인 최태욱에 대한 어떤 악감정이 있었다. 그리고 3/17 쪽
최태욱의 주변에 여자가 많다는 사실로 인해 신이 나서 오보를 내고 말았다. 그러나 오보로 밝혀지며 사방에서 고소를 당하고 보다 아차 싶어 잠적해 버렸다. 사장은 다시 편집국장에게 크게 호통치고 있었다.“국장, 앞으로 어떻게 이번 사태를 수습할 생각이오?”“사장님, 우선 힐러리 장관에게는 정정 보도를 3일간 내는 것으로 수습할 생각입니다.”보도내용에 힐러리 장관과 최태욱의 염문설에 대해서도 추가로 터트리고 말았다. 힐러리 국무장관이 베이루트를 방문한 사실도 최태욱을 은밀하게 만나기 위한 방편이라는 식으로 보도했다.그러니 오보 사건의 여파는 더욱 크게 확산되어 버렸다.“그건 그렇고 다른 사람은 어찌 대처할 거요?” “다른 사람들이 고소한 건은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되게 생겼습니다.”“당사자를 미리 만나서 설득이 가능하지 않겠소?”“사장님, 제가 베이루트로 가서 중위 부부를 만나려고 했으나 부대 정문에서 거절당4/17 쪽
했습니다.”살고 있다는 아파트가 아니고 부대 정문 이야기가 나오자 사장은 매우 놀라며 반문했다. “뭐요? 부부가 부대 내에서 같이 지낸다는 거요?”“그렇습니다. 알아보니 고소하고 나서 항공사 여직원도 회사를 사직하고 평화유지군 주둔지 내로 들어가 남편과 같이 지내고 있습니다.”“우리가 접근해 만나려는 자체를 완전히 차단해 버렸군.”“그렇습니다. 벨기에 국방부에서 그렇게 조치를 한 모양 같습니다.”이런 것으로 보아 베네룩스 3국의 국방부에서는 중간에 합의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결심한 것이 분명했다.베네룩스 3국의 경우 해외파변군인 평화유지군의 활발한 활동으로 한창 인기가 올라 모병도 쉽게 되고 있었다. 군인들의 사기도 올라가는 판국에 일본 신문에서 이런 보도로 음해하자 뿔이 단단히 났던 것이다.“사장님, 타이거 백작은 여자 문제가 복잡한 사람입니다.”5/17 쪽
“그거와 오보와 무슨 상관이라는 거요?” 이번에야 분명이 오보를 냈지만 최태욱은 여전히 여자 문제에 대해서는 구린 구석이 많은 남자다. 하지만 매번 건들면 묘하게 언론사들이 대형오보만 내는 꼴이라 보도하길 주저하고 있었다. 산케이 신문에서는 그런 언론사들의 나름 불문율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터트렸다. 그러나 완전히 핵폭탄이라도 두드리듯이 파상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편집국장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정황으로는 의심의 소지가 많은 데요.”여전히 아쉬움이 남아 이렇게 말하자 사장은 버럭 소리쳤다.“편집장! 아직도 그런 헛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번에 회사가 얼마나 손해를 보게 될지 상상이 잘 안가는 거요? 잘 못하면 신문사의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생겼단 말이오.”사장의 말처럼 그 지경이야 되지 않겠지만 동시 다발로 고소당한 여파는 커져 버렸다.6/17 쪽
이들이 이런 문제로 고심하는 중에 여직원이 팩스를 들고 와 크게 외쳤다.“사장님, 힐러리 국무장관도 뉴욕의 알레이 법률 회사를 통해 고소장을 보냈답니다.”“뭐야?”사장이나 편집국장은 그만 얼굴이 퍼렇게 질리고 말았다. 힐러리 국무장관이 위임한 뉴욕의 알레이 법률회사는 고소당한 측에서는 악마 같다고 소문이 자자하게 악명 높은 로펌이다. 법률회사 운영 방침이 고발당한 측의 피를 말리는 소송을 해서 고혈을 쏙 빼먹는 방식으로 거액의 수임료 챙기고 있었다. 알레이 법률회사에 위임했다면 이제 길고긴 지루한 법정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정말 큰일이군.”“사장님, 전에 우리 신문사에서 힐러리 장관의 외교 추진방식에 대해 비판하는 기사를 시리즈물로 보도한 악감정도 있는 모양입니다.”“그러니 조심해야지. 최 백작과 관계가 있는 여자들은 만만한 여자는 없다고 다들 알7/17 쪽
고 있지 않나? 최 백작 주변 여자를 잘못 건들면 다들 벌집이야.”“죄송합니다.”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최태욱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최태욱 본인이야 자신의 섹스 스캔들에 대해 별로 반응하지 않고 있었다. 이미 여러 여자와 깊은 관계가 있으니 여자만 다르다는 것뿐이라 그저 무심하게 흘려버리고 있었다.산케이 신문사에서 고소당한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최태욱은 크레타 섬에서 한가하게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며칠간 진하게 정사를 벌이고 지내던 안나카에르는 드디어 완전히 진기가 고갈되어 코피를 토하고 쓰러져 버렸다. 신나게 정사를 벌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자 최태욱이 투덜거렸다. “쩝! 내가 너무 심했나?”안나카에르는 후방위로 공격당하가 앞으로 고꾸라져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져버렸다. 조금 시간이 지나 겨우 고개를 비스듬히 들고 애원했다.“백작님, 휴가 언제 끝나요?”8/17 쪽
“며칠 남았는데.”그 소리에 안나카에르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 버렸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자신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다정하게 다니는 관광이나 한가하게 거니는 테이트도 좋고 매사 좋기는 했다. 하지만 밤에 벌이는 정사는 목숨을 걸고 벌이는 전투와 같아 겁에 질려 버린 것이다.그래서 조심스럽게 권했다.“백작님, 휴가 중인데 수지 주는 안 만나러 가세요?”“나는 어디서 뭐하는지도 몰라.”알려고만 하면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녀를 찾아가 만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으니 이렇게 응수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어차피 더 이상은 안나카에르와 같이 있기가 힘들다고 판단해 조용히 말했다.“휴가가 남았어도 반납하면 다음에 더 오래 갈 수 있으니 일찍 부대로 돌아가야겠군.”9/17 쪽
“지금요?”“그렇소.”막상 최태욱이 당장 부대로 들어간다니 안나케에르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마음이 변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마지막 한번은 더 하고 싶다는 충동이 불현듯이 생겼다.‘언제 또 만날지 모르는데.’결국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또 다시 격렬한 정사를 벌였다. 아니나 다를까 정사를 벌이다 말고 안나카에르는 진짜 펴져 버려 인사불성이 되어 버렸다.‘헐! 진짜 죽었어.’아무래도 더 같이 있다가는 진짜로 사람 죽이게 생긴 최태욱은 급하게 호화요트를 떠나고 있었다. 요트를 급하게 떠나며 파울렛에게 당부했다.“파울렛, 공주를 푹 자게 놔둬요.”“예,”10/17 쪽
“나중에 전화하라고 전하고.”“알았어요. 백작님.”최태욱은 이미 연인 사이로 널리 알려진 안나카에르가 제일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이렇게 당부하는 것이다. 그동안 지내던 호화요트를 떠나 공항으로 가서 베이루트로 돌아가 버렸다. 호화요트는 완전히 펴진 안나카에르의 널브러진 몸을 싣고 다시 마르세유로 향하고 있었다. 늙은 선장의 표정은 매우 심각했다. 아무래도 안나 공주가 이런 식으로 살다가는 오래 살기 힘들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휴우! 어쩌다가 저런 괴물 같은 사내를 만나서.’그래도 다행인 것은 더 오래 같이 있지는 않았다. 금방 헤어져버리니 그래도 목숨을 부지하게 생겼다.안나카에르는 침대에서 인사불성으로 하루 종일 펴져 있었다. 한 밤중이 되자 겨우 깨어난 안나카에르는 이미 최태욱이 부대로 떠날 사실을 알고 한숨을 토하고 말았다.“휴우! 아무래도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해.”11/17 쪽
“공주님, 대책이라뇨?”“찾아보면 어떤 방법이야 꼭 나오겠지. 이런 상태로는 나는 오래 못산다고.”공주의 하소연에 파울렛은 묘한 기대감이 생기고 있었다. 1대1로 버티기가 힘들면 2대 1이나 3대 1은 어떤가 생각이 들었다. 슬며시 그 대상중 하나가 자기면 어떤가하는 야무진 꿈을 지니게 되었다.서쪽으로 향하는 호화요트는 올 때와는 다르게 다소 천천히 운행하고 있었다. 안나 공주가 조국인 그리스의 수도인 아테네를 방문하지 못한 서운함과 언제 다시 사랑하는 임을 만날지 모르는 아쉬움이 있어서다.안나카에르는 타이거 백작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었다고 판단되어 중얼거렸다.“그 분은 헤라클레스가 현신한 것이 분명해.”“그렇습니다. 덩치도 그렇고 모든 것이 헤라클레스를 닮았습니다.”안나카에르는 최태욱에 대해 어느새 사랑하는 연인이면서 인간의 한계를 넘는 신으로 느껴지고 있었다.12/17 쪽
베이루트 공항에 도착한 최태욱은 택시를 타고 바로 부대로 돌아왔다. 휴가를 떠났던 사령관이 일찍 돌아오자 다들 고소 사건 때문이라고 짐작하며 수군거렸다.“사령관이 오셨으니 산케이 신문은 더 곤란하겠어.”“그렇겠지.”“아주 박살을 내버릴 거야.”하지만 최태욱은 부하들의 기대와는 달리 부대 내에서 공기소총 사격 연습만 하고 있었다. 물론 간간히 태인 권법수련이나 혹은 축구연습을 하는 이외에의 전혀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안 하자 헤리언 중령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사령관 실로 최태욱을 찾아와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령관님, 그런 이상한 보도를 한 산케이 신문사를 그냥 두시려고요?”“다른 사람들이 이미 고소를 다 했는데 나까지 나설 필요는 없지요. 그렇다고 내가 여자들이 주변에 전혀 없는 처지도 아니니 나야 굳이 앞으로 나서고 싶지 않군요.”13/17 쪽
“그렇군요.”같이 오래 지내다 보니 헤리언 중령도 최태욱 주변에 여자가 많다는 것을 조금은 짐작하고 있었다. 대부분 간호장교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가끔 여러 여자에게 전화가 오다가가 보니 그것이 통신실을 통해 입소문이 조금 났었다. 수지 주나 안나카레르 그리고 장소희에게 전화가 오기 때문이다.이제 벌써 9월이 다가오고 있으니 최태욱은 물었다.“평화유지군은 6개월 더 연장해 주둔하는데 어떻게 할 생각인지?”“지휘관들은 모두 연장 복무를 하기로 했습니다.”“그래요? 나는 아직 결정하기 힘들군요.”본시 6개월만 이곳에서 근무하기로 약속했다. 그 때문에 기간이 끝나가고 있어 여길 떠나 볼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군 대표로 와 있으니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다.아무래도 그런 문제 때문에도 한국을 한번 다녀와야 될 것 같았다. “나는 한국으로 가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그 후에 결정해야 되겠군요.”14/17 쪽
“알겠습니다.”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자 마침 한국으로 휴가를 떠났던 부하들이 도착했다. 최태욱은 사령관 숙소의 응접실에서 부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민 비서, 뭐 특별히 보고할 사안이 있나?”“예, 체육부 장관께서는 회장님이 육상은 출전하지 않고 공기소총에만 출전한다니 매우 실망하며 한 두 종목 더 출전해 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나는 다리를 다쳐 그런 과격한 운동은 하기가 힘들어.”“제가 분명히 그렇게 전했으나 체육부 장관께서는 잘 선택해서 다른 종목도 출전해 달랍니다.”“알았어. 조금 더 생각해 보도록 하지.”냉정하게 거절하기는 곤란해 이렇게 답하고 있었다. 한국은 86 아시안 경기 대회를 유치함으로 태권도가 포함되어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이번 기회에 일본을 제치고 215/17 쪽
위로 올라서려고 체육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다른 문제는 없고?”“예, 회사들이야 모두 수시로 보고 받고 있으니 별로 특별한 사안은 없습니다.”“알았어.”최태욱은 민택기의 보고가 끝나자 다시 강호철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강호철이 이내 답해 주었다.“회장님, 조사 결과 전에 피닉스 여왕에게 회장님의 근황을 알려준 사람은 양인복 비서입니다. 다른 의도는 없고 그냥 여왕 폐하가 너무 걱정하니 수시로 근황을 알려준 모양입니다.”“알았어. 그 문제는 내가 양인복을 만나 정확한 사유를 알아보지.”“넷!”SG 독액연구소를 다녀온 한광필이 즉시 보고했다.16/17 쪽
“정 박사님이 직접 한국에 오셔야 될 일이 있다고 하시며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보내준 코브라를 잘 받았다고 하시고요.”이런 보고를 받자 아무래도 중요한 일이 독액 연구소에서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어지간하면 한광필에게 서류로 보고를 하거나 아니면 전화해도 되는데 꼭 직접 만나자고 하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내 피로 또 무슨 약을 만든 건가?’17/17 쪽
고 하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내 피로 또 무슨 약을 만든 건가?’17/17 쪽
고 하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내 피로 또 무슨 약을 만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