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168화 (168/657)

< --  [도핑테스트 파동]  -- >동독으로 둘러싸인 서베를린은 비지(飛地)와 같은 도시다.비지(飛地)란 한 국가의 영토가 지역적으로 연속되어 있지 않고 다른 국가의 영토 안에 둘러싸여 존재하는 지역을 말한다.베를린은 높은 장벽으로 갈라져 있어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베를린에 도착해 다른 선수단과 같이 베를린 장벽을 구경하는 최태욱이 혼자 중얼거렸다.“5년만 지나면 무너지는 건가?”혼자서 중얼 거리는 소리인데 옆에 있던 필립 왕자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저렇게 견고한 장벽이 5년이 지나면 무너진다고요? 혹시 타이거는 동독의 건축 기술력을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것이 아닌가요?”“예, 아무리 견고해도 힘없이 무너질 수도 있죠.”건축공학적인 관점에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앞으로 정치 상황이 변한다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꼭 벌어진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그 이유는 너무 역사회1/15 쪽

가 많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역사가 그대로 흐르면 5년 이후에는 통일이 되겠군.’개혁성향의 소련의 고르바초프라는 젊은 서기장의 등장으로 조금은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는 있었다. 최태욱은 이런 분단 현장을 직접 보며 같은 분단국가인 한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독일이야 잘하면 그대로 통일되지만 한국은 어찌 변할지 아득하군.’남의 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통일을 위해 힘을 쓴다고 뭐가 될지 모르니 사실 답답함만 더하고 있었다.이런 생각을 하며 베를린 장벽을 돌아보는 동안 갑자기 주변에 경찰들이 모여들고 있었다.‘무슨 일이지?’삐익!호루라기를 부는 경찰들이 많아지며 사람들을 한쪽으로 유도하고 있었다.2/15 쪽

“저쪽으로 가시오. 여기로 중요한 분이 방문하니 협조해 주세요.”“도대체 누가 오는데 이러는 거요?”갑자기 경찰들이 장벽 주위를 통제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경찰들은 갑자기 철통같이 경계망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장갑차도 와서 대기하는 것이다.‘누가 오는데 이래?’최태욱은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살폈다. 이때 고급 리무진이 나타나고 자동차에는 작은 미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미국서 누가 오나?”최태욱이 이렇게 말하자 강호철이 즉시 답했다.“회장님, 모르고 있었어요? 미국의 힐러리 국무장관이 지금 서베를린을 방문 중입니다. 아마 베를린 장벽을 구경하러 오는 모양입니다.”3/15 쪽

“그래? 내가 요즈음 뉴스를 잘 안보고 사니 모르지.”“앞으로 회장님은 뉴스를 보고 사세요.”“나는 그런 것 필요 없어.”“예? 왜요?”최태욱이 뉴스를 잘 안보는 이유는 자신이 살던 시절과 뒤엉키는 경우가 많아 머리가 복잡해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항상 안보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뉴스를 안보는 편이다.  최태욱은 힐러리 장관과 전에 언론사를 고소하기 위해 만난 사실이 있어 구면이다. 하지만 서로 교류가 특별히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우린 내일 경기도 있으니 호텔로 가지.”“넷!” 최태욱은 벨기에의 선수단들과 같이 숙소인 힌덴부르크 호텔로 돌아가고 있었다.힌덴부르크 호텔로 돌아온 최태욱은 조금 일찍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었다. 내일 4/15 쪽

아침 일찍부터 여러 종목에 출전해 경기해야 하니 푹 쉬기 위해서다.멀뚱멀뚱잠을 자려고 하니 눈만 더욱 초롱초롱해지고 아까 본 높은 베를린 장벽이 자꾸만 어린거리고 있었다. 휴전선을 양쪽에 일정한 거리가 있어 조금은 다른 쪽의 생활을 실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동 서 베를린의 경우는 그저 높은 담 하나로 잘라져 있어 다른 쪽 삶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고 있었다.너무 다른 삶의 방식이 한 눈에 보이고 있었다. ‘담장 하나로 막아 놓은 것에 불과 한데 삶이 저렇게 다르다니.’동독 지역은 입고 있는 옷차림부터 전혀 달랐다. 빈부의 차이가 즉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자 최태욱은 독일은 베를린에서 가난한 삶을 사는 동독 사람들이 서독 지역의 잘 사는 모습을 보면서 살자 쉽게 통일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누워서 잠 짓을 하는 중에 조심스럽게 강호철이 들어와 보고했다.“회장님, 내일 경기장에서 힐러리 장관님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왜?”5/15 쪽

“그저 사진 한 장을 같이 찍고 싶다고 하네요. 시상식에서 만나고 싶다고 하더군요.”“알았어. 그야 어려운 일이 아니니 찍지.”공개된 운동장에서 만나자니 뭔가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볍게 사진 촬영을 한다고 답했다. 굳이 시상식에서 만나자는 것으로 보아 자신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 같았다.힐러리 장관이 시상식에서 만나자고 하니 최태욱은 아이아코카 대통령을 만난 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대통령이 되면 나에게 받은 은혜를 반드시 갚는 다고 장담하더니 어째 조용하네.’그저 지나가는 덕담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미국 대통령의 파워가 막강하니 뭔가 기대를 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 취임해서 완전히 대통령 업무에 익숙해졌으니 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한 번 만나면 알게 되겠지.’아이아코카 대통령은 최태욱이 미국에서 벌인 사업에 대해 도와준 편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아칸소 주지사인 클린턴이 나서서 주선해준 영향력이 더 컸다.6/15 쪽

그렇기 때문에 아이아코카 대통령이 최태욱에게 해준 다는 어떤 약속은 아직 하나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헛소리 할 사람은 아닌데. 어째 조용하네.’잠시 이런 저런 잡념에 잠기던 최태욱은 스르르 잠이 들었다.다음날 다른 선수들과 같이 유럽 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으로 가게 되었다.“와! 와!” 경기장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모여 환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독 선수들이 출전하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환영해 주었다. 이들은 모두 통일을 염원하기 때문에 동독 선수들을 환영하는 것이다.이윽고 개막식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대회장이 동서로 나누어진 베를린이 하나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연설하고 있었다. 그러자 관중들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었다. 빠르게 진행된 개회식이 끝나자 바로 경기는 속개되었다.관중들은 최태욱이 나오자 환호성을 질렀다.7/15 쪽

“타이거! 타이거!”아직도 유럽인들 가슴 속에는 올림픽 6관왕인 타이거를 잊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그가 출전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최태욱은 1500미터 예선 경기만 하면 되니 별로 어려움 없이 통과했다. 다른 장거리 종목은 거의 기록에 의해 바로 결승으로 출전하기 때문에 예선이 필요 없었다.트랙 예선 경기를 끝내고 나자 최태욱은 바로 넓이 뛰기와 3단 뛰기에 도전하고 있었다.출발선에 선 최태욱은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홋! 홋!”급하게 호흡을 가다듬던 최태욱은 전력을 다해 내달리다가 구름판을 밟고 힘차게 뛰었다. “흡!”뛰는 동시에 호흡을 멈추며 급하게 가위 젓기를 시도했다. 그리고 공중으로 튀어 오르는 동시에 양팔을 내두르며 양발을 앞으로 쪽 뻗어 착지를 하는 동시에 옆으로 몸8/15 쪽

을 굴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유효라는 판정이 나오고 있었다. 연습을 많이 안 해서 구름판을 디디어 실격할까 그게 제일 염려 되었다.‘다행히 실수는 안했어.’이윽고 전광판에 기록이 올라오자 사람들은 열광했다. “와! 타이거가 또 1위다.”“와! 이제 시작이야.”관중들은 어느 한 종목 우승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몇 개의 금메달을 딸지가 관심거리다.“출전 종목은 모두 금메달을 따게 될 거야.”“설마? 한두 개는 동구권 선수들이 차지할걸.”육상 선수를 안 하겠다고 하던 최태욱이 다시 복귀해 넓이 뛰기에서 처음으로 1위로 올라오자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3단 뛰기에서도 1위로 쉽게 올랐다. 이어서 두 번째 도전에서 모두 계속 기9/15 쪽

록을 갱신하자 사람들은 놀라고 있었다.“와! 두 종목 모두 세계 신기록이다.”최태욱은 먼저 경기가 끝나는 넓이 뛰기와 3단 뛰기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대회 처음으로 2관왕에 오른 것이다.시상식이 진행되자 그제야 힐러리 국무 장관이 운동장으로 내려와서 금메달 두 개를 걸고 있는 최태욱과 사진을 찍고 있었다.사진을 찍으며 힐러리 장관이 가볍게 축하해주고 있었다.“축하해요. 대통령께서 백악관으로 한 번 오라고 하더군요. 기회가 있으면 꼭 들리세요. 미리 나에게 연락을 해주시고요.”“알겠습니다.”벨기에 왕국에서 베푸는 호의에 보답도 해야 하지만 본격적으로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중이라 최태욱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경기가 진행될수록 최태욱의 목에는 점차 금메달의 수가 늘어났다. 경기장에 모여든 관중들은 점점 열광하고 있었다. 여전히 최태욱은 세계에서 제일 뛰어난 스포츠 선수10/15 쪽

라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타이거! 타이거!”결국 대회가 모두 끝나기 직전에 그는 주된 종목인 1500, 5000, 10000미터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어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5관왕에 오르게 되었다.대회가 끝나기도 전이지만 최태욱은 세계에 최고 스포츠 스타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의외로 이상한 문제가 발생했다.개최국인 독일의 의료진에서 최태욱이 도핑 검사 결과가 이상하다고 뭔가 이의를 제기했다. “타이거 최 선수는 혈액을 채취해 정밀 검사를 다시 해야 됩니다.”이런 발표를 하자 유럽 전역은 소란스러워졌다.“아니, 도핑 검사는 이미 끝난 문제인데 왜 또 한다는 거야?” “소련 선수단과 동독 선수단에서 재검사를 요청한 모양이야.”“뭐? 소련과 동독에서?”11/15 쪽

“그렇다고 하더군.”도핑이란 운동경기에서 체력을 극도로 발휘시켜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할 목적으로 선수에게 심장흥분제·근육증강제 따위의 약물을 먹이거나 주사 또는 특수한 이학적 처치를 하는 일을 말한다.주로 경마에 사용하는 약물을 도프라고 하며 그런 것을 방비하기 위해 도핑 검사를 하고 있었다.소변을 채취해 이미 정확하게 검사하고 나서 이제 와서 다시 혈액을 다시 채취하자는 요구에 최태욱은 강하게 반발했다.“도핑 검사를 하기 위해 이미 채취해 소변 검사를 하고 또다시 혈액을 채취해 반복해서 조사 한다니 나는 따를 수 없소.”“그렇게 되면 금메달이 모두 취소될 수 있소.”“마음대로 하시오.” 유독 특별한 능력을 보이는 최태욱에게 사람들은 관심을 보여 집중적으로 도핑검사를 하기 위해 채혈해 조사하자며 재검사를 요구하는 것이다.12/15 쪽

최태욱에 대해 도핑 검사를 철저하게 하자고 주장한 나라는 소련과 동독이다. 그들은 자국 선수들이 은메달에 머물자 정밀한 조사를 원했던 것이다. 도핑 검사에서 적발하는 금지약물은 암페타민·에페드린·코카인 등이다.결국 필립 왕자가 호텔의 숙소로 찾아와 최태욱을 설득했다.“채혈해서 조사를 하도록 해줍시다.”“싫다고 하니 그럽니다.”최태욱이 뭔가 구려서 거절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혈액이 의사들에게 함부로 노출되면 그것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몰라 거절하는 것이다.“아무튼 나는 거절합니다.”그러나 여론의 흐름도 이상하게 최태욱이 검사에 응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고 나서자 결국 최태욱은 어쩔 수 없이 채혈해 동의해주었다.검사에 필요한 양이 아주 적다는 것을 알자 동의했다.‘양이 적다니 해주지.’13/15 쪽

자신의 혈액을 많이 축출하지 않으면 상관없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독일의 의학 기술이 좋아도 자신의 혈액이 지닌 특이한 효능을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결국 독일의 의료팀은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최태욱의 혈액에서 알 수 없는 효능은 지닌 성분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그게 뭐죠?”“잘 알 수 없는 성분입니다. 특이한 것은 그 선분은 해독 작용을 하는 성분입니다.”“뭐요? 해독요?”“그렇습니다. 우연히 극독과 성분이 너무 비슷해 실험해보니 오히려 해독하는 놀라온 효력을 지녔더군요.”  혈액을 이용한 도핑 검사로 인해 오히려 남보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혈액을 지녔다는 점만 크게 노출되었다. 그가 천부적으로 뛰어나는 점을 널리 알리는 효과를 가져 오고 말았다.  이런 보도가 나가가 사람들은 다들 또 다시 놀라고 말았다.14/15 쪽

“타이거 선수는 그야 말로 몸이 그냥 보물이군.”“어쩐지 이상하거라니.”“이상하다니 그가 워낙 뛰어나 별것 다 가지고 시비를 거는 거지.”워낙 뛰어난 능력을 지녔으니 남보다 혈액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 서방 세계에서는 순순히 수궁하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특이하다고 해 자신들이 잘 모르는 약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소련이나 동독에서는 계속 이의를 제기하고 있었다.그리고 동구권 국가들이 그에 동조하고 있었다.이로 인해 자칫 문제가 크게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베를린에서는 때 아닌 도핑 검사 기준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리게 되었다.동구권 국가들은 동양 선수들이 자주 먹는 보약 안에도 금지약물과 비슷한 효력을 지닌 성분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생약이라는 이유로 도핑 검사에서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소. 그러니 그런 성분들도 포함되어야 합니다.”“그렇습니다. 모두 금지해야 합니다.” 15/15 쪽

“그렇습니다. 모두 금지해야 합니다.”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 국가들은 한 결 같이 최태욱이 약품을 이용해 근력 강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딴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15/15 쪽

“그렇습니다. 모두 금지해야 합니다.”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 국가들은 한 결 같이 최태욱이 약품을 이용해 근력 강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딴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모두 금지해야 합니다.”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 국가들은 한 결 같이 최태욱이 약품을 이용해 근력 강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딴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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