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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93화 (193/657)
  • < --  [여인의 향기]  -- >[여인의 향기]피닉스 여왕의 마지막 말에 최태욱은 다소 어이가 없어 하면서도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간단한 통화지만 어감은 어떤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싶어 하는 느낌과 함께 매우 애절하게 들렸다.‘몸이 후끈 달았군.’ 하필이면 뱀에게 물리지 말라고 충고하자 그 말속에 묘한 여인의 향기가 진하게 풍겨왔다.‘수지 주가 있는 태국으로 갔었다고 질투하는군.’스테파니는 전과 달리 고귀한 몸인 피닉스 여왕이 되었다고 하나 애타게 사랑을 갈구하는 외로운 여인일 뿐이었다. 이미 사내를 너무 잘 아는 여자로 변해버려 심하게 외로움을 타고 있었다.통화를 끝내고 나서 최태욱은 잠시 피닉스 여왕을 떠올렸다. 나이가 33살이라고 하지만 20대 중반으로 보였다. 그녀는 미모도 뛰어나고 무척 지회1/16 쪽

    적으로 생겼다. 물론 자기와 정사를 벌일 때에는 다소 심하다 할 정도로 요염함을 풍기던 여자다. ‘밤에는 진짜 요란한 여자인데.’최태욱은 문뜩 그런 여자와 사이에 자식을 낳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전과 달리 이상하게 전화 통화를 받고 나자 불연 듯이 떠오른 생각이다.‘에이, 다 소용없는 생각이야.’자신이 무정자증 환자라는 생각이 떠오르자 이내 그런 생각을 지웠다. 그리고 공연히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 하듯이 투덜거렸다.“자기들 때문에 월드컵을 출전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이군.”최태욱은 이미 한 달 전에 끝난 멕시코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연초에 최태욱을 대표 팀으로 선발하느냐 마느냐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다리가 부러진 최태욱이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표 팀에 선발하지 않았다.‘공연히 몽블랑으로 가서 사람을 구했어.’2/16 쪽

    딱히 사람을 구한 것에 대한 후회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었던 축구를 못하게 돼서 해보는 불평이다. 그가 국가대표 팀으로 선발 되지 못한 이유는 많았다. 피닉스 여왕과의 스캔들도 있었고 부상도 있어 모든 여건이 최태욱은 선발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최태욱은 아쉬움은 남는 멕시코 월드컵 대회라 되짚어 보고 있는 것이다.‘쩝! 마라도나와 한판 해볼 좋을 기회였어.’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차범근과 같이 뛸 기회가 있었던 대회다. 아르헨티나가 우승한 86 멕시코 월드컵은 한국으로는 의미가 깊은 대회였다. 32만에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니 국민들의 기대가 많았었다. 멕시코 월드컵 대회는 축구신동 마라도나로 시작되어 마라도나로 끝났다고 볼 수 있었다. 손으로 집어넣어도 골로 인정되어 신의 손이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받았다. 또한 혼자서 상대진형의 모든 선수를 모조리 바보로 만드는 환상적인 드리블로 골을 넣기도 했다.‘마라도나만 살판났던 대회였어.’  3/16 쪽

    유럽 국가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대회였으나 우승은 결국 마라도나가 맹활약을 펼친 아르헨티나가 했다. 그리고 준우승 벨기에, 3위 서독, 4위 프랑스로 끝났다. ‘타이판도 이제 진짜 스타가 됐어.’벨기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타이판은 팀의 위기 때마다 교체선수로 출전해 헤딩골을 넣어 원역사와 달리 벨기에가 결승까지 올랐었다.자기보다 한수는 뒤지는 타이판이 멕시코 월드컵 대회에서 맹활약하던 모습을 보고 나니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툭툭툭축구에 대한 미련 때문에 최태욱은 애써 잡념을 떨쳐버리고 드리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가 드리블 연습을 운동장이 아닌 사령관 실에서 혼자 하는 이유는 여전히 다리가 정상이 아니라고 위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아직 나이가 있으니 다음대회에 출전해 봐야지.’지금부터 개인기를 다듬으면 충분히 다음 대회에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4/16 쪽

    그저 공을 가지고 공놀이 하듯이 연습을 몰두하는 가운데 밖에서 사람들 소리가 요란했다. 와글와글.밖에서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리며 소란스러운 것으로 보아 아마 병사들의 가족들이 부대를 방문한 것 같았다. 병사들 가족이 찾아오면 그들에게 사령관으로 인사는 나누어야 한다.‘나가 봐야겠군.’  드리블 연습을 하던 최태욱은 축구공을 한 쪽에 밀어놓고 지팡이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연병장에는 가벼운 옷차림인 많은 젊은 여자들이 모여 있었다.‘뭐여? 웬 젊은 여자들이 이렇게 많아?’병사들의 가족이라고 생각했더니 의외로 다들 여대생들 같아 보였다. ‘누구지?’5/16 쪽

    부대로 외부인이 찾아와도 사령관으로 정체를 모르니 문뜩 너무 부하들에게 전권을 넘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고가 나던 최종책임은 자신에게 있었다.‘내가 너무 위임을 많이 한 건가? 왜 보고도 안하지?’뭔가 지휘관으로 너무 방관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다고 해서 다시 자신이 직접 챙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할 일이 넘누 많아진다고 판단해서다.‘다들 현명한 사람들이니 알아서 처신하겠지.’최태욱이 사령관 실에서 나오자 헤리언 중령이 급하게 다가와 보고했다.“사령관님, 네덜란드에서 간호 대학교 학생들이 방학을 기해 지원 봉사하러 왔습니다.”“자원봉사요?”“예, 병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게 됩니다.”6/16 쪽

    아마도 간호 대학교를 나와 간호장교를 지원하려는 여학생들 같았다. 이런 봉사활동을 하면 선발 과정에서 약간의 가산 점수를 받고 있었다. “몇 명이나 왔어요?”“50명입니다.”“그런데 왜 부대 안으로 들어 온 거죠?”“여학생들이 부대에서 출발하는 패러글라이더를 타보고 싶다고 해서·······.”“알았어요. 강 비서에게 말해 태워주도록 해요.”“넷!”타이거 부대에는 여군들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여대생들 50명이 떼로 몰려오자 주둔지에 있던 병사들은 눈빛을 번득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군대라는 특성이 여자를 접할 기회가 적다가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쯧쯧 치마만 입으면 좋아하기는······.’7/16 쪽

    최태욱이야 차고 넘치게 주변에 여자가 너무 많아서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병사들이야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그렇더라도 현재는 주변에 여자가 없어서 그런지 전과는 달랐다. 최태욱은 젊은 여대생들의 풋풋한 모습을 바라보자 야릇한 향기를 느끼게 되었다.‘냄새가 아주 좋아.’전에는 여자를 봐도 무감각하던 느낌이 요즈음에는 많이 변하고 있었다.‘나도 너무 오래 되어 그런가?’여학생들 몸에서 미묘한 냄새를 느끼자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고 여학생들과 같이 어울릴 수는 없는 사령관인 입장이다. 문뜩 여자 생각이 나서 객쩍은 생각을 해본다. ‘휴가 기간에 왕궁이나 들려 볼까?’단순한 섹스만 생각하면 그리 오래 걸리는 시간도 아니니 얼마든지 남의 눈을 속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과연 피닉스 여왕도 그 짓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냐는 것이다.8/16 쪽

    병사들이 여학생들과 어울리려고 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최태욱은 천천히 부대의 막사 뒤에 있는 한약을 만드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20개의 1미터 지름인 항아리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멀리에는 커다란 솥이 걸려 한창 죽을 끓이고 있었다. 냄새로 보아 아이들에게 오늘은 옥수수 죽을 나누어줄 모양 같았다.한광필이 환약을 만들다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회장님, 재래시장에 안가십니까?”“왜? 벌써 약이 다 떨어졌나?”“예. 지금부터 한약을 만들기 시작해야 공급에 차질이 없게 생겼습니다.”“알았어. 같이 나가지.”“넷!”한약을 만들어 베이루트의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물론 직접 찾아오는 성인들도 진료하고 처방으로 한약을 건네주기고 했다. 환약은 소화기 계통에 특효가 있었다.9/16 쪽

    특히 위장병이 있는 사람은 쉽게 병이 완화되는 효과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이런 소문을 듣게 된 아랍권의 부유한 사람들이 이곳으로 일부러 찾아와 진료 받고 약을 사가기도 했다.“한 비서 아직 아랍 왕자들은 안 찾아 왔지?”“예, 아직은 한 명도 찾아온다는 연락이 없습니다.”“이상하군. 어디서 좋은 한의사 구했나?”약효도 좋지만 최태욱이 명의라는 소문이 아랍권에 널리 퍼진 이유 때문에도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최태욱은 그들을 만나지는 않았다. 모두 한광필이 진료하고 돌려보내고 있었다. 목적이 있는 최태욱은 아랍왕국의 실세들인 왕자들이 찾아오면 만나볼 생각이다.최태욱은 약이 너무 쉽게 떨어지자 한광필을 보며 생각했다.‘한 비서가 약 팔아 먹는 재미가 들었어.’한약 재료를 구입하라는 UN의 지원금은 없었다. 그러니 한광필은 계속 의료봉사 사10/16 쪽

    업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자금이 필요해 부유층에게는 돈을 받고 약을 공급해 주고 있었다.“재료를 얼마나 사오려고?”“이번에는 네 트럭분을 사올 생각입니다.”“재료가 너무 많군. 이러다 주둔지를 아예 한약 제조공장으로 만들게 생겼어.”최태욱의 말에 한광필은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회장님, 부대로 찾아와 한약을 사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알았어, 독액도 남았으니 이번에 많이 만들기로 하지.”“감사합니다.”사실 독액을 보관한다는 것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은 아니다. 자칫 그 독액으로 누가 먹는 가 또는 남을 해칠 수도 있다. 따로 금고가 없어 그저 캐비닛에 보관해 위험했다. 11/16 쪽

    이번에 모두 사용해 신경 쓰는 일을 한 가지라도 줄여볼 생각이다. 더구나 휴가를 떠날 생각도 있으니 사용해버리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최태욱은 군용트럭의 조수석에 한광필과 같이 타고 군용트럭 4대를 인솔해 베이루트의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군용트럭의 적재함에는 4명의 보병들이 타고 있었다. 군용트럭의 앞에서 보병전투차가 선도하며 가고 뒤에도 제일 뒤에서도 한 대가 따라가고 있었다.철컥! 철컥!최태욱이 M16 자동소총을 작동시켜 보고 있었다. 베이루트의 서부해안은 무척 평화롭다. 하지만 동부내륙 지역은 간간히 분쟁으로 소규모 총격전 벌어져 매우 위험했다. 그래서 휴대한 무기를 점검하고 있었다.주둔지에서 2킬로미터까지는 이제 안전지역으로 변했다. 하지만 재래시장이 있는 곳은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지역이다. 그래서 다들 긴장하고 있었다.경계선에 도착하자 최태욱이 군용트럭에서 내려 병사들에게 지시했다.“모두 탄창 끼고 안전장치를 해.”“넷!”12/16 쪽

    타이거 부대는 아랍인들에게 매우 환영 받는 위치다. 하지만 공격당하는 것은 그런 호위와는 전혀 상관없이 언제고 터지게 되니 매우 조심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병사들의 무장 상태를 일일이 개인점검을 하고 그제야 다시 군용트럭으로 올라 이동을 시작했다.최태욱 일행이 주둔지를 떠나 3킬로미터 정도 이동하자 커다란 재래시장이 보였다. 많은 장사꾼들과 사람들이 모여 거래를 하고 있었다.와글와글. 웅성웅성.최태욱 일행이 시장에 나타나자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일시적으로 멈추고 있었다. 많은 군인들이 나타나자 무슨 일인가 하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약재를 파는 상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인사를 했다.“백작님, 저희물건을 사시죠.”“알았어요. 가격은 전번 시세인가요?”“예.”13/16 쪽

    경호하기 위해 같이 온 병사들이 앞서 가고 그 뒤를 최태욱이 가며 약재들을 지목했다.“저것! 그리고 저것!”최태욱은 빠르게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며 약재를 지목하고 있었다. 그러면 한광필이 이내 대금을 지불하고 구입하고 있었다. 흥정도 필요 없이 무게를 확인하고 돈을 지불하고 있었다. 이미 시세는 잘 알고 있고 약간 후한 가격으로 사기 때문에 상인들은 불만이 없었다.약재를 빠르게 사던 최태욱이 걸음을 멈추고 코를 벌름거렸다.‘어라, 이 향기는?’부대를 찾아 온 젊은 여자들이 품어내던 진한 향기가 바로 옆에 났다. 너무 강한 향기라 최태욱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헉!’젊은 여자인가 하고 돌아보던 최태욱은 기겁하고 놀랐다.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랍여자가 검은 차도르를 쓴 상태로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얼14/16 쪽

    굴도 달덩이 같고 몸집도 아주 풍만했다. ‘이상하네. 무슨 향수 냄새가 이렇게 강하지?’아랍 여자들은 대부분 향수를 많이 사용하니 해보는 생각이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최태욱은 빠르게 약재를 사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도 가끔 이상한 향기로 인해 걸음을 멈추고 있었다.‘내 코가 이상해졌나?’여자라고 해서 똑 같은 향기가 풍기는 것은 아니었다. 흔하게 풍기는 향수 냄새도 느끼고 아까부터 풍기던 독특한 향기도 느껴지고 있었다.기이하다고 생각한 최태욱은 더욱 빨리 약재를 사고 있었다. 대충 적당한 분량을 샀다고 판단한 최태욱이 이번에는 아이들이나 병사들에게 나누어줄 과자류를 사고 있었다.“이것 몽땅 주시오.”“넷!”15/16 쪽

    조금씩 나누어 준다고 해도 병사를 포함해 2천명에게 줄 수량이라 많을 수밖에 없었다. 최태욱은 필요한 물건을 모두 사고 나자 한괄필에게 지시했다.“빨리 귀대하지.”“넷!” 최태욱은 구입한 물건들을 군용트럭에 싣고 급하게 주둔지로 돌아왔다.급하게 도망치듯이 주둔지로 돌아온 이유는 자신이나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자신이 느끼는 향기의 정체를 빨리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냄새인지 정체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도대체 이런 냄새가 뭐지?’ 수놈인 코브라에게 물려 죽다 살아나더니 자신의 몸에서 조금은 이상하고 특이한 증상이 생긴 것이다. 뭔가 새로운 변화가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사령관실로 돌아온 최태욱은 확인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이걸 어떻게 확인하지? 여자를 붙잡고 물어 볼 수도 없고.’  16/16 쪽

    사령관실로 돌아온 최태욱은 확인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이걸 어떻게 확인하지? 여자를 붙잡고 물어 볼 수도 없고.’  16/16 쪽

    사령관실로 돌아온 최태욱은 확인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이걸 어떻게 확인하지? 여자를 붙잡고 물어 볼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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