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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54화 (154/657)
  • < --  [벨트 라인의 경계선]  -- >이렇게 새로운 사업인 특수철강 회사 설립에 대해 지시를 내리고 나자 최태욱은 여전히 축구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새로 팀에 합류한 조하미스도 최태욱이 지내는 숙소로 와서 지내게 되었다. 팀의 주된 공격인 중앙 공격을 위해서는 공격수인 조하미스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며 연습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조하미스, 서로 말이 통하도록 한국어를 조금 배우는 것도 좋을 겁니다.”“배워야죠.”굳이 한국어를 배우게 하는 이유는 경기 중에 최태욱이 지시하는 작전에 대해서 한국어로 말하면 상대편은 알아듣지 못하니 아주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그것도 약어나 속어 들을 사용하니 거의 암호 수준의 대화 방법이다.박아, 찍어, 흘려, 때려, 먹어, 뚫어, 등을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정식 언어도 아닌 말을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어려워했다. 그러나 조하미스는 나름 조금씩 그런 단어들에 대해 익숙해지고 있었다.사실 같이 지내다 보면 상대방의 표정만 봐도 대략 어떤 의도인지 알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같이 생활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조금씩 한국어에 대해 이해하고 익히게 회1/16 쪽

    되었다. 그러던 중 안태형이 숙소로 연락해 만나자고 했다.숙소로 찾아오라고 하니 굳이 외부에서 만자자고 해 최태욱은 지목해 주었다.“아쓰띠히 공원의 동쪽 끝에서 만나요.”“넷!”숙소에서 멀지 않은 아쓰띠히 공원의 한적한 곳에서 최태욱은 안태형을 만나고 있었다.“어쩐 일로 여기까지?”슬며시 눈치를 보던 안태형은 조심스럽게 물었다.“회장님, 안나카에르라는 망해버린 그리스 공주에게 아이를 낳아 보라고 한 것이 사실입니까?”“그렇소. 그런 보고까지 강 비서가 안 호법에게 하나요?”2/16 쪽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저에게 보고했습니다.”“그게 뭐가 그리 중하다고. 보고까지 하고 소란을 더는지 잘 모르겠군요.”“예? 그게 중하지 않다고요?”최태욱은 순간 자신의 신상에 대해 강호철이 안태형에게 모조리 보고한다는 것이 반감이 들었다. 그래서 다소 퉁명스럽게 말했다.“강 비서도 안 되겠군요. 내가 하는 일을 여기저기로 일일이 까발리고 다니니.”아주 간단한 지적이지만 이것은 아주 중대한 의미가 있었다. 최태욱의 이런 말에 뜻은 앞으로 자신의 개인 사생활에 대해 안태형이 간섭하거나 참견하는 것이 싫다는 뜻이다.최태욱의 응수에 안태형을 가슴이 덜컥했다.‘공연히 이의를 걸다가는 반발심만 심어 주게 생겼어.’전에는 자신이 도와주는 일에 대해 별로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으로 오고 나서는 천인교와 연락도 안하려고 했다. 전부터 천인교와는 결별을 자주 시도했었다. 3/16 쪽

    드디어 자신과도 완전히 결별하고 싶다는 의사 표시를 노골적으로 하는 것 같았다. 천인교로는 이런 사태는 아주 중대한 문제다.아차 싶은 생각에 안태형은 조금 다급해서 급하게 말했다.“회장님, 제가 그 여자 분에 대해 조금 달리 생각하는 것을 두고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세요. 세상을 오래 살다보니 걱정이 많아서 그저 해보는 소립니다.”안태형의 말에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나도 안 호법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요. 아마 그 여자가 내 돈을 노리고 이상하게 행동할 거라고 걱정하는 모양 같은데 나는 그런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죄송합니다.” “나는 앞으로 그 여자를 자주 돕기는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안 호법이나 천인교에서 걱정하는 일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니 그렇게 알고요.”“잘 알겠습니다.”정확하게 구분을 지어 하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천인교에서 관장하는 SG 회사의 대전에 있는 회사들 재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는 뜻이다. 4/16 쪽

    천인교는 사실 SG그룹의 모든 회사들과 관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태욱이 직접 관리한다고 보는 모기업인 SG 미디어, 투자, 제약은 전혀 관련이 없는 형태의 지분배분이 되어 있었다. 물론 SG그룹의 모든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천인교 출신들이 많지만 회사의 소유권에서 전혀 달랐다.최태욱은 안태형이 여길 찾아온 이유에 대해 물었다.“무슨 일로 직접 찾아온 것이죠.”“예, 아씨들의 근황 보고를 그 동안 너무 안 해도 그런 이야기도 직접해드리고. 회장님께 건의할 일도 있고 보고드릴 일도 있어서요.”“그래요? 그럼 말이 나온 김에 먼저 여자들 이야기부터 합시다.”“넷! 큰아씨는 지금 강남에서 부동산 거래를 자주하시고 대형나이트 클럽을 5개를 운영하며 지냅니다. 거처는 전과 같고요.”박연화는 현재 최태욱에게 본부인과 같은 처지다. 그래서 안태형은 여전히 제일 먼저 그녀를 첫째라고 부르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다른 일은 없고요?”5/16 쪽

    “예, 한번 국세청에서 자금 추적을 한번 받기는 했지만 별로 큰 문제야 없었습니다. 대형나이트클럽 수익이 너무 많아서 벌어진 일이고요.”“혹시 마약 같은 이상한 것은 취급하지 않지요?”“예,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이런 보고에 최태욱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박연화가 굴리는 자금이야 사실 그녀 개인재산이라고 볼 수 있다. 박동훈 교주가 사적으로 준 돈이 대부분이다. 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천인교와 관련이 있으니 자신이 넘실거리고 간섭할 이유가 별로 없었다.안태형은 아무 표정변화가 없자 속으로 걱정이다.‘아무래도 다 잊으신 모양 같아.’슬며시 눈치를 보며 다시 조심스럽게 말했다.“둘째 아씨는 지금 홍콩에서 영화사와 부동산 회사 그리고 투자회사를 가지시고 있습니다. 하시는 일은 연예계에서 가수나 연기자 생활도 하고 대학교를 다니는 중입니다.”6/16 쪽

    “그래요? 공부는 뭐를 하고요?”“전에 말씀하신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나이 어린 여자 애가 당차가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 같았다. 그냥 날름 해버리고 방치한 상태라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너무 무심하군.’하지만 안태형이 자주 홍콩에서 지내며 돌보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안태형은 이렇게 먼저 한국 여자들에 대해 보고를 했다.이어서 일본의 마사토와 싱가포르의 수지 주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보고했다.“마사토 양은 요즈음 공부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지 아씨는 태국의 푸켓에서 사업 때문에 대부분 그곳에서 지내고요.”전에 알고 있던 것 보다 달리 특별한 사안이 생긴 것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두 여자에 대해서도 듣고 보니 자신이 챙겨주고 신경 쓸 여자가 주변에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7/16 쪽

    ‘결국 그걸 강조하자는 이야기군.’아마도 안태형이 여자가 많으니 더 늘리지 말아 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여자들의 근황에 대해 자세하게 보고하는 것 같았다.‘나를 애로 취급하나?’하긴 나이로 보아 안태형이 보기에는 아직 어리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조금은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최태욱은 불쑥 한마디 했다.“알았어요. 벨트 라인 아래가 조금 복잡하군요.”“예? 그게 무슨.”안태형이 말귀를 알아듣고 모른 척을 하는 것인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자 최태욱은 다음 문제에 대해 물었다.“건의할 일은?”8/16 쪽

    “이미 건의는 모두 했습니다.”“아~! 앞으로 여자를 조심하라고요?”“예.”별로 다른 거부 반응 없이 최태욱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러자 안태형은 조금은 안심이 됐다. ‘이쯤하고 끝내는 것이 좋아. 상당히 싫어하는군.’자신이 더 이상 말해봐야 들어먹을 것 같지도 않았다. 이제 최태욱이 하는 행동만 지켜보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공연히 간섭하려다가 그것이 들통 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니 두려웠다.   최태욱은 다른 보고 할 사안에 대해 물었다. “급하게 와서 보고할 일은 뭐죠?”“프랑스로 유학을 왔던 한희정 교수님이 얼마 전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한 남자는 변호사입니다.”9/16 쪽

    “그것을 어떻게 알죠?”“프랑스 파리에 들렸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제가 결혼식에 참석했었습니다.”“그래요? 나는 벌써 결혼한 줄 알았더니 이제야 결혼했군요.”한희정이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니 기분이 조금은 묘했다. 서운하다고 할까 아니면 아깝다고 할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나 그녀나 그동안 서로에게 너무 무관심했었다. 그러니 그녀와는 이미 끝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우린 오래 전에 이미 끝난 사이야.’한 편으로 생각하면 여자관계가 복잡해진 지금으로는 설사 그녀를 다시 만나더라도 결혼해 달라고 할 상황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잘 된 거야. 차라리 다른 남자와 오순도순 사는 것이 좋지.’ 이렇게 자기 편리함 때문인지 한희정의 진짜 행복을 위해서 인지 정리하는 쪽으로 생각하자 마음은 홀가분해졌다. 더구나 자기를 거친 여자를 모두 품안에 끌어안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10/16 쪽

    “결혼 축하금을 줬나요?”“예, 남들 하는 정도로 했습니다.”“그럼 됐군요. 다른 보고 사항은 없나요?”“회장님이 만나 볼 사람들은 있습니다.”“그래요? 그게 누구죠?” “전에 회장님이 구한 5명의 포로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직접 만나서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어 보세요.”의외로 전혀 생각지 못한 사람을 만나 보라고 하자 이상해서 급히 물었다.“뭐? 특별한 일이 있어요?”“예, 중요한 일입니다.”최태욱은 자신이 구했던 5명의 포로 출신들을 만나기로 했다. 그러자 안태형이 멀리11/16 쪽

    서 기다리고 있는 5명을 데리고 와서 말했다.“자네들이 회장님께 직접 설명을 하게.”“넷!”전에 청와대에서 만난 지리학과 출신으로 광맥조사원이라던 임광문이 나서서 말했다.“회장님, 라오스로 최대한 빨리 가셔서 광산 개발을 해야 합니다.”“왜? 그렇죠?”“지금 힐러리 장관이 라오스와 캄보디아 그리고 베트남과 경제 협력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 되면 많은 나라들이 그곳으로 가서 투자를 하게 됩니다.”후일 힐러리 벨트라인이라고 명명되는 외교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거대한 선을 이어가는 치밀한 외교 작업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회교국을 포함해 거대한 벨트를 형성해 중국을 견제하는 외교전술이다.  최태욱도 그것 잘 알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해 주었다.12/16 쪽

    “그야 그렇겠죠. 앞으로 상호교역이 되고 투자가 진행되겠죠.”“그리되면 저희가 조사한 금광맥도 다른 사람들이 발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남보다 빨리 그곳으로 가서 채광 개발권을 차지하셔야 합니다.”“금광맥이 크기는 한 겁니까?”“예, 상당히 큰 규모라 제가 회장님께 권하는 겁니다.”임광문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그곳에 좋은 금광맥이 있다고 장담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아직 한국과 교류가 없는 상황에 라오스로 가서 투자하기가 곤란해 안태형에게 물었다.“안 호법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투자를 나에게 권하죠? 당장에는 그곳으로 가서 투자하기 위해 움직일 방법이 없는데요.”최태욱이 이렇게 답하자 안태형이 오히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회장님, 가지 못하다니요. 회장님은 얼마든지 투자가 가능하세요.”“어떻게요?” 13/16 쪽

    “태국 푸켓에서 기업 활동하시는 수지 주도 있고 미국에 있는 법인이나 아니면 홍콩 법인을 통해도 가능합니다.”“아~! 그런 이야깁니까?”“넷! 다만 회장님이 지니고 있는 지도가 꼭 필요합니다.”라오스에서 차지한 지도는 서울의 저택에 있는 비밀 금고에 넣어 두었다. 최태욱이 한국으로 직접 가야 꺼낼 수가 있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 금고에는 최태욱이 기억해내서 기록된 미래의 산업들이 있었다. 어떤 기술개발 문제나 디자인들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 그러니 안태형이라고 해서 모두 열람하게 할 수 없었다.잠시 생각하던 최태욱은 어차피 싱가포르의 수지 주는 외부로 드러난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 안태형에게 지시했다.“이렇게 하죠. 내가 나중에 한국으로 가서 지도를 금고에서 꺼낼 것이니 그렇게 아세요.”“알겠습니다.”14/16 쪽

    “일단 그 전에 수지 주에게 연락해 광산과 목재를 개발하는 회사를 차리도록 전해요. 나중에 어떤 식으로 회사의 지분을 정리하던 내가 수지 주와 상의해서 정할 것이니까요.”“알겠습니다.”최태욱이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태국에 본사를 둔 회사라면 쉽게 라오스 정부와 협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싱가포르 출신인 수지 주라 별로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업체가 늘어나 돈이야 잘 벌겠지만 그로 인해 자꾸만 자신의 발목이 잡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막상 뭐를 정리를 하려고 해도 그게 쉽지가 않았다.‘후우! 쓸 만한 회사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복잡하고 어지럽기만 하군.’이런 생각이 들지만 생각해 보면 쉽게 버릴 사업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 최태욱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점점 복잡한 삶을 살아가게 생겼다. 너무 방만하게 운영하기 보다는 튼실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잘나가던 기업도 한번 실수로 망하는 경우가 많으니 매우 조심스러웠다.   아마도 자신이 한국에 특수 철강회사를 차리도록 지시하니 안태형도 라오스에서 광15/16 쪽

    산 개발을 해보라고 권하는 것 같았다. 사실 최태욱은 만약 중국과 교류가 되면 진짜로 해보고 싶은 광산업은 따로 있었다. ‘그걸 해야 큰 돈벌이가 되는데.’16/16 쪽

    산 개발을 해보라고 권하는 것 같았다. 사실 최태욱은 만약 중국과 교류가 되면 진짜로 해보고 싶은 광산업은 따로 있었다. ‘그걸 해야 큰 돈벌이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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