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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90화 (190/657)
  • < --  [평화유지군 활동]  -- >피닉스 여왕은 오늘따라 유난히 최태욱을 보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일어나 상당히 불안했다. 더구나 마치 손안에 잡혀 있던 뭔가 도망쳐 버렸다는 느낌이 들어 더욱 그랬다.독점욕······.잔과 달리 피닉스 여왕은 어느새 독점욕이 생긴 것이다. 이런 독점욕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더구나 목마른 사람은 갈증이 해소되지 않으면 끝없이 갈구하듯이 무엇인가 찾고 있었다.매우 불안하고 초조한 시선으로 자꾸 주위를 살피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다.안절부절 하며 두리번거리다가 피닉스 여왕은 자신의 행동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내가 자꾸 왜 이렇게 초조하지?’점점 불안해지는 마음을 진정시켜 보려고 서재로 와서 책을 보려고 해도 도무지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볼 수가 없었다. 초조해서 다시 침실로 들어와 벽에 걸린 피닉회1/16 쪽

    스 그림을 보고 있었다.불에 활활 타오르며 하늘로 올라가는 붉은 피닉스의 모습을 보자 문뜩 몽블랑의 산 속이 그리워지고 있었다. 속절없이 그곳에서 그냥 살았으면 더 행복했을 것 같다는 요상한 생각까지 들었다. 피닉스 여왕의 불안감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어머, 내가 왜 이래?’초조해 지고 불안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타이거 백작과 벌인 뜨거웠던 정사 장면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로 인해 몸을 저절로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다. 전에는 이런 이상한 증상은 없었다.처음 일어난 신체의 이상한 변화로 인해 피닉스 여왕은 무척 당황했다. 뭔가 중요한 원인이 있다고 판단해 나름 골똘하게 생각했다.‘내 몸이 정상으로 변하자 그분의 아이를 낳고 싶다는 충동이 너무 강해져서 그런 모양이야.’여자가 남자를 사랑하고 싶은 성적충동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2/16 쪽

    혹자는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한 본능에서 기인한다고 하고 또는 탐욕과 정복욕에서 기인한 다고도 했다. 사랑의 종류도 너무 다양해 어떤 한 두 마디 말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다른 원인은 다 치우더라도 피닉스 여왕의 입장에서는 강렬한 성적 충동이 시작된 원인은 임신에 대한 갈망에서 기인했다.여왕은 유달리 타이거 백작의 아이를 낳고 싶은 충동이 강했다. 상상임신까지 일어날 정도니 피닉스 여왕의 자식에 대한 집착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피닉스 여왕은 자신이 강한 성적 충동은 지금 배란기가 시작되자 일어난 증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아, 벌써 한 달이 지났구나.’여왕으로 등극한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었다.피닉스 여왕은 나름 생각에 잠기다가 이제 남편으로 여기는 타이거 백작이 시작하는 구호사업을 적극적으로 돕기로 결정했다. ‘좋은 일을 같이 하는 것이 부부간에 정을 더욱 깊어지게 한다니 내가 나서서 도와야 해.’그래도 일국에 여왕으로 수지 주에게 뒤질 수는 없다는 약간의 경쟁심도 있었다. 3/16 쪽

    최태욱이 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돕기로 결심한 피닉스 여왕은 비서실장을 불렀다. 왕궁 안의 시녀나 비서실 직원 주방장 그리고 비서실장들은 완전히 새로 바뀌었다. 왕궁 내에서 벌어진 일을 외부로 노출한 책임을 물어 완전히 물갈이가 되었다.  네브소냐 비서실장은 피닉스 여왕과 대학 선배로 이혼한 여자다. 학창시절 다소 친했던 인연이 있어 전격적으로 발탁되어 왕궁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비서실장이 서재로 들어오자 피닉스 여왕은 지시했다.“실장, 내 구좌에서 매달 지출해 레바논에서 타이거 백작이 어린이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기위한 필요한 식량이나 구호품을 보내도록 해요.”“알았어요.” “헌옷을 모으는 모금활동을 구상해 보세요.”네브소냐 비서실장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폐하, 어디서 할까요?”“왕궁 앞 광장에서 매주 토요일에 하도록 하세요.”4/16 쪽

    “알겠습니다.”타이거 백작은 어린이들에게 무료급식을 하며 하루 1천명으로 기준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자금력이란 한계가 있으니 대상자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피닉스 여왕도 돕는 것이 한계가 있으니 일단 모금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현금을 모금도 하지만 입지 않고 옷장에 처박아 두는 옷들을 모아 레바논에 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협조한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피닉스 여왕은 피닉스사회복지재단을 만들기로 했다.“비서실장, 귀족으로 한사람 선정해서 재단을 책임지도록 해보세요.”“넷! 기왕이면 정치인이 좋겠죠?”“정치인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니 잘 알아보아 정해요.”“예,”    피닉스 여왕이 사회복지재단의 후원자로 나서자 같이 돕겠다고 나서는 독지가들이 5/16 쪽

    많았다. 그와 동시에 팔레스타인 난민도 같이 돕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다. 베네룩스 3국에서는 거의 동시에 이런 구호기금이나 구호품 모집활동이 시작되었다. 레바논을 떠난 최태욱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방콕에 도착했다. 폭우가 내리자 공항에서 잠시 폭우를 바라보며 최태욱이 양인복에게 말했다.“양 비서, 세상 참 고르지 못하지.”“예, 어디는 비가 너무 많아 물난리고 어디는 물이 없어 메말라 가뭄으로 고생하니 공평하지는 않죠.”베이루트를 떠날 때 심한 봄 가뭄이 계속되어 그것이 걱정되어 하는 말이다.두 사람이 서성이는 동안 호텔에서 보낸 리무진이 도착했다. 운전기사는 다소 호들갑스럽게 변명했다.“비가 너무 와서 오는 길에 길이 막혀 돌아서 오느라고. 죄송합니다.”“이번에 폭우가 심한 모양이군.”“예, 강물이 범람할 지경입니다.” 6/16 쪽

    리무진을 타고 호텔로 향하는 길은 중간 중간이 물이 잠겨 있었다. 방콕 시내는 홍수로 인해 도시의 기능이 많이 마비되고 있었다. 최태욱은 혼자서 중얼거렸다.“항상 이런 지경으로 홍수가 일어나면 상류에 댐을 건설하던가 아니면 강을 준설하던 뭔가 대책을 지금부터 세워야 하는데.”최태욱의 말에 양인복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태국 정부에서도 뭔가 대비책은 마련하겠죠.”“내가 보기에는 그런 계획은 없어 보이니 하는 말이지.”서울에 이런 물난리가 났다면 아마 서울 시장은 당장 목이 잘릴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겠지만 이곳은 의외로 차분했다. 아마도 매년 자주 벌어지고 있는 연례행사라 시민들은 느긋한 것 같았다. 최태욱은 방콕 호텔로 가서 투숙하기로 하고 타이슈 농산의 푸이롱 사장을 불렀다. 방콕에 타이슈 농산의 본사가 있기 때문에 푸이롱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소파에 앉아 최태욱은 푸이롱에게 지시했다. 7/16 쪽

    “타이슈 농산에서 쌀도 수출하죠?”“예, 취급하는 물량이 많지는 않고 쌀을 가끔 대만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옥수수도 취급하나요?”“예. 사료공장을 운영하니 옥수수야 많이 취급합니다.”필요한 식량을 모두 취급한다니 최태욱은 즉시 지시했다.“그럼, 레바논의 베이루트로 쌀과 옥수수를 각기 1만톤씩 두 번에 나누어 벌크 선으로 보내도록 하세요. 대금정산은 홍콩에서 해줄 겁니다.”“알겠습니다. 싸게 보내도록 하죠.”“그렇다고 손해 보면 안 됩니다.”“예.”푸이롱은 이미 최태욱이 레바논에서 아이들의 구호 활동을 시작한 것을 알고 있었다. 8/16 쪽

    레바논에 있는 유럽의 기자들이 그 사업에 대해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먼저 급한 업무부터 처리를 하고 나자 최태욱은 푸켓에 있는 사업들에 대해 묻고 있었다.“악어 사육장 잘 됩니까?”“예, 계획대로 악어를 10만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와 호텔도 잘 운영되고요.”자신의 회사는 아니나 연인의 회사다 보니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푸이롱도 그런 사실을 잘 아니 사업체들에 대한 운영 상태를 보고 형식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최태욱은 지나가는 말투로 물었다.“수지 회장은 지금 어디에?”“한국으로 갔습니다.”“한국에는 왜?”“SG 산업과 악어가죽 납품 문제도 있고 다른 계열사와 거래를 위해 계약하러 가셨습니다. 아마 가시는 길에 여러 곳을 돌아 볼 모양이라 오래 계실 것 같습니다.”9/16 쪽

    최태욱은 수지 주가 정작 한국을 찾아간 일이 자기 신상과 관계가 있지만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푸이롱이 호텔은 떠나고 나자 최태욱은 양인복을 대동하고 방콕 시내를 돌아다녔다.다음날 타이슈 산업의 우슈타인 사장이 호텔로 찾아오자 최태욱은 경비행기를 타고 라오스의 무앙 콩으로 떠나게 되었다. 끝없이 밀림이 계속되는 우림지역을 날아 드디어 메콩 강에 위치한 무앙 콩에 도착했다. 메콩 강 안에 섬처럼 있는 무앙 콩은 강변에 허름한 나무로 만든 집만 가득한 작은 도시다.최태욱 일행은 지프차를 타고 바지선을 이용해 서쪽의 메콩 강을 넘어 계속 이동했다. 밀림 사이로 난 도로는 진창이 계속되고 있었다. 새로 난 도로지만 폭우로 인해 파인 곳이 많았다.최태욱은 가다가 물웅덩이에 빠진 지프를 뒤에서 밀며 우슈타인 사장에게 말했다.“왜 도로가 이렇죠? 분명히 도로를 내는 돈은 프랑스 정부에서 유해 발굴에 협조해 주는 조건으로 라오스 정부로 보낸 것으로 아는데.” “그런 것이 라오스에서 통하나요. 받아서 다른 곳에 사용해 소용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 광산에서 나오는 골재를 이용해 서쪽부터 포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10/16 쪽

    “회사 자금으로요?”“예, 라오스 정부에서 처음에는 도로는 책임진다고 하더니 딴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답답한 우리가 직접 하는 거죠. 아마 그걸 노리고 프랑스에서 준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긴 그 돈도 다 권력층이 집어 삼켰겠지만······. 아무튼 도로를 라오스 정부에서 내주기는 기대할 필요는 없어 광산 지역에서부터 도로를 조금씩 정리하는 중입니다.”지프를 물웅덩이에서 빼내고 다시 밀림 지역을 지나가며 서쪽으로 이동하자 굴삭기가 3대가 동원되고 덤프트럭이 동원되어 도로에 자갈을 까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자갈이 깔린 도로를 따라 몇 킬로미터 이동하자 완전히 노천 상태로 채광하는 거대한 광산이 보였다. 이미 사진이나 서류로는 보고를 받았지만 노천에서 채광하는 주석 광산의 모습에 최태욱은 놀랐다.“주석 광이 많은 모양이군요.”“넷!” 11/16 쪽

    최태욱이 도착하자 사무실에 있던 임광문이 나오며 반겼다.“회장님, 갑작스럽게.”“지낼 만은 합니까?”“예, 아주 잘 지냅니다.”임광문은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말했다.“보세요, 꼭 금광만 노다지가 아닙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주석광은 주석 함량도 높아 완전히 노다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더구나 노천광이라 채광도 쉽고요.”우리가 흔히 아는 청동기 문화를 일으킨 주석은 구리보다 2배 정도 비싼 광물이다. 구리가 비싸다고 해서 가끔 전선을 도둑질하는 사태도 벌어지는데 그보다 2배는 비싼 주석광산은 임광문 말대로 노다지나 다름이 없었다.임광문은 지도를 펴놓고 설명했다.“지금은 너무 오지라 도로 개설로 힘이 들지만 앞으로 도로만 개설되면 생산량은 2배로 늘리게 될 겁니다. 그리고 주석광은 호치민 항구를 통해 한국의 광양으로 보내질 겁니다.”12/16 쪽

    “그래요? 광양에서 제련을 하나요?”“예. 거기에 있는 SG특수철강에 제련시설이 있습니다.” 최태욱은 임광문에게 추궁하듯이 물었다.“금광도 있다고 했는데.”“있기야 있지요. 하지만 그보다 주석광산이 더 큰 돈을 법니다. 이름만 거창하지 사실 금광은 별로 큰 돈 벌리는 사업은 아닙니다.”임광문이 장담하던 대로 이곳 주석광산은 상당히 큰돈을 버는 사업임에는 틀림없었다. 최태욱은 일단 광산업이야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보고 임광문에게 특별히 지시한 사안에 대해 물었다.“주민들은 통해 사 놓으라는 코브라는 많이 사 놨어요?”“예, 지금 50마리 정도 모아 놓고 있습니다.”최태욱이 필요한 코브라는 일반 코브라가 아니라 청색머리를 가진 코브라다. 변종이 13/16 쪽

    코브라라 쉽게 잡기가 힘든데 의외로 많이 잡아 놓고 있었다.“어떻게 많이 잡아 놓았죠?”“회장님, 광산을 개발하며 밀림을 완전히 드러내다 보니 뱀 굴을 많이 발견해 그렇습니다.”최태욱은 광산을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청색코브라나 일반 코브라의 독액이 필요해 찾아왔다. 남이 채집한 독액을 함부로 사용하기는 곤란했다. 치명적인 극독에 속하는 독액이라 종류가 조금만 달라도 전혀 다른 효과를 가져 오니 직접 독액을 채집해 사용하려는 것이다. “어디에 보관을.”“다들 위험하다고 꺼려서 지금 민간인이 보관 중에 있습니다.”최태욱은 임광문의 안내를 받아 광산과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마을로 찾아가게 되었다.전형적인 오지마을의 초옥으로 집주인은 주로 코브라를 잡아 생활하는 일명 코브라사냥꾼이다. 전보다 쉽게 코브라를 잡게 된 이유는 SS 해독제가 공급되었기 때문이14/16 쪽

    다. 잡다가 물리면 바로 사망하는 코브라 독을 이제는 크게 겁내지 않게 되었다.일단 독액만 채취할 생각이라 최태욱은 노인이 코브라를 키우고 있는 사육장을 돌아보았다.쉬이익! 쉬이익!커다란 항아리 안에는 코브라가 10여 마리가 뒤엉켜 있었다. 최태욱은 가져온 용기를 내밀며 노인에게 말했다.“여기에 독을 채취하시오.”“예.”노인은 작은 막대기로 코브라 무리를 향해 툭툭 건들자 한 마리가 이내 머리를 높이 쳐들며 부풀리고 있었다. 획! 덥석!머리를 높이 드는 순간 노인인 아주 익숙하게 코브라의 목을 잡고 나서 나무에 이빨을 물리는 방법으로 독액을 빼내고 있었다. 노인의 해독하는 행동이 너무 능숙해 아주 쉬워 보였다.15/16 쪽

    그래서 최태욱도 뱀을 잘 잡는다는 자신감에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나도 한번 잡아보지.”최태욱이 채독해 보겠다고 나서자 다들 기겁하며 말렸다.“회장님, 정말 위험합니다. 조금만 실수해도 코브라에 물립니다.”“괜찮아, 나는 독액으로 쉽게 죽는 사람이 아니야.”“그렇지 않아요. 물리면 아주 위험합니다.” 사람들이 말리는 상황에 최태욱이 제일 커 보이는 코브라를 향해 나무 막대로 툭툭 건드렸다. 그러자 코브라는 몸체를 곤두세우며 머리를 한껏 부풀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잽싸게 코브라의 머리를 향해 낚아채는 동작을 취했다.획!  “크억!”16/16 쪽

    건드렸다. 그러자 코브라는 몸체를 곤두세우며 머리를 한껏 부풀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잽싸게 코브라의 머리를 향해 낚아채는 동작을 취했다.획!  “크억!”16/1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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