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194화 (194/657)
  • < --  [여인의 향기]  -- >잠시 자신의 신체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고민하던 최태욱은 아주 손쉽게 알아볼 방법을 떠올렸다.‘아, 여군들의 생리휴가 신청서를 보면 되겠군.’본시 생리휴가 신청서는 군의관인 헤리언 중령 선에서 결재해 주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헤리언은 휴가 중이라 자신에게 결재권을 넘겨 지금 그 서류를 볼 수 있었다. 인구수가 적은 베네룩스 3국은 여성들은 군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성들이 생리전이나 혹은 생리기간 중에 가끔 심하게 나타나는 생리증후군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었다.최태욱은 책장에 끼워져 있는 의학 서적을 천천히 넘기며 살펴보고 있었다. 생리증후군이란 병에 대한 증상들을 정리해 놓은 군의 지침서이다.“생리증후군은 정신병의 일종이라더니 별 이상한 사례가 다 있군.”멀쩡하던 사람이 심한 우울증을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무기나 포탄을 들고 난동을 부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상 하급자 간에 폭행사건도 있었다.회1/16 쪽

    더구나 지휘관에게 느닷없이 벗고 덤비는 사례도 있었다. 그런 경우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지침서가 적혀 있었다. 잘못 대처하면 하급자 성추행법으로 몰려 졸지에 유능한 고위 장교가 군대를 떠나게 되는 사태도 벌어지기 때문에 이런 지침서가 있었다.대처 방법을 보다가 최태욱이 빙그레 웃었다.“헐! 항상 냉수를 비치하고 있다가 그런 때는 얼굴에 확 뿌리면 된다니 여자를 홀래하려는 발정 난 암캐로 취급하나?”  무기를 다루는 군인들이라 일종에 정신병인 생리증후군은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다. 약간의 문제로 자칫 사고가 대형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 파병 중인 여군들에게는 2일간의 생리휴가를 주는 배려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매달 일요일 전후에 휴가를 신청해 3일간 연휴로 쉬는 경우가 많았다.군부대이고 해외파병부대라는 특성상 휴가는 미리 결재를 올려 군의 임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었다.‘그것을 보면 어쩌면 냄새의 정체를 알지도 모르겠군.’어떤 성도착증으로 인한 발상은 아니고 그저 자신에게 일어난 신체적인 변화를 알고 2/16 쪽

    싶어서다. 최태욱이 결재하고 나서 서류를 직접 들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령부에도 여성들이 있지만 병원에는 간호장교나 간호하사관들이 많아 살펴볼 생각이다.분명히 배란기에 해당해 강한 향기가 날것이라고 판단한 여군들의 옆을 지나가도 의외로 독특한 여인의 향기가 전혀 풍기지 않고 있었다.‘어라? 이상하네.’물론 병원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소독약 냄새가 독하게 풍겨 냄새를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은 그런 냄새가 전혀 없었다.‘내가 뭘 착각하는 거 아냐?’이렇게 생각하고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학교 교실과 같이 꾸며진 병실은 보통 10명씩 입원하거나 또는 20명이 입원해 있었다. 대부분 총상이나 혹은 포탄에 의해 상처를 입고 치료하지 않아 상처부위가 썩어가거나 곪고 있는 환자들이다.다른 환자도 치료를 전혀 안 해주는 것은 아니나 평화유지군에서 담당하는 환자는 주3/16 쪽

    로 전쟁으로 발생한 환자들 위주로 치료하고 있었다.최태욱이 병실을 돌아다니자 간호장교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령관님, 특별히 명령을 내릴 일이라도 있는지요?”“아닙니다. 너무 병원을 다녀보지 않아 잠시 살피는 겁니다.”양의학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지휘관들에게 업무를 떠넘긴 입장이다. 그래서 거의 돌아보지도 않고 일체 간섭하지 않고 있었다. 자칫 자신이 개입하면 한의약대 양의학의 대결 양상으로 변할 수가 있어 일부러 모른척하고 있었다.“의족이나 의수는 잘 조달이 됩니까?”“예, 그럭저럭 조달되어 퇴원시키고 있습니다.”“다행이군요.”“피닉스 재단에서 많이 보내주고 있습니다.”“그렇군요.”4/16 쪽

    입원해 있는 사람들은 직접 전투가 벌어지는 중에 다친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그보다는 대인지뢰나 혹은 포탄을 가지고 놀다 팔이나 다리가 다친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고철로 팔기위해 불발탄을 만지다가 터져 상처를 입은 환자들도 많았다.최태욱이 소위 평화지대라는 주둔지 주변의 민간인 집을 모조리 수색하라고 지시한 이유는 그런 불발탄이나 폭약을 찾자는 의미도 있었다.20마리나 되는 탐색견을 동원해 찾아내고 있었다. 또한 공병대에서는 지뢰탐지기를 동원해 찾았기 때문에 100퍼센트야 장담하기 어렵지만 거의 90퍼센트 이상 찾았다고 봐야한다.최태욱은 병실을 돌아보고 다시 사령관 실로 돌아가려고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이때 건장한 체구인 간호장교가 거수경례를 하며 스치며 지나가는 순간. 자기가 확인해 보려는 여인의 향기가 확 풍겼다.‘흡! 냄새가 너무 강하네.’이거다 싶은 최태욱은 간호장교를 불러 세워 물었다.“중위, 혹시 붉은 환을 먹나?”5/16 쪽

    “예, 저는 한약을 많이 먹는 편입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홍삼도 많이 먹고요.”“그렇군.”붉은 환은 주로 남성들이 사먹지만 여성들도 사먹는 경우가 있었다. 약간 생리불순 증상을 치료해 준다는 약효가 있다고 해서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이렇게 이틀간 부대의 여군들을 대상으로 확인했다. 드디어 자신이 느끼는 여인의 향기에 대한 어떤 감을 잡게 되었다.‘특별한 대상만 풍기는 냄새군.’홍삼의 효능도 아니고 여자에게서 강한 향기를 느끼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풍겼다. 자신이 청색코브라의 독액으로 만든 붉은 환이나 아니면 보약 종류를 아주 많이 먹은 여자에게서 풍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냄새가 감지되는 시기도 정확하게 여성이 배란기에 해당할 때라는 것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내가 팔아먹은 약을 많이 먹어야 냄새가 나는군.’결국 암수 작용에 의한 뱀의 특징으로 그런 냄새를 풍기고 자신도 그것을 감지할 수 6/16 쪽

    있었다.‘제비족으로 이런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진짜 볼만하겠어.’ 이렇게 생각해보니 어쩌면 자신이야 말로 진짜 왕제비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최태욱은 이런 새로운 신체적인 특징을 새롭게 알게 되자 라오스에서 노인이 가끔 자신에게 하던 말이 떠올랐다. 그 노인은 뱀에 관한한 박사급에 해당하는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여러 번 죽다 살아난 자신에게 뱀의 특성을 지닌 사신이라고 칭했다. ‘노인은 내가 사신(蛇身)이라더니 틀림없군.’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혹시 자신도 뱀처럼 하루 종일이나 이틀을 계속 교접한 상태로 있어야 여자가 임신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물론 여인의 향기가 풍기는 여자야 임신확률이 높아 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렇다면 애를 낳으려면 나도 하늘이 노래져야 가능하겠어.’어찌 보면 쉽게 사는 인생 같아 보이지만 한 편으로 보면 참으로 고난의 연속인 삶이다. 제일 끔찍한 것은 가족은 같이 못산다는 옵션이 제일 문제다.7/16 쪽

    ‘썩을·······. 그때 돈이 몇 천원만 더 있었으면 좋았을 건데.’ 최태욱은 문뜩 이 세계로 넘어오기 전에 아파트 내에 있는 작은 정자에서 도인과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이 떠오르고 있었다.끝까지 아옹다옹하던 누나가 시집가서 잘사는지도 궁금해졌다.  ‘언제 집으로 전화를 해봐야겠군.’베이루트 재래시장에 그런 향기를 강하게 풍기던 여자가 의외로 여럿이었던 것은 자신이 무료로 배포한 한약 때문 같았다.무슨 임상 실험을 해본 것도 아니라 그저 추측에 불과하지만 확률은 높아 보이고 있었다.‘어디, 한번 임상 실험 좀 해볼까?’최대욱은 이런 생각으로 한약을 달이고 있는 부대 뒤편으로 갔다. 이제 어느 정도 한약이 다려졌으니 자신이 독액을 넣을 때가 되었다. 그래서 캐비닛에 남아 있던 독액 병을 들고 한광필을 찾아가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작불을 피우고 땀을 뻘뻘 흘리던 한광필이 반가운 표정으로 말했다.8/16 쪽

    “회장님, 독액 넣으시려고요?”“넣어야 되니 가져 왔지.”이미 여러 번 제조해봤지만 같은 재료라도 우러나오는 액이 조금씩 다르니 맛을 잘 감지해야 한다. 독액을 넣고 국자로 잘 저어 놓고 끓여서 다시 맛을 보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됐어. 이제 계속 농축시키면 돼.”“감사합니다.”“한 비서, 환약 좀 내놓게.”“어디 가져다주시려고요?”“응, 내가 가져다 줄 사람이 많이 있어서 그래.” 최태욱은 한광필이 넘겨주는 환약은 가지고 다시 연병장으로 돌아와 지프를 몰고 베이루트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왕에 임상 실험하려면 미인을 대상으로 할 생각이9/16 쪽

    다. 최태욱은 베이루트 공항으로 도착하자 우선 휘하 보병들이 경비를 서는 UN에서 지원한 물자들을 야적한 장소로 가서 근무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특별히 어려움은 없어요?”“넷, 너무 한가해서 기강이 흐트러질까 걱정입니다.”최태욱의 물음에 드샤프르 중령은 즉시 답하고 있었다. 그가 기강이 흐트러질까 걱정하는 이유는 베이루트로 여행을 오는 유럽의 여대생들이 많아져서다. 여학생들을 상대로 수작을 부리려는 병사들이 늘어나서다.“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좀 풀어주는 것도 좋지요.”“사령관님, 남녀 관계가 그게 어디 쉬운가요? 더구나 여행지에서 만나면 들뜬 기분이라 여자건 남자건 사고 나기 아주 쉽습니다.”“사고라뇨. 서로 좋으면 만나서 사귀다 결혼하면 되는데요.”“그렇지 않습니다. 총각들이 문제가 아니라 유부남인 병사들이 문제를 일으키니 그10/16 쪽

    렇지요.”듣고 보니 딴은 그렇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 다고 여자 경험이 많은 유부남이 아무래도 여자 다루는 솜씨가 총각들 보다는 좋았다.  대부분 문제를 일으킨 병사들은 30대 중반 이후인 유부남으로 의외로 20대 초반인 여대생을 아주 쉽게 공략하고 있었다. 연애질을 벌인 여대생은 아예 귀국을 안 하고 동거하는 사례가 많았다.최태욱은 이런 현상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15년의 이상 익힌 기술로 초자인 어린여자 녹이는 거야 아마 쉬울 거야. 세상의 일이란 모두 내공이 쌓이고 경륜이 많다가 보면 도사되는 법이니.’의외로 너무 잘나가는 처녀들이 유부남에게 코가 끼어 상식 이외의 연애 사건이 터지기도 한다. 어찌 보면 나이 차이가 나지만 그 짓의 경력으로 보면 자기는 도사에 속하고 피닉스 여왕은 완전 초보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최태욱이 병사들의 연애 사건에 다소 호의적으로 말하는 이유도 다 자신의 행동거지가 유별나기 때문이다.최태욱은 드샤프로 중령과 헤어져 공항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근무하고 11/16 쪽

    있는 항공사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환약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이것 한번 먹어 봐요. 아마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에 효과가 좋을 거요.”“어머, 저에게 선물을 다 주시고.”“다들 나누어 주는 것이오.”자칫 몇 사람을 선정해 나누어 주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20명의 여직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베이루트 출신이 대부분인 여직원들은 아주 미인들이었다.베이루트는 본시 유럽과 아랍 사이에 교류가 많았던 지역이라 대부분 혼혈로 유럽인인 백인에 가까웠다. 눈도 크면서 깊이 들어가 있고 체구들에 비해 얼굴은 의외로 작았다. 다리가 길고 늘씬해 다들 상당한 미인들이다.여러 명의 여직원들에게 나누어주다가 마지막에 미인으로 다소 나이가 많은 팀장인 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전에 우리 만났었지요?”“예, 제가 백작님 팬이라 전에 사인을 많이 받았었어요.”12/16 쪽

    “아, 그렇군요. 그런데 항공기를 안타고 왜 여기서 근무하죠?”“저는 이제 지상에서 근무합니다. 마침 남편이 타이거 부대에서 근무해서요.”“그렇군요. 이름이?”“제임스 중위에요.”“아, 공병대.”여자는 오래전에 자신에게서 화첩에 사인을 받아가던 노스웨스트 항공사 여승무원이었다. 여자 입장에서는 남편의 상관이니 잘 보일 필요가 있으니 생글거리고 있었다.최태욱 오랜 팬이고 부하의 부인이라 기회에 뭔가 알아낼 심산이다. 자신이 모르는 부대 내에서 병사들의 애로 사항이 있는지 알아 보기위해 계속 다정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남편이 근무하기 힘들지 않다고 하던가요?”13/16 쪽

    “그런 말을 한 경우는 없어요. 너무 편하다고 하더군요.”“특별한 문제가 없나요?”“있기는 하죠. 남편 동료들이 저를 찾아와 여승무원이나 여기서 근무하는 항공사 여직원들을 소개팅 시켜 달라고 너무 졸라서 약간 귀찮기는 해요.”“좋은 일 하는 거니 소개를 시켜주죠. 다들 미인들이고 병사들도 장래가 보장되는 위치니까요.”“그런가요?”“부인도 그렇지만 여기 여직원들은 다들 미인입니다.” 최태욱이 하는 말은 그저 던지는 헛소리가 아니다. 베이루트 공항에서 근무하는 여직원들은 다들 눈에 확 뜨이는 미인들만 모여 있었다.고액을 받는 항공사 여승무원이나 공항의 여직원들은 경쟁이 심한 선발 과정을 거쳐 뽑혔으니 미모가 돋보이고 있었다. 베이루트 공항에서 최태욱이 여직원과 선물은 주고받으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14/16 쪽

    “어, 타이거 최 백작인데? 여직원을 꼬이나?” 최태욱이 마치 여직원에게 수작을 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급하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찰칵! 찰칵!급하게 사진은 찍는 사람은 일본에서 온 신문기자다. 뭔가 은밀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몇 장 찍자 신이 나서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좋았어, 보도하면 특종 감이야.’베이루트로 와서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평화유지군 활동을 취재하러 왔다. 그러나 지휘관인 최태욱을 만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조금 열을 받아 있는 상태라 잘 됐다 싶었다. ‘건방지게 어린놈이 인터뷰를 거절하다니 너 잘 걸렸어.’기자가 자신을 찍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최태욱은 여자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15/16 쪽

    지프를 몰고 부대로 돌아가며 최태욱은 앞으로 계속 환약을 주고 천천히 확인해 볼 속셈이다.‘나중에 와서 확인하면 되겠지.’16/16 쪽

    지프를 몰고 부대로 돌아가며 최태욱은 앞으로 계속 환약을 주고 천천히 확인해 볼 속셈이다.‘나중에 와서 확인하면 되겠지.’16/16 쪽

    지프를 몰고 부대로 돌아가며 최태욱은 앞으로 계속 환약을 주고 천천히 확인해 볼 속셈이다.‘나중에 와서 확인하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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