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101화 (101/657)

< --  [독사 허물벗기 작전]  -- >[독사 허물벗기 작전]5천명이 수용되는 관중석을 가득매운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와! 와!”우레와 같은 환호성 소리를 들으며 두 선수가 마주했다. 한사람은 키가 190센티미터고 한 사람은 키가 230센티미터나 되는 그야말로 거구들이다. 관중들은 긴장해서 그런지 일순 침묵하고 있었다.체구가 작은 태국인들이 보기에는 두 사람 모두 거인이다. 하지만 최태욱은 호리한 몸이다. 타이판은 그에 비해 우람한 근육으로 뭉쳐진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둘 다 크기는 하지만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처럼 보였다. 덩치나 체중으로 보아 너무 차이가 많이 났다. 관중석에서 은근히 걱정하는 소리가 들렸다.“타이거 선수가 이기기 힘들지 않을까?”“그렇지 않아. 무술이 워낙 뛰어나잖아.”“워낙 체구가 워낙 차이 나잖아. 타이판 선수도 보기에는 저래도 몸이 빠르고.”이런 소리를 하는 중······. 드디어 타이판 선수가 최태욱을 향해 돌진했다. 마치 미식축구 선수가 태클하기 위해 달려드는 모습처럼 저돌적으로 덤볐다.“우와악!”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타이판 선수를 보며 최태욱은 빠르게 몸을 틀며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타이판은 콧바람 소리를 내며 다시 투우처럼 무섭게 달려들었다.  와다닥! 사사삭. 출렁!돌진하던 목표 대신 로프에 육중한 몸이 걸치자 타이판은 로프의 반동을 이용해 또다시 매섭게 돌진했다. 회1/9 쪽등록일 : 12.10.06 00:00조회 : 2688/2696추천 : 57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685

와닥! 사삭. 출렁!최태욱은 계속해서 매섭게 돌진하는 타이판 선수를 빠른 동작으로 옆으로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피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최태욱은 타이판 선수의 몸통 공격에 부딪쳐 벌러덩 나뒹굴고 말았다.쿵! 요란한 소리를 내며 최태욱이 벌렁 넘어지자 타이판은 높이 점프하며 무릎으로 복부를 노리고 내리 찍었다.퍽! “으윽!”복부를 찍으며 동시에 글러브 낀 양 주먹으로 얼굴을 향해 난타했다. 소나기 펀치를 퍼붓고 있었다. 쓰러진 선수의 얼굴을 때리는 것은 반칙이라고 했으나 그런 것은 무시되고 있었다.퍼벅! 퍼버벅!최태욱은 졸지에 경기 룰만 믿고 있다가 얼굴이 얼얼하도록 두들겨 맞았다. 열이 난 최태욱이 무릎으로 타이판의 중심을 올려 쳤다.퍽!  “악!”정확하게 중심을 가격당한 타이판이 크게 비명을 지르자 심판은 즉시 달려들어 경기를 중단했다.“반칙! 10점!” 깡마르게 생긴 심판은 재빨리 최태욱에게 벌점 10점을 주고 있었다.벌점 30점이면 경기는 반칙으로 인해 판정패가 되는 룰이 있다. 최태욱은 그제야 자신이 먹을 음료수 보다는 심판이 매수된 사실을 눈치 챘다.‘쌍! 이 자식들이 심판을 매수했어.’많은 돈이 걸린 경기에는 어김없이 이런 추한 일들은 자주 벌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최태욱은 질수 없는 경기다. 이후 최태욱은 급하게 아웃복서와 같이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타이판 선수가 휘두르는 주먹이나 혹은 발차기 몸통으로 돌진하는 공격을 피하기만 했다. 2/9 쪽

유럽의 최강자라고 하더니 공격은 아주 매서웠다. 육중한 체구에 비해 몸은 빨랐다. 아무리 자신이 무술이 뛰어나도 제대로 맞으면 한방에 뻗게 생긴 위력을 지닌 파워다.‘조심해야 해. 방심하면 안 돼.’최태욱은 수세에 몰린 상태로 시간이 지나기만 기다리는 완전히 방어 자세다. 최태욱은 더욱 긴장해서 상대의 매서운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심하게 가격당한 배가 조금 통증이 오고 있었다.‘후우! 한 대 맞으니 데미지가 장난이 아니군.’땡!드디어 1라운드가 끝나자 최태욱은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최태욱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다. 피하기만 했어도 숨이 차오르고 있었다. 그만큼 타이판의 공격은 끝없이 이어졌었다.얼굴이 금방 퉁퉁 부어오른 것을 보고 태일호는 매우 걱정했다.“회장님, 얼굴 괜찮습니까?”“상관없어.”아직 목이 마르지 않다고 생각한 최태욱은 만약을 몰라 나중에 사온 음료수도 마시지 않았다. 심판도 매수했으니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고 판단했다.  이어서 공이 울리고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여전히 최태욱은 단 한 번도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고 있었다. 몸을 좌우로 틀며 이리 저리 피하기만 했다. 이때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우! 우! 우!” “때려 치워!”한국말로 외치는 것으로 보아 한국관광객들 같았다. 하지만 관중들의 야유는 들리지 않는 듯이 최태욱은 그대로 몸을 피하기만 했다. 계속적으로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는 상대방을 전혀 응대하질 않고 있었다. 그러자 심판이 다시 경기를 중단시키고 크게 외쳤다.“별점 10점!”3/9 쪽

“우! 우!”관중들의 야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 시간만 질질 끌다가 벌점만 20점을 먹고 2라운드도 너무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벌점이 너무 많아지자 은근히 걱정된 태일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회장님, 언제 끝내려고요?”“이번 라운드가 시작되면 바로 끝내야지.”최태욱의 응수에 태일호는 안심되어 급하게 답했다.“아하, 너무 싱거운 상대군요.”“그렇지는 않지. 상대방 힘이 빠지기를 기다린 거지.”시작과 동시에 최태욱은 앞으로 돌진하는 타이판의 명치를 앞차기로 가볍게 차고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이앗!” 퍽! 위로 튀어 오르며 턱을 가볍게 올려 차고 공중에서 회전하며 뒷덜미를 발의 뒤꿈치로 강하게 내리찍었다.휘리릭! 퍽! 쿵!강하게 내리 찍히자 비명소리도 내지 못하고 거구인 타이판은 앞으로 고꾸라졌다. 쓰러진 상태로 전혀 움직이지를 않았다.쿨럭 쿨럭. 쓰러진 타이판의 입에서는 하얀 거품이 계속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링 옆에서 비상 대기하던 간호사가 째지는 목소리로 외쳤다.“아악! 죽었나봐!”의사가 정신없이 링 위로 올라와 살피고 있었다. 고개를 자로 저으며 외쳤다.4/9 쪽

“기절했어요. 더 이상 경기 못합니다.”이런 의사의 진단과 동시에 관중들은 환호성을 크게 지르고 있었다. 완전히 이겼다는 것을 알자 모두 괴성을 지르고 좋아했다.“캬악! 이겼어! 만세!”“와! 와! 타이거! 타이거!”일방적으로 밀리던 경기가 단 한 번의 기습 공격으로 상대방이 KO를 당하자 관중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자기 뜻대로 안된 심판은 우거지상을 지으며 최태욱의 손을 힘없이 들어주고 있었다.“와! 이겼다! 만세!” “대~한 민국!”관중들은 모두 벌떡 일어나 대한민국을 외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실내 경기장이라 환호성은 귀가 멍멍할 정도다. 링 바로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아이아코카 회장도 두 손을 번쩍 들며 같이 환호했다.“이겼다!”같이 구경하던 회사 직원들도 다들 환호하고 있었다. 거액을 걸고 한 내기에서 승리하자 너무 기뻤다. 사실 그는 싱가포르의 주룽지 회장과 표면에 나타난 내기 이외에 또 다른 내기를 걸었다. 최태욱이 승리하자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태일호다. 좋아서 펄쩍 펄쩍 뛰며 링으로 올라와 최태욱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었다.“회장님! 이겼어요. 이겼어!” 그는 이번 경기에 무려 10만 달러를 걸었으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부하들과 같이 태국에서 쓸 경비까지 모조리 걸었다. 그러니 경기에서 졌다면 경비 마련을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할 위기였다.‘휴우, 살았어. 졌으면 노상강도 짓을 해야 했는데.’물론 다른 부하들이나 혹은 경호원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개인적으로 지니고 있던 여행 경비나 비상금을 모조리 털어 내기에 걸었다. 그러니 승리의 기쁨은 2-3배로 상승했다.5/9 쪽

많은 태국 관중들이 좋아하니 최태욱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좋았어! 쉽게 돈 벌었어.’자주 할 격투기 경기는 아니지만 이런 방식으로 쉽게 돈을 번다면 미국에서 투자하기에 필요한 종자돈은 충분히 만들 것 같았다.‘가끔 해보는 것도 좋겠어.’   이때 아이아코카 회장 옆에 같이 앉아 있던 긴 생머리의 미녀가 일어섰다. 다른 쪽에 앉아 있는 주룽지 회장에게 뭔가 말했다. 그러자 주룽지 회장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거절하고 있었다. 그러자 미녀는 다시 한 번 뭔가 급하게 속삭이고 있었다.미녀의 말에 주룽지 회장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제야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러자 미녀는 그와 동시에 빠르게 링으로 올랐다.그녀의 손에는 커다란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와! 미스 싱가포르다.”“어! 수지 주가 왔었네.”수지 주라고 불리는 미녀는 링으로 오르자 최태욱에게 다가가 꽃다발을 주며 속삭였다.“축하해요.”꽃다발을 받은 동시에 미녀는 최태욱의 품에 덥석 안기며 열정적으로 키스했다.“흐흡!”꽃다발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진하게 키스하자 최태욱은 당황했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입안으로 들어온 긴 혀를 휘감고 강하게 빨아 들였다. 혀가 빠져버리는 느낌이 들자 미녀는 몸을 파르르 떨었다.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목을 감고 버티고 있었다. 이유는 혀가 강하게 빨리자 순간 다리의 힘이 쏙 빠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찌리릿 하는 느낌이 오자 자신도 모르게 코로 크게 신음소리를 토했다.6/9 쪽

“흐으응!”신음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따가운 시선을 받자 미녀는 급하게 혀를 빼고 얼굴이 벌게져서 작게 중국어로 말했다.“수지 주예요. 제가 상!”“아!”그래서 그런지 수지 주는 이후 최태욱의 옆에 찰거머리처럼 붙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계속 따라 다니며 선수대기실까지 동행했다. 선수 대기실로 아이아코카 회장이 찾아와 최태욱에게 가볍게 물었다.“내기 금액은 어쩌지?”“그건 미국에 있는 천요섭 변호사에게 넘기면 됩니다.”“알았소. 승리해주어 너무 고맙네. 나중에 따로 만나서 이야기 하지.”“예.”아이아코카 회장이 빠르게 나가고 있었다. 이때 주룽지 회장이 찾아와 속은 어떤지 모르지만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수지는 내 조카일세. 그렇게만 알게.”“예? 조카요?”“그렇다네.”아무리 내기가 중해도 그렇지 조카딸을 상품으로 걸었다니 어이가 없었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자 주룽지 회장이 그런 눈치를 알고 급히 다시 설명했다.“그 내기는 수지가 제시한 거네. 공연히 오해는 말게.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싱가포르로 찾아 와. 내가 할 말이 있으니7/9 쪽

까.”“그러죠.”최태욱은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수지 주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라고 짐작했다. 비록 상대가 방심해서 쉽게 이기기는 했지만 진짜로 붙으면 약간 버거운 상대였다. 그래서 승리한 기쁨이 있었다. 더구나 상으로 미녀를 준다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잘하면 꿩 먹고 알 먹는 건가?’샤워를 끝내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수지 주가 승용차 키 고리를 손가락에 걸고 빙글빙글 돌리며 작게 속삭였다.“고마워요. 승용차 선물!”이건 또 무슨 소린가 하며 밖으로 나오자 빨간 색의 제규어 엑스가 주차되어 있었다. 이제 막 출고한 스포츠카 형태인 고급 승용차다. 선물이라는 소리는 아마도 아이아코카 회장과 뭔가 밀약이 있어서 자동차를 받았다는 소리 같았다. 여전히 팔에 매달린 수지 주가 빠르게 제규어 엑스로 다가가 외쳤다.“타세요. 호텔로 가게.”‘바로 하자고?’이렇게 생각하고 최태욱은 수지 주가 어디 다른 은밀한 호텔로 가나 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머무는 방콕 호텔로 가고 있었다. ‘에이, 좋다 말았네.’물론 아직은 완전히 실망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부하들과 같이 있는 호텔이라 좋은 밤을 기대하기 어려워 해보는 생각이다. 한국에 있는 두 여자와 관련이 있는 부하들도 있으니 거북할 수밖에 없었다.부하들은 최태욱에게 충성하지만 두 여자의 첩자 노릇도 조금하고 있다. 그러니 뒷날을 생각하면 부하들과 같이 지내는 호텔은 별로 좋은 밀회 장소가 못된다.최태욱은 틀렸다고 생각하며 호텔로 들어갔다. 그리고 건장한 미국인들이 보이자 속으로 생각했다. ‘에이, 완전히 틀렸어.’8/9 쪽

최태욱이 호텔로 들어서자 건장한 중년 신사가 빠르게 다가오며 작게 말했다.“미국 대사관 헬파인 무관입니다.”“그래요?”“잠깐 객실로 같이 올라가서 이야기 좀 하지요.”“그럽시다.”수지 주는 자신이 머물던 특실로 보냈다. 같은 층의 다른 방으로 최태욱은 들어갔다. 방안에는 5명의 건장한 미국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같이 갈 요원들입니다.”“아, 반갑습니다.”서로 악수를 나누고 나자 최태욱은 태국주재 미국대사관의 무관인 헬파인으로부터 다시 작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들었다. 자세한 설명을 듣던 최태욱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본래 그런 식으로 하기로 계획했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았어요. 그런 위장이 필요하다면 해야죠.”“지금 바로 떠나야 합니다. 힘들겠지만 이동하며 쉬시고 바로 약속한 장소로 옮겨야 해요. 적들이 다시 이동하려는 조짐이 보여 늦으면 기회가 없어요.”“알았어요. 그렇게 하죠.”최태욱은 방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는 태일호에게 지시했다.“안 호법에게 바로 연락해요. 지금부터 작전 시작한다고.”“넷!”   9/9 쪽

“안 호법에게 바로 연락해요. 지금부터 작전 시작한다고.”“넷!”   최태욱은 다시 태일호에게 추가로 뭔가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태일호가 걱정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두 분 아씨가 화를 낼 건데요.”“그래도 하는 수 없지요. 내 안전을 휘해서 하는 행동이니 시키는 대로 해요.”“넷!” 지시를 내리고 나자 최태욱은 미국 요원들이 기다리는 방으로 들어가 등산복으로 갈아입었다. 5명의 요원들과 같이 빠르게 호텔의 뒷문을 통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최태욱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울창한 밀림으로 가득한 전쟁터로 향하고 있었다. 그가 급하게 떠난 자리에는 벗어 놓은 허물만 남아 있었다.9/9 쪽

게 호텔의 뒷문을 통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최태욱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울창한 밀림으로 가득한 전쟁터로 향하고 있었다. 그가 급하게 떠난 자리에는 벗어 놓은 허물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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