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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92화 (192/657)
  • < --  [평화유지군 활동]  -- >최태욱은 하루 일과를 끝내고 공병들이 돌아오자 스테일런 중령을 사령관실로 불러 물었다.“운동장은 만들었어요?”“예, 마침 큰 공터가 있어 주변 도로를 정리하고 하나를 만들었습니다.”“수고가 많았군요. 같은 방법으로 계속 만드세요.”“넷!”“내가 오면서 보니 공항에서 북쪽의 항만까지의 도로가 너무 좁으니 레바논 건설부 장관을 만나 협의해 주변의 판자촌은 철거하고 도로를 넓이도록 해보세요.”“넷!”유사시 베이루트 공항으로 최대한 빨리 병력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도로가 지금보다 넓어야 된다. 그 때문에 도로 확장 공사를 지시하고 있었다. 지시를 받은 스테일런이 즉시 답했다.회1/16 쪽

    “사령관님, 그러려면 해변에 운동장을 만들어야 공사가 쉽습니다.”“그렇게 하세요. 해변에 운동장처럼 부지를 만들다 보면 아마 투자한다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으니 그러는 것이 좋겠군요.”최태욱의 말에 스테일런은 이상해서 즉시 반문했다.“투자라니요?”“해변은 지중해와 접한 깨끗한 백사장이 있으니 해수욕이나 관광을 오는 사람들은 반드시 있을 겁니다. 그러면 자연히 호텔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그렇겠군요.” 이곳 베이루트는 동양과 서양 그리고 이슬람과 기독교가 어울려 발전해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도 많다. 그래서 평화만 유지되면 유럽에서 관광을 오려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다.최태욱은 다른 사업보다 그나마 관광 사업이 제일 좋다고 판단했다.다음날 최태욱은 축구공과 운동화 그리고 각양각색의 축구 유니폼을 가지고 운동장2/16 쪽

    으로 갔다. 많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자! 줄을 서서 옷을 받아!”“예.”아이들을 줄을 서게 하고 유니폼들을 나누어 주었다. 베네룩스 3국에서 보내온 구호품 중에 유니폼이 상당히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유럽의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사 입거나 또는 축구를 좋아하니 집집마다 20벌 이상의 유니폼은 있었다. 그것들 중에 반은 기부 받아 보내주게 되자 어린이들에서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이다.남녀 구분이 없이 유니폼을 나누어 주고 나서 축구공 그리고 운동화도 나누어주었다.아이들은 신이 나서 바다모래가 깔린 축구장에서 뛰어 놀고 있었다. “이따 배고프면 급식소로 찾아와서 밥 먹고.”“예.” 3/16 쪽

    아이들이 신이 나서 공을 따라다니며 뛰어 노는 모습을 보던 강호철은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간다는 듯이 말했다.“백작님의 뜻을 이제야 조금 알겠네요.”“뭘 알아?”“아이들이 신나서 뛰어 노는 모습을 보면 아마 이 근처에서 테러 행위를 벌이려는 어른들은 없을 것 같네요.”“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지······. 종교 문제로 다투는 곳이고 무력만이 살길이라고 믿는 어른들이 꼭 그렇지는 않지. 강 비서 말대로 나도 조금은 그런 의도가 있지만 앞으로가 중요해. 강 비서는 애들을 모두 탐색견과 같이 놀도록 해봐. 반드시 화약 냄새를 찾을 거니까.”모여든 아이들부터 조사를 해보라고 지시하고 있었다.활달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이란 집안에서 구석구석에서 숨바꼭질하고 논다. 그런 애들은 안 쑤시고 다니는 곳이 없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아, 그렇군요. 아마 집에 폭탄이 있으면 아이들 몸에 화약 냄새가 나겠네요.”4/16 쪽

    “그렇지. 아이들과 친해지며 공항 주변의 모든 가구를 천천히 수색해.”“알겠습니다.”강제적으로 민간인 집들은 수색하면 반드시 저항하게 된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평화유지군에게 반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 몸에 혹시 있을 화약 냄새를 살피는 방법으로 폭탄을 찾아 회수할 생각이다.“폭탄 회수는 반드시 레바논의 경찰이나 군대에서 하도록 연락만 해주고.”“넷!”이런 조치를 내리고 나자 최태욱은 지휘관들을 모아놓고 다음 단계를 지시하게 되었다.“앞으로 경비 병력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공병대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어느 정도나 하실 건지?”“내 생각에는 공항 경비에 필요한 최소한의 병력인 50명 그리고 50명의 보병을 주둔5/16 쪽

    지에 남기는 방법으로 전환하고 보병 100명을 모두 공병대 같이 활용하기로 할까 생각합니다.”“사령관님, 그건 너무 무리가 아닐까요?”“그렇지 않아요. 주둔지나 혹은 공항을 공격할 만한 거점은 모조리 제거해 버리니 실질적인 위험 요소는 빠르면 빠를수록 줄어듭니다.”“모든 병력을 철거에 투입하면 주택 사업은 어떻게 하시려는지?”“구호품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면 대신 식량을 주는 방법입니다. 어떤 이득은 보자는 것이 아니니 본래 뜻에 어긋나지는 않을 겁니다.”“알겠습니다. 내일부터 보병 병력을 도로 확장이나 철거 공사장에 투입하겠습니다.” 많은 병력이 투입되자 베이루트 공항과 주둔지 주변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폭격이나 폭탄테러에 의해 반파되어 비워두는 바람에 각종 범죄현장이 되는 곳이 많았다. 또한 테러 조직원이 활동할 만한 높은 건물들도 많았으나 빠르게 폭파되어 철거했다.일단 부하들에게 이런 지시를 하고 최태욱은 철거하다가 수집된 나무들을 모아 불을 때서 한약을 제조하고 있었다. 한약이 어느 정도 다려지면 다시 걸러내고 자꾸 농축6/16 쪽

    하는 방법으로 달이고 있었다. 소화제나 상처에 바르는 고약을 만들기 위해서다.살법 서적에 기록된 그대로 극독을 첨가해 싸게 약을 제조하고 있었다. 이런 방법은 아주 위험해 함부로 남에게 전수할 수 없다. 또한 제약 회사에서는 제조하기 어려운 방법이다.마치 음식의 맛을 보며 소금을 넣는 것처럼 최태욱이 직접 맛을 보며 독액의 양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만들던 한약의 맛을 보고 최태욱이 중얼거렸다.“톡 쏘는 맛이니 적당하군.”독액을 넣고 달여서 다시 맛을 보고 있었다. 최태욱은 독약에 저항력이 있으니 그만이 할 수 있는 제조방법이다. 농도가 적당하다 싶으면 그 후로는 한광필 책임으로 만들게 된다. 한약인 환을 만들거나 고약으로 농축 시켜 어린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절대 많이 먹으면 안 된다. 가족이 모두 두 알씩 만 먹어.”“예.”10알을 나누어 주자 간호사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7/16 쪽

    “한 박사님, 왜 가족도 없는 애에게 10알을 나누어 줘요? 듣기에 약을 팔아먹는다고 하던데.”“가족이 없으니 혼자 살기 어려우니 약을 팔아먹으라고 주는 거야. 약이야 자연히 환자에게 갈 것이고. 힘 안 들이고 환자에게 보내면 되는 거지. 그러는 과정에 고아인 애가 벌어서 먹는 것도 나쁠 것도 없고.”“그러다 앵벌이 조직에게 이용당하면 어쩌려고요?”“그야 다 조사를 하고 있으니 염려 말라고.” 간호사의 걱정대로 약간의 부작용이야 있겠지만 지금으로는 이 방법이 제일 편리했다. 주둔지 주변에서 사는 아이들은 아주 기본적인 질병으로는 고생하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포탄을 발견하면 알려주기도 했다. 그러자 운동장 건설 사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까지 나서서 철거되는 건물에서 고물을 빨리 수집하게 되자 공사 진척이 빨라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베이루트 공항 주변은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해변 지역은 그 수가 많았다.8/16 쪽

    사령관실로 이탈리아 사업가들과 레바논의 건설부 장관이 찾아 왔다.“무슨 일인지?”“우리들이 해변에 있는 부지를 사려고 왔습니다.”“그래요? 무엇을 하실 생각인지?”“호텔을 세워볼까 합니다. 베이루트 공항 주변은 치안 상태가 안정되었으니 해변에 호텔을 지어 관광객을 유치해볼 생각입니다.”“알았어요. 우리가 장비를 놓으려고 조성한 부지니 소요된 비용은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레바논 정부 소유인 국유지다. 그러나 일단 많은 자금을 들여 조성한 부지라고 양보해 주는 대신 소요경비를 받아내고 있었다. 최태욱이 내세우는 조건은 다름이 아니라 공사장의 노동자 고용문제다. “우리 평화유지군들이 하는 도로 개설이나 운동장 개설 등에 식량을 받고 노동력을 제공한 레바논 노동자를 최우선 호텔 공사장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조건입니다.”9/16 쪽

    “그래요? 그렇다면 저희도 환영합니다. 사실 비협조적인 노동자를 골라 쓸 수가 없어 고민하던 중인데 협조적이던 사람들이라면 써야죠.”최태욱은 부지 조성 대금으로 받아 챙긴 자금으로 모두 중장비를 구입했다. 그동안 중장비 다루는 기술을 배운 레바논 사람들을 모아 합자회사 형태로 만들게 했다.“새로 구입한 중장비로 도로 개설을 해 주시오.”“장비 대금은?”“그야 공사대금으로 정산하면 됩니다.”쉽게 말해 일해서 중장비 대금을 갚고 나중에 차지하라는 뜻이다. 뭔가 하고 싶어도 자금이 없어서 못하던 그들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일거리야 많으니 일만 부지런히 하면 좋은 중장비를 가진 건실한 건설 회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신뢰감이 쌓여 있는 상태라 최태욱은 레바논 사람들에게 중장비를 넘겨주었다.이런 계약이 성사되자 최태욱은 추가해서 그들에게 말했다.“부지에서 살다 철거한 사람들이 문제니 빠른 시간에 아파트를 지어서 그들을 살게 10/16 쪽

    해주야 합니다. 아파트 공사도 그대들이 하면 됩니다. 건축자재는 UN에서 지원되니 그렇게 알고요. 인건비는 레바논 정부에서 우리가 받으면 넘겨줄 것이고요.”“알겠습니다.”아파트 사업은 본시 레바논 정부로 UN의 지원된 자금의 일부와 현물로 UN에서 지원된 건축 자재로 공병대에서 하기로 정해졌으나 방법을 조금 바꾼 것이다.평화유지군은 토지개발 공사에서 하는 것처럼 부지만 조성해 돈을 받고 외국에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금으로 레바논 사람들에게 아파트 신축 공사는 떠넘긴 것이다.엄밀하게 말하면 레바논 건설 노동자들은 평화유지군 공병대의 하청업자거나 또는 군속인 민간인들인 셈이다. 처음 한번만 계약에 개입하고 나서 최태욱은 스테일런 중령에게 지시했다.“이제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내고 다음 사업으로 넘어가는지 알았을 것이니 다음부터는 공병대장이 책임지고 모두   처리하도록 하세요.”“알겠습니다.”11/16 쪽

    이제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곳으로 온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나게 되었다. 타이거부대는 처음으로 부대원들에 대한 휴가가 실시되었다.“사령관님, 휴가기간은 얼마나?”“규정에 한 달이 아닌가요?”“예,”“부대가 안정된 상태니 규정대로 보내면 되죠.”휴가를 받게 된 일부 병사들은 고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도 아니면 베이루트의 해변에서 가족을 불러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최태욱의 부탁을 받은 노스웨스트 항공사에서는 파병부대원 가족이라면 반값으로 베이루트로 여행할 항공기 티켓을 발부해 주었다.그러자 고향에서 베이루트로 찾아오는 가족들이 늘어났다. 베이루트 관광 중에는 50명의 경호원들이 그들을 보호하며 다니고 있었다.관광을 하고 나서 베이루트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가족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12/16 쪽

    “돌아가면 친구에게 베이루트로 휴가를 오라고 권해야겠어. 생각보다는 무척 안전한 곳이야.”“저도 친구에게 말해 볼 거예요.”“여기로 오니 부대에서 태인 권법 무술 시법도 보고 재미 좋아.”“나는 패러글라이더 타는 재미가 제일 좋더라고.” 부대원의 가족들은 본인이 원하면 경호원들과 같이 패러글라이더로 타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었다. 최태욱은 아주 특별한 관광 상품을 운용했다. 부대 내에 점프 도약대를 만들고 그곳에서 뛰어 해변 백사장으로 날아가는 패러글라이더 실습장을 만들어 두고 있었다.파란 하늘에 오색의 패러글라이더가 날아다니는 모습은 아주 평화로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곳에 총질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일종의 심리 전술이다. 다소 이질적이지만 베이루트 서부 해안지역은 무기를 들고 가서는 안 되는 평화지역으로 변하고 있었다.유럽이나 미국 등 기자들이 이런 해안가에서 보게 되는 베이루트의 평화로운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13/16 쪽

    “베이루트 서부의 평화로운 모습.”타이거 평화유지군은 이로 인해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었다. 그로인해 그런 부대를 보낸 베네룩스 3국의 국민들이나 정부 관료들은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파병 효과로 인해 외교적으로 위상이 올라간 베네룩스 3국에서는 추가로 공병들을 더 보내기로 했다. 그래서 타이거 부대 장병의 수가 1000명으로 늘었다. 네덜란드 정부에서 500명의 공병을 추가로 보낸 것이다. 공병 부대 규모가 달라지니 자연 중장비도 늘고 대형 장비들도 들어오게 되었다. 최태욱은 그동안 보병으로 공병대에서 일하던 병사들은 원대 복귀시키는 명령을 내렸다.“이제 보병은 공사장 주변을 경계하는 기본 업무로 복귀하시오.”“사령관님, 전부 원대 복귀인가요?”“예, 이제 보병들이 경계할 지역이 넓어졌으니 모두 복귀를 해서 공병들이 하는 공사장에서 경계 업무만 하도록 하세요.”“알겠습니다.”14/16 쪽

    공병부대원들이 대폭 늘어나자 인해 최태욱이 벌이는 관광 사업의 부지 매각은 더울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었다. 부서진 건물의 철거와 아파트 건설 그리고 도로 확장 사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범위가 확산된 이유는 민간인들에게 후불 상환 방법으로 넘겨주는 건설 장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시간이 지날수록 베이루트의 서부 해안 지역은 온전하게 치안이 유지되었다. 공항과 컨테이너 부두를 연결하는 서부 지역은 이제 폭발이나 총기 사고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톡톡톡.부대가 안정되고 벌인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최태욱은 한가하게 사령관 실에서 혼자 축구공을 가지고 드리블 연습만하고 있었다. 사령관실로 통신장교가 급하게 들어와 거수경례를 하며 외쳤다.“사령관님, 여왕폐하의 전화입니다.”“그래?”15/16 쪽

    피닉스 여왕이 여기 부대를 방문한다고 하던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으로 끝났다. 피닉스 여왕은 이곳을 찾아오지 않고 그 대신인지 모르나 한국을 방문했었다.수화기를 들고 나자 최태욱은 뭐라고 칭하기 곤란해 헛기침을 토했다.“험!”“아! 백작님. 험한 나라에서 고생이 너무 많군요. 휴가는 어디로 가실 생각인지?”“휴가요?”“지휘관들도 휴가를 가는 것으로 아는데요.”피닉스 여왕은 정작 하고 싶은 말이야 빨리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듣고 있으니 이렇게 돌려서 말하고 있었다.피닉스 여왕의 말에 최태욱은 그저 대충 대답했다.“아주 멀리 가볼까 합니다.”뭔가 암시하는 대답을 기다리던 피닉스 여왕은 실망하고 이내 힘없이 답했다.“그렇군요. 휴가 재미있게 보내세요. 또 뱀에게 물리지 마시고 건강하시고요.”16/16 쪽

    뭔가 암시하는 대답을 기다리던 피닉스 여왕은 실망하고 이내 힘없이 답했다.“그렇군요. 휴가 재미있게 보내세요. 또 뱀에게 물리지 마시고 건강하시고요.”16/1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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