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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04화 (104/657)
  • < --  [독사 허물벗기 작전]  -- >게릴라들은 두 명만이 아니었다.조금 시간이 지나자 개울을 건너는 많은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자기가 숨어 있는 곳에서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적들이 많아지자 더욱 긴장했다.‘들키면 끝장이군.’긴장해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애써 누르며 다른 생각을 했다. 떠나기 전에 품었던 장소희를 떠올리며 되도록 적들이 주변에 있는 것을 잊어 보려고 했다.그것이 효과가 있는지 몸은 전혀 다른 쪽으로 반응했다. 아래가 불끈하자 최태욱은 이제야 자신의 몸이 차츰 정상으로 돌아 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제 그냥 개죽음을 안 당할 수 있겠어.’들키더라도 저승길을 같이 갈 몇 놈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적을 아무리 죽인들 자신의 목숨이 소중하니 여전히 숨을 죽이고 참고 있었다. 숨을 거의 멈춘 상태로 최태욱은 게릴라들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마치 인내심을 실험하듯이 게릴라들은 오래 주변에서 머물고 있었다.부스럭 부스럭.이윽고 비트 바로 옆에 앉아 있던 게릴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게릴라들은 일어나 터덜거리는 걸음으로 멀리 사라졌다.‘후우! 참길 잘했어.’주변에서 기척이 모두 사라져도 혹시 몰라 그대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자 조심스럽게 비트의 뚜껑을 살짝 열고 밖을 조심스럽게 살폈다.‘모두 떠났군.’이윽고 밖이 조금 어두워지자 최태욱은 그제야 누워있던 비트에서 몸을 일으켰다.“끙!”회1/9 쪽등록일 : 12.10.07 00:01조회 : 2382/2389추천 : 3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685

    여전히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웠다.그의 손에는 독사 한 마리가 잡혀 죽어 있었다. 공교롭게 비트를 파고 누운 곳이 독사가 살던 곳이라 독사에게 물려 며칠간이나 사경을 헤매며 누어있었다.‘황천길 구경하고 왔어.’비몽사몽간에 여러 번 기이한 환상을 보았다.숨어서 지내려고 하다 참으로 황당한 꼴을 당했다. 하필이면 독사에게 엉덩이를 물렸다. 독사는 엉덩이에 깔리며 물어서 그런지 살짝 찍히는 정도였다.‘별 재수가 없으려니.’많이 퍼지지 않은 독이지만 맹독성을 지녀 최태욱은 며칠간 사경을 헤매며 누워 있었다. 사경을 헤매느라 그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배가 고픈 최태욱은 독사의 껍질을 벗기고 으드득 거리며 씹어 먹었다. 자기를 해한 독사를 씹어 먹고 나자 가부좌를 틀고 태인 심법을 펼치고 있었다.기의 흐름에 따라 호흡하자 차츰 몸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은 기의 흐름이 이상했다.‘이상한 기운이 왜 흐르지?’맹독 기운은 이미 모조리 빠져 나갔으나 몸속에는 다소 탁해 보이는 새로운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기의 흐름은 전보다 더욱 빨리 돌고 활기에 넘쳐 있었다.‘독이 적당히 퍼져 몸이 더 좋아 진 건가?’최태욱은 전 교주가 남겨놓았던 맹독으로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살법 서적에 나오는 내용을 음미했다. 세상의 모든 독은 해독이 가능하고 또한 중요한 의약품이 된다고 했다. 분명 맹독도 때로는 사람의 몸을 이롭게 하는 것이 틀림이 없었다.흔히 벌침으로 치료하는 방법과 같았다. 자신은 워낙 체력이 좋고 보약으로 축척되어 있다. 그래서 몸에 들어온 맹독이 벌침과 같은 효과를 본 것이 확실했다.‘운이 좋다 나쁘다가 반복하는군.’태인 심법을 운용하다 보니 몸이 완전히 정상으로 변했다. 최태욱은 다시 비트 안에 처박아 놓았던 배낭과 무기를 챙겼다. 배낭 안에는 금고에서 꺼낸 서류 뭉치가 들어 있었다.시계를 보니 이미 자신이 4일간이나 누워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2/9 쪽

    결국 이곳에 투입된 지 만 5일이 지났다. 분명 자신의 실종으로 지휘부는 물론 태일호와 안태형이 난리가 났을 것이라 생각했다.‘빨리 돌아가야지. 지휘부가 철수하면 곤란해.’최태욱은 배낭 안에 들어있는 초코파이를 꺼내 먹으며 조심스럽게 손전등을 켜고 지도를 살폈다.‘국경선이 얼마 안 남았군.’사실 국경까지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중간에서 게릴라들과 조우될까 그게 걱정이다. 천천히 몸을 움직여 나침반을 보며 서쪽으로 이동했다.국경 근처에서 최태욱은 또다시 숨을 수밖에 없었다.와글 와글.국경선 근처에 수많은 라오스 병사들이 떼로 몰려와 지키고 있었다.‘미치겠네.’ 올 때는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던 라오스 병사들이 몰려와 있었다. 다시 우회를 하던가? 아니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적진에 혼자 침투해 활동 한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 절감하고 있었다. 그가 숨어서 기다리다가 결국 우회하기로 결정해 밤새 걸어 태국 국경선을 넘게 되었다.국경선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그저 초가 몇 채가 있는 정도다.이제는 안전한 지역이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 마을 아낙에게 돈을 주고 부탁했다.“택시 좀 불러 주시오.”“여기 택시를 부를 수 없어요.”“먹을 것은 있나요?”결국 밥 한 그릇 얻어먹고 돈을 주었다.산골 오지 마을이라 택시도 없고 부를 전화기도 없었다. 별수 없이 최태욱은 가지고 있는 돈을 몽땅 털어주고 자전거를 사서 타고 지휘부가 있는 골짜기로 가게 되었다.3/9 쪽

    좁은 산길을 자전거로 타고 가다가 보니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는 바람에 더욱 멀리 돌았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지휘부로 향하는 길을 찾아 가게 되었다.‘공돈 좀 벌게 됐다고 뺑뺑이 치게 하는군.’ 지휘부가 있는 주둔지로 도착했다. 의외로 전혀 다른 방향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최태욱을 보며 헬파인은 매우 반기면서도 너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최 소령, 왜 그쪽에서 오는 거요?”“우회하느라.”“아, 다행이군요. 라오스 군대가 근처에 많았는데.”최태욱은 여전히 먹지 못해 허기가 진 상태라 머리가 어지러운 지경이라 급히 말했다.“먹을 것이나 주시오.”“알았소.”급하게 미군들이 생선 통조림을 가져다주었다. 맛있게 생긴 통조림을 보자 최태욱은 정신없이 먹었다.우걱우걱.허기도 졌지만 본시 생선 통조림을 좋아도 하니 숨도 쉬지 않고 먹었다. 최태욱은 먹으며 급하게 물었다.“레오 남매는?”“당신이 방콕 호텔로 가란다고 해서 그리 보냈소.”“그렇군요. 어디 다친 곳은 없고요.”“그렇소. 그들은 무사하니 안심하시오.”헬파인은 이번 작전에 구한 포로들에 대한 정도도 알려 주었다.4/9 쪽

    “구한 병사들은 모두 미국으로 떠났소. 그곳에서 치료와 조사가 끝나면 한국군은 다시 한국으로 보내지게 될 거요.”“왜 바로 한국으로 보내지 않고?”“일단 그들을 구한 내용은 언론으로 공포하는 문제는 정부에서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 그렇소.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고.”“그렇군요.”전쟁 포로가 인도차이나 반도에 한 명도 없다고 했던 양국 정부로는 무작정 언론에 노출 시킬 수 없었다. 그에 대한 문제점을 결정하고 포로들의 거취를 정할 생각 같았다. 그리고 장기간 포로 생활을 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아 사회에 적응하기 힘드니 그런 치료도 할 생각 같았다. 일단 자신이 구한 사람들 처리에 대해 설명을 듣자 부하들이 자신을 찾을지 몰라 최태욱은 지휘부에 설치된 전화기로 태일호에게 연락했다.“나는 이제 무사해요.”“넷! 기다리겠습니다.”자신이 무사함을 먼저 알리고 나서 최태욱은 배낭에 들어 있는 서류를 헬파인에게 넘겨주었다.“마을을 파괴하며 습득한 서류요. 한번 검토해 보시오.”“고맙소.”빠르게 서류를 넘겨보던 헬파인은 일부 서류는 따로 밀쳐놓고 있었다. “왜 그 서류는 치워 놓는 거요?”“무슨 광산에 대한 자료라.”“아, 그래요. 그럼 그 서류는 내가 가져가죠.”“그러시오.”5/9 쪽

    최태욱은 이제 10년 후면 라오스도 교역이 이루어지는 나라로 변하게 된다. 사업하는 처지니 최태욱은 이런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헬파인은 사업에 전혀 관심이 없는 군인일 뿐이다. 미래에 라오스가 개방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니 이런 자료는 아무 쓸모가 없다고 판단해 넘겨준 것이다.더구나 후진국에서 조사한 이런 자료의 효율성도 별로 믿지 못하니 휴지 조각으로 취급한 것이다. 최태욱은 서류를 받자 속으로 생각했다.‘잘하면 좋은 금광이나 은광을 개발하게 될지도 몰라.’ 자신이 획득해 가져온 서류라 헬파인이 보고 나면 최태욱도 옆에서 살펴보고 있었다. 의외로 자료에는 월남전 당시에 라오스로 이송된 포로들의 내역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아직도 미군 포로가 더 남아 있군요.”“그러네요. 이 서류만 있으면 라오스 정부도 더 이상 발뺌을 못하겠군요. 최 소령은 진짜 영웅이요. 우리 정부에서 보답이 있을 거요.”그러나 이미 많은 노획물을 챙긴 최태욱은 그저 흘려듣고 있었다. 자신인 풍족하게 챙겼다고 판단했다. 제발 안태형이 무사히 빼돌리기만은 고대하고 있었다.최태욱은 그래서 보상에는 관심이 없어 자료만 살피다가 말했다.“한국군은 없네요.”“그렇소.”서류에는 한국군인 포로는 단 한 명도 없고 마지막으로 구출한 5명이 전부였다. 최태욱은 이미 10년 전에 끝난 전쟁이 이것으로 이제야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러라고 내가 여기로 오게 된 모양이군.’원 역사에는 아마도 기록조차 없이 사망처리 될 한국군이다. 그런 포로를 5명 구하는 것으로 작전은 마무리되고 있었다. 빨리 돌아가 안태형이 어찌 처리했는지 궁금한 최태욱은 급하게 말했다.“작전 끝났으니 철수하죠.”6/9 쪽

    “그럽시다.”최대욱은 표면적으로야 아무 쓸모가 없어 보이는 트라이앵글 지역의 광산에 대한 자료만 챙겨들고 방콕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헬기에 오르는 최태욱은 너무 기분이 좋았다. 많은 돈을 챙겼기 때문에 신이 났다.‘고생한 보람이 있어.’다시 떠날 때 입었던 등산복을 입고 호텔에 돌아오자 태일호가 너무 반가워 울먹이며 말했다.“회장님, 그동안 어디에?”“재수가 없어 독사에게 물려········. 며칠 사경을 헤매느라.”“독사에게 물려요?”“예, 엉덩이를 물렸어요. 다행이 독이 많이 퍼지지 않아 살았죠.”최태욱은 밀림에서 있었던 내용을 자세하게 말해 주었다. 그러자 태일호가 안심하며 답했다.“천운이군요. 이제라도 무사히 돌아와 천만 다행입니다.”“수지 주는 갔나요?”“예, 다른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연락할까요?”“그래요. 어차피 독사 껍질 벗기기 작전이니 마무리는 해야죠.”“넷!”미군과 협조해 포로를 구하는 작전에서 최태욱은 본시 몸이 아프다고 위장할 생각이었다. 또는 어떤 여자를 이용해 스캔들을 일으켜 호텔에 계속 있은 것으로 알리바이를 만들기로 했다.그런 계획이 수지 주의 출현으로 약간 변했다. 효과는 더 좋아 부하들 이외에 호텔 직원들도 모두 수지 주와 최태욱이 일주일간 이곳에서 밀월을 즐긴 것으로 알고 있었다.7/9 쪽

    최태욱은 이제 몸이 안전하니 돈 생각이 났다.“안 호법은?”“화물선을 타고 홍콩으로 가시더니 회장님이 실종되자 급하게 태국으로 온다고 하더니 안전한 것을 알고 귀국했습니다.”“언제?”“홍콩에서 둘째 아씨를 만나고 오늘 김포공항으로 떠났다고 연락 받았습니다.”분명 홍콩으로 화물선을 타고 간 것은 마약, 금괴, 보석, 달러를 운반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돈 세탁도 그렇고 그곳에 장소희가 있으니 어쩌면 돈을 홍콩에서 지내는 그녀에게 맡길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목숨이 조금 위험했지만 어차피 공돈이라고 판단해 최태욱은 더 이상 그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문제는 몸속에 남아 있는 이상한 기운이다.‘후유증이 있을지 모르니 확인해야겠어.’최태욱은 서둘러 지시했다.“여기 독사 연구소가 어딘지 알아봐요.”“넷!”잠시 뒤에 최태욱은 태일호와 같이 개인이 운영하는 독사 연구소로 가게 되었다.독사 연구소는 태국에서 사는 모든 뱀은 다 모아 놓은 것처럼 많았다. 최태욱은 연구 소장을 만나 자신의 피를 빼 검사하게 했다.잠시 뒤에 연구 소장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독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있군요.”“예? 그게 무슨?”“당신 피를 맹독에 조금 넣으니 그냥 해독되는군요.”8/9 쪽

    “그래요?”“아마 맹독이 피와 변해서 그런 면역성이 생긴 모양입니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당신은 줄 곳 뱀독을 먹어 면역성이 조금 있었던 것 같소.”그동안 안태형이 자신에게 보내준 보약에는 독사의 맹독이 아주 조금씩 들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사실을 알자 최태욱은 소름이 돋았다.‘헉, 그런 줄도 모르고 먹다니. 앞으로는 보약은 조심해서 내가 만들어 먹어야겠군.’아무리 믿는 부하지만 맹독을 넣어서 보약을 만들었다니 앞으로는 경계하기로 했다. 귀중한 자신의 목숨을 함부로 남에게 떠넘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호텔로 돌아와 레오 남매를 만났다.“레오, 너는 앞으로 어디서 살 거냐?”“저 미국 가서 살 생각이에요.”“왜?”“거기로 가면 친척들이 있어요. 잘하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알았어. 그럼 되도록 LA로 가서 살아라. 나중에 내가 너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꼭 한국의 SG 미디어로 연락처는 알려주고. 내가 미국으로 가면 살 집은 만들도록 꼭 도와주마.”“예, 고마워요.”“네 덕분에 쉽게 사람들을 구했으니 내가 그런 정도는 해줄 생각이야.”최태욱은 남매의 요구대로 미국으로 가서 살도록 미국대사관 직원에게 부탁했다. 미국 정부에서도 남매가 미군을 구하는데 많은 역할이 있다고 판단해 시민권을 주기로 약속해 남매와 헤어지게 되었다.뒤처리하는 중에 양국철이 찾아와 보고 했다.“소령님, 내일 아침에는 버마로 떠나야 합니다. 가서 바로 무술 시범을 보여야 합니다.”9/9 쪽

    “예, 고마워요.”“네 덕분에 쉽게 사람들을 구했으니 내가 그런 정도는 해줄 생각이야.”최태욱은 남매의 요구대로 미국으로 가서 살도록 미국대사관 직원에게 부탁했다. 미국 정부에서도 남매가 미군을 구하는데 많은 역할이 있다고 판단해 시민권을 주기로 약속해 남매와 헤어지게 되었다.뒤처리하는 중에 양국철이 찾아와 보고 했다.“소령님, 내일 아침에는 버마로 떠나야 합니다. 가서 바로 무술 시범을 보여야 합니다.”“알았어요. 나야 시범을 보이지 않으니 같이 떠나도록 하죠.”“넷! 준비하겠습니다.”이제 모든 역할이 끝난 안태형도 한국으로 귀국하니 다들 떠날 준비로 바빴다.이때 연락을 받은 수지 주가 호텔로 찾아 왔다. 최태욱은 독사 껍질 벗기기 작전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9/9 쪽

    이제 모든 역할이 끝난 안태형도 한국으로 귀국하니 다들 떠날 준비로 바빴다.이때 연락을 받은 수지 주가 호텔로 찾아 왔다. 최태욱은 독사 껍질 벗기기 작전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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