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171화 (171/657)
  • < --  [도핑테스트 파동]  -- >안태형은 보물찾기도 중요하지만 자신이나 부하들의 안전도 중요해 임광문을 다그치기로 했다.‘이놈이 속이고 있는데 그냥 따라 다닐 수는 없어.’ 이대로 계속 적진에서 임광문만 무조건 믿고 돌아다닐 수 없다고 판단했다. 뭔가 확실하게 알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안태형은 다들 피곤해 쉬고 있는 가운데 임광문을 보며 외쳤다.“임광문. 나를 따라 와!”안태형은 임광문을 심문하기 위해 일행과 따로 떨어진 으슥한 곳으로 불렀다. 그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따라오자 안태형은 심복부하인 조혁준에게 눈짓했다. 일행과 떨어져 으슥한 숲속으로 들어서자 조혁준이 임광문의 뒤를 따라오다 갑자기 목에 로프를 걸었다.“컥!”로프를 이용해 올가미를 만들어 뒤에서 잡아 챈 것이다. 사전 경고도 없이 바로 목에

    로프를 걸어 나무에 매달리게 했다.“크르륵!”갑자기 당한 기습 공격으로 임광문은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바동거렸다.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정도로 목이 졸리고 있었다. 공중에 매달리게 되자 까치발을 하며 겨우 버티며 버둥거리다가 점점 힘이 빠지게 되자 안태형은 눈짓했다.안태형의 눈짓에 조르던 로프를 약간 느슨하게 풀어주자 임광문은 땅바닥이 주저앉아 겨우 숨을 돌리고 애원했다.“컥! 컥! 살려주세요.”숨을 헐떡이며 공포에 질린 임광문을 매섭게 노려보며 안태형이 음산한 목소리로 물었다.“임광문! 나를 속이려고 했지?”“제가 뭘 속입니까?”“왜 처음부터 사실 대로 말하지 않았나?”2/17 쪽

    음산한 목소리로 매섭게 추궁하자 안태형이 왜 이러는지 알게 된 임광문은 얼굴이 퍼래서 항의했다. “호법님, 그거야 지도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갈 수 있으니 표시를 다른 곳에 한 거죠.”“그렇다고 해도 작전이 시작될 때는 사실 대로 말했어야지.”안태형이 다시 매섭게 추궁하자 임광문은 더 이상 속이려다가는 죽게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결국 사실을 그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호법님, 사실 일부 금괴는 제가 따로 묻어 두었습니다. 그래서·······.”그러자 안태형이 다시 눈짓했다. 그와 동시에 조혁준이 다시 로프를 잡아당기자 심하게 목이 졸렸다. 임광문은 로프를 손으로 부여잡고 애원했다. “크윽! 살려주세요.”그러나 조혁준은 계속 힘차게 잡아 당겨 결국 다시 나무에 대롱대롤 매달리는 형국으로 변했다.임광문은 목이 심하게 또다시 졸리자 애원했다.3/17 쪽

    “호법님, 제가 잠시 금괴에 눈이 어두워······. 제발 살려주세요. 더 이상 속이는 것은 없어요.” 두 번이나 목을 조르는 방법으로 추궁해도 더 이상 다른 것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다. 안태형은 임광문이 더 숨기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경고했다.“임광문, 또 다시 허튼 수작을 부리면 죽는 줄 알아.”“예. 사실대로 말할게요.”“금괴가 있는 장소가 어딘지 정확하게 말해.”“예.”금괴를 몰래 혼자서 찾아 챙길 생각이던 임광문은 이제 포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괴를 혼자 차지할 욕심 따위는 잊어버리기로 했다.‘진짜 겁나는 사람이야.’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길 죽이려는 안태형이라 공포에 질려 버렸다. 그저 무조건 4/17 쪽

    충성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안태형의 휘하에는 홍콩에도 비밀조직이 있고 한국에는 더 많은 조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연히 수작 부리다가는 어느 놈의 손에 죽을지 모르겠어.’모든 것을 포기한 임광문은 커다란 지도를 펼쳐놓고 금괴를 따로 묻어 두었다는 장소를 지적해 주었다.“여깁니다.”“또 거짓은 아니지?”“예, 진짜 여기에 있어요.”금괴가 있는 정확한 장소를 알게 되자 안태형은 그제야 조혁준에게 지시했다.“풀어줘.”  안태형 일행은 임광문의 목을 조르는 방법으로 심문해 금괴가 묻혀 있는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되자 급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가끔 서너 가구가 있는 오지마을을 피하다 보니 이동거리는 멀 수밖에 없었다.5/17 쪽

    모두 무기를 들고 있지만 만약 라오스 정규군이나 혹은 게릴라 조직과 교전이라도 벌어지면 매우 위험했다. 그래서 최대한 우회하는 방법으로 조우를 피하고 있었다.밀림으로 우거진 숲길의 어둠을 뚫고 조심스럽게 이동하고 있었다. 며칠간 이동하던 안태형 일행은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앞장서던 임광문이 주변 지형을 살피더니 작게 소리쳤다.“저깁니다. 저기에 유해가 있어요.”임광문이 지목한 곳은 밀림 속에 있는 오래된 돌무더기다. 돌로 쌓은 무덤과 같은 형태를 보이나 나무나 풀이 너무 우거져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이다.돌무더기 안으로 들어가자 20여구의 유해들이 널려 있었다. 안태형은 임광문에게 물었다.“유해가 더 많다더니.”“다른 유해는 근처의 동굴에 있습니다.”임광문은 프랑스 군인들의 유해가 있다는 천연동굴을 찾고 있었다. 커다란 돌무더기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다가 드디어 동굴의 입구를 발견했다.6/17 쪽

    “여기가 입굽니다.”“그래? 여기에 보물들도 있단 말이지?”“예.”천연 동굴 입구에는 울창한 나무로 인해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 정도다. 우선 입구를 가로 막은 나무부터 제거해야 들어갈 수 있게 생겼다.안태형은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반은 주변을 경계하고 나머지는 입구를 치우도록.”“넷!”부하들은 급하게 주변을 경계하고 일부는 배낭에서 손도끼를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동굴 입구에 있는 칡넝쿨이나 잡목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탁! 탁!큰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나무를 제거하고 나자 드디어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치워졌다. 7/17 쪽

    “너 먼저 들어가!”“예.”임광문이 손전등을 들고 제일 먼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던 임광문이 기겁하고 놀랐다.“헉!”임광문이 놀라 급하게 뒤로 돌아서서 달아나려고 하자 안태형이 물었다.“왜?”“호법님, 여기 독사 굴입니다.”“뭐야?” 안태형이 손전등으로 동굴 안을 살피자 20마리의 독사들이 혀를 날름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일부는 똬리를 틀고 있었다. 독사들은 거의 2미터에 가까운 크기인 코브라다.8/17 쪽

    “코브라군.”안태형은 급하게 뒤에 있는 조혁준에게 지시했다.“혁준아, 뱀부터 잡자.”“넷!”안태형의 지시를 받자 조혁준은 밖으로 나가 나무를 잘라 뱀 잡을 도구를 만들었다. 별로 어렵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고 긴 나무 끝에 갈라진 정도다. 배낭에서 커다란 자루 하나를 들고 왔다. 안태형은 아주 손쉽게 나무도구를 이용해 뱀의 목을 누르고 나서 자루에 담고 있었다. 뱀들은 의외로 별로 공격하지 못하고 도망치려고 했다.안태형도 뱀 잡는 솜씨가 익숙하지만 조혁준과 다른 한 명도 아주 능숙했다. 동굴을 돌아다니며 코브라를 잡고 나자 안태형은 다시 임광문에게 물었다.“유해는?”“예, 이곳 땅에 묻혀 있어요. 그리고 보물은 더 안쪽에 있고요.”9/17 쪽

    안태형은 동굴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보았다. 하지만 보물이 있다는 장소에는 깨진 도자기 파편만 남아 있고 아무것도 없었다. 흔적으로 보아 누군가 이곳에 있던 도자기나 금괴나 보석들을 이미 챙겨간 것으로 보였다.“허탕이군.”목숨을 걸고 왔으나 보물을 발견하지 못하고 헛짓하게 되자 안태형이 맥이 탁 풀려 임광문에게 물었다.“네가 따로 묻었다는 금괴는?”“저쪽입니다.”임광문의 안내를 받아 50미터 정도 이동해 커다란 나무 밑을 파자 자루에 넣어 놓은 많은 금괴가 나왔다.“금이다!”“쉿!”10/17 쪽

    번득이는 누런 금괴를 보자 다들 눈이 탐욕스럽게 변하고 있었다.“이야, 금괴를 나는 처음 보네.”“다들 조용해. 살고 싶으면.”안태형은 너무 놀라 크게 환호성을 지르려는 부하들에게 입단속을 했다. 금괴는 모두 안태형과 조혁준 그리고 임광문이 나누어 배낭 안에 넣었다. 금괴를 하나 들고 자세하게 살피던 안태형은 약간 놀랐다.‘어, 이건 전에 회장님이 나에게 넘긴 금괴와 같은데.’금괴에 찍힌 글씨들이 똑 같았다. 안태형은 그냥 해보는 짐작이지만 전에 최태욱에 의해 소탕된 마약 조직원들이 보물을 이미 챙겨 갔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임광문이 말한 금괴의 수와 비슷한 수량이라 그렇게 추정할 수 있었다.“빨리 철수하자.”“넷!”  이제 챙길 것은 모두 챙겼으니 무사히 태국 국경선을 넘어가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11/17 쪽

    해도 금괴를 가지고 가니 태국으로 넘어가서도 경찰의 눈을 피해야 한다. 안태형 일행은 국경선에 많은 병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멀리 돌아서 가자.”“넷!” 캄보디아 영토와 태국 영토의 경계를 넘나들며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예상한 작전과 너무 달라져 오래 소식을 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회장님이 걱정하시겠어.’안태형은 멀리 태국의 작은 오지 마을이 보이자 조혁준에게 지시했다.“너는 뱀을 가지고 저쪽 마을을 통해 태국으로 들어가. 태국 국경수비대에 잡히면 뱀을 잡다가 길을 잃었다고 하고. 나는 일단 무사하다고 벨기에로 연락해. 코브라 뱀은 모두 홍콩이나 한국으로 보내고.”“알겠습니다.”조혁준은 본시 태국에서 독사를 수입해 가는 업자다. 일단 그와 부하들 반을 먼저 돌12/17 쪽

    려보낸 것이다. 안태형은 조혁준을 먼저 보낸 이후에도 산길을 통해 이동하고 있었다. 안태형 일행은 드디어 국경 수비대가 없는 지역을 찾아내고 태국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다행이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교전은 벌어지지 않아 다들 무사히 돌아가게 되었다. 허름한 민간인 집으로 들어가 은신한 안태형은 임광문에게 지시했다.“임광문, 너는 여기서 일주일 정도 더 숨어서 지내다가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가라.”“라오스로 가라고요?”“그래, 지도를 가지고 타이슈 산업의 우슈타인 사장과 합류해 광산개발과 유해 발굴 작업을 도와주고. 네가 벌인 일이니 대략이라도 마무리는 해야지.”“알겠습니다.”“다시 강조하지만 비밀은 평생 지켜야 한다. 그래야 너도 콩고물이 생기니까. 말 안 해도 이미 잘 알겠지만 비밀을 누설하면 내가 아니어도 너는 죽은 목숨인줄 명심하고.”“예, 명심하겠습니다.”13/17 쪽

    밤이 되자 안태형은 임광문과 헤어져 트럭을 타고 이동했다. 방콕으로 들어가 금괴를 판매하고 서둘러 태국을 떠나 홍콩으로 갈 생각이다.한편 최태욱은 아베 시로 아이들과 같이 소풍을 겸해 오게 되었다. 아베 시는 소도시로 근처에 야영지도 있어 아이들이 며칠 지내기는 좋은 도시다. 최태욱은 아이들은 따로 사감에게 구경을 다니도록 지시했다.“이제 사감 선생님이 아이들을 인솔해 근처의 고성들을 하루 정도 머물며 돌아보고 브뤼셀로 돌아가세요.”“예!” “농가들도 방문해 사는 모습들도 구경 시키고요.”“알겠습니다.”아이들에게 이곳도 이상하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다. 아이들과 헤어진 최태욱은 카르시아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공장을 건립할 부지를 돌아보고 있었다.14/17 쪽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작은 언덕이 있는 장소에 올라 최태욱은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공장 용수는 어떻게?”“근처에 대형 저수지가 있어 충분히 조달이 가능합니다.”“오염은 안됐고요?”“예, 상수도로 사용하는 곳이라 염려 안 해도 됩니다.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아베 시에서 싸게 공장 용수는 공급해 주기로 했습니다.” 아베 시는 벨기에서 룩셈부르크로 가는 고속도로가 있어 교통상황도 좋았다. 그리고 룩셈부르크와 가까우니 그쪽 공항을 이용하거나 룩셈부르크에서 연결되는 도로망을 따라 제품을 다른 나라로 보내기 좋아 보였다.입지 조건은 그런 데로 마음에 들었다. 최태욱은 흘리듯이 말했다.“교통 여건이나 모든 조건은 좋군요.”“예,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룩셈부르크나 독일의 중남부 그리고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수출하면 됩니다.”15/17 쪽

    “알았어요. 이곳에 공장을 새로 건립하기로 하죠.”별도로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고 생산 공장만 하나 더 건립하니 복잡하지는 않았다. 공장 건립 부지를 돌아보고 나서 아베 시로 들어가게 되었다.작은 도시로 이미 소문이 나서 그런지 시장이 최태욱을 찾아와 환영했다.“백작님, 어서 오세요.”시장은 최태욱에게 여러 가지 조건을 설명했다. 시에서 공장으로 상수도는 물론 직원들이 지낼 사원아파트 건립 부지도 넘겨주고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고 했다. 아베 시 주변에는 젖소를 사육하는 축산농가가 많고 육계나 양계 농가도 많았다. 그런 입지 조건을 알게 된 최태욱은 이곳에 제약 회사와 식품 회사의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을 하고 있는 중에 강호철이 최태욱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보고했다.“회장님, 안 호법님이 홍콩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무사히 도착했다고요.”“알았어.”16/17 쪽

    “금괴는 전에 반을 회수하고 이번에 반을 회수한 것 같답니다.”이런 전갈에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으나 조금 지나자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있었다. 결국 전에 자신이 가지고 온 금괴의 잔량을 이번에 안태형이 회수한 것이다.금괴나 보물도 좋지만 안태형이 무사히 돌아 왔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안태형은 누가 뭐래도 최태욱이 유일하게 온전하게 믿을 수 있는 심복부하다.‘이제 조금 편하게 마음먹고 지내겠군.’이렇게 생각하지만 유럽육상선수권 대회에서 일어난 도핑 사건의 여파는 아직 끝나지 않고 있었다. 전혀 엉뚱한 일이 한국에서 소리 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17/17 쪽

    ‘이제 조금 편하게 마음먹고 지내겠군.’이렇게 생각하지만 유럽육상선수권 대회에서 일어난 도핑 사건의 여파는 아직 끝나지 않고 있었다. 전혀 엉뚱한 일이 한국에서 소리 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17/17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