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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63화 (163/657)
  • < --  [스포츠 마케팅 전략]  -- >[스포츠 마케팅 전략] 급하게 서울로 올라온 최태욱은 목동의 저택에서 안태형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창밖에는 장마로 인해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쏴아아!굵은 빗방울이 응접실의 창문을 거세게 두드리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며 최태욱이 잠시 강경의 어머니를 떠올렸다.‘누나를 시집보내고 걱정하던데. 비까지 내리니 걱정이 많겠군.’하와이로 신혼여행 간다는 누나를 아버님은 기어이 제주도면 족하다고 그리로 보냈다. 그러니 제주도에도 비가 내린다니 아마 누나의 강짜로 매형이 어떠면 큰 곤욕일 치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잠시 이런 생각을 하던 최태욱은 다시 안태형과 대화에 집중했다.최태욱은 안태형으로부터 대전의 독사연구소에서 자신의 정액과 많은 사람들의 정액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를 보고 받았다. 보고에 의하면 자신의 상태가 아주 심각한 회1/18 쪽

    것은 사실이다.“으음!”보고를 받으며 최태욱은 길게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결국 임신촉진제도 되고 강력한 피임액도 된다는 거죠.”“그렇습니다. 정자가 다 죽는 답니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 자신의 몸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전에는 피가 치료약이더니 이번에는 정액이 치료약이자 독약이나 너무 괴이한 일이다.다른 사람의 정액에서 이런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알면 아마 신이 났을 것이다.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채취해 돈벌이를 생각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런 기이한 효력을 지닌 정액을 생산하는 사람이 자신이라 찜찜했다.‘어떤 미친놈이 알면 날 납치해 아예 해부해 보거나 빨대로 피나 정액을 빨아 처먹으려고 할 거야.’이런 기이한 현상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절대 아니었다. 머리가 어수선하고 복잡해 2/18 쪽

    띵하니 아플 뿐이다.‘미치겠네.’아무리 자식을 낳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위안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고 마음을 다잡아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상당히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다.‘에이, 인생이 엿같이 변했네.’공연히 울화통이 터져 술이나 작신 먹고 싶었다. 더구나 장마 비까지 계속 내리니 신경질이 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얼굴은 잔뜩 찡그리고 우거지상으로 변했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보는 안태형은 참으로 황망했다. 그래도 마지막 희망까지 버리고 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강조했다.“회장님, 어떤 병이던 치료약은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니 포기하지 마세요. 오래 기다리면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더구나 회장님이야 워낙 뛰어난 분이니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도 있고요.” 모든 설명을 듣자 조금 얼굴이 펴진 최태욱은 지시를 내렸다.3/18 쪽

    “알았어요. 안 호법의 말처럼 다 잊고 긍정적으로 살죠. 살다가 보면 치료약이 나오거나 혹은 내가 스스로 치료되는 수 있으니 일단 비밀로 합시다.”안태형은 독사연구소에서 회수해온 두툼한 연구 자료를 넘겨주며 말했다. “회장님, 모든 자료는 비밀금고에 보관하세요.”“그러죠.”나중에 자세하게 검토해볼 생각이다. 우선은 당장 자식 문제가 시급한 것은 아니다. 미리 속 썩을 이유가 없고 편하게 마음먹었다.먼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최태욱은 정인성 박사나 또는 그와 같이 연구한 연구원들이 입을 함봉할 지가 염려스러워 물었다.“내 정액이라는 것은 연구원들이 전혀 모르나요?”“예, 정인성 박사만 압니다. 그는 절대 발설을 안 할 겁니다.”“아무튼 단단히 주지시켜 최소한 내 정액으로 실험한 것은 아무도 모르도록 조치하세요.”4/18 쪽

    “넷!”일단 자신의 문제는 이쯤 덮어두기로 했다. 잠시 뭔가 생각하던 최태욱은 안태형에게 특별한 지시를 하고 있었다.“안 호법은 눈썰미가 좋은 축구코치 두 명 정도와 한의사 한 병을 대동하고 전국을 돌아다니세요.”“무슨 일로요?” “12-15살로 중학교 정도 다니는 소년들 중에 장차 축구선수로 키워 볼 만한 선수를 선발해 벨기에로 보내세요. 그곳에서 허정무 선수가 선수들을 훈련시키던지 아니면 다른 코치를 붙여 훈련시킬까 하니 잘 선발해서 보내도록 해보세요.”“알겠습니다.”최태욱은 다시 강조했다.“반드시 선수가 벨기에로 가는 것이 좋다고 적극성을 띄우고 또 부모님의 반대가 전혀 없어야 합니다. 잘한다고 하는 일 공연히 나중에 원망들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공5/18 쪽

    개로 모집하면 쉽게 모집이야 되겠지만 그보다 숨어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싶으니 그렇게 아시고요.”“잘 알겠습니다. 어차피 약초를 깨러 전국을 돌아다닐 생각인데 틈틈이 구해서 보내겠습니다.”선수선발이야 축구코치 출신들이 하면 되는 일이다. 한의사나 자신은 건강을 살피고 내부에 강한 기질이 있는지 살피면 되니 두 가지 일을 병행해도 충분했다.최태욱은 연구 자료를 모두 비밀금고 안에 넣고 그 안에서 라오스의 광맥 조사 자료를 꺼냈다.“임광문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근처의 여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그럼, 안 호법이 그 사람을 만나서 이리 보내요. 내가 직접 만나 전후 사정을 자세하게 듣고 필요한 조치를 하고 출국할 때 태국으로 같이 갈 것이니까요.”“알겠습니다.”6/18 쪽

    안태형은 응접실에서 나가려고 하다 조심스럽게 권했다.“회장님, 둘째 아씨가 예식장을 참석하고 바로 홍콩으로 돌아갔으니 태국으로 가시면서 한 번 만나보세요.”“알았어요.”안태형이 떠나고 나자 잠시 뒤에 임광문이 찾아왔다.2층에 있는 서재로 가서 그가 라오스에서 챙겨온 광맥 조사 자료를 펴놓고 물었다.“금광이 있다고요?”“예, 하지만 금광보다는 주석 광이나 기타 광산이 더 규모가 크고 수익이 많은 사업일 겁니다.”“알았어요. 그러니까 투자에 비해 수익이 많을 광산업이란 말이죠?”“예, 분명 그렇습니다. 라오스는 인건비가 아주 싸니 광산을 개발하면 노다지나 다름없이 많은 수익을 보장할 겁니다.”7/18 쪽

    임광문의 말은 전에는 달랐다. 분명 그저 줍기만 하면 돈이 생기는 노다지라고 하더니 조금 변했다. 그래서 그에 대해 조금 의문을 표했다.“전에 하던 말과 조금 틀리군요.”이런 지적에 임광문은 약간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참을 지나서 입을 열었다.“사실은 금광보다는 더 좋은 노다지가 있습니다.”“그게 뭐냐고요? 계속 그렇게 나오면 나 혼자서 갑니다.”최태욱은 임광문이 자신에게 뭔가 숨긴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며 강하게 나무라고 있었다.임광문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실, 프랑스 군대가 몰살한 근처에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뭐요? 보물이라니?”“아마 식민지 시절에 프랑스 군대에서 수집한 문화재 같습니다. 중국제 도자기도 있고 심지어 고려청자도 있습니다. 황금 불상들이나 술잔 등 금제품도 많고요.”8/18 쪽

    “뭐요? 노다지가 그럼 문화재라는 겁니까?”  임광문의 이야기를 들으니 결국 프랑스에서 인도차이나 반도를 식민지로 점령해 약탈한 문화재를 다시 찾아서 몰래 반출해 버리자는 의견이다. 임광문은 조심스럽게 다시 말했다.“회장님, 금괴도 많이 있습니다.”임광문의 말에 최태욱은 금방 이해했다.“무슨 소리인지 알겠군요. 문화재는 밀반출하고 금괴는 금광을 개발하면서 그냥 다시 녹여서 빼나자는 소리군요.”“그렇습니다.”“이런 사실은 누가 압니까?”“저만 압니다.”진실이야 어찌 되었건 함부로 거짓을 고할 사람은 아니라고 판단해 즉시 조치를 내리9/18 쪽

    기로 했다.“좋습니다. 그런 일은 안태형 호법이 잘하니 그 사람과 같이 하면 되겠군요.”안태형에게 조금 전에 다른 임무를 줬다. 하지만 그 업무야 축구코치들이 전담해도 되니 최태욱은 다시 안태형을 수배해 부르기로 했다.“안 호법이 다시 올 때까지 여기서 잠시 기다려요.”“넷!”최태욱은 전화로 몇 곳에 연락했다. 다행이 안태형은 미사리의 별장으로 그의 아버지인 안욱철을 만나러 가 있었다. 밤이 깊어 연락을 받은 안태형은 다시 저택으로 왔다. 최태욱은 그에게 지시했다.“안 호법이 라오스로 가야겠어.”“왜죠?”10/18 쪽

    “라오스에서 밀반출할 물건이 있다니 가서 직접해결해요.”“알겠습니다.” “공연히 내가 태국으로 가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안 호법 선에서 깔끔하게 해결하고요.”“넷!”자신은 이제 벨기에 왕국의 백작 신분으로 더구나 SG 그룹의 회장이다. 다른 나라에서 문화재를 밀반출하다가 잘못되어 들통이라도 나면 그로인한 여파가 너무 크니 안태형 선에서 처리하라고 지시하고 있었다.“회장님, 돈은 어떻게 하죠?”“그야 금괴는 자연히 타이슈 산업으로 내가 펀드 자금 형태로 돈을 넣는 식으로 해서 회수합시다. 나머지 문화재는 홍콩으로 빼서 홍콩에서 처리하면 돼요.”“알겠습니다.”“뭐하면 벨기에 왕국으로 보내는 방법도 있고요.”11/18 쪽

    “넷!”최태욱은 안태형에게 보관하고 있던 광맥 조사서를 모두 넘겨주었다. 그러자 안태형은 임광문과 같이 저택에서 서둘러 떠났다.밀반출을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더구나 프랑스 정부에서 유해를 회수하려고 같이 움직이기 쉬우니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고 또 인원도 많이 필요했다.다음날 출국을 하기 위해 벨기에 대사관으로 연락했다. 이제 신분이 다소 복잡해졌으니 대사관으로 자주 연락해야 한다.그러자 벨기에 대사가 저택으로 급하게 찾아왔다.“백작, 자네가 나서서 꼭 처리를 해주고 떠날 일이 있네.”“그게 뭐죠?”“다름이 아니라 우리 베네룩스 3국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신형 야포가 있네. 그 야포를 한국군이 생산하도록 주선을 해주게.”“한국 공장에서요?”12/18 쪽

    “그렇다네. 베네룩스 3국에서 생산해봐야 필요한 야포 수가 얼마 안 되어 무기 생산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힘들다는 결정이 나왔네. 그러니 우리가 기술을 한국에 그대로 이전해 주는 조건으로 한국에서 무기를 생산해 아주 싸게 공급해 달라는 협정을 주선해 보라는 거야.”무슨 이야기인지는 금방 알아들었다. 그러나 자신이 나선다고 될 일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왜 그런 부탁을 자신에게 하는지가 궁금해 물었다.“대사님이 직접 나서도 될 일인데 왜 나에게 그런 업무를 하라는지?”“그건 자네가 장세동 안기부장하고 잘 알고 안현태 경호실장과도 연결된 사람이라 그렇지. 이런 협상은 신뢰가 중요한데 우리가 직접 나서면 오히려 의심만 할 것도 같고.”“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군요.”벨기에 대사의 생각은 벨기에 철강회사와 합자로 만든 SG 특수 철강회사에서 생산하는 철강 제품을 공급하면 아주 좋은 야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 이득이 가는 협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으로는 어떻게 해서라도 방산무기 개발을 위해 기술력 확보가 중요한 실정이다.13/18 쪽

    ‘국익에 반하는 일은 아닌 것 같군.’야포를 생산하는 높을 기술력을 이전 받으면 한국은 자체적인 무기 소요로 인해서도 생산 공장은 정상적인 가동이 가능하다. 거기에 원가로라도 해외로 야포를 수출하게 된다면 공장의 효율성은 아주 높아지게 된다.어째 벨기에 왕국에서 특수철강회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협조한다고 했더니 그들로는 이런 꿍꿍이가 있었다.“좋습니다. 제가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단 기술이전이나 무기 도입 방법이나 가격에 대한 서류를 넘겨주세요. 제가 우선 장세동 안기부장을 만나 제안을 해보죠.”“고맙네.”최태욱은 벨기에 대사가 넘겨주는 서류를 가지고 저택을 떠나게 되었다. 장세동 부장에게 연락해 급하게 만날 일이 있다고 하니 남산의 청사로 오라고 해 가게 되었다.남산 자락에 있는 안전기획부 청사로 들어가려니 사실 마음이 별로 편치 않았다. 여전히 이곳은 권력의 심장부로 오히려 청와대 보다 겁나는 곳이다. 역사적으로 안전기획부나 전의 중앙정보부나 모두 엄청난 권력을 부렸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어째 뒤통수가 근질거리는 것 같네.’ 14/18 쪽

    그러나 최태욱은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편하게 마음먹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저를 따라 오시죠.”마중 나온 다소 우락부락하게 생긴 여자가 최태욱을 위층에 있는 부장실로 안내했다.부장실로 들어가자 커다란 책상에 앉아서 뭔가 결재하던 장세동이 일어나 반기며 말했다.“자네가 날 다 찾고 무슨 일인가?”“부탁할 일이 있어 찾았습니다.”“부탁? 자네가 나에게 청탁을 할 때도 다 있나?”장세동은 소파에 앉으며 최태욱에게도 앉으라고 권하고 나서 물었다.“도대체 무슨 부탁인가?”15/18 쪽

    최태욱은 자신이 들고 온 서류를 내밀고 말했다.“실은 벨기에 대사의 부탁으로 이 서류를 한번 검토해 달라고 찾은 겁니다.”이렇게 말하고 나서 벨기에 대사가 자신에게 제시한 기술이전과 무기 구입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그러자 장세동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게 모두 사실인가?”“예. 굳이 저를 통해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진심을 믿어 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서류를 검토해 보시고 믿어도 되겠다 싶으면 국방부로 자료를 넘겨 검토해보도록 해주세요.”“알았네. 자네 말이 사실이면 그야 우리나라도 좋은 일이니 해야지.”이렇게 말하고 나서 장세동의 이상한 눈빛을 지으며 물었다.“이런 일 주선해주고 자네 뭐 좀 생기나?”장세동의 말에 최태욱은 기겁해 반문했다.16/18 쪽

    “예? 제가 커미션을 먹고 이런 심부름을 한다고 생각하세요?”“왜? 정색하고 그래. 이런 무기거래는 다 그런 것이 오가는 거야. 그런 정도는 다 알 만한 사람이 정색하고 놀라니 내가 오히려 이상하군.”“저는 그런 것은 없어요. 제가 돈은 무척 좋아는 하지만 아직 이런 거래를 주선하면서 돈을 받을 생각은 없습니다.”정색했지만 장세동의 전혀 믿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자신들이 처먹으니 남들도 다 먹는 줄 아는군.’장세동은 서류를 휘휘 넘겨보며 조용히 말했다.“자네, 소희와 언제 결혼할 생각인가?”“결혼이라뇨? 저는 결혼은 30살이 넘어서 갈 생각입니다. 그쯤은 되어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거죠.”17/18 쪽

    “자네, 그런 소리 하는 것을 보니 주변에 여자가 많군.”“·········.”이미 알고 하는 말이라 최태욱은 그에 대해 아무런 응수를 안했다. 서류를 넘겨보던 장세동이 다시 말했다.“자네 계속 한국에 있으며 이 일은 추진할 생각인가?”“아뇨, 저는 부장님께 서류만 넘겨줘 제안해 보는 것으로 끝내야죠. 제가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낄 이유가 없죠.”“알았네, 그럼 내가 알아서 처리하지.”최태욱은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 또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라 이런 대화만 나누고 바로 장세동과 헤어져 목동의 저택으로 돌아왔다.벨기에 대사에게 서류를 장세동에게 넘겨줬다고 연락했다.18/18 쪽

    최태욱은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 또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라 이런 대화만 나누고 바로 장세동과 헤어져 목동의 저택으로 돌아왔다.벨기에 대사에게 서류를 장세동에게 넘겨줬다고 연락했다.18/18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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