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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59화 (159/657)

< --  [급변하는 주변상황]  -- >사람이란 자신이 어려움을 겪어 봐야 남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고 아픔이 같은 사람끼리는 서로 이해하는 경향이 많다.최태욱은 자신이 무정자증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박연화와 장소희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연화 심정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군.’ 아직 장소희는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나이가 30살이 넘은 박연화는 그런 불임으로 파생되는 문제로 많은 아픔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이제 단순한 육체적인 어떤 즐거움만 아니라 사랑으로 보듬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만나 봐야겠어.’나중에 만나기보다는 귀국한 지금 당장 그녀를 만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태욱은 즉시 양재동으로 전화를 했다.“나요.”회1/17 쪽

“어머, 어디세요?”“목동 집이야. 지금 양재동으로 가려고 하는데.”“알았어요.”전에 벨기에로 자기가 떠날 때 만나자고 했으나 토라져서 거절했었다. 그러더니 반갑게 응수하자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최태욱은 민택수에게 지시했다.“브뤼셀에서 사온 선물을 모두 차에 싣고 떠날 준비를 해.”“넷!”전에는 공항의 면세점에서 샀지만 최태욱은 나름 직접 건네 줄 선물들은 벨기에에서 사가지고 왔다. 결혼하는 누나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 보니 여자들 선물도 같이 산 것이다.조금 시간이 지나자 민택수가 보고했다.“회장님, 준비 끝났습니다.”2/17 쪽

“차는 내가 직접 몰고 갈거니 민 비서는 내일 과천 외무부에서 만나지.”“알겠습니다.”항상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다 혼자 간다고 하자 약간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운전기사가 같이 가니 별로 염려하지는 않았다.최태욱은 운전기사를 조수석에 태우고 직접 운전하고 양재동으로 가고 있었다. 그의 옆에서는 운전기사가 계속 차에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회장님, 이런 기능은 한국 차에는 없습니다.”“그런가?”“예. 아직은 너무 고가 장비라요.”최태욱이 리무진을 직접 운전하며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듣는 이유는 이제 새로운 디자인 하나를 외부로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리무진을 운전해보며 어떤 모델을 외부로 노출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려는 것이다.고급 리무진과 일반 승용차와 전혀 다르지만 편리함이나 현재의 기술력 상태를 점점하기 위해서다.3/17 쪽

양재동의 저택은 규모가 생각보다 큰 편이었다. 산비탈에 있는 저택은 지하 차고로 통해 출입이 가능했다. 물론 따로 출입문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지하 차고로 통해 다니는 구조다.차고 안으로 들어가자 건장한 청년이 기다리고 있다가 거수경례를 했다.“충성!”“어, 자네는.”“회장님, 저 여기서 근무합니다.”“그래? 혼자 근무하나.”“아닙니다. 5명의 경비원들과 같이 근무합니다.”전에 30 경비단에서 같이 복무하던 무술 사범이 이곳에서 경비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었다.지하실의 계단을 통해 위로 오르자 두 개의 통로로 나뉘어져 있었다. 보아하니 하나는 경비원이나 이곳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사용하고 하나는 박연화만 사용하는 통로 같았다.4/17 쪽

위로 오르자 커다란 응접실에 박연화 혼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전에 자신이 거절한 행동 때문인지 조금은 주춤거리며 머뭇거리고 있었다.최태욱은 그녀에게 다가가 가볍게 손을 허리에 두르며 와다닥 당겨 안으며 키스를 했다.“어머!”놀라 여린 비명을 토하고는 있지만 박연화는 이내 입술을 벌리며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었다. 비록 앙달을 부려는 보았지만 그것이 별로 소용없고 자신에게 오히려 더 아픔만 준다는 것을 절절하게 느꼈기 때문이다.최태욱이 훌쩍 유럽으로 떠난 이후에 박연화는 두고두고 후회했다. 어차피 자신은 그저 최태욱이 배려해 주는 과실이라도 받아먹어야 하는 처지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내가 공연히 분수도 모르고.’물론 시기도 생기고 질투도 났지만 그래봐야 자신만 손해니 이제 이렇게 만나게 되면 공연히 투정을 부릴 생각은 사라졌다.키스를 나누고 나자 최태욱은 손에 들고 있는 선물을 넘겨주었다.5/17 쪽

“브뤼셀에서 산 목걸이야.”“어머, 예쁘네요.” 박연화는 백금의 중에 사파이어가 달린 목걸이를 보자 매우 좋아했다. 겨울을 상징하며 또한 불변과 덕망을 나타내는 보석이다.목걸이를 목에 걸어보며 거울 앞에 가서 보고 박연화가 신이 나서 외쳤다.“고마워요.”“별로 비싸지는 않아.”두 사람은 잠시 응접실이나 아래층에 있는 식당 그리고 실내의 정원을 살피고 있었다. 실내 정원에는 의외로 30센터 정도 크기의 작은 악어 새끼가 몇 마리 자라고 있었다.“이것을 나중에 크면 어떻게 키우려고?”“나중에는 실외 정원에서 키울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다 커도 1미터 이상으로 크지는 않아요.”6/17 쪽

“그래?”“본시 품종 자체도 작은 악어지만 집에서 키우면 성장이 느려서 어쩌면 60센티 정도면 다 자랄 겁니다.”“그런 정도면 키울 만은 하겠군.”박연화는 저택을 안내하며 설명했다.“운전기사를 포함해 경호원이 모두 6명이고 여비서는 3명 그리고 주방 아줌마가 같이 지내요.”“항상 그런가?”“예, 저와 여비서들이야 주로 외부에서 식사하니 경호원끼리 식사하죠.”“아침도?”“예, 아침은 새벽에 공원으로 가서 운동하고 근처의 해장국 집을 주로 가고요. 제가 양재동의 배드민턴 협회 회장이거든요.”7/17 쪽

“아, 그래.”“여기는 여전히 소란해서 조금 시끄러워요.”2층으로 올라가보니 그녀의 말대로 고속도로와 화물터미널이 가까워 차 소리가 요란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모두 두터운 통유리로 창문을 막고 방음 장치를 해서 그런지 아주 조용했다.하지만 베란다로 나오자 차량들이 내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었다.빵! 빠앙!대형 화물차들이 내는 경적 소리가 요란했다. 박연화는 차 소리를 들으며 그에 대해 설명했다.“아마 도로공사 측에서 저쪽에 방음 장치를 하면 조금은 조용해 질 겁니다.”  이제 한국도 소음 공해 해소나 기타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단체들이나 시민들의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었다. 오랜 만에 한국에 왔다는 생각에 물었다.“지금 정치권은 어떤가?”8/17 쪽

“소란스럽죠. 직선제를 요구하는 야당의 반발도 많고 그렇다고 전처럼 무조건 위에서 누른다고 국민들이 굽실거리며 말을 듣지 않으니 시끄럽기는 합니다.”두 사람은 침실로 와서 국내 정치 상황이나 최태욱이 벨기에서 지낸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에는 만나기만 하면 급하게 서로를 탐하던 행동이 약간 변했다.늦게까지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침대로 가고 있었다.오랜만에 최태욱을 만난 박연화는 가벼운 터치만으로 빠르게 달아올라 외치고 있었다.“어서요.”그러나 최태욱은 전과 달리 오랜 애무 끝에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 바람에 박연화는 실로 오랜만에 졸도할 지경에 이를 정도로 큰 기쁨을 맞보고 있었다.나른해진 몸으로 박연화는 혼자서 중얼거렸다.‘이이가 이제 완전히 바람둥이로 변했어.’ 최태욱이 축구만 실력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점점 여자를 요리하는 솜씨 또한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좋지만 다른 쪽으로는 약이 오르기는 했다.박연화는 단비를 흠뻑 맞은 것처럼 이제 몸이 다시 생기가 도는 느낌이 들어 너무 좋9/17 쪽

았다. 항상 뭐가 막혔던 것이 펑하니 시원하게 뚫린 기분이다.‘이래서 나는 혼자는 못 사는 여자라고 아버님이 하신거야.’전보다 더욱 큰 기쁨을 맞보는 처지로 불평보다는 만족해하고 있었다. 너무 잘난 남자 숨겨진 여자로 살아야하는 처지로 더 이상을 바란다는 것은 허세라고 판단했다.‘이런 정도면 된 거야.’다음날 아침 최태욱은 새벽 조기회를 나간다는 박연화를 기어이 완전히 펴지게 해놓고 집을 나서고 있었다. 머리가 산발되어 흐트러진 자세로 배웅하며 박연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향으로 내려가시려고요?”“응, 과천에 들렸다가 서산 거쳐서 강경으로 갈 거야.”“어머, 그럼 광천으로도 가겠네요.”“아마 그쪽으로 가게 될 걸.”10/17 쪽

“그럼 광천에서 어리굴젓 보내주고 강경가시면 새우젓을 사서 여기로 보내 주세요. 저도 누님 결혼식에 참석하러 내려가기는 하지만 당신을 아는 척은 못하니 그렇게 아시고요.”“알았어.”박연화가 새우젓이나 어리굴젓을 살 방법이 없어 부탁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의 남자가 사서 보내 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에서 부탁하는 것이다.사실 그녀로는 이런 사소한 것을 부탁하는 정도가 최태욱에게 바랄 수 있는 전부였다.최태욱은 전과 달리 순순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이제 사소한 것이라도 여자들에게 조금씩 배려하는 마음으로 변하고 있었다.과천으로 급하게 달려 외무부로 들어가 입궁에 서있는 경비원에게 신분증인 여권을 보여주자 이내 답해 주었다.“장관님이 기다리십니다.”“그래요?”11/17 쪽

“벨기에 대사도 같이 기다립니다.”경비원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태욱은 장관실로 가게 되었다. 부속실에 도착해 신분증을 제시하자 여비서가 급하게 장관실로 안내했다.장관실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고위관리들이 기다리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했다.“안녕하세요.”“어서 와요. 너무 외국에 오래 지내서 전해줄 것이 많아 사람들이 모인 거요.”“예?”큰 키에 사람 좋아 보이는 외무부 장관은 이내 설명했다.“이번에 젖소와 말의 우수한 냉동정액을 보내와 농수산부에서 상을 주고 싶어 온 거요. 다른 장관들도 마찬가지고.”최태욱이 벨기에에서 움직인 해외 활동은 상당했다. 우선 벨기에 왕국과 상호방위조약 체결은 의미가 아주 깊었다. 그리고 우수한 목초 종자를 가져온 일이나 가축 품종 개량을 위한 활동도 정부 관료들이 이루지 못한 큰 성과를 거둔 민간 외교다.12/17 쪽

벨기에를 포함한 베네룩스 3국의 요청으로 인해 벨기에 국적 취득을 검토하던 한국 정부에서는 대통령령에 의해 최태욱은 특별히 2중국적이 허용되었다. 국방장관이 웃으며 말했다.“자네 때문에 운동선수들 혜택을 많이 받는군.”“그래요?”“자네 범법자 안 만들게 하느라 향군법도 많이 보강 되었어.”의외로 2중국적 취득은 병역법에 걸림돌이 있었다. 그래서 향토예비군 법을 약간 보안하는 문제까지 대두되었다. 향토예비군 설치법에 이런 조항이 보완되었다.외국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해외활동을 하는 예비군의 경우 예비군 소집에 대해 면제하는 조항을 넣은 것이다. 그렇게 되어 최태욱을 비롯해 해외에서 프로 선수로 활동하는 남자들은 모두 예비군 소집에서 면제되게 보완되었다.최태욱이 서명해야 하는 서류는 올림픽 출전이나 월드컵 출전은 반드시 대한민국 선수로 활동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다른 국제 경기는 벨기에 왕국 선수로 뛰어도 된다는 나누어 먹기를 적용한 것이군.’ 13/17 쪽

최태욱이 서명을 끝내고 나자 그에게 주한 벨기에 대사가 새로 여권하나를 건네주었다. 그것은 벨기에 정부가 발행하는 외교관이 지니는 여권이었다. 표면적인 직위는 보두렝 국왕의 외교특사라는 벨기에 외무부 소속인 외교관 신분이다. 그리고 벨기에 왕실의 근위대장인 타이거 최 백작이라는 신분이 주어졌다.벨기에 대사는 최태욱에게 말했다.“고향으로 내려가기 전에 대사관으로 가야하네.”“왜죠?”“이제 국왕폐하의 대리자인 외교특사인 백작의 신분이니 예복도 새로 받아야하고 훈장이나 견장도 새로 착용해하 하네. 더구나 자네 누님의 결혼식은 반드시 예복 차림으로 참석해야 한다는 폐하의 명령이야.”“예? 앞으로 계속 그래야 하나요.”“그렇다네.”세상에서 공짜라는 것은 절대로 없었다. 벨기에 왕국에서는 최태욱에게 거창한 작위14/17 쪽

를 주고 직책도 그냥 준 것은 아니다. 첫째 입헌군주제를 반대하는 자국국민들의 정서를 다독이려는 목표가 있었다. 둘째는 유럽선수권대회나 아니면 기타 세계육상 선수권 대회 등에서 최태욱이 벨기에 국적으로 뛰길 바랐다.‘벨기에 왕국에서 아예 빨대 꽂고 피를 쪽쪽 빨아 먹을 궁리를 단단히 했군.’ 대략 설명을 들은 최태욱은 이제는 자신은 어쩔 수 없이 벨기에 왕실과 끓기 어려운 인연이 깊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최태욱은 농수산부에서 주는 장관상과 상공부에서 주는 수출상들을 받았다. 과천 청사를 나와 다시 서울로 향하게 되었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에서 백작의 예복인 해군제독으로 갈아입고 몇 가지의 벨기에 왕국의 훈장을 받게 되었다. 기도 안차는 것은 대사관으로 가서 백작 신분을 받고 보니 추가된 내용이 있었다. 자신의 벨기에 국왕의 근위대 대장이라는 신분은 또 다른 신분이 포함된 요상한 직위였다. 베네룩스 3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군사위원회의 군정보부 차장 자리도 포함되었다.쉽게 말해 스파이라는 신분도 주어진 것이다. 그래서 베네룩스 3국의 해외 무관 조직을 얼마든지 이용할 그런 위치였다. 15/17 쪽

‘후우, 미치겠군. 또 2중 생활을 하게 되니 이제 도대체 가면을 몇 개나 더 쓰고 살아야 하는 거야.’최태욱은 궁금해서 대사에게 물었다.“나보고 뭐를 하라고?”“그냥 필요하면 무관을 이용하라는 것인데.”“그래도 해야 하는 임무는 있을 것 아닙니까?”“그냥 필요하다 싶은 군정보만 넘겨주면 되네.” 말이야 쉽지만 산업스파이나 아니면 군사적인 정보를 알아내거나 분석해야 하는 자리를 주니 머리가 어수선했다.대사관은 떠나기 전에 다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급하게 서산으로 향했다.최태욱은 어떤 격식이나 예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부터 자신의 차량에는 매번 예복을 가지고 다녀야 되게 생겼다. 함부로 나돌아 다니기도 어렵게 벨기에 국왕은 이중 삼중의 여러 가지 옵션을 걸어버린 것이다.16/17 쪽

‘내가 잡식성인 것을 아니 내 버릇을 고치려고 그러나?’최태욱은 천안을 지나 서산으로 가며 주변 경관에 놀라고 있었다.수많은 도로 공사를 비롯한 각종 공장 건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은 변해도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이러다 자금 순환이 꼬이면 한방에 죽는데.’과잉 투자로 인해 나라의 살림살이가 문제가 생겨 큰 사단이 벌어진 IMF 사태가 혹시 더 일찍 터지지 않나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공사로 인해 국도 중간 중간에서 기다리며 최태욱은 오후 늦게 서산 간척지로 도착하게 되었다.17/17 쪽

과잉 투자로 인해 나라의 살림살이가 문제가 생겨 큰 사단이 벌어진 IMF 사태가 혹시 더 일찍 터지지 않나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공사로 인해 국도 중간 중간에서 기다리며 최태욱은 오후 늦게 서산 간척지로 도착하게 되었다.17/17 쪽

과잉 투자로 인해 나라의 살림살이가 문제가 생겨 큰 사단이 벌어진 IMF 사태가 혹시 더 일찍 터지지 않나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공사로 인해 국도 중간 중간에서 기다리며 최태욱은 오후 늦게 서산 간척지로 도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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